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트리스트

Opening VCR

1. Catch Me
2. Double Trouble
3. Rising Sun

Talk

4. 그대신 내가
5. 갈증
6. Heaven's Day - 창민 솔로

VCR (BGM: 기억을 따라서)

7. 믿기 싫은 이야기
8. Love in the ice
9. 오늘밤
10. 너의 남자

VCR (BGM: off-road)

11. 뒷모습
12. love again
13. off-road
14. love again
15. Bang - 윤호 솔로

VCR (BGM-항상 곁에 있을게)

Talk ~ acoustic Ballad Medley ~

16. 믿어요
17. My little princess
18. You only love
19. Tonight

Talk

20. paradise
21. She..
22. 넌 나의 노래
23. Rise..

Dancer introduce 

24. Android 
25. Humanoids
26. B.U.T (Kor.ver)
27. I don't know 

VCR (BGM-꿈)

28. show me your love
29. crazy love
30. Somebody to love (Kor. ver)

Interview VCR (BGM-something)

31. Something
32. 수리수리

Talk

33. 왜

앙코르

34. TEN 

Talk

35. Here I stand
36. 항상 곁에 있을게

엔딩 인사





아직도 정신이 몽롱하다. 동방신기에게 취한 기분. 최고였다. 황홀 그 자체라고 해야 할까. 어휘력이고 표현력이 짧은 내 자신이 미울 정도로 극찬 외의 다른 묘사를 붙일 수가 없는 최고의 시간. 사실은 몸이 지쳐서 내일 공연까지 마치고 조금이라도 정신이 있는 상태에서 상세 후기를 쓸 예정이었지만, 오늘 느꼈던 감상이 조금이라도 생생할 때 잊거나 놓치지 않고 싶은 순간이 있어서 불완전한 후기나마 짤막하게 우선 써본다. 


첫날은 무대 전체를 좀 전체적으로 보고 싶어 좌석을, 둘째날은 이미 흐름을 아는 상태에서 신나게 즐기려고 스탠딩을 골랐다. 들어간 상태에서 처음 느낀 건 시야가 정말 탁 트여서 좋았다는 거. 무대도 공들여 꾸며져 있었다. 크리스탈 모양으로 무대 뒤가 꾸며져 있었는데, 이게 실제 공연에 들어가니 단순히 무대 장식용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야말로 뒤의 배경과 함께 무대 전체를 끌어올리는 역량을 발휘해 주더라. 배경화면도 곡 하나하나와 어우러져 그야말로 예술작품처럼 멋진 무대를 만들어냈고. 음향도 매우 좋았다. 기다리는 시간 동안 둘의 사진과 자필 메시지를 틀어준 것도, 세세하게 신경쓴 느낌이 들어 본격적으로 기대가 되기 시작했던 것 같다. 


그리고 불이 꺼진 상황에서, 텐스 앨범 '텐'의 초반 10부터 1까지 숫자를 세는 소리가 나온 후 16초? 즈음부터 초시계가 급격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0으로 숫자가 변하는 순간 VCR이 나온다. 창민이는 서재, 윤호는 도시 빌딩? 창민이는 실내, 윤호는 실외. 창민이는 위, 윤호는 아래. 창민이는 공중에서 아래로 손을 뻗으며 하강하고, 윤호는 아래에서 손을 뻗으며 위로 치솟는다. 마치 업사이드 다운을 보는 듯한(이 연상 때문에 나는 시발 첫 영상부터 너무 호모로운 것 아닌가?????의 의문을 품었다.) 뻗은 손이 맞닿는 연출이려나 했는데 공중에서 등을 맞대고 빙글 돌며 마무리를 한다. 업타운 보이~ 하는 경쾌한 멜로디를 배경음으로 나오는 영상은 그 동안의 상당히 정형화되어 있었던 오프닝 - 땅이 갈라지고 불이 치솟는 - 과는 굉장히 달라서, 오 신선한 콘서트가 될 것 같은데? 라고 또 기대감을 부풀리게 만들었고 그리고 그 기대는 빗나가지 않았다. 


첫 곡은 캐치미였다. 오프닝 곡으로는 다소 도박같은 느낌의 시도. 시그니처같은 곡이라 하기엔 뭐하고 7집 콘서트인 티스토리인데 6집 타이틀곡은 또 쌩뚱맞을 수도 있기에.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단히 좋은 선택이었다. 티스토리콘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이었던, 이전 콘서트의 무난함과는 상반되는 창의적인 시도를 가장 멋지게 표현한 무대였달까. 가죽바지, 상의는 검은색에 금색으로 자수가 들어가 있었나? 화려한 자켓. 둘 다 일단 비주얼이 너무 좋았다. 내가 좋아하는 동그란 머리의 창민이. 어른스러운 느낌의 흑발 윤호. 둘 다 콘서트를 얼마나 열심히 준비한지 와닿게 몸매가 잘 다듬어져 있었다. 탄탄하고 마르고. 뮤지컬처럼 짜인 안무의 캐치미를 그 몸으로 펼치고 있는 걸 보니 숨이 막혔다. 조명 연출도 끝내줬다. 핀 조명으로 춤 추는 사람을 강조해주는 덕에 움직임 하나하나가 예술영화를 보는 것 같았다. 군무 부분도 안무가 변경됐는데, 본무대에서 하기 때문인 것 같았다. 타임슬립때는 캐치미를 돌출에서 했는데, 사람이 촘촘이 짜여진 무대라 어느 방향에서 봐도 짜임새를 보는 맛이 있다는 게 장점이었다. 본무대에서는 아무래도 볼 수 있는 방향이 한정되어 있으니, 촘촘하게 모이는 대신에 댄서들이 퍼지는 안무로 변경됐는데 그 또한 보는 맛이 있었던 것 같다. 수정이 조명을 반사하는데, 그간 캐치미가 세포? 스러운 느낌을 강조하며 초록색류를 많이 쓴것과 다르게 황금빛을 많이 사용하는데 덕분에 안무 자체가 가진 화려한 느낌이 강조되서, 한층 무대의 매력이 배가된 것 같다. 콘서트라는게 아무래도 일반 무대에서 보지 못하는 그런 기분좋은 색다름을 보러 가는 건데, 우울하고 사이버적인 느낌이 아닌 화려한 느낌의 무대로 완전히 곡을 재탄생시켜준 것이 마음에 들었다. 


다음 곡인 더블 트러블도 얼마나 좋던지. 무대 양쪽으로 나뉘어 줄을 맞춰 서고, 다시 걸으며 자리를 교환하고. 안무에서 절도가 빡빡 느껴지는데 와... 차갑게 대하면~ 부분에서 창민이 잔망도도 업업되어 있었고, 윤호가 자켓 지퍼를 내리는데 수니 쥬금ㅇ<- < 줄 맞춰서는 것은 절도 있는데, 또 개인이 추는 춤의 경우는 자기 몸을 감싸안듯한 동작이 많아서 농염한 듯 섹시하고. 그러면서도 캐치미가 시도했던 색다름인 '화려한 절도'를 그대로 이어나가는 흐름이라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게 마음에 들었다. 중간에 돌출무대로 이동해 상승하는 원형무대에서 공연을 펼친것도 그렇고, 여러모로 약간 일콘 블링크 무대가 생각나기도 했다.


라이징선은 리믹스가 진짜 최고였다. 동방신기 시그니처 곡답게 여러번 공연됐고 리믹스도 이번에 처음은 아니지만은 이번 리믹스가 개인적으로 제일 마음에 들었다. 뒤의 왜 노래도 그렇지만 곡 자체에 있는 원시적인 리듬? 뭔가 야생의 본능을 두드리는 듯한ㅋㅋㅋㅋㅋ 선 굵은 부분을 강조해서 노래가 한층 더 야성적이고 섹시해졌달까. 뒤의 배경으로 태양이 이글이글 타고 있는 것도 좋았고. 창민이 다리가 너무 가늘었었던 것 같고.. 아 그리고 일콘인 트리투어 비유티 무대처럼 라이징선도 본무대 뒤에 스크린을 하나 더 설치해서 입체적인 느낌을 강화했다. 성스럽기까지한 창민이의 고음 후 윤호라는 꼭지점을 중심으로 댄서들이 모여들며, 그 집중된 기운을 한번에 폭발시키는 윤호의 독무. 그 열정적인 무대가 마무리되는 것과 동시에 뒤의 배경에서 이글거리던 태양은 서서히 일식에 의해 가려진다. 그리고 암전. 이윽고 불이 다시 켜지면 동방신기가 인사를 한다. 

토크부분이랑 다른 곡 감상도 정리하려고 했는데 너무 피곤해서... 아마 나중에 이틀 다 끝나고 전에 타임슬립콘 때 그랬듯 토크 스크립트로 다시 정리하면서 상세 후기로 쓸 듯......무대가 너무 좋아서 감상 쓰다보면 이런저런 이야기로 길어져버리는데 내일...이 아닌 오늘은 또 스탠딩 헬게랑 싸워야되니... 일단은 자러 감 또르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