그대의 꿈은 이뤄졌어.
내가 바로 그 증거야.
누군가의 꿈에 살다
(150704 #동방신기_저녁_60분, 키워드 '유령')
세간 사람들은 수군댔다. 한때 왕 가장 가까운 곳에 머무르던 부호군 강무석이 그 총애를 잃고 먼 곳으로 내쳐졌다고. 도성 근처에서 궁으로 출퇴근 하던 이가 도성에서 그 낯을 보기가 심히 어려워졌으니 그런 소문이 도는 것도 당연한 일이었다. 호사가들은 내심 안타까워하는 연기를 그럴듯하게 수행하며 그 소문을 즐거이 떠들어댔다. 사촌이 땅을 사도 배가 아픈 법이라, 인간이라면 원래 누군가가 잘 되는 소식보다는 누군가 잘못 되는 소식이 재미있을 수밖에 없었다. 그것이 권력의 근처에 있던 양반이 몰락하는 소식이라면 더할 나위 없었고. 그들은 좀 더 재미있는 소식을 듣고 싶어 궐내 소식에 정통한 이들에게 무언가를 더 뜯어내려 했지만, 오히려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은 제 입을 꾹 다물었다. 어찌 말하겠는가. 유교를 근간으로 하여 미신을 배격하는 이 조선, 그것도 가장 경건해야 할 궁에서 사실은 건국시점부터 귀를 멸하기 위한 조직을 암암리에 두고 있었다는 것을.
야경꾼, 아무나 함부로 접할 수 없는 기밀 자료를 다루며 국조의 안위를 가장 가까이서 돌보는 영광된 자리. 허나 위험하기가 조정 무관들도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하며, 그 조직 자체가 기밀로 다뤄지기에 누구에게도 그 직위를 밝힐 수 없는 계륵과도 같은 자리. 강무석은 그 일을 수행 중이었다. 위험하다던가, 겉으로 드러낼 수 없기에 명예를 목숨과도 같이 여기는 양반들이 맡기에는 적합지 않다는 것 등은 무석은 신경도 쓰지 않았다. 실제로 그가 야경꾼이 되라는 제의를 받았을 때, 그의 외가쪽 친척이 되는 좌의정은 그를 몹시 말렸다. 좌의정은 삼정승에 속하는 만큼 왕실의 비밀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고, 야경꾼을 택한 이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픈지도 알고 있었다.
- 충성심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인데, 아무도 알아주지 않아 그 충성심마저도 빛을 잃는 직업이 야경꾼이다. 야경꾼이라, 이름만은 번드르하지. 어둠이 내리는 밤은 귀의 시간, 사이한 기운이 떠도는 시간. 그 귀의 시간에 빛을 밝혀 인간을 구한다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이 야경꾼이다. 허나 그 야경꾼이 그리 빛을 밝히기 위해 소모하는 것은 제 인생이다. 이 나라의 군주들은 충성스러운 인재들을 태워 저들의 안위를 챙긴 게야. 내 어찌 여동생의 아들이 그 길을 가는 것을 두 눈 뜨고 보겠느냐,
- 나라의 녹을 먹는 이가 나라를 위해 몸 바치다 갈 수 있다면 그 또한 행복이지 않겠습니까. 이름 석 자 알려지는 것에 연연하여 정작 주군과 나라의 안위를 도외시한다면 어찌 그것이 명예이겠습니까. 그렇게 알려지는 이름은 부끄러운 허명에 불과함이니, 외삼촌께서 걱정해주신 것은 제게 큰 기쁨이나 그 말을 따르지는 못하겠습니다.
좌의정을 가리켜 사람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이라 비난했다. 왕실의 대를 잇는 문제를 놓고, 어느쪽이 정통성이 있냐의 문제로 조정에서 큰 싸움이 된 적이 있었다. 유교를 중시하는 조선인 만큼 그 정통성의 문제는 유학서를 해석하는 싸움으로 번졌고, 새 왕은 왕위에 오른 후 제 반대편에 섰던 인사들을 사문난적의 죄를 물어 처벌했다. 이 때 죽은 이 중에는 무석의 아비도, 어미도 있었다. 다만 무석이 살아날 수 있었던 것은, 무석의 아비와 같은 편에 서는 듯 하였다가 마지막 순간에 반대편에 선 좌의정이 제 여동생의 핏줄만은 살리고 싶다 왕에게 청해서였다. 좌의정이 마지막 순간에 마음을 바꾸지 않았다면, 부모님은 살 수 있었을까. 무석은 거기까지는 생각지 않기로 했다. 그리 생각하면 좌의정과 저까지도 모두 죽는다는 가능성도 있었다. 무석이가 자라는 내내 무석도 좌의정도 부모님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고, 세간의 짓궂은 헛소문과 다르게 둘의 사이는 그다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저 야경꾼이 되냐를 놓고 벌인 싸움 끝에 결국 둘은 얼굴도 안 보는 사이가 되고 말았다. 정확히는 좌의정이 몹시 노하여 그 삿된 업을 그만두고 올 때까지는 네 얼굴도 보지 않겠다고 호령했다. 무석 역시 그 말 때문에 제 지론을 꺾을 사람은 아니었으니 화해의 가능성은 극미했다. 세간에서는 그 또한 피도 눈물도 없는 좌의정이 출세가 막힌 조카가 제 앞길에 방해가 된다 여겨 인연을 끊은 것으로 소문이 돌았으니, 참으로 사람 셋이 모이면 없는 호랑이도 만들어낸다는 옛 속담이 틀리지 않은 법이었다.
*
그리고 여기, 제 의도와는 전혀 관계없이 온갖 소문의 주인공이 된 강무석은 궐의 창고를 한바탕 청소 중이었다. 청소라 하여도 먼지를 닦아 말끔히 하는 그런 통상의 청소가 아니라, 귀와 영을 머무른 곳에서 털어내 소천시키는 청소였다. 궁궐 창소는 사람도 재물도 사연도 넘쳐나는 곳인지라, 주기적으로 야경꾼들이 감독해야 하는 곳 중 하나였다. 오래 내버려 둘수록 염을 흡수해 귀가 강해지기에, 그리 되기 전에 없애려면 자주자주 들여다보는 것이 최선이었던 때문이다. 예상대로, 전에 돈 것도 얼마 되지 않았기에 새로이 생긴 귀들은 아직 힘이 약해 빠르게 청소할 수 있었다. 혹여나 숨어있는 잡귀가 있을지 모른다고, 아주 세세한 곳까지 뒤진 집요한 무석의 성미가 아니었더라면 청소는 더 일찌감치 끝났을 것이었다. 뭐가 숨어있겠냐고 다른 야경꾼들은 투덜대었지만, 조심스럽게 귀침반을 움직이며 미세한 파동을 잡아내던 무석이 정말로 숨겨져 있던 문을 발견하자 입을 다물었다.
“허, 이런 곳이 있었단 말인가.”
“그런데 이상할 정도로 귀의 파동이 느껴지지 않아. 그렇다고 해서 귀가 없는 것도 아닌 것 같은게…이 공간 자체가 매우 기이하네. 기의 흐름이 멈춰있어.”
“결계가 쳐져있는지도 모르겠네. 문제는 궁에 왜 결계가 만들어져있냐는 것이지.”
알 수 없는 현상에 한 마디씩 보태는 다른 야경꾼들의 말을 한 귀로 흘리며, 무석은 아까부터 자꾸만 이상한 느낌이 들던 책에 눈길을 주었다. 다른 야경꾼들의 눈도 무석의 시선을 따라갔다. 이윽고 웃음이 터졌다.
“자네, 그건 춘화집 아닌가. 누가 숫총각 아니랄까봐, 예끼!”
“관심 있는 것은 이해한다만 지금 그럴 때가 아니지 않은가. 하핫. 부호군도 남자였구만, 남자였어.”
“……저게, 춘화집이라 하셨습니까.”
무석의 목소리가 불안정하게 떨렸다. 다른 야경꾼들은 그를 눈치 채지 못하고 되물었다. 그럼, 저것이 춘화집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무석은 손을 뻗어 그 책을 들어올리며 대답했다. 제 눈엔 이것이, 붉은 책으로 보입니다. 마치…
피로 적신 듯한.
그 때였다. 책이 불길한 붉은 빛을 발한 것은. 책에서 어떤 이상한 기운도 느끼지 못하던 야경꾼들은 허겁지겁 검을 뽑아 올리며 귀를 상대할 준비를 마쳤지만, 빛이 사라진 자리에서는 아무 것도 존재하지 않았다. 무석이 붉다고 말했던, 야경꾼들은 춘화집으로만 보았던 책도. 그리고 부호군 강무석도.
*
“곤란하게 됐네.”
그건 순식간에 동료들과 헤어져 낯선 곳에 떨어진 이쪽의 대사인 것 같습니다만.
무석은 제 앞의 사내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앳된 용모를 가리려는 듯 수염을 기르고 있었지만, 동글동글하니 선해 보이는 큼지막한 눈에 가득한 장난기는 수염으로도 가릴 수 없는 천진함을 역력히 드러낸다. 아무리 보아도 악독한 존재는 아닌 것 같지만 무석은 경계를 늦추질 않았다. 동료들은 춘화집이라 하였던 그 붉은 책에서는 무서울 정도의 살기가 느껴졌었다. 결계를 몇 겹으로 쳐서 기의 흐름을 막아 외부에서는 느껴지지 않도록 하였지만, 결계를 넘어 가까이 갔을 땐 그 살기에 질려버릴 것 같다고 생각할 정도로. 눈앞의 사내에게서는 살기와는 다른, 아니 오히려 지나치게 맑은 기운이 느껴졌지만.
“기운을 느끼는 이라면 알겠네. 나는 그대에게 해를 끼치지 않아.”
사실은 몹시 해를 끼치고 싶은 마음이지만 말이야. 만들면서 설마설마 했지만, 정말로 숫총각인 사내가 결계를 뚫고 들어올 줄은 몰랐다고. 투덜거리는 사내에게 무석이 물었다.
“그 결계를 만드신 본인이신겝니까?”
“응. 내가 만들었지. 뭐, 만들면서도 긴가민가 했지만 성공한 모양이네.”
이렇게 증인이 눈앞에 나타난 걸 보니 말이야. – 라고 말하는 사내의 눈에서는 온갖 감정이 넘쳐나고 있었다. 그리움, 회한, 뿌듯함, 그리고 안타까움. 애정. 마지막 감정을 포착한 순간 무석은 움찔거렸다. 갑작스럽게 나타난 자신에게 이 이는 왜 이토록 버거운 감정을 표현하는 걸까. 사실은 아까까지 이름도 얼굴도 몰랐을 사람이. 그리고 무석은 자신이 아직도 이 사람에게 제 사정이나 이름을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떠올렸다. 눈 앞의 사람이 모든 사정을 알고 있는 것처럼 군 탓이었다. 어찌 됐건, 제 소개를 하는 것이 수순인 것 같았다. 이 사람과 반대로 저는 갑작스러운 이 상황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으니, 다시 제가 살던 곳으로 돌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알기 위해서라도.
“저는, 강무석이라고 합니다. 제가 살고 있던 곳은,”
“응, 알고 있어. 조선, 그리고 궁궐에서 근무하고 있었겠지? 궁궐 어디에선가 시-뻘건 책을 발견해서는 훌훌 넘겨보다 여기로 온 것 아냐?”
“넘겨보지는 않았습니다. 붉은 책을 발견하고 손에 들어보았을 뿐으로-.”
“숫총각이지?”
자꾸만 말을 끊는데다가, 저런 질문까지 아무렇지 않게 하다니. 첫 인상이 상당히 기분 좋았었는데, 내가 잘못 본 것일까. 무석의 표정이 다소 차가워진 때문인지 사내가 다시 급하게 말을 이었다.
“미안, 지금 느긋하게 대화를 나눌 시간이 없어서 그래. 마음 같아서야 몇백년 만의 손님인 만큼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내 세상을 위해서라도, 네 세상을 위해서라도.”
“…상황을, 설명해주시겠습니까.”
사내는 제 이름을 이윤이라고 말했다. 지위가 왕세손이라는 것도. 거기까지 고개를 끄덕이며 들은 무석은 이 나라의 이름도 조선이라는 말을 듣고 얼굴을 굳혔다. 윤은 예상했다는 듯 말했다. 조금 이상하겠지만 끝까지 들어보라고. 무석은 그 말대로 침착하게 말을 들었다.
윤의 나라, 조선은 건국 때부터 귀와 함께한 나라였다. 아무도 그를 공공연히 말하지는 않았지만, 왕세손인 윤은 어릴 때부터 그런 말을 듣고 자랐다. ‘궁궐에는 몇백 년을 산 괴물이 있다’라고. 조금씩 나이를 먹으며 그 말에는 살이 붙었다. 그 괴물은 피를 먹으며, 왕실에서는 그 괴물에게 피를 제공한다고. 어느 나라든 왕실을 이어나가는 데는 피가 흐르기 마련이다. 왕위를 둔, 권력을 둔 싸움이 있기에. 조선은 그 피를 제 손에 묻히지 않기 위해 괴물에게 그 일을 맡기고 대가로 피를 제공했다. 권력 있는 이들이 서로 피흘리는 대신, 궁녀와 노비의 피가 괴물에게 바쳐졌고 괴물은 그 피를 공물로 하여 왕실이 묻혀야 할 피를 제 손에 묻혔다.
“그것은 옳지 않습니다.”
무석은 이야기를 듣고 그리 말하였고 윤은 그 말을 들으며 설핏 웃었다. 너 같은 사람이 내 주변에 있었으면 참 좋았을 텐데.
“내 옆에는 말이야, 그렇게 말해주는 사람이 없었거든. 그 괴물이 내 아비를 죽였는데도 말이지.”
“세손이라고 하시지 않았습니까. 그렇다면 부친 되시는 분은.”
“맞아, 세자였지. 심신이 건강치 못하다는 이유로 내 조부, 그러니까 할바마마로부터 미움을 받는.”
아비와 아들의 싸움. 왕과 왕세자의 싸움. 신하들 누구도 함부로 끼어들지 못하는 그 더러운 싸움에 왕실의 괴물은 언제나처럼 개입하였고, 피를 제물로 제 손에 피를 묻혔다. 왕세자의 피를. 아비가 죽고 아비의 아들, 윤은 세손이 되었다. 제 아비를 죽인 것이 괴물인 것도, 그것을 지시한 것이 할아버지인 것도 알았지만 윤은 입을 다물었다. 대신에 방탕해졌다. 할아버지는 아버지에게는 기대할 것이 없다고, 저는 그렇게 되면 안 된다고 몇 번이고 당부했다. 내가 총명한 손자가 아니었다면 할아버지는 그런 선택을 하지 않았을까. 보란 듯 기방을 들락거리며 소년은 그리 생각했다.
“도피는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만.”
“좋은 지적이야. 기방은 좋은 도피처였지. 계집을 안는다는 핑계를 대면 함부로 쳐들어오지는 않았으니 말이야. 나는 거기서 책을 만들었어.”
“책이요?”
무석은 붉은 책을 떠올렸다. 역시 그 사이한 책을 만든 것은,
“그래. 책. 여인을 안는 대신 그 여인의 알몸을 그렸다. 그 삽화를 포함하여 제법 읽을 만한 이야기책을 만들었지. 아름답고 죄 없는 여인이 괴물에게 위협당하고, 그걸 구해주는 남자가 나오는 계집들이 좋아할만한 치정극을 말이야.”
“……그 괴물은, 피를 탐하는 괴물이었겠군요.”
윤은 또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무석은 어쩐지 아까부터 그 웃음을 볼 때마다 목이 마르다고 생각했다. 어떻게 이렇게 웃을까. 이 사람은. 자신은 아버지가 죽은 후로 웃음을 잃었다. 윤이 할아버지를 원망치 못하듯, 저 역시 아버지의 죽음에 한 몫을 담당한 외삼촌을 원망할 수 없었다. 저를 살린 존재기에. 마음껏 미워하지도 못하는 불효자식은 웃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 이전에 웃음이 나오지도 않았다. 도피는 좋지 않다고 했지만, 정작 도피한 것은 자신이었다. 세상에 살아있는 것이 죄인 것처럼 계집도 재산도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않았다. 그저 이대로 죽어도 될 것처럼 살았다. 그런데 이 사람은, 어떻게.
제가 겪은 것만큼, 혹은 그보다 더한 절망 앞에서도 극복하려 발버둥질 쳤던 것일까.
“나는 자신이 있었어. 예상대로, 그 책을 읽은 사람 중에 괴물의 정체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내게 접근해 오기 시작했지. 나는, 나는 꿈이 있었어. 지금껏 조선이 그리 운영되어 온 것은 알았지만, 적어도 내가 만들어나가는 조선은 무고한 이의 피를 제물로 괴물의 힘을 빌어 운영되는 나라가 되진 않게 하겠다는 꿈. 그 꿈을 위해 나는 조심스럽게 그 사람들과 접촉했어. 사람이 아닌 존재도 있었지. 그렇게 전력을 모아서 나는 궐의 그 귀를 잡으러 갔어.”
“성공하셨습니까.”
윤은 빙긋 웃었다. 어딘지 슬픔이 섞여있는 미소. 무석은 그 미소를 보고 알았다.
“그래, 실패했어. 귀는 내 할아버지를 죽였고, 혼란스러워진 궁궐에 조선의 내밀한 비밀들을 모두 퍼뜨렸다. 추악하고, 알려져서는 안 됐을. 조정은 일대 소란이 일어났고 그것은 곧 궐 밖으로도 빠져나가 나라 전체를 뒤흔들었지. 혼란 속에서 온갖 사이한 것들이 날뛰는 것을 보며 나는 결국 내게 남은 단 한 가지 수단을 쓸 수밖에 없었어. 시간을, 되돌리는 봉인이었다. 다행히도 나에게 영력이란 게 아주 없는 편은 아니어서…. 나는 내 나라를 내가 쓴 책 속으로 넣었다. 귀로 얼룩진 지난 조선의 역사까지 모두. 새로운 조선의 역사가 쓰이기를 바라면서. 어둠과 타협하는 대신 어둠을 물리쳐 질서를 잡는 이들이 왕의 곁에 머물길 원하면서.”
네가 본 붉은 책이 그 책이야. 얼마나 많은 피가 그 나라를 유지하는데 흘렀는지 알겠지. 윤은, 이번에는 웃지 않았다. 대신에 아주 잠깐의 침묵 끝에 질문을 던졌다.
“네가 살던 나라는 어땠니. 귀가 날뛰지는 않았니?”
“-제가 살던 나라에는,”
무석은 말을 골랐다.
“왕실에 야경꾼이라는 조직이 있었습니다. 어둠 속에서 귀를 사르고, 그를 통해 왕실과 국가의 안위를 보전하는. 저는 왜 그 조직이 생겼는지 그 시작을 몰랐습니다만.”
한 호흡을 삼킨 무석은 윤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오늘에야 그 시작을 알 것 같습니다. 마마의 소원은, 제 세상에서 이뤄졌습니다. 저는, 마마께서 원했던 조선에서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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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제 목숨을 희생시켜 제 나라의 시간을 봉인해 없애버린 유령=이윤.
결계 치면서 함부로 결계 못 뚫게 춘화집으로 위장하자! 춘화집도 제대로 본 적 없는 숫총각 정도만 꿰뚫어 볼 수 있게 해야지 하하 했는데 진짜 뚫고 들어온 상황 (쑻)
다시 이 곳에 못오도록 19금(...) 장면이 나오고 무석이는 도로 원래 세상으로 돌아가는 것까지 쓰려 했는데 일단 전력은 19금은 안되는거잖아요'_^
그리고 안 그래도 지각이라서(....)
결론은 무석x이윤 존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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