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네 동방신기가 공백기에도 왜 그렇게 바쁜줄 암?
지구 지키느라 바빠서 그래.
매지컬☆마법용사 동방신기
(150509 #동방신기_전력_60분, 키워드 '용기있는 행동')
짤은 용기있게 눈으로 연애질하고 있는 호민새기들ㅇㅇ
세상에 산타클로스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너무 일찍 깨달아버린 이후로, 심창민은 어릴 적부터 현실적인 어린이로 자라났다. 또래 남자아이들이 밥만 먹었다 하면 달려나가 축구고 야구고 롤러스케이트에 자전거를 타며 칼로리를 낭비하는 취미생활을 하는 것과 다르게, 심창민은 뭐하러 몸을 움직여 땀을 내야 하죠 가만히 있어도 땀나는데 귀찮게ㅎㄴㅎ 라는 주의였다. 또래 아이들에 비해 지나치게 몸을 아끼는 아들을 걱정한 어머니는 태권도학원을 권유해봤지만, 겨우 노란띠까지를 따는 게 한계였다. 품새 배우는 것까지야 어찌어찌 하던 아들은 왜 인간으로 태어나 말로 설득을 하지 못하고 서로를 손도 아닌 발로 때리는 야만적인 행위를 하냐며 겨루기를 거부하고 학원을 그만두었다. 어머님도 강압적인 성품은 아니라서 네가 그렇다면 어쩔 수 없지, 라며 그를 받아주었다. 그렇게 몸 움직이기를 싫어하는데도 키도 잘 크고 살도 안 찌는 창민이였으니 큰 걱정이 들지 않아서도 그랬을게다.
운동에 아주 관심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스포츠는 하는 것보다는 보는게 제맛, LG 트윈스는 사랑이죠. 다른 아이들이 만화영화를 볼 때부터 창민이는 야구 중계를 즐겼다. 읽기와 쓰기 시간, <나의 장래희망>으로 자유작문을 할 땐 스포츠 기자가 되고 싶다는 소망을 발랄하게 발표할 만큼. 뭐, 그래봤자 그 장래희망도 철저하게 '보는' 쪽이었지 본인이 몸을 움직이는 쪽은 아니긴 했다. 학년이 올라가도 여전히 심창민은 운동을 별로 안 좋아했다. 신체 조건이 좋아서 체육 점수가 나쁘지 않았음에도, 체육복을 갈아입으면서 늘 일주일에 체육시간은 왜 이렇게 많이 든 거야, 라고 그 나이 남자애라고는 생각되지 않는 불평을 늘어놓곤 했다. 축구나 발야구라면 그래도 재밌을텐데, 탁구며 농구며 배구며…. 올림픽에 나갈 것도 아닌데 왜 온갖 종목을 다 섭렵해야 되는지. 수행평가가 있으니 이건 빠질 수도 없고.
그 날도 그런 날이었다. 투포환 던지기 수행평가를 마치고, 체육선생님은 다음 시간부터는 배드민턴을 한다고 공지를 했다. 수행평가 채점기준은 짝지와 배드민턴을 해서, 30회를 왔다갔다 하면 만점을 받는 거였고. 배드민턴 시작하고 첫 체육시간이라 그런가, 학급의 반 이상이 오라고 한 배드민턴 채를 들고 오지 않아 오리걸음으로 운동장을 기고 있었다. 배드민턴 채는 물론이고 굳이 배드민턴 복장까지 갖춰입고 온 창민이는 예외였지만. 무릎까지 오는 배드민턴 양말을 동동 갖춰입은 게 무색하게, 배드민턴 실력은 영 좋지 않았다. 힘이 약해서 그런가, 투포환에서 엄청 점수를 깎인 까닭에 이번에 배드민턴은 잘 봐야 하는데. 포록 한숨을 쉬며 창민이는 짝지에게 부탁했다. 방과후에 좀만 더 연습하자. 지금 10번도 왔다갔다를 못하는데 이러다가 수행평가까지 절대로 30회 못 채울 거 같아서. 짝지도 점수 욕심이 많은 아이라 다행히 선선히 오케이를 해 주었다.
그리고, 여기서 그 운명의 캐스팅이 있게 된다.
*
이후 여러가지 일이 있었다. 명함을 집에 들고가고, 현직 교사인 아버지는 어떻게 신성한 학교에서 이런 현혹행위가 버젓이 이뤄질 수 있냐고 개탄하고, 해맑은 엄마는 신나서 보아를 보러가자고 창민이를 이끌고. 결과적으로 엄마의 덕분으로 창민이는 SM에 입사했고, '거물 연습생'이 됐고, 그러다가 눈매가 매서운 군기반장 씨한테 똑바로 안할 거면 나가라고 좀 매운 소리를 듣기도 했고, 아니 몸 움직이는 것도 싫어하는 내가 왜 여기서 이러고... 있던 상황에서 그 매운 소리에 발끈해 바지런히 실력을 키우기도 했고.
그리고 데뷔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사장님이 저를 임원회의실로 부르셨어요.
*
데뷔 결정 전에 계약서를 새로 써야 하는 과정이었는데, 수익배분 및 이런저런 것은 대부분 내가 미성년자라 부모님을 모시고 진행해 별 문제가 없었다. 다만 갑자기 좀 복잡해진 것은, 아티스트 계약 외에 추가계약을 해야 한다고 꺼낸 또 한장의 계약서 때문이었다.
"---용사요?"
"그래, 창민군. 뭐, 용사라고 말하긴 거창하지만 일단은 초능력자로서 활동하는 거고, 역할 중에 적과의 전투가 포함되어 있으니깐."
"저기요, 지금 무슨 드라마나 예능 찍어요? 아니면 테스트예요? 주말도 아닌데?"
"창민군, 드라마도 아니고 예능도 아니야. 음,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할까. 일단 우리 회사 이름이 왜 SM인지는 알아?"
"어, 사장님 이름 약자?"
"....뭐, 다들 그렇게 생각하는 것 같은데 오해야. 사실은 SAVE MANKIND의 약자야. 일단 엔터회사를 표방하고 있지만, 사실은 사악한 초능력자들을 저지하기 위한 국제 초능력기구의 한국지부기도 하고..."
"판타지 치고 너무 설정이 진부한 거 같은데요."
"그러니까, 설정이 아니라니까-."
구구절절 이어진 설명은 다음과 같았다. 초능력은 있다는거, 그리고 그 초능력은 꽤 위험한 능력이기 때문에 국가 단위로 통제하고 있는데, 능력을 통제하지 못해 폭주하는 경우나 제대로 발현했어도 나쁜 목적을 위해 그 초능력을 사용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에 통제 기관에서 직접 나서 그들을 제압하기도 한다고. SM엔터도 그 중 하나로, 초능력을 쓸 수 있지만 아직 미발현된 인재들을 모아 아티스트로 데뷔시키고, 그 과정에서 능력을 훈련시켜 초능력자로서 활동도 겸하게 한다고.
"초능력자는 보통 3종류가 있어. 속성계, 정신계, 특수계. 속성계는 보통 공격계야. 자연의 힘을 이용하기도 하고, 염동력이나 강한 물리력 등을 쓰기도 하지. 정신계는 텔레파시라던가, 기억을 읽는다거나...공격보다는 지원쪽에서 더 활약하는 케이스고 드물게는 영능력을 발휘하는 경우도 있지. 그리고 특수계는 어느 한 쪽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 양쪽 모두의 능력을 쓰는 경우도 있고, 반대로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 기술을 쓰기도 해. 어느쪽이든 모두 처음 '발현'이 어려워. 너만 해도 그렇지만 대부분이 자기가 초능력을 쓸 수 있다는 것 자체를 낯설어하거든."
"낯선 정도가 아니라 안 믿기는데요."
"그러니까 이런 태도 말이지. 그래서 우리가 발현을 위해 사용하는 건, ....에너지야."
"잘 안들리는데요, 무슨 에너지라고요?"
"......사랑 에너지."
고래적부터 음악과 춤은 사람의 잠재능력을 일깨우는데 탁월한 효과를 발휘해 왔다. 그 음악과 춤을 통해 강력한 에너지를 몸에 깃들게 하고, 또 이를 수많은 팬들 앞에 피로함으로써 더 강한 에너지로 화하게 한다. 더해서, 그 발산된 에너지를 팬들의 강렬한 감정을 통해 다시 되돌려받음으로써, 전투를 위한 에너지로 변환시킨다. 이를 반복하다보면 어느 순간 축적된 에너지가 발현되게 되는데, 여기서 약간의 훈련을 거치면 에너지를 모으고 이를 이용해 전투도 할 수 있게 된다.
"잘 모르겠는데요. 팬들한테 에너지를 돌려받는다는 것부터가-."
"해 보면 알아. 수많은 사람들 앞에 서서 뭔가 보여준다는 자체가 엄청 기력을 소모하는데, 그게 어느 순간 다시 기운이 되서 자기한테 집중되는 그건 진짜 무대에 서봐야 알거든? 자, 그러니까 창민군. 도장 찍을거지?"
....은근슬쩍 계약은 성립되고 말았다. 뭐 연습한게 아까워서라도 이제 와서 데뷔 포기하겠습니다, 할 수도 없는 거고.
- 근데 그럼 SM은 초능력자인 아티스트밖에 없어요?
- 아니. 초능력자 아닌 그룹도 데뷔는 시켜. 근데 지금은 무조건 초능력자인 아티스트 데뷔 시켜야 하는게... 계약 만료될 아티스트가 많아서... 그러니까 아마 창민군은 생각보다 빠르게 데뷔할거야.
그건 좋네, 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나는 그래서 깊이 절망했다. 설마 같은 그룹에 좋지 못한 첫만남을 가졌던 무서운 눈매의 형아가 있을 줄은 몰라서.
*
세상 일은 참 모르는 거다. 그토록 현실적이었던 심창민이 아이돌이 된 것도, 그것도 모자라 마법소년☆이 되서 초능력을 쓰게 된 것도. 무서웠던 형하고 친해진 것도. 친해질 수밖에 없었다. 데뷔 초부터 큰 인기를 얻었음에도, 바로 '발현'하지 못했기 때문에 회사에서는 초강수를 썼다. 한 명 한 명에게서 좀 더 강렬한 에너지를 얻어내자고, 팬덤을 초 코어로 만드는 금단의 기술 - SMP 컨셉을 준 것이다. 본인 머리를 보고 울고, 서로의 머리를 보며 위로해주고, 그리고 나만 그런게 아니라고 위안받는 3단계의 과정을 거치며 사이는 급격히 가까워졌고 초강수 조치가 효과가 있었는지 모두 무사히 능력을 발현했다. 그 다음부터는 정말 바빠졌다. 기껏 키워놓은 초능력자가 아티스트 계약이 끝나면 남아나질 않는 것을 통탄한 회사에서는 해외시장을 개척해 아티스트의 수명을 늘리고 초능력자들을 조금이라도 회사에 더 오래 두고자 했다. 그 야심찬 계획을 위해 우리는 국내와 해외를 밥먹듯 오가야 했고. 회사 지하에 AVEX로 통하는 통로가 있어 진짜 비행기를 타지는 않아도 된단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음... 팬들한테 통로가 들키면 안 된다고 일부러 공항까지 갔다가 텔레포트로 회사 지하로 이동하니 다행이 아닌가 싶기도 한데... 아무튼, 그 사이사이 짬나는 시간엔 적들도 처치해야 하고. 바쁘고, 바쁘고, 바쁘다가.
갑자기, 안 바빠지던 시절이 있었다.
*
두 번 말하지만, 세상 일은 참 모르는 거다. 그렇게 무서웠던 형과 단 둘이 무대에 섰다. 사실 스스로도 많이 걱정했었다. 잘 할 수 있을까, 괜찮을까. 사장님의 말이 맞았다. 무대에서 얻는 에너지는, 무대에 서 본 사람만이 알았다. 나를 보는 수백, 수천, 수만 사람의 눈빛. 목소리. 그 열기는 때때로 무서울 만큼 압도적이었고, 어느 순간 깨달아질 때가 있었다. 그 에너지를 통제하기 위해, 내가 어떻게 하면 될지가. 둘이서도, 그렇게 할 수 있었다. 둘이 선 첫 콘서트는, 잘 되었다. 속성 하나씩을 더 각성했다. 형은 불을, 나는 빛을. 일부러 보러오신 사장님은 무대 뒤에서 말했다. 너희 둘이도 할 수 있겠다고. 그 컨셉 그대로, 다음 앨범을 준비하자고. 땀에 젖어서도 그 말이 못내 벅차 나는 울어버렸다. 글쎄, 초능력도, 몸 움직이기도 그렇게 싫어하던 내가 어떻게 이렇게 됐는지 스스로 신기하기도 하고. 그 우는 내 옆에서 형은 연신 내 손을 꽉 잡으며 달래주었다. 본인도 울고 싶었을 텐데. 정말, 둘이 되면서 변한 것은 많았다. 형과 나의 관계도 그랬다. 형은 내가 새 속성을 각성할 때, 내가 세상에 남은 마지막 빛을 들고 어둠 속에서 걸어오는 모습을 봤다고 했다. 내 경우는, 형이 각성하는 순간 불을 봤었다. 깜깜한 어둠이었는데, 형이 불을 밝혀주었었다.
*
둘이서 활동을 시작하고 유일한 문제는 그거였다. 너무 바빴다. 처음에 계약할 때 회사에서 어느 정도 연차되면 싸우는데는 안 보낼거라고 꼬드긴게 무색하게도 여전히 우린 짬 날때마다 싸우러 가야했다. 기존 속성에 추가 속성까지 붙고 나니 좀 난이도 있는 데는 다 우리가 가게 되서. 오히려 그러다보니 팬들이 대체 오빠들 어디 갔냐고 울만큼 아이돌 쪽 공백기도 심해지고. 그래도 우린 별 내색 없이 회사가 하자는 대로 입의 혀처럼 잘 해주었다. 받아낼 게 있으니까 말이지. 아이돌쪽이야 따로 승진이란게 없지만, 초능력자쪽 계약서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조직에 속해 있는 인원이기 때문에 승진 시스템이 있다. 10년차가 되면 대우 자체가 달라진다. 그날을 노리며 우리는 꾹꾹 참았고, 10년차가 되던 해에 새 조건을 제시했다. 용기있게.
"저희, 이제 연애하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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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의 전력인데 주제부터 멘붕......으으으으으으으응???? 하다 뭘 쓸지 갈팡질팡하다보니 이런 병맛같은게 나왔다 나는 무엇을 쓰려고 했던가.......
걍 용기있게 고백하고! 사귀고! 닭털이나 날리는 커퀴들을 쓸걸!!!!!!!!! 이라는 뒤늦은 후회를 하며 짤은 걍 알콩달콩 연애질하는 애들이나 달아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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