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억 혼선 주의. 둘째날은 스탠딩에서 진짜 재미있게 놀았는데 덕분에 머리가 새하얗게 표백됨. 그리고 첫날은....벌써 공연한지 이렇게 시간이 지났나요 /운다
** 녹본 및 나도 분간 못하는 메모 기반이므로 실제와 다른 부분이 있을 수 있습니다. 




단콘 기준으로 하면 2년만에, 슴위크까지 포함시킨 기준으로 하면 1년만에 보는 동방신기 콘서트는 그야말로 훌륭했다. 다소의 불안을 품고 보러 갔던 타임슬립 콘서트에 비해, 티스토리 콘서트는 처음 타이틀이 공개됐을 때 대체 에셈의 시계는 어떻게 된 거란 말인가 연도 넘어간지 언젠데 십주년을 얼마나 울궈먹을 생각이야 하고 불만을 토로하긴 했지만 그 타이틀을 본 순간부터 기대가 천원돌파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어차피 10주년 스킵하고 넘어갔으면 또 진짜 우리 10주년은 슴가좆 행사 장사질한걸로 끝이냐???? 하는 불평이 나왔을 거고. 다만 불안 때문에 마음을 비우고 가려 했던 타임슬립과는 다르게 티스토리는 정말로 기대감이 너무 벅찰 정도라, 기대가 과해 실망하는 일이 있으면 어쩌지? 하는 게 걱정이라면 걱정일 정도였고.


홍보 자체가 동방신기의 10년을 압축하는 시간, 이라고 하던데 어디 그 시간이 보통 시간인가. 10년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11년을 넘겨 12년을 코앞에 바라보고 있다. 십년이면 강산이 바뀐다는데, 손가락 열개를 모두 꼽고도 모자라 새 손가락을 펼치게 되는 시간동안 동방신기는 강산보다도 바쁘게 변화하는 연예계에서 살아남았다. 아니 단순히 살아남았다는 표현으로는 부족하다. 군림해왔다. 아이돌 암흑기에 새 지평을 열었고, '아이돌'의 의미에 걸맞게 십대 소녀들의 유행을 평정했고, 또 그 아이돌에 대한 편견을 벗겨내기 위해 부단히도 실력을 끌어올려 왔고, 일본 나아가서는 해외시장의 개척을 통한 아이돌 수명 연장의 케이스를 확립했고, 그리고 현재는 아이돌이 10년을 넘겼을 때도 어떻게 현역으로서 생생하게 존재할 수 있는지 새 역사를 써 내려가는 중이다. 남들과 같이 가는 것이 아니라 새 길을 가기에 동방신기는 늘 가장 앞에 서 있었다. 그 선 위치에서 옆이나 뒤를 보며 자신의 위치에 안주해버리는 것이 아니라, 아득한 저 지평을 보고 달렸기 때문에 계속 뒤처지지 않을 수 있었고. 넘어질 뻔 한 순간이 있었다면 그건 동방신기가 안이해서가 아니라 내부의 문제였다. 갑작스럽게 이탈해버린 무리로 인해 강제로 경기에서 쫓겨날 뻔 했지만, 동방신기는 다시금 발을 동동 동여매고 달렸고, 달리고 있다. 


그 가장 영광스러우면서도 어디 하나 쉽지 않았던 십년의 기록인만큼, 어떤 콘서트가 될 것인지 많이 기대가 됐다. 총연출이 하필 동방신기 콘서트로 총연출 데뷔를 하는 심재원이라고 해서 다소 반발도 있었던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항상 무난무난 정형화된 작품을 해오던 정창환 이사나 토니테스타가 했다던 실험적인 연출이 취향이 아니었기 때문에 차라리 애들을 잘 아는 심재원이 하는 쪽이 좋겠다고 생각해 별 불만도 없었고. 일단 동방신기 자체가 다수의 공연 경험으로 연출이나 무대감각이 좋은만큼, 애들하고 호흡을 잘 맞출 수 있는게 중요한 요소라 생각해서. 


그리고 기대했던 것만큼, 아니 그 이상으로 공연은 훌륭했다. 언제나 동방신기의 공연은 좋았지만, 그래서 다녀오면서 항상 더 좋아할 것을 맹세했지만, 어제의 공연은 정말 타이틀에 걸맞게 10년간 보내온 마음들에 보답해주고, 그래서 더 큰 사랑을 주고 싶게 만드는 감동적이고 행복하고 마음 따뜻해지는 공연. 10주년이라고 해서 마냥 거창해졌다면 오히려 실망했을지도 모른다. 그게 아니라 정말 여상스럽게 우리 10년 같이 했네, 앞으로도 더 하자. 라고 대화하는 듯한 함께하는 공연이라 마냥 기쁘고 뿌듯했다. 그렇다고 무대까지 설렁대는 건 절대 아니었고. 본인들이 말한 것처럼 십년차 프로, 동방신기니까. 다년간의 공연 경험을 증명하듯 무대 하나하나가 완벽했고, 맛깔나는 토크와 중간중간 나오는 잘 만들어진 영상까지 보태 정말 절묘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공연이었다. 3시간 30여분이라는 공연 시간이 믿기지 않았다. 체감으로는 정말 대여섯시간을 달린 것처럼 질주했단 느낌이었는데. 그만큼 지루함 따위는 들지 않는 짜릿하고 매혹적인 시간이었다. 


141206-07 TVXQ! T1ST0RY CONCERT SETLIST


Opening VCR


1. Catch Me

2. Double Trouble

3. Rising Sun


Talk


4. 그대신 내가

5. 갈증

6. Heaven's Day - 창민 솔로


VCR (BGM: 기억을 따라서)


7. 믿기 싫은 이야기

8. Love in the ice

9. 오늘밤

10. 너의 남자


VCR (BGM: off-road)


11. 뒷모습 + Destiny 

12. off-road

13. love again

14. Bang - 윤호 솔로


VCR (BGM-항상 곁에 있을게)


Talk

15. acoustic Ballad Medley ~ 믿어요, My little Princess, You only love, Tonight ~


Talk


16. paradise
17. She..

18. 넌 나의 노래

19. Rise..


Dancer introduce 


20. Android 

21. Humanoids

22. B.U.T (Kor.ver)

23. I don't know 


VCR (BGM-꿈)


24. show me your love

25. crazy love

26. Somebody to love (Kor. ver)


Interview VCR (BGM-something)


27. Something

28. 수리수리


Talk


29. 왜


앙코르


30. TEN 


Talk + 7일: 데뷔 4000일 축하 이벤트


31. Here I stand

32. 항상 곁에 있을게


엔딩 인사 




첫날은 공연 전체의 흐름을 보고 싶기 때문에 좌석을 갔다. 오늘 잘 보고 내일은 그냥 즐기자, 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좌석에 앉으니 이거 내가 스탠딩 잡은거 잘 한 선택인건가; 싶기도 한게 진짜 미친 헬게가 아래 펼쳐져 있어서... 현판 추가해서 구역마다 진짜 2백명씩은 더 넣었다고 하는데 (AB가 근 천명, CD는 근 천오백명...;) CD쪽은 중간에 가름막도 없는 상태라 저거 뒤로 빠질수나 있겠나 싶은 콩나물시루가 되어 있었다. 뭐 다음날 실제로 스탠딩 들어가보니 예상적중해서 결국 뒤로 빠져서 오늘은 신나게 놀기만 할꾸얌! 하던 계획이 무색하게 됐기도 했었고...그럼에도 불구하고 무대 세팅 자체는 굉장히 훌륭했던 것 같다. 일단 앉는데 시야가 굉장히 가깝고 탁 트인 느낌이었고 어제 짤막후기에서도 잠깐 언급했지만 무대도 상당히 공을 들인게 느껴졌고. 무대 양 옆의 스크린 뒤쪽으로 크리스탈 모양의 조명을 배치해놨는데, 그 위쪽으로는 살얼음같은 느낌으로 조명을 배치해놔서 상당히 자연스럽게 잘 어우러졌다. 개인적으로는 뒤에 love in the ice를 염두에 둔 세팅인 것 같았는데, 꼭 그 노래가 아니더라도 대각선 빗금을 따라 조명이 빛나는게 굉장히 센스있고 예뻤다. 화면으로 봐야 아는 예쁨인데 이게 글로는 잘 설명이 안되서... 사실 처음 크리스탈 봤을땐 뭐야 락카칠 구려 했는데 조명한테 사과함 너님은 훌륭했어요 ( mm) 스크린도 좋았다. 캣콘 때 확대해도 깨지지 않는 좋은 LED 영상 기술을 도입했다고 하더니 이번에도 빛을 발한 듯. 사이드스크린을 설치했던 배려도 좋았고. 몇몇 곡의 경우 일콘 시스템에서 영향을 받은 듯 돌출로 나와 노래 부를 때 뒤쪽으로 플로어 LED 스크린이 솟아나와 입체감을 강조해주는 등 동방신기가 그동안 무대에 사용해왔던 다양한 장치들을 사용해 제대로 활용해놨다는 기분이라 만족스러웠다. 






Part 0. Opening : Intro ~ Rising Sun 


지연 없이 시간에 맞춰 조명이 단계별로 암전됐다. 1부터 0까지의 숫자가 둥둥 떠다니고 있던 화면에서 숫자들이 정렬하더니 1226020618이었나. 정확히는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숫자로 변했다가는 이윽고 타이머로 바뀌었다. 초단위로 죽죽 변하던 숫자가 10에 돌입하는 순간, 텐스 앨범 'TEN' 앞부분의 숫자를 세는 나레이션이 흐르기 시작했고 공연장 전체가 함께 그 숫자를 외쳤다. 쓰리, 투, 원, 그리고 다시 텐! 하는 목소리가 끝나기 무섭게 오프닝 VCR이 흘렀다. 개인적으로 오프닝은 공연의 큰 흐름을 조율하는 테마라고 생각하고, 그래서 기존 정창환 이사 연출의 동방 공연뿐 아니라 모든 슴 공연의 오프닝이 상당히 천편일률적인 데 대해 꽤 불만이 있었다. 동방신기가 신인 것은 맞지만 지나치게 거기에 천착하지 않나 해서. 참고로 기존 동방신기의 라이브앨범 인트로 곡 제목은 landing on earth - in the end - ride in to the earth - prepare to fire 순이다. 제목에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겠지만 신이 내려오고 불이 떨어지고 물 속에서 헤엄쳐 나타나고 전쟁과 종말의 순간에 동방신기가 나타나고 뭐 그런, 그야말로 '동방신기가' '나타났다'에 의의를 두고 있는 인트로들. 물론 동방신기 공연이고 동방신기가 주가 되는 것은 맞지만 보다 친절하고 섬세하게, 동방신기가 이 공연에서 '무엇을' 보여주고 싶은지를 명확하게 인트로에서 보고 싶었달까.


그런 점에서 이번 인트로 VCR은 참 마음에 들었다. 개인적으로 놀란 느낌도 좀 난다 싶었고 영화 업사이드 다운이 좀 생각나기도 하고. 해당 영화 내용을 보면 서로 다른 중력의 세계에서 살고 있는 남자와 여자와 연애하는 판타지 로맨스인데, VCR에서는 각각 윤호와 창민이가 다른 세계에서 살고 서로에게 손을 뻗쳐 만난다는데서 좀 호모로운 해석 아닌가(^^;) 도 싶지만... 뭐 남자 둘이 그룹을 하면 원래 원작이 다 해먹는 거 아니겠습니까. 여튼, I'm an uptown boy~가 섹시하고 경쾌하게 반복되는 노래는 제발 완곡을 듣고 싶게 마음에 들고, 화면도 상당히 예쁘다. 실내의 서재에서 무언가(카시오페아ㅋㅋㅋ)를 탐색하는 창민이는 19세기? 20세기? 그 쯔음의 고전풍 배경에 있고 윤호는 반대로 도시 빌딩의 옥상, 실외이되 미래적 배경에 서 있다. 카시오페아라는 키워드도 창민이는 서재의 서류에서, 윤호는 공중에 뜬 수많은 전자 메시지들 사이에서 발견한다. 시계도 그렇다. 두 사람은 시계를 보고 어디론가 달려나간다. 창민이는 회중시계, 윤호는 손목 위 공중에 덧그려진 디지털 시계다. 숫자는 20031226. 외부로 뛰어나간 둘은, 서로 정 반대로 움직인다. 윤호는 손을 뻗어 하늘로 치솟아 올라가고, 창민이는 위로부터 아래로 손을 뻗어 하강한다.


그리고 하이라이트 부분에서 공중에서 서로 등을 맞대고 빙글빙글 돌아가는데, 여러가지 의미를 읽을 수 있는 인트로였던 것 같다. 일차적으로는 각각 독립된 개체로 존재하는 두 남자가 동방신기라는 하나의 그룹으로 공존한다는 그룹적 정체성, 이차적으로는 동방신기가 꾸준히 밀고 있는 과거-현재-미래가 이어지는 '시간'의 테마. 창민이는 과거에 있었고, 윤호는 미래에 있었고, 그 둘이 만나는 지점은 현재가 되는. 10년간의 추억과 앞으로 동방신기가 만들어나갈 추억의 방향성이 이 공연장 안에서 무대로 펼쳐진다는 그 'T1ST0RY' 콘서트의 테마로도 명확히 이어졌고. 삼차적으로는 - 콘서트에서 동방신기가 직접 말한, "서로 만날 일이 없었을 사람들이 동방신기라는 그룹을 좋아해서 이렇게 다들 한 공간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게 감사하다"는 내용을 담아낸 것 같다. 사실 정말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 아닌가. 누군가는 아직 학생이고, 누군가는 회사원이고, 누군가는 한국인이고, 누군가는 일본인, 중국인, 혹은 태국인이고. 윤호와, 창민이가, 서로에게 손을 뻗어 그 굳게 잡은 손으로 동방신기를 지켜냈기에, 그 만날 일이 없을 것 같은 사람들도 동방신기를 응원한다는 하나의 목적을 갖고 만날 수 있게 된다. 동방신기의 입장에서는 반대로 '카시오페아'라는 팬들이 있기 때문에 동방신기를 지킬 수 있었던 거고, 그래서 영상에서 카아라는 키워드를 찾아 다른 세계의 둘이 만날 수 있었다는 내용으로 풀어나간 거겠지. 동방신기와 팬들이 쌓아올린 추억과 인연이 펼쳐진다는 게 그 오프닝 VCR 한편에 담겨 있었고, 그 화면 또한 진부한 것이 아니어서 좋았다. 





세트리스트 역시 꽤 대담하면서도 뚜렷한 흐름을 갖고 구성되어 있었다. 7집 곡들이 셋리 앞쪽에 배치되어 있고, 중간에는 과거 노래들이, 후반부로 가서는 강렬한 비트와 신나는 분위기의 곡들이 이어진다. SMP 성애자 입장에서는 퍼플라인, 오정반합, 미로틱 등의 SMP 비중이 캣콘에 비해 적어진 것이 좀 아쉽기도 한데, 어떻게 보면 테마에 맞춘 적절한 선택이다. 캣콘의 경우 그야말로 '동방신기의 귀환' '왕의 귀환'을 테마로 과연 둘이 할 수 있을까? 라는 질문에 답변을 명확하게 준 콘서트였다. 그만큼 SMP의 비중을 높이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테마가 바뀐 만큼 SMP만이 아닌 동방신기가 그간 불러온 노래들을 총집합하는 구성으로 변화했다는 감상이다. 그러면서도 동방신기의 시그니처곡들은 빼놓지 않고 넣고 있다. Catch Me, Rising Sun, Why가 한층 정열적이고도 화려한 느낌으로 리믹스되어 등장한다. '장인'이라고 불러도 되겠다, 싶게 몇 십, 몇 백번을 불러온 노래지만 언제나 이상으로 멋지다. 


특히 Catch Me 오프닝에는 감동할 수밖에 없었다. 굳이 말하자면 캐치미는 내게 아픈 손가락이다. 음방이 아닌 넓은 무대에서 보면서는 그 예술작품같은 잘 짜여진 동선과 발산되는 에너지의 진가를 깨닫고 반해버렸지마는 아무래도 처음부터 마냥 예뻐라 하지는 못한 곡이라. 자연재해같은(...) 상대를 만나 성적이 생각보다 나오지 않다보니 혹평도 많이 들었던 기억때문에. 뮤비라던가의 실험적인 시도에도 많이 어색했는데, 개인적으로는 그게 캐치미의 가능성을 많이 제한해뒀지 싶다. 사실 멜로디는 상당히 세련되게 잘 빠진 곡인데, 근미래 이미지에만 너무 갇혀서 무대 연출이 LED...초록색....세포영상.....기하학적인 나사....등의 사이버틱한 느낌으로만 고착화됐었던 것 같다. 물론 그 자체로도 경기장 이상의 큰 공연에서는 압도적인 에너지를 보여주긴 했었는데, 사람 한명 한 명이 합을 맞춰 큰 그림을 그리는 무대다 보니 일정 이상의 규모가 아니면 그 매력을 제대로 즐길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그리고 이번 캐치미 어레인지 버전은, 그 한계점을 완전히 부수는 연출을 했다.





동그란 뒤통수가 사랑스러운 머리를 한 창민이와 검은 흑발을 내려 성인 남성의 섹시한 느낌이 물씬 나는 윤호가 아래서부터 솟구쳐 무대에 등장한다. 파트를 소화하며 안무를 하는데, 하이라이트 조명이 춤출 때 핀포인트에만 집중되어 강렬한 명암을 만들었다. 덕분에 춤추는 움직임 하나하나가 영화의 장면장면을 순간정지해놓은 것처럼 예술적인 느낌이 난다. 그리고 사비 부분에 들어갈 때 한곳에 집중되던 조명이 팍 터지듯 무대 전체를 감싸는데, 녹색과 푸른 색의 사이버틱한 조명이 아닌, 반짝이는 황금빛이다. 검은색 바탕에 금색 자수가 들어간 상의에 검은 가죽바지라는 화려한 느낌의 의상과 잘 어울렸다. 안무 또한 일부 파트가 군무로 바뀌었는데 그 눈을 즐겁게 하는 느낌을 한층 강조해주는 것 같았고. 여러모로 화려하고 반짝반짝한 느낌으로 새로운 이미지를 재탄생시킨 것이 좋았던 무대였다. 




이어지는 더블 트러블은 사실 노래 자체는 좋아했지만서도, 기승전결 완벽하게 꽉꽉 들어찬 7집 앨범에 들어가기엔 좀 부족하지 않나? 라고 조금 낮게 평가했던 노래인데......죄송합니다 히치하이커님 제가 많이 사과합니다. 무대 양옆으로 절도 있게 늘어서서 추는 안무가 쩔어주셨다 화아...흔들리는~ 이 부분에서 서로 마주보고 가면서 척척 박자맞춰서 자리 교환하는데서는 소름돋을 정도였고. 합을 짜는 무대 전체 안무를 보면 절도 그 자첸데 개개인의 안무는 몸을 쓸듯 요염하다는 것도 그렇고, 약간 타임투어때의 블링크 무대랑도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한국 수니 콩깍지 좀 보태서 블링크보다 훨씬 좋았다 (특히 의상이ㅇㅇ). 차갑게 대하면 대할수록 더~ 부분에서 창민이는 얼마나 잔망을 떨던지, 그리고 바로 이어지는 윤호파트에서는 오빠가 벗을 듯 말듯 쟈켓 지퍼만 딱 내리는데 그게 정말 빠수니 미치게 하고. 그러면서 몸 쓸어내리는 건 반칙이에요 오빠들 으앙ㅠㅠㅠㅠ 한참 섹시하다가 또 앞으로 척척 걸어나오고 원형 무대가 상승해 그 위에서 하이라이트를 부르는데 정말 공연이 어떻게 해야 즐거운지를 정확히 알고 있는 것 같았다. 그냥 공연장 자체를 잡고 뒤흔드는 신이었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고음의 폭포수에 젖는 느낌으로 황홀해져 있는데 바로 배경에 이글이글 떠오르는 태양. 동방신기의 또다른 시그니쳐 라이징선이 오셨다. 볼때마다 넋놓게 되는 무대인데 게다가 이번에는 리믹스가 진짜 개쩔어서ㅇ<-< . 신 맞네ㅇㅇ 하고 아직 콘서트는 도입부에 불과한데도 걍 무릎을 꿇어버렸다. 돌출에서 무대를 이어나가는데 뒤쪽으로 플로어 LED 화면 세트가 하나 더 올라와 입체감을 강조한다. 이번 트리투어 비유티 무대를 연상하면 될 듯. 원래의 큰 화면에 한 개, 플로어 LED 세트에 한 개. 두 개의 태양이 이글거리는 가운데 동방신기는 태양신처럼 노래했다. 특히 리믹스는 심장을 두들기는 듯한 라이징선의 그 원시적이고도 강렬한 비트가 한층 강조돼 듣기만 해도 심장이 폭발할 것 같다. 손뼉을 치는 듯한 클랩클랩 안무는 또 까리하고. 웅장한 비트에 섹시한 동작으로 또 지배자 포스를 한껏 자랑한 후 다시 원래의 이시간은 언제나 흘러가~로 돌아온다. 그리고 폭발하는 창민이의 하이라이트 고음. 여기서 씩 웃는데 심장마비 오는줄. 그리고 후렴구에서 일사불란하게 꼭지점으로 모여들며 그 가장 끝에 있던 윤호가 응축되어 있던 에너지를 폭발시키는 마냥 열정적인 댄스를 추고, 펑, 하고 터지는 종료음과 동시에 뒤에 배경에서 이글이글 타고 있던 태양에 검은 그림자가 진다. 개기일식의 순간, 무대 전체가 암전된다. 그리고 다시 불이 켜지고 동방신기가 인사를 했다. 태양이, 내려왔다. 





둘째날은 스탠딩에서 봤는데 인사할 때 살짝 음향상태가 안 좋은 것 같았다. 윤호 옷갈아입으러 가고 창민이 나올 때 쯤에 다시 복구된듯? 근데 뭐가 문젠지 뒤에도 살짝살짝 인이어라던가 창민이 마이크라던가 잘 안되기도 해서. 동방신기가 유연하게 잘 커버하면서 수습해 넘어갔지만서도 다음 콘때는 조금 더 신경써줬으면 하는 마음. 아무튼 서로 옷 갈아입으라고 보내놓고는 번갈아가며 얘기를 하는데, 둘 다 돌아올 때 위에 입었던 쟈켓 하나씩을 벗어던지고 와서*-_-* 참 반응이 뜨거웠다. 원래는 이 부분 토크 스크립트도 다 받아 써서 같이 올리려 했는데 (타임슬립 후기 쓸때처럼) 그랬다간 일주일 지나도 후기를 못 올릴 거 같아서 일단 그 부분은 나중에 추가하는 걸로. 아무튼 아까까지 그렇게 멋있던 남자들이 또 여기서는 그렇게 귀여웠다. 첫날 개인적으로 웃겼던 건 심창민이 팬들 추웠죠? 몇 시간 기다렸어요? 걱정해주다가 또 내 정체성은 츤데레다ㅎㄴㅎ 데레데레만 할 수 없다ㅎㄴㅎ 하는 느낌으로 팬들의 저 몇시간 기다렸어요! 라는 대답에 잘 안들리네요ㅎㄴㅎ 뭐 어쩌겠어요. 날씨가 재 재량은 아닌데... 하던거. 그러다가 윤호형 등장해서 와 근데 추워서 걱정했는데 우려와 다르게 굉장히 분위기가 뜨거워요! 얘기하다가 윤호 말 꼬인거. 땀이 잘 안나는데 오늘은 땀났다, 이 얘기 하고 싶었던 것 같은데 땀이, 땀이, 잘 안, 안나는, 하다가 결국 본인도 왜 이렇게 버버벅거리냐! 하고 웃고. 그러느라 또 말 꼬여서 서로 말 양보한다고 꽁냥꽁냥. 첫날은 좀 긴장해서 그런거 같고 둘째날은 그냥 완전히 고나리 풀고 달렸다. 오늘 딥디 촬영 있는 날이라고 기자님들도 오셨구요~ 사장님도 오셨구요~ 하는데 아주 물만난 고기야 이오빠들 말 왜 이리 잘해ㅋㅋㅋ 그러면서 전세계 각국에서 팬들이 와주셨으니 그분들께 인사드린다고 하는데 또 캐릭터 나왔다. 심창민은 외국어 인사는 무조건 윤호보고 하라고 잘하시잖아요~ 유창하게 해주세요~ 하며 넘기고 윤호는 또 다 해주고. 인사는 짧게 해야된다면서 창민이는 무조건 바이바이 짜이찌엔으로 넘기고ㅋㅋㅋ 미주팬 손들어보래는데 한국팬들이 저요저요! 하니까 에이 한국 사람이잖아~ 속이지마~ 하는 윤호오빠는 또 왜 이리 귀엽고ㅋㅋㅋㅋㅋ


오빠들 해외팬들만 챙기기 있기 없기? 했는데 생각해보면 그 후는 온전히 한국팬들과 즐기는 시간이어서 아예 처음에 챙기고 넘어간 거 같기도 하다. 그리고 해외팬에게 인사했다는 것보다 그 뒤에 해외팬들에게 전한 메시지가 더 중요한 거라서. "오늘은 우리나라에서 하는 공연이니까 우리나라 팬 문화를 느끼고 더 열창해주셨으면 좋겠다"고. 오늘 정말 다 쏟아낼텐데 다 같이 해주실거죠? 라고 묻는 오빠들의 물음에 팬들은 그래서 더 있는 힘껏 뜨겁게 네! 라고 응원했던 것 같다. 그럼 그 열기 그대로 다음 곡 가겠다고 스무스하게 넘어가려는 오빠들에게 가지말라고 앙탈을 부리자ㅋㅋㅋ 첫날은 스포고나리 하느라 안 그랬는지 모르지만 둘째날은 창민이가 "제가 빨리 벗고 싶어서..."라고 하며 빠수니들에게 아 그렇다면야 넘어가야죠 하고 납득시킨 것도 웃겼고. 

그 뒤로는 7집 앨범 곡들이 테마별로 구성된 무대가이어졌다. 7집 받아들었을 때부터 와 이거 정말 기승전결 완벽하다. 기-승-전-결로 이어지는 스토리가 잘 완성된 한 편의 뮤지컬같다. 콘서트에서 대체 어떻게 펼쳐질지 기대가 된다. 고 벅차했는데 그 꿈의 무대를 고대로 본 듯한 느낌이었달까. 완벽한 흐름이었다. 라이징선까지의 3연타는 그야말로 그러니까, 이게 바로 콘서트에 너희가 와야 하는 이유다ㅇㅇ 라며 날리는 선빵이라고 느꼈다.  음원으로 듣고 음방에서도 봤지만 콘서트에서 보면 여느때보다 더한 감동과 열기를 느낄 수 있는 그런 파워있는 강한 퍼포먼스의 노래. 그런 충격을 강하게 느끼게 해준 첫 세 무대로 집중력을 단숨에 끌어올리며 관객들을 휘어잡은 동방신기는 노련하게 분위기를 주도해가며 한 편의 영화같은 잘 짜인 스토리를 써내려가기 시작했다. 






Part 1. 우리, 뜨겁게 사랑했지 : 그 대신 내가~Bang


그 대신 내가, 갈증 두 곡은 애가 탄다. 갈망이 담긴 고백이다. 농밀해진 분위기를 젖은 듯한 창민이의 솔로 무대 Heaven's day가 절정까지 고조시킨다. 훅 하고 치솟은 분위기는 VCR을 통해 반전된다. 그 농밀한 고백이 누구에게 바치는 것이었는지 수줍게 보여주는 내용이다. 손을 잡아 키스를 하고, 머리카락을 쓸어내려주는 여자의 정체는 목에 잠시 반짝이는 별자리가 증명한다. 카시오페아다. 동방신기가 사랑하는 사람은 너희야, 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으니 이제 그 사랑의 이야기, 십년간의 역사가 압축돼 전달될 차례다. 소송 겪은 팬으로서 들을 때마다 울컥울컥한 믿기 싫은 이야기와, 팬으로서 가수에게 들으면 그토록 기쁠 수가 없는 "사랑이란 믿음으로 영원히 함께 하는 꿈"의 러브 인 더 아이스를 지나 우리 연애하자! 카아랑 동방이랑 연애하자! 라고 대놓고 발랄한 사랑 이야기가 <오늘밤> <너의 남자>의 무대를 통해 전달된다. 비록 모든 카아들이 무대에 오를 수는 없으니 오빠들은 댄서언니들과 도발적(!)인 무대를 펼치지만. 저절로 입을 벌리고 보게 만드는 잘 만든 오프로드의 VCR에 뒤이어 펼쳐지는 <뒷모습><love again-destiny-오프로드>의 흐름 역시 사랑의 노래다. 섹시함은 무대 순서가 진행될수록 더 깊어진다. 특히 Destiny 흘러 나올 때는 참 허허 오빠들 암만 영상으로 하하 오빠들이 연애하는건 카아란다? 해놨어도 그렇지 (눈물을 훔친다) 이 어른스러운 매력의 무대들에 방점을 찍는 것이 윤호의 솔로무대 Bang이다. 아까 창민이의 솔로가 물기젖은 듯한 섹시함으로 절정에 달했다면, 윤호의 솔로는 불에 타버릴 걸 알면서도 뛰어들게 될 것 같은 악마같은 섹시함이다. 본인도 뱀파이어를 생각하면서 만들었다는 무대는 강렬한 흡입력으로 팬을 사로잡는다. 




개인적으로 이번 콘서트가 세심한 데까지 신경을 썼다는게 잘 보여서 기뻤다. 화면 깨짐같은 거 안 보이는 고화질 사이드 스크린이며, 플로어 LED도 좋았단 얘기는 앞에서도 반복했지만 빼먹을 수가 없고, 계단형 리프트, 턴테이블, 무빙 스테이지 등 세트의 설치도 그렇지만 음향도 지금껏 중에 가장 좋았고 (둘째날은 살짝 별로긴 했다. DVD 촬영 같이 하느라 혼선이라도 있었던건지) 소품도 와 이렇게 써도 되나 싶을 만큼 풍성했고. 뮤지컬 느낌의 연출 때문이었는지 소품을 대단히 많이 썼고, 덕분에 불만 꺼지면 스탭들이 되게 부지런히 왔다갔다 하는게 보였다ㅋㅋㅋ 그리 바삐 움직인 보람이 있어 무대는 황홀할 만큼 예뻤지만. 스토리성도 한층 강조되고. 배경에도 공을 많이 들인 것 같았는데 그 배경하고도 잘 어우러져서 눈이 즐거웠다. 게다가 예쁜 댄서 언니들도 등장하니 예쁜배경+예쁜 언니들+말하기도 입아프게 예쁜 동방신기=존예...!!!!! 하면서 볼 수밖에. 물론 썸띵과 수리수리를 거치며 좀 익숙해지긴 했지만 난 원체가 편협하고 쪼잔한 수니니까 나중가서는 언니들 그만 붙어여ㅠㅠㅠㅠ 너무 많이 나와ㅠㅠㅠㅠ 너무 많이 붙지마ㅠㅠㅠㅠㅠ 하긴 했지만서도ㅋㅋㅋㅋㅋㅋ 흥흥 아이돌 빠수니는 섬세하다 오빠들 십년수니라고 너무 쿨하게만 보지 마라...!


여튼, <그 대신 내가>는 빌딩을 배경으로 붉은 자켓을 걸치고 나온 언니와 짝을 맞춰 농밀하게 추는 춤이 멋졌다. 십년차 아이돌, 언제까지 파워댄스만 출 수는 없잖아? 너네 다음에는 뭐할래? 라는 질문에 동방신기가 여유있게 내보인 대답. 연차로 다져진 공연 경험이 풍부하고, 장신의 프로포션에 성인의 매력까지 충만한 '동방신기'기에 가능한 섹시한 무대. 그 대신 내가 / 그 대신 내가 를 윤호와 창민이가 서로 등을 마주하고 한 파트씩 나눠 부르는 부분에서 어찌나 각각이 잔망지게 팬들을 유혹하던지. 소품으로 배치해둔 벤치까지 써먹는 무대 활용도 좋았고, 카메라 워킹도 좋았다. 같은 파트를 할 때 표정이 서로 다른 걸 따로따로 클로즈업해서 잡아주고는 춤을 출 땐 딱 전신으로 잡아주는데 그 허리놀림이 제대로 보여서 코...코피...! 온 몸이 찢겨질듯 부서져 멈춰서 있어~ 하는 부분에서 오빠 씩 웃는거 왜 이리 멋져ㅠㅠㅠㅠㅠㅠ 클라이맥스에서는 둘 다 벤치 위에 올라가서 노래하는데 참 소품 활용 잘한다 싶고. 마지막에는 여자댄서들은 다 퇴장하고 휘파람에 맞춰 둘이 등을 맞대고 멈춘다. 


그런가 하면 이어지는 갈증은 댄서가 없이 둘만 무대를 채운다. 대신 세트를 최대한 활용해, 스크린 영상으로 비치는 그림자가 무대에 함께 등장해 영상 효과를 주는데 이게 또 참 상당히 잘 꾸며져 있었다. 역시 이번 콘서트는 세심한 데까지2222222 금색 띠가 배경 화면에 번져가고, 노랗게 변한 화면에 실루엣이 비친다. 그림자는 함께 움직이다가, 역으로 움직이다가, 또 사뿐 날아올라 소녀의 그림자가 되고, 혹은 공중에서 떨어져내리기도 한다. 그녀를 한 모금만 내려달라는 애절한 가사에 맞춰서. 먹물이 퍼져가듯 몽글몽글 변화해 만들어지는 그 그림자 효과가 좋은게, 다른 댄서 없는 무대가 허전치 않게끔 시선을 충분히 끌어주면서도 다소 비트 빠르던 다른 노래에 비해 느릿하고 간절한 이 갈증이란 곡의 특징에 맞춰 집중하게끔 해줘서. 그림자 효과가 중점이 되다보니 카메라워킹이 클로즈업보다는 전신 위주로 잡아 얼굴을 잘 보지 못한 것은 아쉽긴 했지만, 가죽바지 입고 웨이브를 타는 안무를 잘 볼 수 있어서 매우 땡스..../코피 마지막에 무대가 커튼이 걷히듯, 쇼는 끝났다는 느낌으로 암전되는 느낌도 좋았고....이것저것 다양하게 시도해서 신선한 느낌이 들었던 티스토리콘다운 무대였다.  그리고 상당히 이건 개인적인 포인튼데, 그림자가 여자로 바뀌기 전 앞쪽 부분은 동방신기가 그림자와 춤을 춘다. 근데 처음엔 자기 그림자랑 춤을 추다가, 둘이 자리를 바꾸는데 그림자가 그대로라 둘이 서로의 그림자와 춤을 추는 파트가 있.....네 호민러가 많이 좋아합니다bbbbb 





그리고 이어진 헤븐스데이. 


아!!!!!!!!!! 너 미워ㅠㅠㅠㅠㅠㅠ 내가 너 아니면 이렇게 본능에 충실한 애가 아닌데ㅠㅠㅠㅠㅠㅠㅠ 분명히 너 배 까기 전까지는 내새끼 이렇게 말라서 우즈켕8ㅁ8 하고 울망울망하고 있었는데ㅠㅠㅠㅠㅠㅠㅠ 녹음해온거 듣는데 수치스럽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순정빠수니가 그 순간만큼은 한 마리 짐승이었다ㅠㅠㅠㅠㅠㅠㅠ 슈ㅣ발 복근도 복근인데 애가 아주 그냥 요염이ㅠㅠㅠㅠ 잔망이ㅠㅠㅠㅠㅠ 표정이ㅠㅠㅠㅠㅠㅠㅠㅠ 쌔액 하고 웃으면서 시스루 셔츠를 하나씩 푸는데 시발 안돼 창민아 하지마!!!!! 하는 내 목소리 어쩔거얔ㅋㅋㅋㅋㅋ 너무 좋은데ㅠㅠㅠㅠ 너무 또 내 심장에 안좋아서ㅠㅠㅠㅠㅠ 그 좋아하는 술도 안 먹고 곱게곱게 관리한 몸매 훈늉하기야 두말하면 잔소리고 근데 그 벗는게 그냥 벗는게 아니라 노래랑 절묘하게 잘 조화되서. 어쩐지 우울한 느낌의 푸르스름한 조명에, 배경은 마치 바다 속에서 올려다보는 듯한 밤하늘. 물결로 이지러진 달을 배경으로 푸른 조명을 받으며 고개를 살포시 제끼고 허리를 흔드는 창민이는 진짜 세이렌 같았다. 노래를 부르며 사람을 유혹해 깊은 바닷속으로 끌고 들어가는. 그리고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밑에서 뻗쳐오르는 조명을 받으며 쟈켓을 휘날리는 모습까지 그냥 한 폭의 그림 같아서. 너무 예쁘고 너무 섹시하고 너무 좋았다. 분위기 때문인지 야하다기보다는 그냥 예쁘고 예쁘고 고운 예술작품 보는 느낌. 그냥.....그냥 헤븐스데이는 레알이었어 창민아.... 캐치미때 음판 35만 넘으면 창민이가 상의 벗고 웨이크보드 타는 걸 윤호가 공약으로 걸어서(ㅋㅋ) 몇 번 전 모르는 일이에요 말한 사람이 벗겠죠 하고 사인회에서 대응하더닠ㅋㅋㅋㅋ 1년이 지나도 수니들이 잊지 않고 기자들한테까지 질문해달라고 요청해서 닛산스타디움 기자회견에서 그 질문이 나오곸ㅋㅋㅋㅋㅋㅋ

참고로 그 질문에 대한 창민이의 반응은.

최강창민: (정말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제가 정말 그 말을 했나요?

그런 반응 나오니 슴 관계자가 옆에서 윤호가 한 공약이라고 알려준 것도 웃기고ㅋㅋㅋㅋㅋ 다시 창민이가 "아, 결국 내 동의를 얻은 것이 아니구나? (웃음) 그래도 말을 내뱉었으니 팬들을 실망시키지는 않겠다. '발랑 까진'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노력하겠다" 한 것도 웃기고ㅋㅋㅋㅋ 그리고 또 1년 걸려서 기어이 '제대로' 발랑 까진 모습을 보여준 것도 심창민답다ㅋㅋㅋㅋ 그런 말은 안했지만 마치 옛다 니들이 그렇게 집요하게 (2년간) 원하던 상탈이다 실컷 봐라! 하는 츤츤이 느껴진달깤ㅋㅋㅋㅋ 짠것도 매운것도 안 먹고 그 좋아하는 술까지 끊어가며 고나리한 보람 있게 몸매가 어휴 그냥 탄탄하게 잘 빠졌고 와중에 옷 입고 나면 또 가늘가늘하기만 한 것도 웃기고ㅋㅋㅋㅋㅋㅋㅋ 사실 첫째날 헤븐스데이에서 분명히 잘빠진 근육을 봤는데둘째날은 스탠딩 들어가서 기자회견 사진 뜨는거 보면서 엩 옷 입으니 우리 오빠 어깨가...다리가....팔뚝이... 근육 있는거 맞지? 하고 놀랐었다. 진짜 지방 0에 운동으로만 자잘하고 예쁘게 근육붙인거라서 쳐마른 창민이를 좋아하는 (먹는거 좋아하는 오빠한테 미안해 근데 창민아 넌 마를수록 이뿨 볼살은 괜찮아 그건 행복의 마시멜로니까) 나로서는 대만조쿠.

쓰다보니 창민이 무대 찬양인지 몸매 찬양인지 모르게 되어 버렸지만 헤븐스데이는 좋은 솔로무대가 맞다. 임팩틐ㅋㅋㅋㅋ 도 그렇지만 노래 자체도 창민이가 또 다른 솔로 세계를 개척하고 있는 느낌이라 좋았다. 고음의 발라드와 락, 저음의 발라드, 그리고 이치고 이래로 시작한 끼가 느껴지는 발랄한 무대들을 이어 이제 섹시한 무대도 개척하고 있다는 느낌. 절묘할 정도로 능숙하게 파워를 조절해 예술작품처럼 느껴지는 윤호 무대의 압도적인 섹시함과는 또 다른 느낌이랄까, 우아하고 낭창하고 살랑살랑 요염해서 어느새 쓱 빨려들어가는 고혹적인 농염함이 느껴지는 무대였다. 어쩐지 노래 자체도 습기가 느껴지는 듯한 물기젖은 섹시함이 있는데, 그 노래의 느낌을 고스란히 시각적으로 재현했다는 느낌. 얼마나 자기가 손댄 곡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는지, 잘 표현하고 있는지 창민이의 가능성을 또 한 번 확인했다고 생각해 뿌듯했다. 


잔잔하게 섹시한 무대들이, 잔잔하게 섹시하되 무대 연출이 절대 잔잔한 섹시가 아니었던 (빠수니 비명으로 공연장을 뒤덮게 했던) 헤븐스데이에서 일단락되고, 흘러나오는 '기억을 따라서' 영상이 분위기를 환기시킨다. 잔잔하면서도 담백해지는 노래들이 나오기 전 흐름을 적당히 바꿔주는 기억을 따라서, 는 여전히 섹시한 느낌은 남아있다. 오빠들이 외간 여자와 와인잔을 부딪히고 손을 잡고 손키스를 해주고 머리를 쓸어내려주고 (캉들캉들) (운다) 미연시같은 느낌으로 여자 얼굴이 안 나오는 상태에서 그런 접촉만을 보여주는데 여자 목에 떠오르는 카시오페아ㅋㅋㅋㅋ 별자리를 보면 이 여자는 카아야! 너희들 빙의하라고 만든거임ㅇㅇ 하고 온몸으로 주장하는 그런 VCR인데... 문제는 솔까 별자리 나타나기 전에도 이미 저기 별자리 뜰듯ㅇㅇ 하고 예상이 다 되고 있어서ㅋㅋㅋㅋㅋ 첫 VCR이 준 충격에 비하면 다소 약하지 않나 싶지만 그래도 주제의식은 뚜렷했던 거 같다. 우리 무대에서 외간 여자들하고 어울릴거지만 그거 다 니네 카아 생각하고 하는거야. 동방은 카아하고 연애하는거고 너희 좋으라고ㅎㅎㅎㅎ 그러는 거니까 재밌게 봐ㅇㅅ< 하는 그런 애교ㅋㅋㅋㅋㅋㅋㅋ 섞인 요청? 의도는 알겠지만 오빠 그렇게 미연시 빙의하기엔 언니들 너무 몸매 좋으셨고 나는........아무튼 이것도 녹음 들어보면 정말 웃기다 카아들의 앙탈과 비명이 그대로 들림ㅋㅋㅋㅋ 아아아아 오빠들 왜그래 떨어져 하지마ㅠㅠㅠㅠㅠㅠ 하는 절귴ㅋㅋㅋㅋㅋㅋㅋㅋ 는 그 카아들 안에 나 있다....





아무튼 영상에서 고백했듯, 오빠들이 사랑하는 카아에게 노래를 불러주는 시간이다, 이제는. 섹시함+애절함 (무대) - 섹시함+잔잔함 (VCR)- 잔잔함으로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흘러간다. 그렇게 흘러나온 다음 곡은 <믿기 싫은 이야기>. 두명이 처음 공중파에서 불러준 발라드 계열 노래. 분홍색 정장(창민이 쪽이 좀 더 옅은 핑크? 윤호가 좀 더 짙은 핑크)을 갖춰 입고 노래 부르는데, 색깔 보고 히익 했지만 곧 익숙해졌다. 난 당근신기도 존예라고 생각했으니 안될거야... 그리고 푸른 조명 속에 분홍빛 옷을 입고 노래하는 동방신기는 뭐랄까 되게 직설적으로 너흴 사랑한다고 고백하는 느낌이라서. 둘째날은 스탠딩 A석이라 바로 코앞에 창민이가 와 있었는데, 뭔가 정말 다정한 표정으로 팬들을 내려다보며 무대 끝으로 걸어갔다. 와중에 가까이서 보는 애 얼굴이 너무 고와서 끙끙 앓고. 인형이네 시발 인형이네 와 눈 봐 코 봐 근데 저렇게 이쁜 애가 노래도 해 하고 온갖 팔불츨을 또 떨고. 밑에서 안에 조명이 든 박스 스테이지가 올라와서, 반듯하게 선채로 노래하는데 어쩐지 코끝이 찡해졌다. 담백하고 정직하게 부딪쳐오는 목소리에 그 때의 감동이 그대로 살아난다. 돌아와줘서 고마웠던 내 사랑하는 오빠들. 그냥 노래를 듣는데 멍하니 눈물이 나오던 그 때 그 감정이 생생하게 휘몰아쳐서, 안 그래도 톡 건드리면 터지기 직전 상태인데 세상에 오빠들, 반칙. 럽인아라니.


<Love in the ice>. 아-아-아아아-로 시작되는 그 화음의 물결 부분부터 펑펑 울어제꼈다. 좋아하는 노래였고, 더 좋아하게 되었다. 예전 노래와 같지 않았다. 캣콘때 강렬한 파워가 필요한 SMP를 둘이서도 충분히 꽉 채울 수 있다는 걸 증명한 동방신기는 티스토리콘에서는 또 한 발 더 앞으로 나아가 있었다. 캣콘이 과거를 끌어안은 시간이었고, 타임슬립이 팬들에게 우리는 과거를 끌어안았으니, '모종의 이유로 과거 곡을 듣지 못하는 팬들'도 함께 하자고 메시지를 전해준 시간이었다면 티스토리콘은 그 '동방신기의 10년'을 총집성해 끌어안고 가는 건 '현재 두 명의 동방신기'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있었다. 동방신기가 동방신기 노래를 부르는 것은 당연한 거였고, 동방신기가 윤호 창민 2명인 것이 당연하니까, 굳이 다섯 시절의 무대와 비교해 똑같이 할 필요가 없는 것이었다. 동방신기를 뛰어넘을 수 있는 것은 동방신기, 그리고 그 동방신기의 기준을 과거가 아닌 현재에 놓고 달려가고 있었다. 이미 과거를 벗어나, 10년에서 손가락 한개를 더 접는 시간을 아이돌로 살고도 더 많은 시간 우리와 함께 해주겠다고, 나보다 훨씬 앞을 달려가고 있는 동방신기가 너무 눈이 부셨다. 과거부터 좋아했지만 내가 들은 럽인아 중 단연 최고였다. 과거와 비슷하게 부르려고 한 게 아니라, 과거를 뛰어넘어 한층 맑고, 곧고, 또렷하게 불러준 노래가 한 음 한 음을 짚어갈 때마다 정말 마음에 맺혔던 무언가가 막아줄 벽같은 것도 없이 펑펑 터져나오는 기분이어서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럽인아를 좋아했던 이유는 노래가 갖는 의미 때문이었다. 얼마나 고운 가사였던지. <어두워진 밤하늘을 떠나지 않는 별처럼, 사랑이란 믿음으로 영원히 함께 하는 꿈> 부분은 그야말로 동방신기와 카시오페아의 노래 같아서. 단순 번역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가사를 고심하고 다듬어 써준 게 창민이라는 것도 너무 고마웠고. 사랑 노래인데, 그 사랑 노래가 고스란히 팬송이 되는, 그래서 들을수록 벅찼던 럽인아가 두 사람의 입에서 되살아나고 있었다. 노래가 주인을 찾았네, 생각하며 슬쩍 웃다가 또 울었다. 그 하-하-하아아아 하는 화음부가 '식어버린 작은 손'을 녹여주는 입김이라고 했었지. 동방신기와 함께 걸어오는 시간시간들이 순탄하지만은 않았지만, 그 상처 하나하나에 동방신기가 호오호오 입김을 불어주는 기분이라. 배경으로는 눈이 휘몰아치는 산이었고, 그 산 밑으로 크리스탈이 빛나고 있었다. 무대 배경의 크리스탈과 어우러져 더 반짝이는 그 보석은 동방신기 같았다. 눈도, 찬바람도 그 빛을 죽이지는 못하는. 실제로 죽 뻗어져 나온 계단스테이지 위에 올라서 노래부르는 동방신기가 너무나 빛나서. 화음이 어쩌면 그렇게 아름다운지. 각각 무대 끝에 서서 노래부르는데도 호흡이 딱딱 맞았다. 방향을 마주하고 부를 때 스크린 화면이 교차편집 되는데 그 호흡에 소름이 돋을 정도로. 후렴구 부분에서는 두 사람이 한 계단에 같이 서서 노래부르는데, 배경엔 휘몰아치던 눈보라가 눈송이로 바뀌어 있었다. 2009년 12월 31일, 그 날 홍백을 보며 참 많이 추웠었는데, 그보다 더 추웠던 2011년 1월의 겨울엔 마음이 참 따뜻했었던 것처럼. 뭔가 세상이 마음대로 따뜻하게 변화하진 않지만, 우리가 함께 하면 그 세상의 차가움도 따뜻하게 받아들일 수 있다고 동방신기가 사랑을 얘기하고 힐링을 노래해주는 그런 시간. 완벽한 화음이었다. 빈틈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충족감이 느껴졌다. 고음은 깔끔하고, 층층히 쌓아올린 화음에서는 그 어떤 그룹도 범접하기 어려운, 그런 단단한 연대의식이 느껴졌다. 






계속 울 새가 없었다. 이제 치유된 카아들을 또 오빠들은 같이 놀자! 연애하자! 고 꼬시고 있었으니. 처음 앨범 들을 때부터 또 무대로 이걸 본다면 얼마나 화려하고 멋질까, 했던 <오늘밤> 차례였다. 기하학적인 조형물들을 배경으로 처음은 느릿하고 끈적하게, 그리고 "내 손짓 한번에 가로등 불을 켤게" 파트에서 공간에는 마법이 걸린다. 단순히 기하학적인 조형물들만이 있던 뒷배경이, 색을 입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화려한 놀이공원이다. 거기 동방신기 캐릭터가 나타나 귀여운 춤을 추고, 실물 동방신기는 무대를 달리기 시작한다. 귀여운 율동을 하고, 사이드 좌석까지 올라와서 팬서비스를 날려주고. 서있던 그 자리가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무빙 스테이지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다. 좌석 정중앙 구역까지 오는 동안 오빠들은 정말 숨쉬듯 애교를 날려주고 그 와중에 또 라이브는 죽여주고. 다 내려놓고 깨방정하게 막춤을 추는데 그게 너무 웃기고 귀여워 죽는거다. 움직이기까지 하니 그냥 스탠딩이고 좌석이고 할 것 없이 곳곳에서 앓는 소리가 터지고. 특히 유, 앤미~에서 꿍디 흔드는 부분에선 진짜 나죽어 오빠 나죽어 소리가 절로 나온다. 너의 남자 노래가 시작하자 둘이 도는 좌석 구역이 바뀐다. A-C 구역쪽을 윤호가, B-D쪽을 창민이가 커버하며 왔었는데 이제 서로 그 반대쪽으로 향한다. "넌 내 한송이 장미" 가사에 맞춰 꽃바구니도 들고 객석에 장미꽃도 던져주고. 그 장미꽃 던지는 것도 애들 성격이 나와서 너무 웃겼다. 윤호는 파바박 던져주는데 던지는 중에 반은 무대에 다 흘리고 있고 창민이는 내가 던질거같애 안 던질거같애 하는 느낌으로 아주 애태우면서 하나씩 던져주고. 던지는 속도가 다르다 보니 나중에 윤호는 다 던져버리고 창민이는 바구니에 꽃이 남아있었는데, 6일이었나? 둘 다 돌출인가 본무대에서 다시 만나는 타이밍에 윤호가 창민이 꽃바구니에서 꽃을 꺼내 입맞추고 그 꽃을 던지는데(...) A구역 주우신 분 누구신진 모르겠지만 너무 부럽고(...) 다음날 나 A구역 가니까 조금 기대했는데 그 날은 그거 안하고(...) 어차피 해도 못받을거는 알지만 그냥 부러운거다 칫. 


섹시하고 귀엽고 다 해먹던 오빠들이 이제 또 '갭모에'를 보여줄 시간이다. 깨방정 떨던 오빠들은 어디 가고, 오프로드의 VCR에서 나오는 오빠들은 그야말로 넋을 쏙 빼놓게 섹시하다. 별 효과가 들어간 것도 아니다. 그냥 원테이크로 찍은 댄스버전 뮤비 딱 그 정돈데 그것만으로도 지나칠 정도로, 좀 심장에 안 좋을 정도로 멋져서. 그냥 oh oh 찬양하라 오프로드 oh oh 였다. 건물은 콘서트 마치고 나니 눈에 익는 것으로 봐서 뭔가 슴사옥 느낌인데, 사옥에서 계단이며 엘리베이터, 옥상 정도만을 활용해 왔다갔다하며 춤추는게 뭐 그리 섹시하고 예쁜지. 지브라 무늬 쟈켓을 입은 윤호는 섹시하고, 새빨간 쟈켓을 입은 창민이는 예쁘고, 게다가 캐주얼수트+가죽바지+맨발(중요)+구두 조합이 코디가 닭집 아닌가? 싶을 정도로 완벽했다. 안무야 뭐 말할 것도 없고, 원테이크와 결합하니 딱 손으로 카메라 가리며 전환되는 효과까지 좋아서. 사실 원테이크를 슴이 좀 남발하고 있어서 지루해지는 감도 있었는데 오프로드는 그냥 아무 생각없이 쓴게 아니라 원테이크가! 필요하니까! 원테이크를 쓴거라고! 느낌 나게 그게 절묘했다. 마지막에 둘이 계단을 올라가며 영상이 끝날때쯤엔 진짜 심장이 너무 뚜들뚜들 폭행당해서 아픈 기분......심장아 방정맞게 나대지 말랬지 내가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이건 에셈이 생각이 있다면 풀어주는 것이 맞다. 개인적으로는 연말 시상식 때 오프로드 무대 해주고 나중에 슴공식 유튭 계정에 올려주는거 소취소취. 콘서트에서만 보긴 너무 아깝쟈나요....☆









이어 뒷모습 (에 destiny를 쉐킷쉐킷) 무대인데 이게 귀엽고 참 좋긴 한데요ㅠㅠㅠㅠㅠ 아이돌에게 여자따우는 필요 없어 오빠 여자를 만날거면 차라리 호모가 되어라! 독거를 해라! 라고 외치는 강경파 빠순이 정신건강에는 좀 안 좋아쓰요ㅠㅠㅠㅠㅠ 지만 그래 또 좋긴 좋았어 이왕 여자 나오는 무대면 촌스러우면 안되지 까리하고 프로답고 그래야지ㅇㅇ 뮤지컬다운 느낌으로 소품활용을 꽤 잘 하는 뒷모습 무대는 노래의 발랄한 느낌을 한껏 살린다. 귀여움은 귀여움대로 이어가면서, 섹시함도 텐션도 한층 배가돼 더 즐기는 분위기. 무대에 불이 들어오면 동방신기는 각각 왼쪽 오른쪽에서 화장대에 앉아 한껏 멋을 내고 있다. 그리고 미리 설치해둔 문을 열고 댄서 언니들을 만나고. 가사에 맞춰 끌리는데 어떻게 다가가야 하지 고민고민하는 모습이 익살스럽고 귀엽게 펼쳐진다. 닿을락말락 아슬아슬한 그 긴장감을 즐기다가 갑자기 멜로디가 Destiny로 바뀌는 순간 객석은 온통 으아아아ㅏ아ㅏㅏ아ㅏ아 하지마아아ㅏ아아ㅏ아아ㅏ는 비명으로 덮이는데... 드디어 연애 성공☆이란 느낌으로 끈적해지는 무대 어쩔ㅠㅠㅠㅠ 침대에 소파가 등장하는 농도 짙은 퍼포에 빠수니는 십년을 해먹어도 쿨한 빠수니는 못된 다는 걸 온몸으로 느꼈다 오빠들 그르즈믈르그흐쓸튼드......빠수니 차카다 빠수니한테 그러지 마라... 아슬아슬한 자세에서 암전되며 곡은 오프로드로 넘어간다. 뒷모습-Destiny-오프로드까지 노래 넘어가는 것도 자연스럽고, 스토리텔링적으로도 구애-사랑-권태의 이야기라 딱딱 맞아떨어진다고 해야되나. 확실히 뮤지컬을 보는 느낌. 그리고 오프로드는 이 멋진 애정극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부족함이 없게 멋진 무대고. 


오프로드 좋은게 두 사람 안무의 장점이 살아난달까. 쫄깃한 맛이 나게끔 박자를 밀고 당기며 절묘한 힘 조율로 같은 동작도 훨씬 아름답게 보이게 하는 윤호의 댄스실력은 여지없이 빛을 발하고, 키가 크고 말라서 그런가 팔랑팔랑 나풀대는 안무 선이 예쁜 창민이에게 어울리는, 선을 강조하는 안무라 봐도봐도 안무가 재밌고 매력적이다. 노래야 뭐 두번 말하면 섭하고. 약간 긁는듯한 느낌으로 거친 소리를 내는데 그게 또 신선하다. 노래 스킬이 많이 늘었는데, 또 스킬로만 끌고 가는것이 아니라 원 목소리의 매력도 충분히 담겨 있고. 보컬과 분위기 조화가 완벽한데 안무까지 좋으니 참 빠수니가 또 죽어여...의상까지 활용해서 쟈켓 살짝 들출 때 오싹오싹하게 좋고, 마지막 날을 세워서~ 부분에서 창민이가 쪼르르 앞으로 달려와 둘이 마주보고 동작을 하는데 직캠 보면 이 때 둘이 너무 붙어서ㅋㅋㅋ 본인들도 그 때문에 씩 웃는데 프로답게 또 노래나 안무는 흔들림 없는게 멋지고. 라스베가스 황야를 달리는 듯한, 로드무비같은 쓸쓸한 감성의 노래를 내리 부르던 둘이 마지막에 마주했다가 빙글 뒤돌아 같은 자세로 마무리하는 끝은 결말이 어떻게 됐을까를 생각하게 해 스토리적으로 심히 완벽한 구성이었다. 개인적으로 다 좋았던 티스토리콘에서도 베스트로 꼽는 무대. 





럽어겐에서도 계속 스토리가 이어진다. 오프로드의 '두조각 난 마음'을 느끼던 연인들은 '처음 봤던 그 때로 돌아가자'고 애틋하게 화해한다. 빛이 조롱조롱 단 나무를 배경으로 하고 계단 스테이지에서 애절하게 노래하는 동방신기는 요정같이 아름답고. 라이브를 정말 깜짝 놀라게 잘한다. CD 씹어먹은 수준이 아니라 CD보다 더 좋았다. 안정적인 도입, 부드럽게 진행되는 고조,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화음. 드라이아이스 연기 속에서 희미한 빛을 받으며 노래하는 그 목소리에 몽롱하니 취해들었다. 아래에서는 댄서들이 거의 그림자처럼 춤추고 있어서, 아예 빛과 그림자를 연출로 활용했던 갈증과는 또 다른 느낌으로 조명과 배경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다음 솔로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윤호는 무대 중간에 사라지는데, 계단 스테이지를 내려와 바닥 쪽 입구로 슥 사라지는 게 굉장히 자연스럽다. 혼자 남은 무대를 쩌렁한 목소리로 꽉꽉 채우는 창민이의 보컬 역량은 흐뭇할 정도고. 서서히 계단이 내려오고 희미했던 조명이 깜빡, 하고 꺼지는 것으로 마무리되더니 불도 채 켜지지 않은 상태에서 윤호 솔로무대의 시작을 알리는 Bang~ 신호가 울린다. 







들어갈 때와 마찬가지로 바닥을 이용해 퉁기듯 무대로 치솟는 윤호의 목장은 흰 자켓에 금색으로 라인이 들어간 흰 셔츠. 그리고 손에 포인트로 와인빛의 장갑. 창민이가 푸른 물이었다면 윤호는 타오르는 불이었다. 장갑을 낀 손으로 능숙하게 무대를 지휘했다. 자작곡인데 곡 완성은 콘서트 3일전, 안무는 2일전이라니 상당히 급하게 준비했을텐데 어쩜 그렇게 무대가 멋졌던지. 윤호를 필두로 댄서들이 팔을 쭉 뻗쳐 붉은 손들이 박자맞춰 모양을 만들어내는 데서는 찌릿했다. 흡혈귀가 테마라더니, 위험하면서도 끌려들어가 목을 붙들리고 싶은 유혹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흡혈귀를 테마로 했다던데, 흡혈귀 일족 중에서도 지배자 같았다. 남댄서들과 합을 맞춰 그대로 쓰러졌다가 튕겨오르는 안무를 할때도, 여자댄서들과 어우러져 한가운데서 중심을 잡고 댄서들을 끌어들때도 압도적인 아우라가 발산돼 숨이 막혔다. 중간에 느릿한 멜로디로 전조를 만들다가 하하하하 하는 웃음으로 다시 원래 멜로디로 돌아오며 독무가 펼쳐지는데, 약간 마잭의 느낌도 들고 체크메이트의 느낌도 들고? 그 유노윤호스러움이 분명히 느껴지는 곡이라서, 확실히 자기가 어떤 무대를 만들고 싶은지 아는구나 하는 뚜렷한 자의식이 느껴졌다. 락 베이스의 댄스곡과 강렬한 퍼포먼스, 그간 윤호가 많이 해왔던 곡인 만큼 자칫하면 비슷한 작품이 되기 쉬운데 기존 곡과는 다르면서도 기존 곡만큼이나 섹시하고 풍성한 노래를 만들어냈다는 것도 대단하고. 자신에 대해 잘 알고 만든 무대인게, 무대 소화 능력에서도 느껴졌다. 안무 자세 하나하나가 쓸데없는 힘 하나 없이 그 자체로 완성되어 있어서, 정갈한 자세로 서서 다른 댄서들은 모두 쓰러지고 홀로 오롯이 무대에 우뚝 서 자세를 취하는데 특유의 내가 유노윤호다! 라는 그 나른한 지배자의 느낌이 잡아먹히고 싶게 오싹했다. 정말로, 페로몬 발산이 지나쳐 그대로 목을 물리고 싶은 흡혈귀. 정신없이 달려온, 뮤지컬처럼 화려하고 섹시한 7집 곡들의 향연을 마무리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기에 적합한 곡이었다.



Part 2. 기억나니, 그 때? : 항상 곁에 있을게 VCR ~ Rise


Part 1이 동방신기와 카아의 사랑 이야기였다면, Part 2는 우리가 쌓아올린 추억 이야기다. 짐싸서 떠나는 캠핑 여행 VCR이 파트 테마를 다 설명한다. 편안하게 떠난 자리에서 노래부르고, 같이 텐트도 들어가고(...) 그 밤 하늘엔 카아가 있다. 여러가지로 참, 아무리 생각해봐도 이번 콘서트 VCR 마음에 들어... 이어지는 무대들도 설명 그대로다. 팬들이 많이도 바라던 미니 라이브밴드의 반주에 맞춰 동방신기가 라디오라도 진행하듯 조곤조곤 이야기하고 노래한다. 우리 추억의 노래들. 동방신기에게도 추억이고, 카아들에게도 추억인 노래들이 10년이 지난 자리에서 생생하게 되살아나며, 우리가 그 시간을 함께 지내왔음을 다시 되새기게 해준다. 타임슬립에서 이미 '피치 못할 사정으로 인해 과거 노래를 듣지 못하는 분들'을 위해 과거 노래를 불러 상처를 치유해준 동방신기는, 이제 그 상처에 새살이 났음을 안다. 이미 그 자리에서 오롯이 과거도 현재도 미래도, 동방신기의 10년으로 끌어안았기에 10년을 추억하는 자리에서 동방신기 과거 곡을 부르는 것은 설명이 따로 필요없는 당연한 일이다. Part 1이 10년간의 사랑 자체를 상징하듯 한껏 농밀하고 성숙해 있었다면 Part 2의 노래들은 믿어요, 마리프, 유온리럽, 투나잇, 낙원, she.., 넌 나의 노래, rise까지 달콤하고 부드럽기 그지없다. 소녀들에게 수줍게 사랑을 고백하던 오빠들, 그리고 수줍은 그 고백에 응답하던 (지금보다) 어렸던 팬들. 10년이 지나서도 오빠들은 고백하고 있다. 첫눈에 반한다는 말을 믿는다고, 내 작은 공주님들. 포기할 수 없는 단 하나의 사랑, 내 안에 그대가 너무나 넘쳐(...), 하루 더 빨리 흘러서 그대의 멋진 남편이 되길 소망하며 살아요, 제발 내게만 웃어요 oh she, 그댄 나의 리듬 내 삶의 soundtrack... 가사 하나하나가 절절하기 그지 없는 고백이지 않은가. 마무리가 Rise..인 것도 의미심장하다. 위로와 치유의 노래, 또 좋은 날이 올거라는 희망의 노래. '항상 곁에 있을게'로 시작해 그런 희망적인 가사로 마무리를 짓는 Part 2는 동방신기와 우리의 시간이 10년이 끝이 아님을, 계속 이어질 것임을 암시해주고 있다. 우리 지나온 길이 결코 쉽고 편안하지만은 않았지만, 아프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있겠어. 계속, 함께 걷자 - 라는 애정과 치유의 시간. 




뜨거워진 분위기를 이어가되, 섹시 톤이 왕창 빠져나가고 귀여운 톤이 잔뜩 입혀졌다. Part 2를 여는 <항상 곁에 있을게>의 VCR은 제발...제발 블루레이로 내주세요ㅠㅠㅠㅠㅠ 를 애원하게 만들 정도로 귀엽고 또 귀여워서. 동방신기의 일상 한 장면이라도 따온 듯 자연스럽게 꽁냥대는 두 사람이 귀여워서 육성으로 방언이 터졌다. 애도 안 키워본 처녀애가 우쭈쭈쭈 우리오빠들 그래쪄여? 왜이렇게 귀여워여? 하고 혀짤배기 소리를 내게 하는 동방신기 파괴력 갱장하다(...) 챙 넓은 중절모에 갈색 코트를 입은 창민이는 귀엽고 남방 입은 윤호오빠는 선배미 돋아서 설레고ㅠㅠㅠㅠㅠ 심심하다고 소파에 누워있다가 여행가자고 지도꺼내서는 떠날준비하는데, 갑자기 운전대 잡은 양 운전하는 흉내 내며 달려나가는 창민이는 애기ㅠㅠㅠ 것두 말 안듣는 애기ㅠㅠㅠㅠㅠ 오빠가 짐쌀 때 옆에서 자긴 짐 안싸고 기타 위에 올라타서는 이것도 넣어! 이것도! 하는 양 물건 휙휙 던지는데 오빤 또 그걸 다 척척 받아내고ㅠㅠㅠㅠ 엉엉 꽁냥해ㅠㅠㅠㅠ 호민해ㅠㅠㅠㅠㅠ 짐 다 챙겨서 봉고차 타고 떠나는 것도 사랑스러움 그 자체. 오빤 기타치며 노래부르고 창민이는 옆에서 그거 맞춰 노래부르고 춤추고 폴라로이드 사진도 찍고. 둘이서 서로에게 기대 자기도 하고. 그리고 도착한 장소에서 텐트 쳐놓고 캠프파이어 하는데 불꽃놀이도 하고 비누방울도 만들며 행복하게 노는 모습이 너무 예뻐서. 그러다 바라본 하늘에는 별이 떠 있구. 그래 예상했겠지만 카시오페아ㅋㅋㅋㅋㅋ 거기서 또 찡해지고 애들이 '한 텐트' 같이 들어가는데서는 으어어ㅓ어어어어어 하고 비명이 터져오르고. 아니 댄서들 다 보내고 지들끼리만 같이 들어가(....) 윤호 손흔들고 창민이는 텐트 지퍼 치기 전에 살짝 밖에 눈마주치는데 그게 마치 니네는 이런 남편 없지ㅎㅅㅎ? 하는 느낌이라 또 울고ㅠㅠㅠㅠㅠㅠ 엉엉






VCR 꺼지고 조명 들어오니 어느새 돌출 쪽에 밴드도 세팅되어 있고 텐틐ㅋㅋㅋ ㅋ텐트가 진짜로 쳐져 있는데 그 텐트 속에서 애들이 낑낑 기어나온다ㅋㅋㅋㅋㅋ 둘째날은 딥디 찍는다고 미리 연습이라도 했는지 퐁 튀어나왔는데 첫 날은 진짴ㅋㅋㅋㅋ 창민이 나오다가 바닥에 구르고 윤호도 같이 넘어지곸ㅋㅋㅋㅋ 창민이는 VCR 그대로 챙 넓은 중절모 쓰고 있고 윤호는 안경도 껴서 이 때 비주얼 너무 좋았어 하아....잘 어울리는데 창민이는 이틀 내내 모자를 벗어서 자꾸 모닥불에 불태워버리려고 하곸ㅋㅋㅋㅋ 윤호는 둘째날 안경 안쓰고 나오고^_T 흡흡 그래도 창민이가 꼴에 모닥불이라 연기도 난다며 진짜 타나? 하는 느낌으로 모자 모닥불에 씌워놓던건 많이 웃겼다. 라디오 진행하는 기분이라더니 진짜 편하게 얘기하더라. 다 생라이브라 부담감이 장난 아니고 엄살도 부리고. 아 그리고 생각난 또 하나의 해프닝. 둘째날은 좀 토크할 때 문제가 있었다. 마이크가 나왔다 안 나왔다 해서. 옥의 티였지만 덕분에 마이크 안 나와! 하고 창민이가 소리치니 무려 3층에서도 들렸다는데서(...) 오빠의 성량을 알 수 있는 귀여운 해프닝이기도 했고. 그치만 그 뒤로도 인이어쪽에 문제가 있는지 창민이가 불편해하는 모습을 몇 차례 봐서 다음에는 조금 더 신경써줬으면 하는 수니 마음. "마이크가 나와도 굴하지 않습니다, 우린 10년차 프로니까요!" 하고 으쓱으쓱해가며 능숙하게 대처하는 게 진짜 동방신기 참 프로답다고 깔깔 웃긴 했지만 무대세팅도 음향도 다다 마음에 들었던 콘서트인만큼 그런 부분도 완벽했으면 더 좋았을거라 아쉬움이 남아서. 


아무튼 "시간에 관해 테마를 잡고 있으니 시간 여행을 같이 가보자" "정말 시간 여행은 아니지만, 동방신기의 노래를 같이 듣는 시간이다. 같은 곡이라도 모두가 각자 가지고 있는 추억은 다를 테니까, 그 각각의 추억들을 떠올리고 공유하는 시간"이라는 동방신기의 말처럼 이어지는 무대들은 뭉클한 감동 그 자체였다. 라이브밴드, 얼마나 소망했었던지. 동방신기의 경우는 일찍 일본에 진출하며 현지화해선지, 타 가수와 다르게 월투 셋리와 일콘 셋리가 완전히 다르다. 돌다 보면 일정이 서로 겹치기도 하는데, 빡빡한 스케줄에도 불구 양쪽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는 게 참 대단하기도 하고. 그렇게 보다보면 딱 양쪽 차이가 비교되기 마련인데, 개인적으로 일콘은 넓은 규모에서 오는 압도적인 분위기와 라이브밴드에 맞춰 보여주는 프로다운 라이브 실력. 그야말로 '잘하는 무대'를 볼 수 있어 좋고 한국 콘은 일본에 비하면 체조라도 아담한(...) 규모다 보니 거기서 본국 팬들과 그야말로 편안하게 함께하는 따뜻한 분위기를 볼 수 있어 각각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동방신기는 그렇게 어느쪽이든 하드캐리하지만서도, 아주 기본적인 무대나 음향 등 조건만 비교하면 한국이 아무래도 아쉬운게 많아 한국팬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복잡미묘한 감정이 없지않아 있었다. 일콘을 안하거나, 일콘을 하더라도 한국 셋리와 비슷하거나, 다양한 공연장을 겪어보지 않았다면 모를텐데 동방신기는 다 하고 있다보니 일콘 퀄을 못 느낄래야 못 느낄 수가 없고. 







티스토리콘은 그 아쉬움이 해갈돼 시원하기 짝이 없었다. 라이브 밴드도 그렇고, 무대 세팅도 그렇고, 댄서 소개도 그렇고 다소 일콘 영향을 받은 흔적이 곳곳에 눈에 띄었는데, 동방신기가 일콘을 한 건 상당히 오래됐는데도 그간 한국콘에는 적용되지 않았던 장치들이였다. 안이하다 싶을 만큼 어떤 정형화된 슴 스타일의 콘서트에 동방신기 콘서트 또한 맞춰 기획하는 게 답답했었지. 동방신기가 하드캐리하며 그 한정된 조건에서도 콘서트의 질을 끌어올리고 있었지만 일콘을 보면 이 사람들은, 이렇게 해도 다 소화할 수 있는 사람들인데, 이런 무대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인데... 하고 아쉬움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이번 총감독이 뉴페이스였던 심재원이었던 것은 좋은 선택이었다. 동방신기와 친하고 잘 알고 있고, 첫 총감독 무대인 만큼 의욕이 만만하면서도 아무래도 처음이니 더 공연경험 많은 동방신기 의견도 잘 들어줬을 거고. 동방신기가 평소 인터뷰에서 이런 것도 해보고 싶다, 라고 한 내용은 다 들어가 있는데서 실제로 가수와 연출가가 오랜 시간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 흔적들이 느껴진다. 그동안 도입하지 않았던, 그렇지만 충분히 도입해 올 수 있었던 일콘의 무대장치들도 아낌없이 써 무대 질을 한층 끌어올린 것도 열정과 의욕 없이는 없었을 연출이다. 공연 경험 많고 의욕 만만한 동방신기, 열정과 의욕이 만만한 첫 총감독 심재원이 만나 좋은 합을 이룬 것 같다. 무대 질을 끌어올릴 수 있는 장치 도입도 단순히 그걸 늘어놓는데 끝난 게 아니라, 한국콘의 장점이라 생각하는 '교감'을 강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한 것도 마음에 들었고. 


정말, 그 어쿠스틱 발라드 메들리 시간은 함께 소통하고 함께 호흡하는 시간이었다. 현장에서의 분위기도, 캠핑 분위기를 연출해 다 같이 놀러온 마냥. 동방신기가 부르고, 팬들이 부르고. 그렇게 하나가 되고 화합하는, 그런 교감하는 느낌이 들어서 행복하고 행복하고.....정말 행복했고. 동방신기 말처럼 각기 다르지만 모두 동방신기의 곡을 통해 쌓아올렸을 추억이 몽글몽글 피어올랐다. 저 노래 부를 때 난 아직 고등학생이었는데, 교복 입고 갔던 공방의 추억들, 그리고 그 때 만난 동방신기는 지금에 비하면 많이 어렸었고, 지금은 이렇게나 컸는데 아직도 저렇게나 예쁘고 귀엽고, 그치만 한층 성숙해져서 노래도 어쩜 저렇게 잘하고. 사실 정말로 잘 불러주었다. 동방신기가 당시 아이돌 암흑기를 마무리한 아이돌로, 아카펠라 홍보 땜에 욕을 많이 먹어서 그렇지 노래도 춤도 수준급인 실력파 아이돌이긴 했지만 아무래도 지금보단 덜 성숙했을 때라, 가-끔은 삑사리도 내고 그랬는데 그 대표곡이 Tonight... 아직 럽인아나 볼레로 부를 때는 아닌데 그런 노래를 줬습디다 영진사마... 아니 가사는 섹시해서 좋아하는데 노래가 아주 그냥 고음이! 화음이! 애드립이! 근데 잘 불렀다. 믿어요도, 마리프도, 투나잇도, 유온리럽도. 과거 노래를 불러주는 거, 좋았다. 과거 노래'만' 부른 게 아니라, 과거 노래'도' 불러 줘서. 팬이 된 시기는 각각 다를 것이다. 싱글, 1집, 2집, 3집, 4집, 5집, 6집, 7집... 동방신기가 활동한 10년이 넘는 시간 중 언제 팬이 됐는지는 그렇게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사람 애정의 크기는 측량할 수가 없는 거고 늦게 팬이 됐다 하더라도 그 애정의 크기는 오랜 팬보다 훨씬 클 수도 있는 거고. 다만 오랜 시간을 함께 한 팬이라면, 그 오랜 시간 쌓였던 추억들을 이 메들리를 통해서 하나하나 들여다볼 수 있었을 것이다. 새로운 팬이라면 동방신기가 이런 노래도 불렀구나, 하면서 몰랐던 노래를 듣는 새로운 추억을 만들었을 거고. 앞에도 말했지만 이미 동방신기는 과거를 자신들의 것으로 끌어 안았고, 그래서 동방신기의 10년을 집대성하는 추억의 시간에 그 페이지를 하나하나씩 짚어주는 시간이 따뜻하고 행복했다. 좋은 노래들이지 않은가. 가사도 예쁘고. 딱 동방신기가 팬들에게 전하는 것 같은 달콤한 가사들. 






그래서 노래가 끝나고 토크 시간에, 동방신기가 앞으로도 숨겨져 있는 동방신기 좋은 곡들 많이 불러 주겠다고 약속하는게 좋았다. 다 해, 너흰 최고니까! 그치만 창민어빠 나이 드립은 다메요8ㅅ8 예민한 문제락우요8ㅅ8 우리도 10대였는데 20대가 됐고 여러분들도 아줌마가... 하던 창민이는 결국 야유를 들었다 윤호는 그걸 또 미세스랑 미스로 하자고 절충(?) 하고 있고ㅋㅋㅋㅋㅋ 뒤쪽에서 팬이 오빠 미즈 있다고! 미즈라고 하라고! 하는 소리가 들리는데 더 웃겼다. 진짜 콘서튼데 뭔가 되게 서로 가까운 기분. 타임슬립 때 권주가 부를 때 기분이었다. 그래서 창민이가 티스토리 콘서트의 의미 설명할 때 뭔가 유레카! 하는 번개맞은 기분이 되었다. 가수와 팬이 아닌 이상 마주칠 수 없는 사람들이 그 많은 시간을 공유했고, 같은 곳에 있다는게 신기하네요-하는데, 진짜 찌르르- 와서. 진짜 동방신기가 10년 이상을 그 이름을 지켜주지 않았다면 없을 일이었지. 티스토리 테마는 그거인 것 같았다. 10년을 있어서, 앞으로도 있을 거라서. 그 과정에서 동방신기라는 이름으로 만난 수많은 추억이 생겼고, 인연이 생겼고. 동방신기 역시 그게 너무너무 소중하고 팬들도 그런 계기를 만들어준 동방신기가 너무 소중하고. 마냥 서로가 고맙기만 해 더 많이 사랑한다고 말하고 싶은 행복한 시간. "여러분이 있었기 때문에 동방신기가 있었다"는 애들 말에 객석에서 고마워요! 소리가 터져나온 것도 다들 그런 마음이어서였을 거 같다. 


그런 뜻을 전해주는 오빠들은 멋진데 또 귀엽기는 오질나게 귀여웠다. 텐트 앞에 설치해놓은 모닥불 세트를 보며 이거 뜨거울까요? 하는 윤호도, 모자 던져 넣었는데 타질 않더라고요... 하는 창민이도 망충하니 꽁냥대고. 박자타라고 하다가 심취해서 창민이한테 요 창민, 랩 해봐, 해봐! 하다가 인생의 진리, 까지 거론하는 윤호는 귀여우면서도 또 참 큰 사람이구나 하고 깨닫게 만들고. 꽤 상처였던 것도 오빠가 그렇게 계속 웃으며 이야기해주니 이젠 진짜 아무렇지도 않아져서. 그리고 그걸 또 받아서 너와 나의 연결고리ㅋㅋㅋㅋ 랩을 하는 창민이는 마냥 귀여웠다 으아아아 씹어먹고 싶어ㅠㅠㅠㅠㅠ 둘째날이었나? 창민이가 윤호 뒤에서 레드벨벳 행복 춤 춰서 오빠가 뒤에서 뭐가 느껴진다곸ㅋㅋㅋㅋ 사실은 그림자 봤다고 내가 생각보다 똑똑해! 하고 으쓱거리는 것도 되게 귀여웠는데 바비 랩에 레드벨벳 춤 춘거 보면 창민이도 음방 어지간히 열심히 챙겨보지 싶다. 첫날은 레알 즉흥인 거 같고 둘째날은 딥디 찍으니까 나름 슴돌랩인 민호 카리스마 랩을 한 느낌인데(...) 아무튼, 이어지는 노래들도 새로우면서도 추억이 샘솟고, 무엇보다도 따스한 곡들이었다. 낙원. she.., 그리고 오히려 사실 4집 앨범에선 별로 안 좋은 노래였는데 지금 콘서트 끝나고 제일 열심히 반복해 듣고 있는 구간인 넌 나의 노래까지. 특히나 넌 나의 노래 이건 떼창으로 불렀는데ㅎㅎㅎㅎ 3기 팬미팅 때 카아가 겪은 아비데어의 굴욕을 씻어낼 수 있을만큼 다 한 목소리로 열심히 불러서 녹음본 들으면 뭉클한 감동이 느껴진다. 동방신기와 카아가 함께 부르는 "넌 나의 리듬 내 삶의 사운드트랙 항상 곁에서 아름다운 꿈이 되어줘, 또 불러줄래 넌 나의 노래" 정말 동방신기는 우리에게 불러주고 싶었을 곡이고, 우리는 동방신기에게 전달하고 싶을 노래라서. 






행복해서 웃음이 나오는데 어쩐지 눈물이 나오는 상태가 되었다가 Rise..에서는 그냥 울어 제꼈다. 노래 나오기도 전에. 화면에 달이 떠 있어서 그랬다. 2010년, SM콘서트 때 동방신기가 등에 지고 날아온 것 같은, 달이. 그 달을 보며 듣는 라이즈의 가사는 구구절절이 심장을 파고 들었다. 창민이가 직접 가사를 쓴, 치유의 가사. 상처가 아프지 않다고는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언젠가 아물거라고, 괜찮아질거라고, 또 해가 떠 우릴 비춰줄거라고. 담담하게 위로하는 그 가사를 동방신기는 지독히도 아름답게 불렀다. 이것도 계속 하는 이야기지만 라이브가 정말 너무 좋아서. 심장에 직접 두드리는 듯한 솔직하고 담백한 목소리로 부르는 그 노래를 듣고 있자니 정말 괜찮았다. 언제나 동방신기는 카아를 치유해주지만, 정말 아까까지의 행복한 기분에 더해 무슨 일이 있어도 괜찮을거라는 강렬한 믿음까지 들게 만드는 순간이었다. 정말 역대급의 사건도 있지 않았는가. 그런 시간을 거쳤어도, 지금은 괜찮다. 이렇게나 행복하다. "너무 힘에 겨워 흘려보낸 눈물도 추억이란 이름으로 다 마를 테니" "끝없이 펼쳐진 길에 넘어진다 해도 울지마 일어나" "그늘진 고개를 들면 반드시 시간이 찾아와서 짙은 그림자 드리워진 길 밝게 비춰줄거야" 라고. 우리 갈 길은 끝이 없으니까, 아직 한참 남았으니까, 한번 넘어진 걸로 좌절하지 않아도 된다고. 또 괜찮아질거라고 그렇게 다독이는 듯한 따뜻한 가사와 감정을 그득 담은 보컬, 섬세하고 수려한 멜로디가 모두 합쳐져 이루던 아름다운 조화는 마지막 창민이가 길게 끌 때 절정을 이룬다. 첫날은 그러다가 피식 웃어버리기도 했는데 둘째날은 마주본 상태에서 완벽한 마무리. 응, 정말 좋았다. 정말로. 뭐라 말을 덧붙이기도 조심스러울 만치 표현할수도 없게 행복해 죽을것만 같은 시간이었다. 


Part 3. Love, Love, Love : Android ~ 왜


섹시하기도 했고, 달달하기도 했다. 그럼 이제는 즐길 순서다. 정신없이 달리는 Part 3은 그야말로 사랑의 시간. 동방신기가 달려온 성과가 자랑스럽게 펼쳐진다. 동방신기의 십년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게 일본에서의 성과다. 간혹 한국은? 하며 일본 가 없는 오빠들에 슬퍼한 적도 있지만, 그야말로 오빠들이 바닥부터 굴러 쌓아올린 성과기에 카아들에게도 결국은 소중하다. 게다가 타임슬립때 동방신기가 고백해주었지 않은가. 닛산이라는 영광스러운 무대까지 설 수 있었던 것도 다 기다려준 카아들 덕분이라고. 그 '기다림'에 보답하는 무대들이 이어진다. 일본곡이되, 한국가사로 완벽하게 번안되었다. 특히 android의 경우 humanoids와 합쳐져 한층 더 배가된 매력을 선보인다. 비유티, 아돈노를 이어 VCR이 흐른다. 발랄한 '꿈'의 멜로디를 배경으로 오빠들이 잔망잔망하게 돌아다닌다. 공연을 앞두고 우리만 흥분된게 아니라 오빠들도 참 즐거웠다고, 공연장에서 찧고 까부는 모습을 그대로 담아내서 보여준다. 오빠맘, 수니맘 같으니 이제 그 같은 마음으로, 사랑으로 신나게 놀 시간이다. Show me your love, crazy love, somebody to love(물론 한국어번안)로 이어지는 Love, Love, Love의 시간이다. 클럽버전 편곡으로 더 신나진 섬투럽의 하이라이트, 둘이 럽-럽-럽을 주고받으며 점점 고조되어가다 절정에서 터지는 윤호의 "사랑한다!" 오롯이, 정말 카아라서 받을 수 있는 그런 사랑의 고백. 이어지는 Something 배경음의 인터뷰 VCR은 우리만이 아니라 동방신기도 동방신기를 얼마나 사랑하는지, 감사하게 여기는지, 그리고 얼마나 더 열심히 할 것인지 각오를 들려준다. 그리고 그를 증명하는 양 펼쳐지는, 동방신기가 걸어온 길. Something - 수리수리 - 왜로 이어지는 동방신기 활동곡의 역사에 또 눈물을 훔치고. 




10년의 시간에서 추억을 꺼내 보고 서로 상처들을 위로하며 앞으로에 대한 약속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면, 이젠 그 10년간 동방신기가 어떻게 달렸는지도 만나 볼 차례다. 역시 일콘에 영향을 받은 듯한 (지인과 심재원 총감독은 닛산 블루레이 딥디 여러차례 돌려봤을 거 같다고 농담도 했다) 3D 맵핑쇼와 댄서 소개 타임으로 숨을 고른다. 3D맵핑의 환상적인 세계에 빠져들게 되니 펜라이트를 잠시 꺼주셔도 좋습니다, 해놓고는 영어로 안내방송ㅋㅋㅋㅋㅋ 하는 흉내 내다가 펜라이트 꺼줘꺼줘꺼줘~ 하는 애교스러운 멘트로 마무리하는 윤호에게 빵 터지고. 3D맵핑쇼는 천장까지도 무대세트로 포함시키는 대담한 발상은 좋았지만 다소 아쉬운게, 철저하게 유기적으로 흐르던 티스토리콘서트 치고는 그 3D맵핑 영상은 꼭 동방신기 콘서트에서 나와야 한다-는 테마가 느껴지지 않았달까. 시계 방향으로 칸칸이 빛이 채워나가는게 티스토리 로고인 시계 느낌을 내려고 했나? 정도의 생각은 들었지만. 댄서 소개 타임도 적절했던 것 같다. 둘이서 세시간 넘는 공연을 라이브로 끌고 나가는게 보통일이 아니니 그거 빼봤자 어차피 VCR 타임 됐을거고, 그 시간을 넣어서 오히려 뭔가 동방신기 크루, 팀 그런 느낌을 강조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일콘에서도 매 콘마다 함께 일하는 스탭들이 동방신기 콘서트를 함께 한다는 것에 자부심을 보이는 게 좋았던 기억이 나서 댄서 인트로듀스 시간, 괜찮았다. '공연형 아이돌'로서는 정점에 서 있는 동방신기의 콘서트니까, 라는 자부심이 느껴졌다. 






3D맵핑에 댄서 인트로듀스 타임을 거치며 어쩐지 일콘을 아롱아롱 회상하고 있을 때(일본어 아니고 한국어 소개인데 애들 억양이 똑같아서 더 그랬다ㅎㅎㅎㅎ), 진짜로 일본에서 자주 듣던 노래 반주가 흐르고 숨을 고른 동방신기가 다시 달리기 시작한다. <안드로이드>, 그렇지만 가사는 한국어다. 동방신기에게 있어 일본은 칼같이 분리되지 않는 그런 활동 장소다. 일본에서 한국활동곡을 번안해서 활동하듯이 한국에서 일본곡, 부를 수 있다. 단지 아쉬웠던 것은 일콘에선 일본에 맞게 다 번안해서 부르는데 한국에서는 굳이 왜 일본어 원곡을 부르는걸까 - 정도 였는데, 이번 콘서트는 일본곡들을 모두 번안해서 소화하는 게 좋았다. 쉽지 않았겠지만 그걸 해냈다는 게 또 프로다워서 감동하고. 조명과 무대장치의 활용도 완벽했다. 시야제한석까지 무대를 돋보이게 하는 스크린으로 사용하는 등 사이드까지 활용한 무대에 플로어 LED 세트까지. 본 무대 전체가 스크린으로 활용해, 타임머신을 탄 느낌인양 스크린 앞쪽에 떠오르는 동방신기 얼굴 효과도 멋졌다. 의상도 시간여행자를 컨셉으로 한 듯 은색에 시계를 테마로 한 듯한 장식이 되어 있었는데 다소 날렵한 느낌이 적어 아쉽긴 했지만 곡 분위기는 잘 살린 것 같다. 노래도 안무도 좋아했는데 한국에서 볼 수 있을거라고는 생각한 적이 없어 굉장히 기뻤고, 중간에 애들 잘못 섰는지 살짝 부딪치는데 개귀엽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 또한 라이브의 묘미가 아니겠는가 끙끙. it's time, it's time 나레이션이 나지막히 읇조려지며 휴머노이드로 넘어가는 부분에서는 진짜 심장이 터지는 줄 알았다 와 쉐킷쉐킷 너무 잘됐어.....비유티와 아돈노까지를 쉼없이 달린다.






분위기는 뜨겁고, 노래는 신나고, 오빠들의 안무는 완벽하다. 그럼 좀 이제 헐랭하게 놀 때다. 화면에 떠오른 꿈 VCR은 마냥 귀여웠다. 둘이 공연하는 이 체조 경기장, 관객이 들기 전의 공연장에서 동방신기가 콘서트를 준비하며 얼마나 들떠있는지가 고스란히 보이는 영상이다. 발랄한 멜로디에 맞춰 윤호와 창민이는 바닥을 기고, 문을 잡고 막춤을 추고, 경기장 의자에 앉아 엉덩이를 들썩이고, 발라당 눕기도 하고, 엑소 으르렁도 추고, 슈주 쏘리쏘리도 추고... 아주 신났다 신났어. 특히 놀랐던게 첫날과 둘째날 영상이 달랐던 거다. 첫날 관객들 다 퇴장후 다시 찍은건가? 아니면 그 전에 찍었나? 는 잘 모르겠지만 양일가는 (나같은) 팬들에게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었고, 두번째 날 바뀐 영상에서는 3층 팬들에게 싸인이 된 사진 트럼프 카드를 선물하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아무래도 2층이나 스탠딩에 비해 거리가 있는 3층 팬들에게 보내는 선물 같아서 정말 곳곳에 신경써 주는구나 하는 감동도 들고. 아무튼 동방신기는 예쁘다. 예쁘고 발랄하고 참하다. 그런 애들이 이제 같이 놀자고 꼬시니 안 놀수가 없다. 우리 열심히 했으니 이제 니네도 같이 뛰자고 동방신기가 Love, Love, Love를 보낸다. 







Somebody to love는 꽤 의미깊은 곡이다. 동방신기 일본곡 중에서는 처음으로 듀오 버전으로 재발매된 곡이기도 하고, 동방신기 성장의 기록이나 다름없는 에이네이션에서 늘상 엔딩을 맡았으며, 동방신기 콘서트에서도 항상 마무리를 담당하는 신나고 즐거우면서도 어딘지 애수도 느껴지는, 동방신기 팬들에게 참 많이 사랑받는 노래. 노래 가사 중 Love-Love-Love를 번갈아가며 층층히 쌓아올리는 파트가 있는데, 마지막 Love를 끝으로 노래하는 장소 (ex: 도쿄오오! 사이타마! 오사카아! 등등) 를 외치는 등 무대에 많이 올린 레퍼토리라 팬들과 오빠들 간에 쌓인 추억도 그만큼 많은 노래다. 그 somebody to love를 한국어로 들을 수 있다는 것은 그래서 굉장히 의미깊고 감동이었는데, 심지어 그 somebody to love를 듣기 전에 show me your love와 crazy love를 배치해 곡 제목으로 love, love, love가 만들어졌다는 것도 재치있었다. 한 곡 한 곡이 굉장히 신나는 곡이기도 했고. show me your love는 동방신기 단독곡이 아니었던 만큼 조금 의아한 셀렉이기도 했었지만, 랩 등을 완전히 새롭게 편곡해 색다르고 즐거운 느낌이 되었다. 2005년 겨울의 찬 기운도 느껴지고. 그때보다 더 자란 오빠들은 그때보다 더 귀엽게 무대에서 눈싸움을 하는데, 그러다가 신발이 홀라당 벗겨져서 맨발로 뛰어다니는 윤호오빠는 또 귀여운데 섹시해서 빠수니가 > 돌연사 <






이어지는 크레이지 러브는 오빠들하고 잘 어울리는 섹시하면서도 발랄한 멜로디라 언제 한 번 불러줄거란 기대는 하고 있었지만, 예상보다 더 잘 소화해서 또 깜놀했다. 여기선 또 실시간 캠을 도입해서, 윤호와 창민이가 회전의자를 타고 무대에서 왔다갔다 하는 동안의 표정과 동작이 스크린에 생중계되는데 그게 그렇게 귀여웠다. 창민이가 뽀뽀 날리는 거 보고 깜놀. 윤호도 한껏 애교를 선보이고. 개인적으로 제일 좋았던건 댄서들이 창민이 옷 벗겨서 배 까 줄 때(....) 미안하다 창민아 나도 내가 이런 여잔 줄 몰랐다...show me your love에서는 윤호가 AC구역쪽으로, 창민이가 BD구역 쪽으로 돌았는데 크레이지 러브에서는 또 반대로 돌아온다. 중간 지점에서 만났을 때 둘이 꼭 포옹해서 아까 돌연사 했다가 다시 열심히 자라고 있던 빠수니가 또 > 돌연사 < 흐어어ㅠㅠㅠㅠㅠㅠㅠ 창민이 참 신나서 브이자도 하고 연지곤지 흉내도 내고 그러다가 기어이 쟈켓을 벗어던지는데, 꽃가루도 팡팡 터지고 하여튼 그냥 분위기가 더할 나위 없이 고조됐다. 그리고 그 최고조로 치달은 분위기에서 달리는 섬투럽. 창민이는 기어이 상탈을 하고, 윤호도 쟈켓을 벗어던지고. 다 신났다. 사진 찍어도 되니까 핸드폰 꺼내서 조명 켜달란다. ☆★☆★동방나이트☆★☆★ 개장. 진짜 미친듯이 달렸다. 끝날거 같은데 안 끝나고 그 후렴부를 몇 번씩 반복하는데 할 수록 분위기가 점점 뜨거워진다. 에브리바디 쩜! 쩜! 하며 다 미쳐서 정줄놓고 있던 그 정점에서, Love-Love-Love의 주고받음 후, 윤호의 "사랑한다!" 샤우팅. 진짜로, 사랑의 시간이었다. It's time for love, somebody to love. 








Something을 배경음으로 깐 인터뷰 VCR. 겨우 좀 침착해지나 싶었는데 동방신기가 메이크업을 받고 옷을 갈아입는 영상이 나오면 침착할 수가(...) 오빠들 질답 부분은 그래도 집중했다. 어쩜 말도 저렇게 예쁘게 하지? 준비하면서 힘들었던 점을 묻자 스토리도, 뮤지컬도 모두 담고 싶었다고 프로다운 욕심을 보이는 윤호도, 인간 심창민에게 동방신기의 존재가 무엇인지를 묻자 그저 마냥 감사한 존재라고 답하는 창민이도. 특히 좋았던 답변은 팬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물었을 때 두 사람의 이야기였다. 


창민: 저희를 응원해주기 시작한 시기는 각각 다르실 수 있겠지만서도, 진심으로 저희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은 그 마음이 누가 크고 작고를 떠나서, 다 저희에게 너무 소중하고 감사하거든요. 곧은 성품을 가지고 있는 연예인들이라는 그런 시선으로 저희를 바라봐주실 수 있도록, 그런 멋진 연예인으로 계속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윤호: 여기 계신 여러분들 전부에게 정말 고맙고, 또 보러와주신 분들께 감사드리고. 이번 공연만큼은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그런 감동을 선사해드리고 싶습니다. 그렇게 만들고 싶어서 이것 저것 많은 준비를 했는데 만족을 하셨는지 모르겠습니다. 같이 느낄 수 있는 공연이구나-생각해주시면, 또 저희가 감동입니다. 






느릿한 Something의 멜로디가 끝나는 듯 싶더니, 다시금 듣기만 해도 설레는 Something 도입부 드럼채 치는 소리가 나고, she got that something의 나레이션이 나지막하게 귀를 녹인다. Something-수리수리-why로 이어지는 동방신기 시그너쳐 곡들의 시간이 다시 왔다. 진짜 이것이 동방신기다, 하는 무대. 의상은 수트로 색깔만 조금 다르다. 윤호는 푸른 톤, 창민이는 핑크 톤. 핏이 좀 마음에 안 들긴 했는데 그래도 2012 핑파신기보다는 훨씬 세련됐다(...) 뭐 이번 콘서트 전체적으로 의상과 헤어는 다 마음에 들었긴 했지만서도. 사실 Something과 수리수리가 remix 버전이 아닌 건 좀 아쉬웠다. 7집 전곡이 다 포함될 만큼, 7집 곡들이 메인이 되는 TENSE 콘서트라 생각했는데 정작 그 타이틀이었던 Something보다 개취로는 Catch Me, Rising Sun, Why 리믹스 쪽이 임팩트가 있다고 생각해서. 근데 이건 티스토리 콘 자체가 워낙 퀄이 좋았던 지라 내가 깐깐하게 없는 트집을 잡아서 그렇지(...) Something과 수리수리 자체도 충분히 좋은 무대였다. 테이블이라던가 동방신기 앨범에 들어가는 기념 코인을 진짜로 세트로 만든 것도 꽤 공을 들이고 있었고, 뮤지컬스러운 그 화려한 느낌도 충분히 잘 재현하고 있어서. 카지노 분위기를 한껏 내 배경으로 룰렛이 돌아가고, 다만 동방신기의 T가 룰렛에 포함되도록 디자인했다는 것도 센스 있었다. 무대활용도 넓게 해가며 그야말로 퍼포먼스의 제왕다운 모습을 마음껏 과시했고. 그래 근데 그 좋은 무대를 짜게 평가하게 만들만큼ㅠㅠㅠㅠㅠ 엉엉 why 리믹스 어쩔ㅠㅠㅠㅠㅠ 


아 빼먹을 뻔 했는데 why 리믹스 전 토크는 진심 웃겼다. 이게 첫날이라 딥디에는 아마 안 실릴 것 같지만ㅋㅋㅋㅋ 둘 다 바지가 찢어져섴ㅋㅋㅋㅋㅋ 수리수리 시작 전에 창민이가 먼저 찢어져서, 무대 시작 전에 급하게 쟈켓 벗어 허리에 묶었나본데 그 다음에 윤호도 터져섴ㅋㅋㅋㅋㅋ 무대 끝나자마자 창민이 먼저 찢어진거 수습하려고 급하게 사라지는데 윤호는 당당하게 무대에 남아서 그제서야 쟈켓 벗어서 허리에 묶었다. 묶으면서 와 내가 얼마나 세게 췄으면 바지가 터겠냐고. 팬들이 막 보여줘! 보여줘! 하니 보여달라고? 안돼 나의 몸은 소중한 것이여~ 하는 것도 빵빵 터지고. 그러다가 창민이가 옷 갈아입고 손에는 쟈켓 들고 나와서 윤호 어깨에 걸쳐주는데 그게 또 씹덕했다. Bang 자작곡이라고 자랑 좀 하고, 사실 3일 전에 노래 완성했지롱! 2일 전에 안무 완성했지롱! 하면서 기승전동방신기는 프로니까! 로 끝나는 흐름이 아 내 오빠들 너무 귀엽고 자랑스러워p_q 그 다음에 윤호 보내고 창민이가 이제 무대 남아서 끌고 나가는데, 윤호 보내면서 일 보세요~ 하고 멘트 던지는 것도 뻘하게 웃기고. 저 혼자 바지가 터진 줄 알아서 끝나자마자 바지 고치러 뛰어 갔어요...하고 쫑알거리더닠ㅋㅋㅋㅋ 시발 심창민 물흐르듯 섹드립으로 넘어가지 마랔ㅋㅋㅋㅋㅋㅋ 분명히 이런 말 하면 회사에 혼날테지만 상체는 열심히 하면 몸이 만들어지던데 하체는 그런 운동이 없다곸ㅋㅋㅋㅋㅋㅋㅋ 그런 운동이 있다면 열심히 하고 싶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 말 하고 또 상큼하게 덥죠? 하고 걱정해주더니 지금 덥지만 나가면 추워서 감기걸리기 쉬우니 꼼꼼하게 입으라는데 야잌 너 너무 변화 빨라 빠르다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던 와중에 윤호가 돌아왔다. 창민이가 돌아왔군요, 하는데 윤호가 살아왔습니다. 하고 답하는 것도 웃기고. 바지가 스판이어도 찢어질 수 있군요. 하고 주고받고 하다가는 바지가 찢어진 얘기를 이렇게 자랑스럽게 하는 것도 우리팀밖에 없을거라고ㅋㅋㅋㅋㅋ 진짜 무대에서 찍 하는 불길한 소리를 들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불길한 예감은 한 번도 틀린적이 없다고. 여기서 심창민 또 섹드립 한 번 이어졌....는데 이게 내가 음란마귀가 씌인건지 창민이가 음란마귀인건지는 잘 모르겠다. 스판이어도 찢어질 수 있군요, 할 때 창민이가 찢어질만 하죠. 라는 대답을 했는데 보통은 그냥 찢어질만 하게 열심히 해서ㅇㅇ 로 해석할 수도 있긴 한데.... 왜 그걸 윤호 아랫도리를 보면서 말하죠???? 호에에에 돌비는 순진해서 잘 모르겠는데요???? 는 때려쳐 시발 심창민 너땜에 망상돋잖아ㅠㅠㅠㅠㅠㅠㅠ 안그래도 4000일 축하한다고 회사가 윤호♥창민 케이크 만들어주고 그거 썰면서 피로연 비스끄무리한거 한 다음날 신혼여행이 연관검색어에 따라나오는 코사무이로 둘이 떠나서 내가 결혼식에 축의금을 내고 왔나 콘서트 티켓을 샀었나 하게 만드는 그런....원작이 다 해먹는 쿠얼리틴데 너까지 대체 뭐가 찢어질만하다는건데???? 라는 의문 품게 하지 마라ㅠㅠㅠㅠㅠㅠㅠㅠ 내가 할게 없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여튼 분위기는 진짜로 뜨거웠었곸ㅋㅋㅋ 애들은 바지가 터져서 뜨거워진 분위기를 이끌어가고 싶다면서 다음 곡인 왜 리믹스로 넘어갔다. 두번째날은 바지 터지는 에피소드가 없는 관계로 마지막 곡 부를게요~ 하면서 넘어갔는데 팬들이 언제나처럼 에에에에~ 하고 앙탈을 부리니 윤호가 "이만하면 됐지 뭐. 말도 많이 해. 연기도 해. 노래도 해. 3D도 해. 또 뭐?" 하면서 능청스럽게 센스있는 멘트를 치기도 했고. 근데 첫째날도 둘째날도 놀랐던게, 진짜 시간이 눈깜짝할새에 흘러가서 마지막 곡이라는 소릴 듣고 시계 확인했다 놀랬다는 거다. 정신없이 달려서 뭐 한시간 반 됐나? 노래 많이 했으니 두시간? 이러고 있었는데 세시간이 훌쩍 지나고 있을줄은. 그만큼 즐거웠던 콘서트였다.  흐어 존좋.... 라이징선과 마찬가지로 원시적 비트가 강조돼서 리듬만으로도 심장이 두쿵두쿵 떨리는데, 그 댄스 브릿지 부분이 진짜 와... 기합마저도 육성으로 내지르는데 박력이 장난 아니었다. 오빠느님 무릎꿇을게요 평생 모실게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거기다가 내가 제일 좋아하는 why의 하이라이트 배틀호모 부분에서 평소처럼 얼굴만 붙이는게 아니라 윤호가 창민이 뒷덜미를 잡는데 와 무슨 맹수 사냥마냥 섹시함이 넘쳐흘러서 숨이 다 막혔다 메모해놓은거 보는데 씨발!!!!!! 써 있는거 보니 어지간히 좋았던듯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동방신기 콜을 거쳐,
마지막 영상이 흘렀다.


Part 4. 약속 : 10년, 여기 있었어, 항상 곁에 있을게. 


앙코르 곡은 그 세 곡 외에는 될 수가 없었다. 그 세곡이 모든 것을 말하고 있었으니까. 10년이라는 세월, 과거를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제껏 그랬듯 지금도 여기 있을거라고, 현재 서 있는 위치를 이야기 한다. Here I stand. 그리고 미래를 약속한다. 항상 곁에 있을게. 과거-현재-미래가 이어지는 '시간의 테마'. T1ST0RY의 주제를 가장 명징하게 압축해 보여주는 약속의 시간이었다. 



VCR의 첫 시작은 나지막한 나레이션이다. My name is U-know, My name is Max.
유이사의 허밍을 깐 노래가 흘러나온다. 발랄했던 업타운보이와는 사뭇 다르다. 이미 이별을 예감하는 듯 몽환적이되 어딘가 애수에 찬 곡조. 그 노래를 배경으로 소파에 걸터앉은 윤호와 창민이를 카메라는 번갈아 비춘다. 노래 분위기는 바뀌었으되 구도는 그대로다. 두 사람은 서로 다른 세계에 있다. 단지 그 세계가 처음과는 반대다. 윤호는 회중시계를 들고 있고, 창민이의 손목 위로 떠오른 것은 디지털 시계다. 다만 그 위의 숫자는 다르다. 20141226. 윤호가 들고 있던 시계와는 11년의 차이가 난다. 회중시계는 거꾸로 돌아가 12시에 맞춰진다. 그리고 공중으로 반짝반짝 퍼지는 빛. 신데렐라에서도 나왔듯이 12시는 마법의 시간이다. 콘서트 동안 이 공연장에는 마법이 걸려 있었다. 2003년 12월 26일부터 2014년 12월 26일까지. 혹은 과거부터 현재까지. 공존할 수 없는 시간이 이 공연장 안에서는 공존하고 있었다. 그래서 우리는 과거의 곡부터 현재의 곡까지 시간 여행을 한 셈. 그러나 이제 마법이 풀렸으니 현실로 돌아갈 차례다. 나레이션이 흐른다. TVXQ say goodbye. 마법의 시간이 끝나 집으로 돌아갈 시간. 그러나 신데렐라가 무도회가 끝난 후에도 왕자와 결혼식을 올렸듯, 우리의 마법은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그렇기에 나레이션이 끝난 후 화면에는 하나의 기호가 덧그려진다. 무한을 뜻하는 인피니트 기호 ∞. 그리고 동방신기의 메시지가 무대로서 전해진다. 

왜 우리의 마법의 시간이 아직 끝나지 않았냐면, 10년간 이 자리에 있었듯, 항상 곁에 있을게. 라고.





텐, 나인, 에잇. 세븐. 식스. 파이브, 포. 쓰리. 투. 원. 그리고 다시 텐. 
외침이 끝나자 화면에는 영상이 흐른다. 동방신기가 그간 팬들과 세계 각지에서 함께 했던 무대들이다. 캐치미콘서트 월드투어와 11년도 중국 팬미팅, 카시오페아 3기 팬미팅 등등. 그 추억들을 뒤로하고 동방신기가 부르는 TEN은, 10년간 동방신기가 불러온 노래 제목들이 곳곳에 가사로 심겨 있다. 함께 한 세월을 뿌듯하게 추억하는 시간이다. 단순히 그것만은 아니다. 가사는 팬이 아니면 다소 간지러울지 모르지만, 멜로디도 그걸 소화하는 동방신기의 가창능력도 팬들만 듣기는 아까운 곡이라. 살짝 거칠게 긁는 듯한 테크닉, 무대가 지루하지는 않되 과하지 않고 절제된 안무. 그렇지만 역시 제일 좋은 건 가사인 것 같다. 10에서 0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시 10년을 기약한다. 과거 10년을 회상하되, 그 회상에만 끝내지 않고 이미 미래로 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분명히 콘서트 굿즈일텐데 물량을 안 뽑아서 레어가 되어버린 티스토리 티셔츠에 무릎 찢어진 청바지라는 돌비가 매우 좋아하는 옷차림을 하고 나온 동방신기는 TEN이 끝나고 다음 곡으로 넘어가기 전 또 짧게 토크를 해줬다. 아, 윤호 첫날엔 캡모자 두번째날은 망고루피 모자 쓰고 나왔는데 그거도 매우 귀엽....오빠 너는 더럽...the love... 끙끙 티셔츠에 약간 손을 가해서 비즈 뿌려놓은 것 같았는데 그게 밤하늘에 별이 총총 뜬 기분이라 저거 갖고 싶다고 울먹울먹했....근데 왜 안팔죠 왜 없죠. 여튼 티셔츠에 정신팔려 있을 새가 없게 애들은 앵콜의 그 풍성한 감동에 겨워 또 조곤조곤 따뜻하게 이야기해줬다. 첫날은 그러다 윤호가 뭐 물어봤는데 창민이가 뒤로 가서 물 마셔버려서 대답이 없곸ㅋㅋㅋㅋㅋ 윤호가 "아 물 마실 시간 주라고?" 물어보니 창민이가 입안에 물 물고 고개 꼬닥꼬닥하는 것도 귀엽고 윤호가 "손발이 안맞을 때도 있죠 우리 둘도 인간이니까요. 이거 또한 라이브의 매력 아니겠습니까" 하고 능청부리는 것도 귀여웠다. 근데 또 여기서 빠수니들은 오빠 인간 아니라 신이라고 소리지르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진짜 동방이 카아들 좋아하는 만큼 카아도 오빠들 너무 좋아해.... 거기서 또 이제 마지막 마무리를 하듯, 십년이란 세월동안 시간을 넘어 팬과 동방신기가 더 두터워졌다고.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그런 공간을 만들고 싶어서 노력했는데 그래서 여태까지 공연보다 체력이 너무 쉽게 후달리지만ㅋㅋㅋㅋ 퍼포먼스 최고봉이라는 말이 부끄럽지 않게 꽉꽉 눌러채워 담았는데 어떠냐고 자신감있게 묻는 오빠들에게 자신있게 좋았다는 대답을 들려주었다. 뺄것도 더할것도 없는 진심이었으니까. 그런 공연을 만들어준 스탭들에 대한 감사가 이어졌는데, 심재원 디스도 있어서 너무 웃겼닼ㅋㅋㅋㅋ 첫날엔 안무가 출신이라 죽이겠다는 심정으로 64비트 안무를 진짜 실제로 만들어버렸다, 형만 아니었어도... 하는 그런 이야기로 츤츤대고는 그래도 어쿠스틱 라이브며, STL 한국어며, 럽인아가 다 저 인간 머리에서 나온 거라곸ㅋㅋㅋㅋㅋ 데레데레 하는 게 귀여웠고.






두번째 날은 막공+데뷔 4천일이라 그런지 이 때 4천일 파티를 하고 스탭들 감사는 마지막으로 넘어갔다. 4천일 케이크가 나오고 둘은 많이 고마워했다. 여러분 덕에 여기까지 왔다고. 그 말 고대로 돌려주고 싶었던 거 동방신기도 알겠지. 브금으로 데뷔곡인 허그가 나왔는데, 팬들 다 큰소리로 합창했다. 고개를 깊이 숙여 인사하고, 다같이 초를 불자며 스탭들은 이런거 미리 말해주지 않는다고 하는 윤호도 귀엽고, 팬들 합창을 듣고 생각났는지 다 같이 4천일 축하 노래 부르자고 하는 창민이도 귀엽고. 생일 부분을 4천일로 바꿔서 부르는 거예요? 라고 창민이가 시키는 말에 카아들 큰소리로 네에- 하고 진짜로 합창도 참 잘 했다. 4천일 축하합니다. 4천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동방신기. 4천일 축하합니다. 그리고 초도 없는데 공중에 다함께 후- 부는 흉내를 냈다. 동방신기가 같이 끄자고 했으니까ㅎㅎㅎ 는 정말 말 잘듣는 우리 팬들. 정말 티스토리콘은 동방신기도 잘해줬지만 팬들도 다들 너무 열정적이고 예뻤다. 응원도, 합창도 컸고 카드섹션 이벤트도 지독히 감동적이었고. 고마워 내게 와줘서, 4천일 축하해, 나의 슈퍼스타 T. 모든 문구 하나하나가 팬들의 마음을 고스란히 담고 있었다. 동방신기가 우릴 믿는다는게 느껴진 티스토리 콘서트는, 그만큼 카아도 동방신기를 더 믿고 사랑하게 된 시간이었다.







그 흐름을 타고 이어지는 Here I stand와 항상 곁에 있을게. 원래는 펑펑 울 타이밍인데, 너무 행복해서 웃음이 났다. 동방신기가 카아들에게 들려주는 노래지만, 카아 입장에서도 동방신기에게 불러주고 싶은 노래. 보통은 연예인을 통해 꿈을 본다고 생각하고, 팬들은 기다리는 입장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노래 가사는 반대다. 아프지 말고, 잘 지내고, 네가 멀리 가더라도 변치않고 꿈같은 이 곳에서 기다리는 것은 팬이 아닌 동방신기다. 동방신기는 생각해보면 그랬다. 10년, 아니 10년 하고도 손가락 한개를 더 접어 11년이 될 동안 변하지 않고 늘 그 자리를 지켰다. 누군가가 들고, 나고, 들었다 났다 다시 들어오는 그 모든 과정을 묵묵히 보면서. 그러면서 고맙다고 했다. 꿈을 보여준 건, 동방신기라는 꿈을 살게 해준 건 팬들이 있어서라고, 변하지 않고 항상 고맙다는 마음을 전했다. 그런 동방신기의 태도가, 마음이, 메시지가, 지독히 감동적인데 두 사람은 그걸 울음이 아닌 웃음으로 표현하고 있어서. 밝은 멜로디에 맞춰 창민아! 창민아! 를 외치고 Go 윤호! Go 윤호! 를 외치는 둘은 그 Here I Stand가 지금까지 그래왔다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형이고 미래형임을 온몸으로 말해주고 있었다. 그리고, 캣콘 카드섹션 이벤트를 모티브로 만들어졌다는 동방신기와 카아 그 자체의 노래인 항상 곁에 있을게. 함께 한 추억들, 별자리가 된 이야기. 그 모든 걸 하나하나 짚으면서, 결론은 그거였다. 앞으로도 함께하자는 약속. 


아마 약속은 지켜질 거였다. 동방신기는, 그런 가수니까. 이미 밑바닥까지 드러나는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면서 얻은 게 있다면, 그런 상황까지 가며 확인한 두 사람의 성품과 성정이 그토록 올곧고 된 사람들이라는 거. 버리는 것이 쉬웠을 상황에서도 동방신기라는 이름을 버리는 대신 지켜준 사람들이라는 거. 그 무거운 이름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했고 그래서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최정상그룹다운 면모를 자신하고 있고. 티스토리는 그 이름에 아깝지 않은 면모를 과시한 콘서트였다. 연차와 공연경험이 명불허전임을 보여주는 노련한 몸짓과 토크, 호흡하나 흐트러지지 않는 격렬한 라이브 퍼포먼스, 둘이지만 둘이라 더 대단한 완벽한 안무, 그리고 이래서 동방신기임을 확신케 하는 유려한 보컬. 그런 무대를 보여준 동방신기는 스탭들과 함께 무대에 나란히 서 그런 콘서트를 만들어냄에 있어 스탭들이 각자의 몫을 해내주었음을 감사하고 박수를 보냈다. 와중에 애들이 카아타월 뒤집어쓰고 있는게 귀여워서 씹덕하고. 타월 하나 뒤집어 쓴 거에도 성격 나오는게 창민이는 꼬물꼬물 타월이 예쁘게 덮이게 가슴 앞으로 끝을 모으고 있고, 윤호는 한쪽 어깨에 걸치고 있다가 나중에는 확 뒤집어 쓰는게 귀여워 동방신기 귀여워 엉엉ㅠㅠㅠㅠㅠㅠㅠㅠ






그리고 모든 무대를 총 연출한 심재원을 기어이 무대 위로 불러냈는데 그 방법이 참ㅋㅋㅋㅋㅋ 총감독 나올때까지 노래부를거라며 심재원의 나름 흑역사ㅋㅋㅋ 인 블랙비트 시절 인더스카이 노래를 둘이 부르는데 너무 잘 부르쟝...? 쌩 하고 달려나오는데 사실 좀 더 늦게 나왔어도 될 뻔 했다 계속 듣고 싶어섴ㅋㅋㅋㅋ 둘이 평소에 저러고 심재원 놀리나 싶게 살짝 일상 엿본 듯한 느낌도 들고. 개인적으로 제일 웃겼던 포인트는 이거 무슨 노래야? 하고 묻던 카아들도 있던 반면 거기서 그걸 함께 떼창ㅋㅋㅋㅋㅋㅋ 하고 있던 카아들도 많았다는 거지만. 동방신기 데뷔 전 곡인데 떼창이라니 나이가 보인다 |ㅅㅇ .....내가 따라불렀는지는 묻지 말아달라.....아무튼 심재원이 무대 위로 나오자 창민이가 절을 하곸ㅋㅋㅋ 심재원도 놀라서 맞절을 하곸ㅋㅋㅋ 윤호는 그 옆에서 심재원한테 반짝반짝 하는게 어찌나 웃기던짘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심재원에게는 고마웠다. 앞으로 관종재원이라고 안 부르고 까방권을 음.... 열흘간 수여합니다. 그 이상 받으시려면 블루레이 내주시거나 라앨 내주시거나 음원을 주시거나 VCR을 슴 유튜브에 올려주시거나 암튼 그런거 좀.........8ㅅ8 (+ 빼먹을 뻔 했는데, 막공날에는 공연 끝에 I swear을 브금으로 깐 백스테이지 영상이 흘러나왔다. 이것도 감동+씹귀....) 아무튼, 오래 동방신기와 교감해와서, 그리고 눈팅을 많이 해서 그런가 팬들이 좋아하는 걸 많이 반영해줬고, 동방신기와 합을 잘 맞췄던 것도 고마웠다. 일콘 참고한 것도 많이 느껴졌고, 완벽했다고 하기엔 다소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역대 콘서트 중 제일 후유증이 많을 정도로 '앓이'하게 만든 만족도 높은 공연이었고, 다음엔 더 좋아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동방신기 콘서트는 언제나 최고이되, 그 다음은 그 최고 이상의 것을 보여주니까. 

 




동방신기 콘서트가 끝나니 날씨가 따뜻해졌다(...) 동방신기의 동자는 겨울 동자라면서요? 라는 농담이 진담으로 들릴 만큼 콘서트날은 추웠다. 그럼에도 수니들의 열정도, 동방신기의 열정도 참 뜨거웠다. 동방신기 무대 열정이야 더 말하기도 입 아프고, 수니들은 그 열정과 순정이 진짜 ( mm) 그 추운 날씨에 주변에 건물도 없이 황량해 체감온도는 더 낮을 올공에 새벽 1시부터 줄이 생기기 시작했다니 엉엉.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벽 6시에 줄 선 사람도 못 산 굿즈가 있었다니 슴 공연은 잘 했는데 굿즈 갖고 빈정상하게 만들기 있긔 없긔....? 내가 통장을 바친다는데 왜 가져가질 않아! 는 나의 굿즈는 상냥하고 다정하고 은혜로운 지인님이 겟해주셨지만. 지인 말에 의하면 점퍼 같은 경우는 진짜 5분도 안돼 품절이었다는데 대체 물량을 어떻게 뽑은 걸까... 물량 제한 걸어줘서 오 드디어 장사꾼 금지해주는 건가 배려해주는건가 했는데 옘병 그런거 없고 진짜 제한 안걸어놨으면 5분이 뭐야 1분만에 품절품절품절 떴을듯. 발주 늦게 넣어서 거절 당하고 샘플만 팔았나가 의심되는 쿠얼리티=_- 글로벌 패키지에서 굿즈 모자라다고 티셔츠랑 점퍼를 뽑기로 당첨된 사람한테만 팔 때부터 알아봤어야 했는데.... 는 그래도 그 사람들은 티셔츠 살 기회나 있었구나 우린 티셔츠가 굿즈 목록에서 처음부터 없었어.... 이거야말로 진짜 샘플만 찍은건가.... 


그래서 내 주변 카아들은 티스토리콘 앓는 김에 해외 티스토리 콘을 가서 굿즈를 사신다고 합니다. 이것이 카아들의 순정. 저요? 저는 라이트팬이라...위드 투어를 가야해서... 아니 근데 정말 해외 티스토리콘도 가고싶다8ㅅ8 내새끼들 보고싶다8ㅅ8 공연 너무 좋았어8ㅅ8 딥디 제발 빨리 내주세요 시름시름 직캠과 녹음 돌려 보느라 제 일상이 위협받고 있어요... 여튼 그런김에 후기 괴발개발 감상으로만 채운 것도 민망해서 추후 블로그에 직캠+직찍+토크 프리뷰 정리해서 올릴 예정. 은 옥돌비가 언제나 그렇듯 공약만 해놓고 안 지킬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나름 빠심충만한 삶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티스토리 콘 끝나니 그 전 빠심은 빠심도 아니었다 평가할 정도로 팬심 깊게 해주는 행복한 공연이었다, 티스토리 공연은. 심재원씨, 호옥시 자기 이름으로 검색하다가 이 포스팅 보게 되면 공연 너무 좋았어요. 그러니까 앙콘 부탁해도 될까요? 꼭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