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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드라마 <당신을 주문합니다>

매주 일~수 오전 10시 네이버캐스트, 월~목 SBS플러스에서 오후 4시 40분 방송.

 

 



<당신을 주문합니다>는 재밌는 드라마다. 꼭 오빠가 나와서가 아니라, 그냥 드라마만 놓고 봐도.

 

우선 재미있는 것은 스토리. 물론 원작이 있었던 것도 도움이 되겠지만, 그게 다는 아니다. 텍스트와 영상이라는 매체 간 차이는 분명히 있고, 특히 로맨스의 경우 책 한권에 끝났던 이야기가 몇 회차에 걸쳐 진행되는 드라마로 오면 늘어지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또 이를 보완하기 위해 넣은 에피소드가 원작과 위화감이 생기는 경우도 본다. 당주는 그런 부분에서 상당한 내공을 발휘한다. 원작에서는 여주가 회사를 그만둔 상태에서 도시락 전문점 플아다를 방문하며 첫 만남을 갖는 것으로 나오고 드라마에서는 회사에 다니는 여주가 동생의 심부름으로 플아다에 방문했다가 첫 만남을 갖는 것으로 나오는 등 소소한 차이가 있지만 회사의 분위기를 유쾌하게 그려내며 조언 캐릭터나 서브남주 캐릭터를 배치함으로서 독자적인 부분도 위화감없이 드라마와 섞여든다. 작가 전작이 형영당일기였다더니 과연, 하고 고개를 끄덕이게 하고. 속도 빠른 웹드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며 지루하지 않게 볼거리를 툭툭 던지면서도 남여주 연애라는 기본 스토리는 흔들리지 않지만 주변 사람들의 캐릭터 또한 죽지 않고 매력적으로 살아 숨쉬는 것도 감탄스럽다.




 

 

연출도 만만치 않다. 다소 약빤듯한 코믹한 극본을 만화적인 상상력으로 연출하는 능력이 절로 박수가 나오게 만드는. 웹드의 특성을 이해하고 딱 그에 맞는 적절한 연출을 전개한다. 사실 보면서 엔간한 공중파보다 더 잘 빠진 것 같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화면도 색감도 연출도 모두 만족스럽다. 다소 과장됐다 느낄 정도로 유쾌하고 발랄한 분위기는 일드 느낌이지만, 일드보다는 더 현실적으로 공감가게 만들어져서 균형감각도 좋고. 수니에게는 좀 슬프지만 에로틱....한 장면부터(키스...키스....감독님 왜 이렇게 키스 열과 성을 다해 찍으셨져...) 요리왕 비룡을 연상시키는 시식장면까지, 진지할 데는 진지하고 유쾌한 부분은 또 한없이 유쾌하다.




음식 시식할 때 뒤에 용이 솟구치며 미미 한자가 위엄있게 박히던 요리왕 비룡 이래

이렇게 약 빤 시식 연출은 처음이야...



키스 캡쳐는 빠수니 서러우니까 안 넣음 운전하는 오빠가 멋있으니까 사심 가득한 캡쳐....






 

위에 잠깐 언급했지만 웹드는 호흡이 빠르다. 회당 20분이라는 짧은 시간 내에 한 편을 전개시켜야 하고, 백스페이스 한 번이면 다른 창으로 옮겨갈 수 있는 만큼 시청자를 지루하게 만드는 것은 금물이다. 당주의 경우에는 남주의 직업이 도시락 요리사라는 점에서 좀 더 강점을 갖는다. 먹방, 쿡방 시대임을 거론하지 않아도 자고로 맛있는 음식 싫어하는 사람은 드물지 않은가. 보기만 해도 눈이 즐거운 맛있는 요리가 줄줄이 등장하는 것도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참으로 즐겁다. 전후좌우 요모조모 봐도 참 잘 만든 드라마다.




 




















 

 

웹드라마 흥행 시대다. 기존 지상파 드라마와는 다른 플랫폼 공급을 노리고 저렴한 제작비와 짧은 방송시간, 재기발랄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승부수를 던진다. 개중 볼만한 것도 꽤 있지만 지상파 드라마의 단순한 프리뷰 형식이 되어버리거나 아이디어에만 의존하다가 퀄이 떨어지는 경우. 짧은 시간 안에 소재를 다루다보니 기획의도만큼 풀어내지 못하고 어영부영 끝나버리는 경우도 있음직하고 혹시라도 그런 경우가 될까봐 걱정이 됐던 것도 사실. 하지만 예상 이상으로 퀄 좋은 드라마가 됐고, 거기엔 스토리와 연출의 힘 뿐만이 아니라 그를 잘 녹여낸 배우들의 역량도 한 몫 하고 있다. 팬이 봐서 그런거 아니냐 할 수도 있지만 팬이기에 오히려 얼마나 내 돌이 성장하느냐는 잘 보이는 법이다. <야경꾼일지> 때도 어려운 사극을 잘 소화하고 있어 감탄했는데, 현대극인 당주에서도 그 성장한 모습이 눈에 띈다. 자기 직업에 프로페셔널하고 때문에 여자쪽으로는 츤츤대는 모습도 보이는 여국대라는 캐릭터를 맛깔나게 풀어내고 있는데, '정윤호가 여국대를 연기한다'가 아닌 '여국대다'라는 생각을 하며 보고 다 본 다음에야 와, 우리 오빠 진짜 멋있다. 라고 감탄하게 되니 예전보다도 한층 캐릭터 씽크로가 높아졌다는 느낌. 내 오빠도 오빠지만, 다른 연기자들도 열연하고 있는데 하나같이 드라마의 몰입을 도우면 도왔지 방해하는 사람이 없다. 여국대와 함께 플아다의 꽃미남 요리사 3인방을 맡고 있는 백종원(예의바른 교회오빠 기믹의 한비룡 역), 조윤우(사랑의 유통기한이 짧은 사랑꾼 기믹의 남수리 역) 배우도 정말 그 캐릭터처럼 국대와 송아의 연애에서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고. 여주인공인 송아 역의 김가은은 정말 사랑스러운 연기를 한다. 지금 하고 있는 연기에서 조금만 더 해도 과하다는 소리를 들을 텐데, 딱 그 선을 지키며 아슬아슬할 정도로 폭이 큰 연기를 하는데 그 강약 조율이 절묘하다. 일드 느낌도 조금 나는데 호흡 짧은 웹드에는 그게 딱 어울리고. 로맨틱코미디다 보니 등장인물들이 마냥 예쁜 모습만 보여주진 않지만, 그 망가지는 연기마저도 다들 사랑스럽고 애정이 간다. 그래서 당주는 좋은 드라마라고, 또 한 번 생각하게 되고.

 





 

빠수니 시점에서 덧붙이자면 오빠에게 참으로 고맙다. 원래는 야경꾼일지의 강무석 캐릭터를 입대 전 마지막 연기 캐릭터로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매력적이고 좋은 드라마 같아서 굳이 당주를 입대 전 마지막 작품으로 선택했다고 했지. 그 선택이 이해가 될만치 당주는 재미나고, 팬들에게 그걸 보여주고 싶었던 오빠의 마음도 알 것 같아서 그저 고맙고 행복하다. 입대 전 팬들에게 더 많은 선물을 주고 가려고 바쁘게 일했다는 오빠가 사랑스럽고, 또 그 선물이 단순히 팬들에게 주는 선물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정윤호의 또 다른 성장을 엿볼수 있다는 점에서 뭐든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오빠가 또 확인되서 존경스럽고. 이렇게 오빠들이 남기고 간 선물들 풀어보다 보면(에이벡스는 무려 2017년 캘린더를 촬영중이었다고 하고, 슴은 도대체가 그동안 안풀어줌 했던 컨텐츠가 존나게 많기 때문에 얼마나 뭐가 더 나올지 참 기대됨^^) 또 동방신기 8집 앨범을 받아들 수 있겠지. 그 날이 기다려진다.

 

오늘 오전 10시 5화가 업데이트되기 전에 글을 완성하고 싶었는데 이래저래 손이 느리다 큽. 밤선비 리뷰도 얼른 써야 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