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 혼선 주의, 첫날의 경우 스탠딩에서 관람했기 때문에 너갱이가 빠져 있었음.....
+ 스크립트의 경우 녹음본 및 개발새발 필기에 의존하기 때문에 못 들은 부분 및 틀린 부분이 상당수 있을 수 있음.
시작 전 말도 많고 탈도 많던 에셈위크 동방신기 공연 양일을 뛰고 왔다. 가장 영화로운 10주년이 되어야 하는데, 평일에 콘서트 일자가 배치되고 장소는 멀디먼(나한테는 가까웠던) 킨텍스고. 빠수니들은 이미 그 킨텍스에서 올해 2월 포세이돈콘으로 쩔어주게 안보이는 무대와 쩔어주게 안들리는 음향을 맛본적이 있고. 무엇보다도 그게 동방신기 단독이 아닌 'SM표'가 붙은 공연이라는 것까지 정말 이보다 총체적 난국이 없었다. 10년인데, 활동이 전혀 없었는데, 울고싶은 카아에게 마지막 일격의 따귀를 가하는 최악의 공연이 되지 않겠냐고 다들 염려하고 기대치를 한껏 낮췄던 공연. 왜 가장 행복하고 즐거워야 할 10주년 기념 공연을 이렇게 우울하게 맞이해야 하냐고 슬퍼했던 공연은 좋은 의미로 배신을 때렸다. 모두가 마이너스하고 있을 때 혼자서 대책없이 긍정열매를 먹고 "전 기대하고 있어여!!!!" 라고 하던 내가 믿는 자에겐 복이 있을지어다, 라고 스스로를 칭찬하고 뿌듯해 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아이돌로서 10년을 살아온 관록이 유감없이 발휘되는, 더할나위 없는 최고의 공연이었다. 적지 않은 기대를 하고 있었는데도,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공연 전 정도 이상의 마이너스는 뭔가 누적됐던 불만의 영향도 있었을 것이다. 6집 이후로 어디로 가야 할지 방향을 못잡고 있던 불안감은 늘어가고 있는데, 말을 해야 할 오빠들은 공백기가 참 길었었다. 악화는 양화를 구축한다고 했지. 마이너스 감정은 쉬이 퍼지는 법이고 소통 불가에 대한 불안은 심각할 정도로 확대돼 팬덤의 활기를 빼앗아갔다. 한동안 난 우리 팬덤이 웃는 법을 잊었다고 생각했었다. 어떤 좋은 소식이 들려와도 이번엔 이게 문제가 될 것 같다, 저런 것도 마음에 안 들었다는 식으로 한없이 땅을 파는 쪽으로 가서. 그게 어떻게 보면 불안한 팬덤 입장에서는 기대치를 낮춰 실망을 하지 않으려는 하나의 자구책이었던 것 같다. 물론 그걸 악용하는 사람도 분명 있었지만 말이지.
누적된 불만은 해결하기 쉽지 않다. 말했던대로, 무엇을 해줘도 그것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가 형성돼있기 때문에. 동방신기는 그럼에도 그걸 해결했다. 어떤 의심도, 어떤 불안도 갖지 않을 만큼의 압도적인 즐거움을 주는 것으로. 10주년이 되는 2013년 12월 26일이 되는 순간 융단폭격처럼 떡밥이 밀려왔다. 7집을 예고하며 변화한 공홈에는 내일 하루 종일, 공중파에서 광고를 통해 동방신기의 10주년과 7집을 알리겠다는 패기 가득한 공지가 올라왔다. 그 압도적인 에너지에 팬덤에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결정타는 공연이었다. 왜 캣콘 재탕일 거라고 생각했을까? 왜 공연장이 당연한 듯 구릴거라 생각했을까? 결국 공연 콘텐츠를 채우는 건 아티스트의 역량이라는 걸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했다. 캣콘과는 전혀 다른 타임슬립 콘서트였다. 라이브의 퀄리티도, 팬들의 니즈를 고려한 섬세한 세트리스트도, 무대활용도, 토크도. 너무나 능수능란하게 무대를 쥐락펴락하는 동방신기에게서 십년차의 관록이 느껴졌고, 또 십년차의 고민이 느껴졌다. 빠수니들이 1년 넘게 고민하던, '십년차 가수는 어떻게 해야할까'라는 고민에 대한 답을 동방신기가 내놓았다. 타임슬립 콘서트 전체가 그 해답이었다. 동방신기는 진짜 한결같았다. 징징대는 대신 공연으로 모든 걸 설명하고 있었다.
131226-27 SMWEEK TVXQ TIME SLIP CONCERT SETLIST
1. MAXIMUM
2. I DON'T KNOW
3. TALK
4. HERE I STAND
5. DREAM
6. VCR: ABOUT DREAM
7. JESUS, JOY OF MAN'S DESIRING + 고요한 밤, 거룩한 밤
8. SLEIGH RIDE (English ver.)
9. TALK
10. MY LITTLE PRINCESS
11. 믿어요
12. 항상 곁에 있을게
13. 풍선
14. VCR: 두 명이 된 후로 우리는
15. WHY (KEEP YOUR HEAD DOWN)
16. RISING SUN
17. TALK
18. CATCH ME
19. VCR: 사계
20. 바보 (UNFORGETTABLE)
21. 늘 지금처럼 (ALWAYS THERE)
22. HOW ARE YOU
23. TALK
24. 윤호 솔로 - SANTA REVOLUTION
25. 창민 솔로 - 야생마WILD HORSE (ORIGINAL VER BY NORAZO)
26. WE ARE
27. OCEAN
28. SOMEBODY TO LOVE
29. TALK
30. 마법의 성
31. (동방신기 콜; ENCORE) HUG
32. TALK + 10주년 축하 이벤트
33. THANKS TO
이어서 둥실 떠오른 황금빛 화면에는 동방신기의 십년 기록이 차례차례 지나간다. 허그부터 휴머노이드까지. 어린 소년들은 점점 자라나고 그 모든 시간들을 반추하는 빠수니는 행복했다. 아픈 시간도 있었고 좋은 시간도 있었고....10년이구나 정말. 치열했던 10년을 보내고, 그래서 이렇게 10년을 돌이키는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게 신기했다. 이윽고 03.12로 시작한 영상의 끝은 13. 12라는 숫자로 끝났다. 2003년 12월, 지금은 2013년 12월. 이제, 우리들의 십주년 파티가 시작이었고 그 무대의 첫 시작은 내가 몹시나 사랑하는 맥시멈이었다. 좋은 선택이었다. 가사부터 시작해 퍼포먼스까지 완벽하게 두 명 동방신기를 위한 맞춤곡같은 맥시멈은 저절로 '그래, 동방신기가 10년을 맞지 못할 뻔한 순간도 있었어'라는 아픈 기억을 잠시 떠오르게 했고, 그리고 둘이 그걸 극복했다는 것을 떠오르게 하며 그 아픈 기억을 다시 눌러주었다. 십년을 넘어 동방신기라는 이름을 걸고 여기 서 있는 것이 윤호와 창민이라는 것을 처음부터 명백하게 깔고 가는 무대였다. 가야금으로 변주하는 도입부부터 벌써 '동방신기가 5집으로 돌아온다'는 공식 홈페이지의 분홍색 공지를 봤을 때의 감격을 회상하며 나는 코끝이 찡해져 있었다.
맥시멈이 꽤 의미있는 곡인데도 캣콘 때 볼 수 없어서 서운했고, 일본 톤투어때는 세트리스트에는 있되 기대했던 철릭이 아닌 우산이 등장하는 등 연출적인 부분이 개인적으로는 조금 아쉬웠는데, 타임슬립콘에서 만난 맥시멈에는 국악 느낌이 한층 더 가미된 거 같아서 좋았다. 이 때부터 오늘 무대는, 동방신기가 평소 팬들이 아쉬웠던 부분을 마술사처럼 톡톡 건드려주는 무대가 될 걸 예상할 수 있었던 것 같다. 가장 속상한 일이 많았던 의상마저도 오늘은 흠 잡을데가 없었다. 맥시멈과 이 다음곡이었던 아이돈노의 경우에는 위아래 검은 옷으로 허리 부분이 천으로 꼭 조여져 있었다. 상의에 금실로 수를 놓은데다가 허리를 그렇게 조여 놓으니 굉장히 동양적인 느낌이 강조되어서. 하의가 조금 핏이 커서 풍성한 것이 에러라면 에러였지만, 그런 동양풍 느낌하고는 또 잘 맞아 떨어진 것 같다. 맥시멈이 새삼 굉장히 무협풍의, 패기넘치는 곡이구나 하고 와닿게 만들어주기도 했고. 첫 무대인데도 돌출과 본무대를 오가며 정신없이 뛰고 달리는 맥시멈 무대는 언제나처럼 힘이 넘쳤고, 현장의 분위기는 시작부터 무섭게 끓어올랐다. 표현력이 둘 다 어찌나 늘었던지. 윤호가 몸을 써서 무대에 이야기를 부여하는 것은 더 이상 갈 데가 없을 만큼 완벽하다 생각했는데 또 그새 진화해 있었다. 그런가 하면 창민이의 표정은 요염했다. 7집 티저를 보며 쟤 왜 저리 앙큼해? 하고 놀랐던 적이 있는데 그게 어쩌다 나온 표정이 아니라 저런 표정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 되었구나, 또 한참 컸구나 하고 확신할 수 있었다.
그런 변화는 다음 곡이었던 I don't know에서 더 눈에 들어왔다. 건들건들 걸어가다가 어느 순간 공중에 뛰어올라 점프하는 느낌의, 무겁지 않으면서도 한 순간 폭발하는 에너지가 시원스러운 노래는 첫 곡으로 붕붕 띄워놓은 분위기를 이어가기에 적합했다. 무대 역시, 뮤지컬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뮤지컬 느낌으로 잘 짜여진 무대 동선은, 그 동선에 맞춰 얼마나 절묘하게 박자감을 가지고 서로간의 거리를 조정하는지에 따라 얼마든지 매력을 배가시킨다. 애들이 또 컸구나, 여유가 생겼구나. 라고 생각했던 것이 틀리지 않았단 걸 확신할 수 있었던 것 같다. 낭창하고 유연하게 제 장소를 찾아 움직이는 몸들은 당연한듯 시선을 홀렸다. 섹시했다. 맥시멈과는 또 종류가 다른 섹시함이라 바지 핏이 좀 더 달라붙었으면 좋을 거 같다는 생각이 좀 들었지만.
그 후는 토크. 깨알같이 귀요미짓을 많이 했는데 느지막히 쓰는 후기다 보니 기억이 휘발되어서;ㅅ; 아쉬운대로 트친분이 공유해주신 녹본으로 받아적은 스크립트로 대체한다. 빠수니들 반응이 되게 격했고 동방신기도 잘 받아쳐줌. 재밌는 시간이었다. 바로 시작한 HERE I STAND랑 꿈도 즐거웠다. 미니토롯코를 타고 ABCD 구역을 종횡무진하며 달리는 덕에 이미 비등점을 넘어 달아올랐던 분위기는 펑 하고 터졌다. 아직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다들 방방 뛰며 달렸다. 닛산 스타디움을 외국인 최초로 섰던, 10년차다운 관록이 여실히 느껴졌다. 생동감이 느껴지는 선명한 라이브, 공연장 용으로 기획된 것이 아니라 소리가 뭉개지는 킨텍스의 음향 상태는 과히 좋지 않았다. 확 치솟지 못하고 노래방처럼 아래로 가라앉는 반주 위에 동방신기는 선명하게 자신들의 목소리를 입혀 공간을 꽉꽉 채웠다. 명필은 붓을 가리지 않는다고 했던가, 이번 타임슬립콘은 그걸 콘서트 버전으로 체감하게 해 줬다. 진짜 잘한다. 원래 잘했지. 근데 더 잘하네. 정말 어디까지 잘하게 될 수 있을까. 이런 가수를 좋아해서 행복하다 참. 그런 행복한 기운으로 가득찬 무대가 끝나고 VCR이 흘러나왔다.
about Dream이라는 부제를 가진 영상 속에서 윤호는 빨간 스웨터를, 창민이는 미키마우스가 그려진 초록 스웨터를 입고 나와 예쁘고 조곤조곤하게 꿈에 대해 이야기했다. 춤을 좋아하던 소년은 계속 꿈을 꾸었고 그것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기에 앞으로도 꿈을 꾸겠다고 약속했다. 연예인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던 소년은 그러나 낯선 길을 걷겠다고 스스로 결정했고 그 낯선 길에서 꿈을 이룬 것으로 끝을 맺지 않고 계속해서 새 꿈을 꿀 거라고 수줍게 다짐했다. 그렇게 결정하기로 한 과정이 녹록치는 않았지만, 손을 내밀어준 팬들을 믿고, 자신들이 걸어왔던 길이 때론 눈이나 모래에 보이지 않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을 믿겠다고. 끝이라고 생각하면 정말 끝나버린다는 걸 동방신기는 잘 알고 있었고, 그래서 끝을 내버리지 않겠다고, 동방신기는 팬들에게 약속해주었고 신뢰를 이야기하고 꿈을 얘기했다. 그건 아주 명확한 메시지였다. 함께하자, 라는 명징한 이야기.
화면이 꺼지고, 아까까지 흥나게 놀던 팬들이 제법 촉촉한 감성이 되어 있을 무렵 다시 어두워진 무대에 조명이 들어왔다. 교회를 배경으로 늘어선 합창단들. 그리고 합창단들이 다같이 화음을 맞춰 예수, 인간 소망의 기쁨을 부르는 순간 또 주책맞게 코끝이 찡해졌고. 크리스마스 기프트 캐롤앨범의 인트로. 아카펠라 목소리를 들으며 이렇게 노래를 잘하는 아이돌이 다시 없을거야, 라고 가슴 두근대던 고등학생 시절의 내가 떠올랐다. 오빠들은 하얀 옷을 입고 예쁜 천사처럼 고운 목소리를 들려줬었지 (예쁜 옷이 아닌 날도 있었지만). 검은 비즈로 포인트가 들어가긴 했지만 상하의 모두 하얀색으로 차려입은 오빠들이 무대 양쪽에서 등장했다, 꼭 그 때처럼. 그리고 부른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화음팀 목소리가 좀 컸음에도 불구하고 오빠들의 목소리는 잘 들렸다. 선명하게 음 하나하나를 짚는 모습 속에서 데뷔초 건드리면 울 것 같은 그렁그렁한 눈을 하고서도 몸이 부서져라 춤을 추던 오빠들도 생각나고, 그 때 차가운 공기도 생각나고. 뭉클뭉클한 감정으로 올려본 오빠들의 얼굴은 10년 전 그 때에 비하면 참 어른의 표정을 짓게 될 수 있게 되었지만 진지하고 열심인 얼굴은 또 그때와 전혀 다를 바가 없어서 기분이 묘했던 것 같다. 10년의 간극이 있는데도 10년전의 그들을 생생하게 들여다볼 수 있다니 진짜 타임슬립을 겪는 기분이라. 배경마저도 아까의 교회가 아닌 별이 총총 뜬 검은 밤하늘로 바뀌어 있었는데, 그것도 공방이 끝나고 날듯한 걸음으로 집에 갈 때의 그 풍경같고.
이윽고 배경의 검은 밤하늘은 금빛으로 바뀌었다. 해가 뜨고 구름이 뜬 하늘을 뒤로하고 오빠들이 부른 노래는 슬레이라이드였다. 라이브로는 처음 만나는 슬레이라이드는 밝고 귀여웠다. 2011년, 치열하고도 행복했던 상반기를 지나 그 결실을 거둬들이던 하반기에 발표한 노래. 진즉에 가져야 했었을 것들을 둘이서 되찾아가는 모습을 보던, 상처투성이었던 2009년의 홍백을 지나 2011년 홍백에서 무대를 갖는 모습을 보던 그 시기의 행복한 곡이 두 사람의 목소리를 통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목소리도, 동방신기도 참 행복해 보였다. 고개를 까딱까딱, 어깨도 까딱까딱. Giddy yap giddy yap giddy yap~ 부분에서 얼마나 깜찍하게 어깨를 들썩이던지. 창민이는 재롱잔치에 나온 꼬마처럼 얌전하게 두 손을 모으고 어깨를 오르락내리락하게 만들었고 윤호오빠는 KBS 합창단마냥 박자에 맞춰 팔을 살랑살랑 가볍게 흔들었다. 감이 딱 왔다. 오빠들이 지금 얼마나 편한지, 얼마나 이 무대를 즐기고 있는지.
이어지는 토크도 즐거웠다. 스크립트로는 그 즐거움을 반도 표현하지 못할 만큼. 본인이 안 잘생긴 거 같다는 망언 하지 마라; 그래놓고서는 당신 진짜 소름돋게 귀여워요 / 잘생겨요 하고 자기들끼리 무대에서 연애질하는 것도 그만둬라 돖새기들아; 창민이가 예전엔 교복 하면 우리였는데! 라고 으르렁을 추는데 팬들이 아니거든여! 지금도 니네가 최고임! 하고 소리지르는 것도 카아들 부심 돋보여서 좋았고. 아니 근데 그게 사실인걸? 나중에 허그 때 교복 입고 나왔는데 와 윤호 덧니는 교정 때문에 돌아오지 않아도 순밍이는 돌아왔쟈나? 창민이도 윤호도 애기애기하게 이쁘잖아? 창민이가 허그 노래가 어색하다는게 아니구 교복입고 부르던 노래를 서른을 목전에 두고 부르려고 하니까 어색하다고 한건데 기사 제목이 너무 자극적으로 나갔다고 우는척하는 것도 귀여웠다. 막 임원진분들....욕먹을거같아요...하는데 아니야 아니야 하고 달래주는 윤호형은 진짜 믿음직스러워서 내가 다 무네큥. 전체적으로 콘서트 토크 내내 느낀건데 창민이가 확실히 동생이다. 막 쫑알쫑알 던지면 형아가 딱 정리해줌. 일콘때 보케츳코미도 좋았지만 또 이런 형동생티 팍팍 나는 것도 합이 참 잘 맞아서 깔깔 웃으며 들었다. 그러다 마무리에서 윤호의 '우리 공주님' 나왔을 때는 심장터!져! 베베....☆
아무튼 공주님이라 예고했던대로 다음 순서는 마이 리틀 프린세스였다. 마리프-믿어요로 이어지는 라인은, 토크에서 동방신기가 예고했던 대로 노래를 들을 수 '없게' 되어버린 사람들에게 바치는 위로의 노래였다. 우리 팬덤에게 있어서 상처였었지. 분명히 나는 허그 때의 마리프때의 믿어요때의 하야야때의 .... 셀 수도 없는 수많은 아름다운 무대에서 반짝반짝 빛나던 윤호와 창민이를 기억하는데. 그 반짝이는 무대를 내팽개치고 나간 사람들 때문에 그 역사는 끊어져버렸고. 그래서 우리에게 그 역사는 상처가 됐고. 과거에 대해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말을 고르고 골라야 했고. 그러다보니 아예 없는 것처럼 이야기를 삼가버리는 경우도 늘어났고. 그렇게 짓밟힌 과거를 만들어냈다고 사과해야 할 사람은 따로 있겠지만서도. 동방신기는 자신들이 대신 사과했다. 듀오 컴백이 동방신기를 지키기 위해서였던 것처럼 동방신기 팬덤에게 역사를 만들어주기 위해. 빈 자리를 두 사람이 훌륭하게 메꿔 동방신기를 다시 세운 것처럼, 두 사람의 목소리는 빠져나간 빈 자리를 꽉꽉 들어채우며 둘만의 목소리로도 고운 화음을 이뤄냈다. 한 마디 한 마디가 불릴 때마다 퐁퐁 노래가 되살아났고, 과거가 되살아났고. 그래서 동방신기의 10년을 진짜 아 이제 다 되찾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전에도 동방신기가 옛 노래를 하나하나 부활시켜줄 때마다 '이 노래를 부를 수 있는 건 동방신기 뿐이지. 지금 동방신기로서 활동하고 있는 두 사람. 그래서 동방신기의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윤호랑 창민이에게만 온전히 속한 거지.'라고 떠올리고는 했는데.. 이번 콘서트에서 한층 그 생각에 확신을 가지게 된 건 믿어요를 부를 때였다. 과거 이 노래가 얼마나 소중한 노래였던지. 너희가 어딜 가도 이곳으로 돌아올 것을 믿는다고 그렇게 마음을 담아 불렀었는데. 그래서 더 그런 팬들의 마음을 갖고 장난쳤던 게 화가 났었고. 거기 휘둘리는 사람들이 화가 났었고. 그래서 정말, 그 예쁘고 행복하게 부르던 기억까지 더럽혀진 것 같았다. 그 노래를 부르는 순간 또다시 그 장난에 휘말릴 것만 같았다. 기다리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처럼 받아들여진다던가. 두 사람이 믿어요를 부르는 건 마법같은 순간이었다. 그 장난을 말끔히 거둬갔다. 행복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마지막에 믿어줘서 고맙다고 크게 소리쳤었지. 나야말로 외치고 싶었다. 아니야, 또 영원이란 없구나 (쑻) 하고 믿음을 잃어버릴 뻔한 건 내 쪽이었는데, '돌아간다'고 믿고 너희가 동방신기로 노력해준 덕에 나는 또다시 영원을 믿어볼 수 있게 되어서. 고맙다고, 고맙다고 그렇게 많이 말해주고 싶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곡은 항상 곁에 있을게. 신곡이에요! 다 같이 따라 불러요! 하다가 아 신곡이라 가사 모르겠구나, 하며 저들이 더 신나서 방방 뛰는 노래는, 들뜨고 즐거웠다. 눈부신 햇살속 너, 진실을 외치던 나. 후렴 부분은 노래 끝날 때 쯤엔 어느샌 이미 착 달라붙어서 함께 외치며 발을 동동 굴렀고. 마지막에 둘이 어깨동무하는데 참 그 광경이 보기 좋았다. 더할나위없이 명랑한 분위기는 다음곡인 풍선에서도 선명하게 이어져갔다. 동물옷을 입지 않은 것은 아쉬웠지만 하얀옷을 입고 생글생글 웃으며 신나게 막춤을 추는 동방신기는 귀여웠다. 파닥파닥 두 팔을 벌려 날갯짓을 하고, 인형하고 싸우기도 하고. 통통 객석 위를 굴러다니는 하얀 공을 영차영차 신나게 띄우며 팬들도 즐겁게 웃었던, 꿈처럼 즐거운 무대. 동물옷을 입고 해 줬으면 더 좋았을 테지만. 그건 또 언젠가의 기대로 남겨두기로 하고. 마지막에 애들이 익살스러운 자세로 마무리를 하는데 윤호는 딱 자세를 잡는데 창민이는 계속 자세를 바꾸는 것도 귀여웠다.
오빠들은 의상을 갈아입으러 들어가고 그 사이 또 VCR이 나오는데,여기서 또 참 많이 울었던 것 같다. 두 명이 된 후부터는..으로 시작되는 동방신기의 나레이션이 들어간 영상. 한국 가수들에게 그렇게 단단하게 잠겨 있던 도쿄돔 문에 몇 번이고 맨몸으로 부딪쳐가며 기어이 그 문을 열어놓고는, 정작 그 문으로 당당하게 입장해 승리의 축포를 맞기도 전에 발을 잡아당겨진. 저들이 열어놓은 문으로 남들이 들어가 여유롭게 수혜를 받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수 밖에 없던 두 사람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 시간을 지나 동방신기가 돌아오던 순간. 10년 8월의 에셈타운 콘서트는 덥고 긴 시간이었다. 마지막이 가까워오는데도 오빠들은 나오질 않았고 빠수니들은 모두 지쳐있었지. 그 지친 빠수니들의 위로 장중한 메시지가 흘렀다. 왕의 귀환을 알리는. 그리고 밤하늘을 가로질러 오빠가 왔다. 휘영청 뜬 달을 뒤로 하고 날아오는 오빠들은 지친 동방 빠수니들만이 아니라 그 자리 모든 관객들을 기립시킬 정도로 위엄이 있었고....그리고 그 기세 그대로 가장 멋진 무대를 보여줬다. 모두가 동방신기가 가능할까? 라고 의심할 때, 가능하구나. 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될 만큼. 너희 둘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하게 할 만큼. 잊지 못할 그 순간이 영상 안에서 재생됐다.
둘이 함께 활동한 기록들이 why 인트로와 휴머노이드의 instrumental 음악을 배경으로 서서히 지나간 후, 수백 수천번을 들었지만 아직도 듣기만 하면 가슴이 뛰는 why의 시작, 기타리프가 징징 울리기 시작했다. 날려버려! 라는 윤호의 고함과 함께 펑 터지는 폭죽들. "5집 음방부터 시작해 한류콘을 거치며 오빠들은 왜 장인이 됐을거야." "자다가 깨워서 갑자기 왜 무대 해보라고 시켜도 미션컴플릿할듯" 하고 친구와 수다를 떤 적이 있었는데. 진짜 그렇게 무수히도 공연했을 그 무대는 왜 볼 때마다 사람을 벅차게 하는지. 오빠들의 무대는 갈고 닦인 만큼 유려하고 아름다웠고, 노래에 맞춰 킵유어헿다운을 외치며 팔을 내리는 빠수니들의 응원 또한 무대만큼 장중했다. SMP는 음악이지만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까지 봐야 완성되는 장르인데, 왜는 그 SMP에서도 정점이라고 생각한다. 눈으로 보고 굴복하게 되는, 그래서 무대위의 사람들이 군주같고 신 같은 그런 노래. 야광봉을 든 그 일렁이는 에너지들을 춤추는 손끝 하나로 통제하는 그 SMP라는 장르는 그래서 가장 아이돌스러운 장르고, 아이돌 아니면 못할 장르고. 그래서 아이돌 중에서도 동방신기만큼 그 장르에 어울리는 이들이 없는거고. 그런 동방신기의 또 하나의 마스터피스, 라이징선의 무대가 왜에 이어 바로 펼쳐졌다. 왜-라이징선 조합은 정말 빠수니들을 트랜스상태까지 빠뜨리며 광기어린 종교집단으로 만드는, 효과 정말 쩔어주는 세트리스트지만 엔간한 체력을 가지고 펼칠 수 있는 무대가 아닌데.... 그걸 힘들다는 티도 내지 않고 힘이 빡 들어간 모드로 수행하는 동방신기는 진짜 대단하고. 머리를 격렬하게 흔들어대는데 나중에 애들도 그거 힘들다고 말했지만ㅋㅋㅋㅋ 진짜 온 몸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 정말 최고, 그 이상의 표현을 쓰지 못하는 것이 죽을 정도로 분할 만큼.
오빠들은 의상을 갈아입으러 들어가고 그 사이 또 VCR이 나오는데,여기서 또 참 많이 울었던 것 같다. 두 명이 된 후부터는..으로 시작되는 동방신기의 나레이션이 들어간 영상. 한국 가수들에게 그렇게 단단하게 잠겨 있던 도쿄돔 문에 몇 번이고 맨몸으로 부딪쳐가며 기어이 그 문을 열어놓고는, 정작 그 문으로 당당하게 입장해 승리의 축포를 맞기도 전에 발을 잡아당겨진. 저들이 열어놓은 문으로 남들이 들어가 여유롭게 수혜를 받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 수 밖에 없던 두 사람은, 어떤 기분이었을까. 그 시간을 지나 동방신기가 돌아오던 순간. 10년 8월의 에셈타운 콘서트는 덥고 긴 시간이었다. 마지막이 가까워오는데도 오빠들은 나오질 않았고 빠수니들은 모두 지쳐있었지. 그 지친 빠수니들의 위로 장중한 메시지가 흘렀다. 왕의 귀환을 알리는. 그리고 밤하늘을 가로질러 오빠가 왔다. 휘영청 뜬 달을 뒤로 하고 날아오는 오빠들은 지친 동방 빠수니들만이 아니라 그 자리 모든 관객들을 기립시킬 정도로 위엄이 있었고....그리고 그 기세 그대로 가장 멋진 무대를 보여줬다. 모두가 동방신기가 가능할까? 라고 의심할 때, 가능하구나. 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될 만큼. 너희 둘로도 충분하다고 판단하게 할 만큼. 잊지 못할 그 순간이 영상 안에서 재생됐다.
둘이 함께 활동한 기록들이 why 인트로와 휴머노이드의 instrumental 음악을 배경으로 서서히 지나간 후, 수백 수천번을 들었지만 아직도 듣기만 하면 가슴이 뛰는 why의 시작, 기타리프가 징징 울리기 시작했다. 날려버려! 라는 윤호의 고함과 함께 펑 터지는 폭죽들. "5집 음방부터 시작해 한류콘을 거치며 오빠들은 왜 장인이 됐을거야." "자다가 깨워서 갑자기 왜 무대 해보라고 시켜도 미션컴플릿할듯" 하고 친구와 수다를 떤 적이 있었는데. 진짜 그렇게 무수히도 공연했을 그 무대는 왜 볼 때마다 사람을 벅차게 하는지. 오빠들의 무대는 갈고 닦인 만큼 유려하고 아름다웠고, 노래에 맞춰 킵유어헿다운을 외치며 팔을 내리는 빠수니들의 응원 또한 무대만큼 장중했다. SMP는 음악이지만 귀로 듣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까지 봐야 완성되는 장르인데, 왜는 그 SMP에서도 정점이라고 생각한다. 눈으로 보고 굴복하게 되는, 그래서 무대위의 사람들이 군주같고 신 같은 그런 노래. 야광봉을 든 그 일렁이는 에너지들을 춤추는 손끝 하나로 통제하는 그 SMP라는 장르는 그래서 가장 아이돌스러운 장르고, 아이돌 아니면 못할 장르고. 그래서 아이돌 중에서도 동방신기만큼 그 장르에 어울리는 이들이 없는거고. 그런 동방신기의 또 하나의 마스터피스, 라이징선의 무대가 왜에 이어 바로 펼쳐졌다. 왜-라이징선 조합은 정말 빠수니들을 트랜스상태까지 빠뜨리며 광기어린 종교집단으로 만드는, 효과 정말 쩔어주는 세트리스트지만 엔간한 체력을 가지고 펼칠 수 있는 무대가 아닌데.... 그걸 힘들다는 티도 내지 않고 힘이 빡 들어간 모드로 수행하는 동방신기는 진짜 대단하고. 머리를 격렬하게 흔들어대는데 나중에 애들도 그거 힘들다고 말했지만ㅋㅋㅋㅋ 진짜 온 몸이 부서지는 줄 알았다. 정말 최고, 그 이상의 표현을 쓰지 못하는 것이 죽을 정도로 분할 만큼.
이어서 멘트하는데 정말 아까까지 흐트러짐 없이 무대하던 애들이 숨을 헉헉 고르며 물을 마시는 걸 보니 그 프로근성에 새삼 놀라고. 첫날엔 그러고보니 윤호 인이어 문제도 있었는데. 10년 8월 둘로 돌아오던 날의 이야기를 둘이 하는 것을 보며 많이 편해졌구나 하고 같이 편해지고. 타임슬립 공연이 좋았던 데는 진짜 오빠들이 가볍게 얘기해주는 만큼 팬들 마음에 쌓였던 무거운 것도 훌훌 떨어져가던 시간이었던 것도 한 몫 한 것 같다. 그런 즐거운 토크를 하고. 다음 순서는 캐치미. 둘째 날은 좌석이라서 앞이 아닌 옆에서 캐치미 무대를 보게 됐는데, 앞에서 보는 것과는 또다른 재미가 있었다. 보는 사람이 어지러울 만큼 치밀하게 움직이고 대형을 맞추는 모습이 저절로 호흡을 멈추게 만들어서. 노래가 이전 노래에 비해 비장미를 꽤 덜어냈음에도 안무는 대중성과 한끗차이로 비껴간 것이 아쉬웠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캐치미의 예술성만큼은 깎아내릴 수 없다. 한숨 나올 정도로 멋졌다. 공중으로 치솟아올랐다가 툭 바닥을 찍고, 순식간에 대형을 맞춰 눕고 일어나는 동작까지 눈을 홀려서. 토니 안무 특유의 '합이 중요한', 무대를 꾸미는 사람들이 모두 잘 하지 않으면, 한 명이라도 삐끗하면 그 완성도가 나오지 않는 무대. 오빠들도 그래서 그 타이밍을 맞추느라 부지런히 날아다니고, 그러다보니 첫날에는 두 사람 하반신이 쫌 찐하게 부딪치는(...) 컵등이로서는 즐거운 사고도 있었다〃▽〃
이어지는 VCR에서는 또 펑펑 울었다. 노신사가 커피를 마시다가 자리에서 일어나 오래된 필름들을 뒤진다. 필름에는 마리프라던가 debut stage라던가 Hiyaya 같은, 시간이 많이 흐른 동방신기의 곡들이 적혀있고. 그리고 그 중에서 노신사는 한 필름을 꺼내 영사기에 건다. 조금 지직이다가 화면에 흘러나온 영상은, 필름 형식으로 만든 동방신기의 편지. 과거부터 지금까지를, 계절에 빗대 담은...제목은 딱히 없었지만, 어쩐지 내게 있어 그 영상의 제목은 '사계(四季)'인 것만 같았다. 다 적지는 못했고 일부만을 빠르게 필기했지만, 전체 내용은 적은 것에서 크게 다르지 않다. 동방신기의 십년을 계절로서 담아내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은 겨울임을. 그리고 또 꽃을 피워낼 것임을 약속하고 있었고.
겨울의 추위를 견뎌낸 봄꽃들이 피어나듯 / 처음 우리가 피어나던 그해 봄.
춥고 고달팠던 연습실을 벗어나 / 밝은 햇빛 아래 아름다운 꽃을 피운 참 따뜻한 우리들의 봄
푸른 계절에는 너른 세상으로 / (생략) / 더 큰 세상을 보자 다짐했던 우리.
가을 세상은 온통 붉은 빛 / 달콤한 꿈의 결실을 맛보며 이 시간이 계속되기를
저 높은 하늘에 닿기를 간절히 바랬던 그리고 다시 찾아온 (생략)
옳은 길을 왔다, 잘 견뎌 왔다, 잘 하고 있다
손을 꼭 붙잡고 다시 걷는 우리의 겨울
나뭇가지에 꽃눈이 맺히듯 봄을 기다리는 우리의 계절
마지막이 아닌 새로운 시작, 지금 우리의 겨울
영상 뒤에 이어지는 노래는 바보였다. 캐치미 콘서트 때 팬들의 메시지를 영상으로 틀어준 후 나온 노래가 '바보'였었지. 그리고 팬들이 그 때 '항상 곁에 있을게' 슬로건 이벤트를 했었고. 그리고 이번엔, 동방신기의 편지가 나온 후 두 사람이 '바보'를 불렀다. 그게 마치 영상속 동방신기의 이야기가, 캣콘때 보여준 팬들의 마음에 대한 답장인 듯 느껴져서. 많이 울었다 정말. 바보+약속했던 그 때에 조합은, 기교보다 감정 전달이 우선시되는 초기 곡이라는 점에서 좋은 선택이었다. 댄스에 비해 발라드의 경우 일반인들이 아무래도 다섯명일 때와 비교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은데, 애틋한 감정을 그득 담고 맑게 울리는 노래는 그런 부족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데뷔 초 아직 가다듬어지지 않았지만 솔직하고 맑게 불러서 마음에 더 닿아오던 그 노래는 세월이 지났는데도 탁해짐 없이 정직하게 마음을 두드려 왔다. 그러면서도 보컬은한층 풍성해져서, 과거의 사람들을 생각할 것도 없이 그냥 내가 사랑하는 두 사람의 노래 자체로 완전히 인지됐고. 노래를 부르는 두 사람의 표정도 점차 안타깝고 애절해져서, How are you 때는 정말 울기라도 할 것 같았다. 뭐랄까 그 땐 정말 이상할 정도로 감정이 벅차올랐다. 두 사람이 노래 소절소절을 주고받을 때마다 점차 감정이 고조되서. 누군가에게 자랑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은 기분이 됐던 것 같다. 저길 보세요. 저기 두 사람이 내가 사랑하는, 내가 존경하는, 내가 아끼는 가수들이에요. 노래 정말 잘해요. 무대도 정말 잘 해요. 지금 이런 멋진 무대를 팬인 나만 들을 수 있다는게 너무 뿌듯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왜 좋은 무대를 듣지 못하니, 이런 노래는 더 많이 들어야 하는데. 라고 안타까운 양가 감정이 들던 내가 내 감정을 통제할 수 없던 폭풍같은 무대였다. 나중에 일반인 친구에게 무대 감상을 떠들다가 이 무대 부분을 설명할 땐 "무대 위의 마술사" 같았다고 흥분해 이야기했었던 기억도 나고. 내 감정이 쥐락펴락됐다니까?
솔로 무대 멘트 소개가 있고, 이어진 윤호의 산타 레볼루션과 창민의 야생마ㅋㅋㅋㅋㅋ 는 정말 임팩트 가득한 최고의 무대였다. 두 사람 다 정말 가벼워 보였다. 늘 멋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을 깨고 직접 만든 (6시간만에!) 자작곡으로 귀여운 산타복장을 하고 나타난 윤호는 정말 무대를 쉴새없이 종횡무진하며 팬들을 유쾌하게 만들어주었고. 와 콘서트 많이 해 본 티가 난다고 또 빠수니는 감탄했지. 산타 복장이 반바지인 것도 마음에 들었다*-_-* 이마트에서 직수입한 선물들을 "그래서 준비했지롱~" 하면서 던져주는 오빠는 정말 귀여웠구. 그런가 하면 창민이는 정말 윤호가 예고한 대로 비주얼 쇼크를ㅋㅋㅋㅋ 와, 화면에 뭔가 있어보이는 나레이션이 지나갈 때만 해도 말달리자라도 부르나? 했지만 무지한 빠수니는 설마 야생마가 나올줄은 몰랐지 말입니다OTL 야잌ㅋㅋㅋㅋ 말 복장까지 완벽하게 준비해서는ㅋㅋㅋㅋㅋㅋ 허리 위까지는 레알 흰옷이 성스러워보이기까지 하는데 허리 밑으로는 말ㅋㅋㅋ 말ㅋㅋㅋㅋ 말 하반신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보라고 직캠을 건네준 지인은 진정한 Holy shit이라는 드립을 쳤닼ㅋㅋㅋㅋ 오 성스럽다..........하고 보다가 아래로 내려간 순간 억????!!!!! 이거 뭐임!?!!!! 하게 된다고ㅋㅋㅋㅋㅋㅋㅋ 복장은 무겁고 두 사람이 부르는 걸 혼자서 부르려니 힘들었을 텐데 춤까지 추며 무대를 즐기는 창민이는 진짜ㅋㅋㅋㅋ 역시 동방신기 무대 역량은 쩌는구나 하고 또 실감하구. 첫날은 진짜 내가 뭘 보고 있는 거임???? 상태였다면 두 번째 날에는 색마 색마! (생마 발음이 이렇게 나는 건 어쩔 수 없었다...)를 외치며 씽나게 즐겼었다. 암튼 내 오빠들 최고라고. 웃겼다고. 재밌었다고. 나 앞으로 동방신기 예능에 대해서도 자부심 가질거임 흥흥.
숨돌릴 새도 없이 일본 곡 세 곡이 연달아 흘러나왔다. 토호신기랑 동방신기랑은 차이가 있는게 맞지만 그렇다고 동방신기 10년의 역사에서 토호신기를 빼고갈 수도 없는거니까. 일본도쿄돔, 에이네이션 엔딩, 55만 관객동원,5대돔투어, 외국인 가수 최초 닛산 스타디움 입성. 다 위대한 성과였고. 또 동방신기만이 아니라 동방신기와 함께 한 카아의 10년 역사 중에도 일본에 대한 애증이 몇페이지는 차지할 거고ㅎㅎㅎㅎ 라이징선 이후로 카아들은 예쁜 오빠들이 비행기를 한 번 타고 나면 내내 기다리고다리고 또 기다리는... 그런 시간을 계속 겪어야 했으니까. 동방이 사생이 많을 수밖에 없었던게 정말 일본 가면 감감 무소식이었고 그러다보니 공항 스케줄을 놓칠 수가 없었고 뭐 그런......또 그런 팬덤이 일부 위주로 지나치게 많은 것을 알던 분위기와 일본에서의 성공이 맞물려 동방신기에게는 상처인 소송이라는 결과물을 또 낳았고. 그런데 또 두 명 동방신기의 재시동에는 일본이 큰 힘이 되어줬고 또 그 일 계기로 카아랑 비기들이 더 뭉치게 된 것도 있고 그러나 오빠들은 여전히 한국에 오질 않았고....☆ 일본에서는 엄청난 기록들을 세워나갔고.....☆
암튼 그런 역사가 있는 만큼 일본 곡을 부르는 건 어쩔 수 없는 일이라 생각했다. 실제로 일본노래;ㅅ; 하던 가기 전 분위기랑 다르게 현장의 카아들은 놀라울만큼ㅋㅋㅋㅋㅋ 큰 목소리로 일본 가사들을 다 따라부르고 있었으니. 우리 진짜 조강지처구나 하는 걸 거기서 느꼈다. 싫다 싫다 하면서도 동방신기가 하는 거니까 응원해주는. 그리고 동방신기도 진짜 사랑스러웠다. 그 조강지처들에게 보답하는 것처럼, 철저하게 오빠들은 간만의 국내 공연에서 한국말만을 고수하고 있었다. 분위기 띄우는 일본 노래인 만큼 한국 카아들도 다 아는 일본 애드립이 꽤 많이 있었는데, 그냥 해도 될 것을 굳이 다 한국말로 바꿔서 해 주고 있었다. 노래 자체도 신나고, 좋으나 싫으나 일본 활동까지 응원해온 역사가 오래된 데다가, 뒷자리도 크게크게! 앞자리도 크게크게! 좀더 좀더 돌려돌려! 하는 그 로컬라이징된ㅋㅋㅋ 애드립을 들으니 마음도 꽤 너그러워져서. 일본곡 셀렉마저도 우리 일본에서 이런 거 했어! 하는 오빠들의 애교스러운 자랑 같기도 하고? 간만에 조강지처들에게 와서 하는 보고같은ㅎㅎㅎㅎ
윤호는 AC구역을, 창민이는 CD구역을 가로질러 다녔고 올 때는 그 반대로 왔다. 촹존 훠존이 무색할만큼 정말 온 공연장을 골고루 훑고 다녔는데, 다른 국내 가수들은 꿈도 못 꿀 거대한 돔이며 스타디움을 누비고 다닌 가수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되는구나 싶었더란다. 둘째 날은 S구역 바로 코앞까지 가서 막춤과 애교도 보여주시고. 아 그리고 뒤늦게 생각났지만, 섬투럽에서는 유명한 애드립이 하나 있다. 럽럽럽럽, 하고 다시 후렴으로 이어지기 전 잠시의 텀에서 공연하는 지역명을 크게 외쳐주는. 사이타마~ 도쿄~ 이런 식으로. 가기 전 일본곡도 부른다는 기사가 났을 때 팬들은 당연히 섬투럽은 부를 거라고 예상하고 있었는데, 원래 이 노래가 공연용으로 워낙 사랑받는 노래라서. 그럼 애드립에서는 과연 뭐라고 외칠까를 가지고도 좀 얘기를 했었다. 대한민국! 외치지 않을까? 했는데 정작 당일날 동방신기의 선택은 몹시 의외였고 그러면서도 당연해 보였고 또 그래서 눈물났다고 해야하나. 윤호오빠는 크게 외쳤다. "사랑한다!"라고. 마지막 후렴을 그래서 빠수니들은 더 미친듯이 발을 구르며 날뛰었고...원래 없는 단차를 만들어놓은 킨텍스 좌석이 부서질 기세로.
신나게 한 바탕 뛰고 난 후 오빠들은 멘트에서 확실히 해 주었다. 10년간 비기와, 일본과, 기다림과... 그런 역사를 빼놓으면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카아들에게. 해외에서의 성공은 우리가 있지 않으면 안 되었을 거라고. 미안해하고, 고마워하고. 길었던 응어리도 그 이야기를 들으며 사르르 녹아내리고. 그 날의 동방신기는 진짜 관객들을 한 손이 뭐야 손가락으로 가지고 놀았다. 그걸 보면서 진짜 뭉클했던게. 지인들에게도 많이 한 얘기지만 동방신기는 일산에서ㅎㅎㅎ 컸다. 아직도 기억에 선해 학교 끝나고 동방신기 보겠다고 교복 입고 가방 메고 팔랑팔랑 뛰어갔던 그 라페스타에서 노래부르고 엠씨보고 리얼리티도 찍고. 일산에 교복입은 빠수니들을 무수히 거느리던 오빠들은 점점 커지고 더 커져서 올공을 가고 서울 시청을 가고 그러다가 도쿄돔을 가고 닛산 스타디움을 가고. 그러니까 일산 킨텍스 정도는 진짜 가지고 놀 정도로 파워 넘치는 능숙한 퍼포머들이 되어서. 10년 전 섰던 그 일산에 이렇게 멋진 모습으로 돌아온게 가슴 뿌듯하고 또... 생각해보면 그 10년간 그 위치 그대로 현역 가수로서 생존해 있는 가수가 동방신기 말고 또 있지를 않은데. 그런 동방신기가 너무 대단해서. 정말 잘 컸다. 같이 자란 내가 놀랄 정도로. 그렇게 멋지게 자란 오빠들이 부르는, 어린 시절에 불렀던 마법의 성은 그 때만큼 아름다웠고 그 때보다 한층 성숙하고 농염했다. 그 때 정말 많이 좋아했어, 지금도 좋아해. 앞으로도 좋아할거야. 하고 나는 또 다짐을 했었던 것 같다. 영원을 기약한다는 말은 못하겠지만, 10년이란 시간 변하지 않고 영원을 꿈꿔도 될까 조심스레 기대를 하게 만드는 너희들이니 나 역시 더 오랜시간 너희를 좋아해도 될 것 같아서.
마지막이라고 했지만 오랜 시간 동방신기 콜을 한 끝에 오빠들이 또 나왔고....정말 오래 동방신기를 외쳤다. 10년 기다렸는데 더 기다려야돼? 오빠! 카아도 늙었어! 하고 콜하던 카아들이 힘 다 빠져서 못 하겠다고 개드립을 날릴 만큼. 그래도 기다리는 자에게 복이 있을지어다. 26일 입장 전 휴대폰으로 기자회견 기사를 찾아보던 빠수니들이 꺄아아아 한대! 진짜 한대! 하고 난리를 치게 했던 교복입고 부르는 허그 무대가 눈앞에 펼쳐졌다. 카아는요.... 허그 앞에 나오는 쿠궁 쿠궁 심장소리만 들어도 울어요...교복 입은 오빠들은 2003년의 순밍이랑 덧니는 아니어도 2008년 교복 입고 섰던 콘서트 허그 무대보다는 더 어려보여서 진짜 나이는 나만 먹나 잠깐 현타가 오게 했고ㅎㅎㅎㅎㅎ 신인답게 각이 딱 잡혀서 애교를 부리던 그 시절과 변함없이 정말로 열심이였다. 물론 무대 역량은 비교도 안 되게 성장했지만ㅎㅎㅎㅎ 첫날 s석 쪽에서 등장했다가 빠수니들이 너무 덤벼들어서 둘째날은 좌석 쪽에서 등장했는데 (내 옆에 창민이 있었다!!!!!) 윤호오빠는 빠수니들 손이 너무 가까워지자 난 꿈속에 괴물도 이겨내버릴텐데~ 부분을 부르며 살그머니 수니들을 진정시키는 거라던가. 아 그리고 허그에서 하루만 너의 고양이가 되고싶어~ 할 때 원래 야옹 하는 느낌으로 고양이 손을 취하는 부분이 있는데 창민이는 매번 이 부분을 매우 부끄러워했었지ㅎㅎㅎ 첫 날은 할까말까할까말까 하는 느낌으로 손을 앙 쥐었다 폈다 조물거리기만 하고 결국 못 했는데 둘째날은 성공해서 내가 더 뿌듯했더란. 마지막 안무도 똑같이 하고 앙드레김 패션쇼 엔딩 모드로 머리를 둘이 살짝 맞대는데 진짜 눈물나게 예뻤다 오빠들은.
노래가 끝나고 한 생일파티도 정말 즐거웠고ㅎㅎㅎㅎㅎ 꼬깔모자 쓰고 축하해요~ 외쳤던 생일파티는 예기치도 못한 맥스 (창민이 ㄴㄴ 맥주 ㅇㅇ) 의 등장으로 더 웃겼다. 어디서 빠수니들이 오빠들한테 권주가를 외치겠어ㅋㅋㅋㅋㅋ 나중에 후기 보니 맥주 등장부터가 원래 예상에 없던 일이라ㅋㅋㅋㅋ (빠수니의 돌발 선물 & 댄서의 돌발 무대에 갖고 올라가기의 합작품) 근데 그래서 더 재미졌던 것 같다. 둘째 날에는 동방신기 사랑한다는 문구 이벤트를 했고. 동방신기는 어느쪽이든 많이 기뻐해줬고 고마워해줬고 그리고 새 앨범도 많이 기대해달라고 했다. 자부심 넘치는 오빠들은 멋졌고 그리고 실제로 7집이 나오고 보니 왜 자부심 느꼈나 알수 있을만큼 명반이었고... 콘서트 때는 아직 몰랐을 때지만.
마지막 곡은 땡스투였다. 1집에서 참 많이 좋아하는 곡. 꽃잎이 떨어지듯 종이 꽃가루가 쏟아졌고 그 꽃가루 속에서 진지하게 한 음 한 음을 짚으며 노래하는 오빠들은 눈부셨다. 예쁘고 반짝거렸다. 내가 참 예쁜 사람들을 사랑하는구나. 사랑하고 있구나. 앞으로 더 많이 사랑해야지 왜냐면 난 이 사람들만큼 사랑할 수 있는 다른 사람을 알고 있지 않으니까. 라고 또 슬슬 결혼 이야기를 하시는 부모님께서 들으시면 화를 낼 생각도 해보고. 화면에는 오빠들이 팬들에게 보내는 감사의 메시지가 떠오르고 있는데 무대에서 오빠들은 그런 예쁜 표정으로 심장까지 와닿는 따뜻한 가사의 노래를 불러주고 있어서...오빠들을 보다가 화면을 보다가 하느라 우왕좌왕했던 기억이 난다. 뭉클하고 따뜻하고.... 참 많이 아련한 시간.
처음엔 그저 노래가 하고싶고, 춤이 추고 싶었다. 그게 저희의 대답이었지만, 시간이 흐르며 서서히 깨달았습니다.
다른사람들 앞에서 노래할수 있다는것, 그게 얼마나 중요하고 기쁜일인지...
그래서 때론 후회도 했습니다. 노래하는 기쁨을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말이죠.
그래서 때론 후회도 했습니다. 노래하는 기쁨을 더 일찍 알았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말이죠.
사실 그동안, 쑥스럽다는 이유로 소리내서 전하지 못한 마음들이 너무 많거든요.
우리가 말을 아끼는 바람에... 섭섭했던 적 많았죠? 속상하기도 했죠?
우리가 말을 아끼는 바람에... 섭섭했던 적 많았죠? 속상하기도 했죠?
처음 여러분을 만난 열여덟 열여섯 시절엔 사춘기 소년의 수줍음이었다고
그리고 지금은 꽤 커버린 남자들의 쑥쓰러움이라고 변명해 봅니다.
그리고 지금은 꽤 커버린 남자들의 쑥쓰러움이라고 변명해 봅니다.
동방신기라는 이름을 맞이한 10주년. 상상만 했던 이 날이 실제로 오니, 참 많은 생각이 드네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치 않고 그대로 있어 준 건, 오직 여러분.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치 않고 그대로 있어 준 건, 오직 여러분.
덕분에 동방신기로서 다시 무대로 돌아올 수 있었죠.
그 때, 태양처럼 우리를 비춰 준 것은 우리를 빛나게 만들어 준 것은.
여러분의 웃는 얼굴 하나하나였습니다.
그 때, 태양처럼 우리를 비춰 준 것은 우리를 빛나게 만들어 준 것은.
여러분의 웃는 얼굴 하나하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여러분이 동방신기의 팬이라는 것에
감사합니다.
우리의 음악이, 우리의 춤이, 우리의 모든 무대가 여러분을 위한 것이라는 게 자랑스럽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뒤에는 쉼표도, 마침표도 찍지 않으려해요.
동방신기는 쉬지않고, 멈추지 않고, 계속해서 달려 나갈거니까
이제는 동방신기의 또 다른 멤버가 되어버린 여러분을 위해 언제나 열심히 노력하겠습니다. 사랑합니다.
From 정윤호, 심창민
감사하다고 말하며 동방신기는 들어갔고 나는 오빠들에게 또 다시 겸허하게 패배를 선언했다. 그랬다. 타임 슬립 콘서트는, 또다시 내게 패배를 선언하게 한 공연이었다. 동방신기는 내 머리 위에 있었고 빠수니의 서운했던 마음을 내가 몰랐을리가 있냐는 듯 다정하게 어루만져 모든 설움을 닦아주었다. 진짜 신 같았다. 어떤 부정적인 생각도 들지 않을 만큼의 행복한 시간을 보내며 근 1년간의 마이너스 기운은 말끔히 닦여나갔다. 타임슬립은 빠수니로서의 타임슬립이었다. 10년 전, 허그를 부르던 소년들을 보며 사랑에 빠졌던 첫 마음 그대로 다시 사랑하게 만들어주는 그런 공연이었다.
정말, 시작 전부터 걱정했던 공연장의 문제는 아무것도 없었다. 즐거운 공연을 만드는 가장 큰 요소는 아티스트의 역량이란 걸 두 눈으로 똑똑히 확인할 수 있었다. 동방신기가 킨텍스를 닛산만큼 즐거운 공연장으로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인걸. "우리가 하고 싶은 것을 할 것"이라고 말한 동방신기는 자신들의 말 그대로 한 꺼풀 무게를 벗어내 가벼워졌다. 기존 동방신기는 센 가수였고, 퍼포먼스형 가수였고. 그렇게 10년. 이게 계속 갈까? 나이도 들텐데. 괜찮을까? 내가 좋아하는 마음은 더 오래 갈 것 같은데, 동방신기가 그렇게 되지 않으면 어쩜좋담? 하고 지레 불안해하고 걱정한 빠수니에게 아무 걱정 말라며 동방신기는 또 언제나처럼 무대로 답을 내 주었다. 동방신기의 미래에 대해서. 동방신기의 가장 큰 무기는 10년간 축적되어온 역량이었다. 클래스가 다른 퍼포먼스, 밴드 라이브에 맞춰 몇 시간이고 공연할 수 있는 체력, 수만 관객들을 가지고 노는 무대 매너...동방신기는 '콘서트형 가수'였고. 그 콘서트를 꾸리는 능력은 10년간 동방신기가 쌓아온 것들이 농축되어 있어 다른 어떤 아이돌도 쉽게 뒤쫓아 올 수 없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걱정할 것은 조금도 없다고. 우린 아직도 더 해먹을 것이 남아있고 더 이룰 수 있는 것들이 많다고. 오래오래 같이 가자고. 그렇게 동방신기는 이야기해줬다. 내 착한 가수들. 오빠, 내가 성급했죠. 욕심이 많았죠. 미안해요. 그런 말을 하며 펑펑 울고 싶게 공연은 따뜻했다. 고마워요 오빠들.
슴위크는 개인적으로는 슴콘보다 좋았다. 실내였던 것도 마음에 들었고. 절대 이런 말은 안 할 거 같았는데....내년에도 해주세요 (웃음) 슴콘이 다분히 해외팬들을 의식한 거였다면 슴위크는 해외로 도는 오빠들을 보느라 서글펐던 국내빠수니들을 위해 온전히 바쳐진 시간이었다. 멘트도 그런 게 듬뿍 느껴졌고, 세트리스트도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테마가 꽤 분명했다고 생각한다. 오프닝을 연 맥시멈과 아이돈노는 둘 다 5, 6집의 서브곡이었는데 캣콘에서는 불려지지 않은 노래였다. 이어진 히아스-드림은 캣콘때 불렀던 곡이지만, dream이라는 주제와 관련된 영상과 이어지게 해 캣콘과는 또 다른 맛을 주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캐롤도 새 노래, 새 선물이었고. Part 1이 그런 잘 왔어, 환영해. 이런 것을 준비했어 - 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면 토크 이후로는 옛 곡과 새 곡이 함께 나온다. 이 때 부르는 옛 곡들은 마리프, 믿어요, 그리고 풍선. 중간에 섞여 있는 항상 곁에 있을게도 그렇고 모두 '팬'이 청자가 될 수 있는 노래다. 이어지는 why, 라이징선, catch me는 동방신기다운 퍼포먼스 곡이고. 팬과 함께한, 동방신기가 보낸 10년을 다이제스트처럼 보여주는 짜임이었다. 사계영상이 흘러나온 후 나오는 바보-늘 지금처럼-하와유는 의미심장하다. 과거에 불렀고, 둘로 낸 앨범에서 불렀고, 캣콘에서 선보인 발라드들은 또 한층 농익었다. 동방신기는 그렇게 계속 이어질 거다. 둘이서 동방신기의 이름, 그 무거운 무게를 감당해나가는 것이 힘든 일이었지만 해낸 것처럼. 지금도 계속 공백이 되어버린 부분을 더 풍요롭게 채워나가는 것처럼. 그 의지가 절절히 느껴지는 part 2.
슴위크는 개인적으로는 슴콘보다 좋았다. 실내였던 것도 마음에 들었고. 절대 이런 말은 안 할 거 같았는데....내년에도 해주세요 (웃음) 슴콘이 다분히 해외팬들을 의식한 거였다면 슴위크는 해외로 도는 오빠들을 보느라 서글펐던 국내빠수니들을 위해 온전히 바쳐진 시간이었다. 멘트도 그런 게 듬뿍 느껴졌고, 세트리스트도 좋았다. 개인적으로는 테마가 꽤 분명했다고 생각한다. 오프닝을 연 맥시멈과 아이돈노는 둘 다 5, 6집의 서브곡이었는데 캣콘에서는 불려지지 않은 노래였다. 이어진 히아스-드림은 캣콘때 불렀던 곡이지만, dream이라는 주제와 관련된 영상과 이어지게 해 캣콘과는 또 다른 맛을 주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캐롤도 새 노래, 새 선물이었고. Part 1이 그런 잘 왔어, 환영해. 이런 것을 준비했어 - 라는 메시지가 담겨 있었다면 토크 이후로는 옛 곡과 새 곡이 함께 나온다. 이 때 부르는 옛 곡들은 마리프, 믿어요, 그리고 풍선. 중간에 섞여 있는 항상 곁에 있을게도 그렇고 모두 '팬'이 청자가 될 수 있는 노래다. 이어지는 why, 라이징선, catch me는 동방신기다운 퍼포먼스 곡이고. 팬과 함께한, 동방신기가 보낸 10년을 다이제스트처럼 보여주는 짜임이었다. 사계영상이 흘러나온 후 나오는 바보-늘 지금처럼-하와유는 의미심장하다. 과거에 불렀고, 둘로 낸 앨범에서 불렀고, 캣콘에서 선보인 발라드들은 또 한층 농익었다. 동방신기는 그렇게 계속 이어질 거다. 둘이서 동방신기의 이름, 그 무거운 무게를 감당해나가는 것이 힘든 일이었지만 해낸 것처럼. 지금도 계속 공백이 되어버린 부분을 더 풍요롭게 채워나가는 것처럼. 그 의지가 절절히 느껴지는 part 2.
그러나 그것은 마냥 비장하지도 무겁지만도 않다. 솔로무대와 일본곡 3곡은 뛰고 구르는 즐거운 무대다. 동방신기에게 과거는 극복해야 할 것이 아니라 그냥 원래 자기들의 것이었던 걸 계속 하는 거다. 그냥 그걸 둘이서 하는 거고, 기왕 하는 거 잘 하려고 하는 거고. 팬들도 과거에 얽매일 필요는 없다. 그냥 동방신기가 내려놓듯 다소 까칠하고 예민해졌던 마음을 풀고 앞으로의 시간은 더 즐겁게 지내자고 동방신기가 외치는 part 3. 그런가 하면 마지막 part 4라고 해야 하나 마법의 성과 허그, 땡스투는 그냥....그냥 많이 고맙고 행복하고 동방신기와 팬이 함께 하는 시간이었고. 너, 나, 그리고우리의 시간.
타임슬립콘을 계기로 돌이킨 나의 팬질 십년은, 꿈을 꾸듯 행복한 십년이었다. 그리고 또 다른 꿈을, 행복을, 미래를 약속받았다. 즐거운 팬질을 해야지. 더 열정을 다해 응원해야지. 타임슬립한 빠수니는 그렇게 7집을 또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응원할 수 있을 것 같다. 10년차 가수는 보여줄 게 없다? 세간에서는 그렇게 말하지만, 오빠들이 다 보여줬다. 생각해보면 언제나 그랬다. 아이돌을 우습게 보던 시기에 나와 대중형 가수들과 상대해가며 그 가수들보다 더 오래 살아남고 아이돌에 대한 이미지를 바꿨다. 일본 가면 망한다, 특히 남자 아이돌은 성공할 수가 없다고 한 말이 무색하게 일본에서 성공했고. 너네 둘이 뭐먹고 살래? 라는 비웃음에 85만 동원하는 돔투어를 묵묵히 해보였고. 아이돌 10년 가기 어렵다는데 그것도 했다. 여전히 현역들과 경쟁하는 그런 위치로.
동방신기는 정말 앞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다. 그리고 잘 될 거다. 동방신기의 미래. 타임슬립에서 나는 그것을 봤다. 진짜 '시간 여행'이었다. 그리고 잠깐 보인 그 미래에서, 동방신기는 여전히 밝게 빛나고 있었다.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 별이 되어서.
동방신기는 정말 앞으로 하고 싶은 대로 할 거다. 그리고 잘 될 거다. 동방신기의 미래. 타임슬립에서 나는 그것을 봤다. 진짜 '시간 여행'이었다. 그리고 잠깐 보인 그 미래에서, 동방신기는 여전히 밝게 빛나고 있었다. 영원토록 변하지 않는 별이 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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