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



국내 스타들이 해외에서 누리는 인기는 눈으로 보고 귀로 들으면서도 좀처럼 실감하지 못하는 면이 있다.

태국, 홍콩, 일본 등의 나라에서 동방신기, 그리고 유노윤호를 향한 애정을 알고는 있었지만,

그 뜨거움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보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마리끌레르의 화보촬영을 위해 홍콩으로 떠나면서

유노윤호가 공항에서부터 순식간에 팬들에게 둘러싸여 꼼짝달싹 못하게 될 것을 예견하지 못했던 것인지도 모르겠다.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됐고, 그는 홍콩에서 장문의 메일을 보내왔다)

 

그러고 보니 몇 달전 그의 일본 팬들이 유노윤호의 이름으로 꽤 큰 액수의 금액을 기부했다는 기사를 보기도 했었다.

팬덤 문화가 긍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모범답안쯤이라고 쳐도 무방하겠다.


 

물론 유노윤호의 브랜드 파워는 동방신기 안에서 만들어졌다.

함께 나이를 먹어가는 아이돌 그룹이 하나쯤 남아 있어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때쯤 

그들은 드라마틱한 휴지기를 맞게 됐다.

그것이 잠정적인 이별이든 안타까운 해체든 팬들에게는 충격이었음은 물론이다.

 

그리고 유노윤호는 <맨땅에 헤딩>이라는 드라마로 홀로서기를 시작했다.

 원래 가지고 있던 인기만으로 어느 정도 승부할 수 있는 트렌디 드라마 대신 

궁상맞다면 궁상맞은 캐릭터를 선택한 것은 의외였다.

게다가 유쾌하고 저돌적인 ‘차봉군’의 에너지는 유노윤호 본인의 이미지와 상당히 겹치는 부분이 있었다.

 

그래서 궁금했다.

입 떡 벌어지게 춤 잘 추고 무대 위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유노윤호 말고 

인간 정윤호가 가진 매력이 무엇인지.

유노윤호가 결국 되고 싶은 것이 배우인지, 가수인지, 스타인지 아직 알 수는 없지만,

동방신기에서 빠져나온 유노윤호의 이름이 유효한지에 대한 질문에 이 청년이 내놓은 것은 

인간 정윤호가 원래부터 가지고 있었던 펄떡이는 에너지에 다름 아니다.

 

 

일로 떠난 곳에서 여행지에서와 같은 기분을 느낄 수는 없었겠지만, 홍콩 촬영은 어땠나.

 

홍콩은 오랜만에 방문했는데 공항에서부터 많은 팬들과 만나서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

그래서 머무는 동안 편안하고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팬들이 많이 몰리는 바람에 인적이 드믄 새벽 3시에 화보촬영을 하는 헤프닝도 있었지만,

덕분에 새벽에 홍콩 거리를 걸어보는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어서 오히려 재미었다.

아름다운 홍콩의 야경은 멀찍이서 지켜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았고.

 

 

해외 팬들의 수를 실감할 때면 어떤 기분이 드나.

 

놀랍기도 신기하기도 한 것 같다.

이번 화보 촬영하면서도 다시 한 번 실감했는데 항상 감사한 마음이다.

자주 들르지 못하는데도 꾸준히 응원해주시는 모습이 고맙고, 그들이 항상 그립다. 


 

여행을 좋아하나. 가수 혹은 배우 유노윤호 말고 평범한 개인 정윤호가 즐기는 여행은 
어떤 종류의 것인지 궁금하다.

 

가볍게 준비해서 떠나는 것을 좋아한다.

주로 바다를 보러 가는 경우가 많다.

친구들과 이야기하다가 즉흥적으로 떠나는 여행도 좋지.

꼭 멀리 가지 않아도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면 즐거움은 배가 되는 것 같다.

 

 

아, 그 전에 자신을 그 나이 또래의 평범한 사람으로 생각할 수 있나.

 

이미 너무 먼 세계에 와 있지 않나.

데뷔한 지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나서, 이미 멀리 와 있는 느낌은 있다.

하지만 오랫동안 함께 해 온 주변사람들을 보면 연예인이 아닌 평범한 청년인 나를 자각하게 된다.

어렸을 때 친구들과 자주 만난다.

만나서 어렸을 때부터 같이 꿈꿔왔던 것들이나 미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주위에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들도 많은 편이라 그들과 이야기도 많이 하고 가깝게 지낸다.

 

 

어떤 사람을 좋아하나. 남자로서는 어떤 남자가 멋지다고 생각하나.

 

남자로서나 사람으로서나 좋아하는 스타일은 똑같다.

말과 행동이 같은 사람, 자기가 한 말에 책임을 지는 사람. 

변명을 하는 사람이나 자기의 잘못을 합리화하려고 드는 사람은 가까이 두지 못한다.

나이가 들어도 꿈과 이상을 잃지 않는 사람이 멋지다.

나 역시 그런 성격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항상 앞을 보고 달려가려고 하는 성향 때문에 아무 생각없이 쉬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런 점이 아쉬울 때도 있지만 성격이니 어쩔 수 없지.

 

 

일 이외에 항상 ‘꽂히고’ 마는 것은 뭔가.

 

매 순간 다르긴 한데, 여행과 운동은 질리지 않는다.

언젠가 분당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보고 싶다는 생각에 즉흥적으로 자전거를 타고 달리기도 했고,

지하철 노선을 따라 하루종일 걸어 다닌 적도 있었다.

 

 

길에서 우연히 걷고 있는 유노윤호를 만나면 놀랍기는 하겠다. 혼자 있을때는 주로 뭘 하나.

 

책을 보거나 영화를 본다.

책은 닥치는 대로 읽어 치운다.

소설책, 만화책, 경제관련 서적과 심지어 상식 사전까지 읽는다(웃음).

영화도 특별한 장르를 좋아하기보다는 다양하게 즐긴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트렌디한 가요부터 올드 팝, 90년대 가요 등 기분에 따라 듣는 편이다.

그리고 생각해보니 실제로 떠나지 않더라도 늘 여행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 같다.

 

 

가장 최근에는 어떤 일들을 하고 있었나.

 

새롭게 계획하는 일들이 있기 때문에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상하이 엑스포 기간에 한국관에서 상영되는 영상도 찍었고, 

이번에 홍콩에 방문해서 찍은 화보도 그렇고 모두 새로운 경험이라 좋다.

 

 

이제 당신을 유노윤호라고 불러야 할까, 정윤호라고 불러야 할까. 어느 쪽이 편한가.

 

유노윤호가 정윤호가 아닌가? 둘 다 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어느 쪽으로 불리든지 상관없다.

 

 

처음으로 해본 연기는 어렵지 않았나. 무대 위에서는 것만큼 즐길 수 있었나.

 

물론 낯설고 어려웠지만 충분히 즐겼다고 생각한다.

연기의 스킬 같은 세세한 부분보다는 

나보다 인생을 더 많이 아는 선배들게 삶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었다.

윤여정 선생님 같은 소중한 인연도 생겼고.

 

 

배우로서 목표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혔나.

 

조니 뎁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자기만의 색깔이 또렷하면서도 계속해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그가 진정 멋있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동방신기 멤버들과 떨어져 혼자서 낯선 사람들과 일하는 느낌은 어떤가, 
두려움이나 외로움도 있을텐데.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그런 감정들 때문에 망설이거나 주저하지 않는다.

새로운 일이든, 새로운 사람들이든 나의 마음을 담지 않으면 다가갈 수 없고, 

친구가 될 수 없기 때문에 항상 진실하게 대하려고 애쓴다.

그러다 보면 일만 남는게 아니라 사람도 남는다.

 

 

그동안 매체에 비친 모습을 보고 아주 솔직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연예인이라는 것이 마냥 솔직할 수만은 없는 직업이다.

매 순간 솔직해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일의 특성상 의도하지 않은 오해를 살 수도 있고, 

그래서 최대한 솔직하면서도 책임질 수 있는 말을 하는 법을 배워가고 있다.

후회하는 것을 싫어하기 때문에 나와 나의 말을 일치시키려고 애쓴다.

 

 

매체에서 보이는 정윤호와 실제의 정윤호가 크게 다른 부분이 있나. 
한마디로, 사람들이 정윤호에 대해서 가장 크게 착각하는 것은 어떤 부분이라고 생각하나.

 

남자답고 카리스마 있다거나, 리더쉽이 있는 사람이라고 봐주는 것은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그런 부분도 있지만, 사실 친한 사람들 앞에서는 애교도 많고 장난도 많이 치는 편이다.
 
일할 때는 꼼꼼하고 완벽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강력하게 추진하는 부분도 있지만,

일상의 모습은 활발하고 장난기 넘치는 밝은 성격이다.

 

 

해외에서의 활동을 포함해서 드라마든 영화든 음악이든 단기적으로 다음 행보가 정해졌나.

 

누구보다 무대위에서 설레는 사람이기에, 음악은 어떤 식으로든 계속할 것이다.

그 외에도 다양한 계획이 있다.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열어두고 어떤 활동을 먼저 할지 조율하는 중이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릴수 있을 것 같다.

지켜보는 분들 역시 즐기면서 기다려주면 좋을 듯하다.

 

 

지금, 앞으로 나가고 있는 느낌이 드나. 
그리고 애당초 자신이 원하는 것은 앞으로 전진하는 것인가.

 

물론 그렇다. 지금도 앞으로 나가고 있다고 느낀다.

항상 꿈꾸고, 머릿속에 미래를 그려보는 스타일인데 그런 시간들이 나를 자극한다.

열심히 앞으로 나가서 작은 산에 오르면 다시 더 높은 산이 보인다.

산을 오르면서 숨이 차고 힘에 부칠 때도 있지만 그런 시간들을 넘어서면 더 단단해지고 강해진다.

오를수록 더 높은 산이 보이는 것도 더 넓은 세상이 보이는 것도 좋다.

지금도 생각한대로 전진하고 있고, 앞으로도 후회하는 일은 만들지 않을 것이다.

 

 

지금의 나이가 좋나, 아니면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나.

 

지금 이시기도 좋지만, 가끔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일을 시작하면서 처음에 나 자신에게 약속했던 것들, 목표들을 얼마나 이뤘을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빨리 그때의 내 모습을 보고 싶다.

 

 

그리운 것이 있는지 궁금하다.

 

집이 광주인데 중학생 때부터 서울로 올라와서 연습생 생활을 했기 때문에 가족, 

그중에서도 여동생이 특히 그립다.

동생의 초등학교때 모습만 기억에 남아 있고, 성인으로 성장한 모습을 봤다. 

명색이 오빠인데 동생한테 오히려 힘을 얻는 경우가 많아서 미안하기도 하다.

여동생과 자주 만나서 맛있는 것도 사주고 좋은 곳도 많이 데려가고 싶다.

 

 

궁극적으로 되고 싶은 것이나 갖고 싶은 것은 있나.

 

좋은 아빠가 되고 싶다.

가장 존경하는 분이 아버지인데, 아버지처럼 되고 싶다. 

화목한 가정의 좋은 아빠가 되는 것이 꿈이다.

그것이 가장 어렵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어릴 적부터 어려운 사람들한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줄곧 가지고 있었다.

노래든, 연기든 다른 활동이든, 그 이상의 무엇이든, 내가 잘할 수 있는 일로 말이다.

 

 

요즘 부쩍 성숙해진 느낌이다.

 

예전보다 더 많이 듣고 생각하고 행동하려고 한다.

어떤 방향을 결정한 이후에는 나 자신을 믿는 수밖에 없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