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콰이어 Esquire 12월호 인터뷰 텍스트 + 화보

화보는 doublepunch, 텍스트는 투파/촹갤 출처.

유노윤호+정윤호

 

 

 

화보 촬영은 좋아하나?

 

찍는 것도 찍히는 것도 좋아한다. 결과가 남잖나. 몰랐던 내 모습을 발견하게 되기도 하니까.

워낙 새로운 걸 찾기를 좋아한다.

 

 

 

컴백 이후 휘몰아치는 스케줄 한복판에서 만났다. 앨범 준비하던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지?

 

 원래는 있는 그대로 즐기는 성격인데 오랜만인만큼 부담감도 있고 잘 보이고 싶은 생각도 있었다.

근데 막상 뚜껑을 열고 나오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재미있게 하고 있는 것 같다.

물론 몸은 좀 힘들다. 아침에 일어날 때도 그렇고.

 

 

 

개인적으로는<오!정반함>시절 이후 오랜만인데 둘 다 소년에서 훌쩍 남자가 된 것 같아 인상적이다.

 

그때는 그때에 맞게 나왔던 것 같고 지금은 좀 더 어른스러운 모습도 보이는 것 같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소년 정윤호'를 잊고 싶지 않다. 조금 더 성장한 유노윤호의 연륜과

감성이 합쳐진다면 새로운 색깔을 낼 수 있지 않을까, 라는 꿈이 있거든.

항상 미래의 나에게 힘들때마다 건네는 말이다.

 

 

 

너무 반듯하고 훌륭한 생각인데.

 

그래서 특이하다는 사람도 있고 해맑다거나 남자답다는 사람도 있고.

그런 모습을 어떻게 불러도 좋다. 누군가가 윤호는 뭐하고 있느냐고 물으면 나는 항상

'ing'라고 대답한다. 끝내기도 싫고 지나가기도 싫고.

 

 

 

'ing' 모드인 가운데서도 본인이 실감하는 변화의 지점은 분명히 있겠지.

 

열심인 건 비슷한데 그때보다 조금 풀어져 있는 듯한 느낌이다.

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좀 담백해진 것 같다. 옛날엔 뭐든 꼭 1등을 하고 싶어했는데

지금은 예능에서 동네 바보형처럼 보일때도 있고, 이것 또한 터닝포인트가 아닌가 한다.

 

 

 

 

그만큼 자연스럽고 편안해졌다는 이야기로 들린다.

 

맞다. 그런가 하면 굉장히 생각이 많은 편인데 한번 정하면 그대로 행동으로 밀어붙이고 절대 안 바꾼다.

전에 비해 행동하기 전에 훨씬 더 많이 생각하기도 하고.

 

 

 

 

요즘 머릿속에 꽉 차 있는 생각은?

 

벌써 내년 생각을 하고 있다. 생일이 빨라 친구들이 곧 20대 마지막을 맞게 되니 뭔가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다.

1년에 한 번 정도는 함께 봉사 활동을 하곤 했거든. 이상하게 나는 아이들을 보면 힘을 받는다.

 

 

 

 

애들한테 별 관심이 없을 때인데.

 

어릴 때부터 그랬다. 아이들과 자주 놀고, 장남에 장손이다보니 사촌들과도 나이차가 꽤 많이 나는 편이어서.

 

 

 

알고 보면 완전 자상한 타입?

 

좋은 아빠 되는 게 목표다. 하하. 얼마 전<안녕하세요>에 출연하면서 말괄량이 아이랑 놀았는데

되게 좋더라. 나도 언젠가는.....하하.

 

 

 

 

그런 모습에 약한 여자들이 많은데.

 

하하. 그런가?

 

 

 

 

둘만의 첫 작품이었던 지난 앨범에 비해 이번엔 두 사람의 음악적 색깔이 많이 반영됐을 것 같다.

 

아무래도 그렇지. 작업하면서 '왜' 때 앨범을 다시 들어봤는데 어두운 노래들이 많더라.

둘이 처음 나오다 보니 우리가 가장 잘 하면서 공격적이고 강한 모습을 많이 보여주려 애썼던 거지.

멋있는 음악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번엔 좀 밝은 곡들. 1990년대의 향수를 일으킬 만한

노래들도 담으려고 했다. 둘이 이야기도 많이 나눴고, 굉장히 생각이 많았다.

앞으로도 둘만의 색깔을 찾아가야하는데 이번 앨범이 그 자물쇠를 푸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둘의 음악적 취향은 비슷한가?

 

다르다. 다르기 때문에 새로운 게 나오는 거 같다. 나보고 록을 좋아할 것 같다고들 하는데,

록도 좋아하지만 미디엄템포의 R&B나 향수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곡을 좋아한다.

 

 

 

이번 앨범에서 말하자면 '하와유' 같은 노래겠네.

'캐치미'는 그에 반해 굉장히 동방신기스러운 노래다.

 

'하와유'는 나도 굉장히 좋아하는 노래고, 더 대중적인 곡이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우리 입장에선

좀 더 넓게 보자는 거지. 합의점이 굉장히 중요한데 비슷한 음악적 트렌드 가운데 동방신기 색깔을

잃지않으면서 남들보다 앞서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하와유'같은 수록곡들은 '공연에 오시면 그때 다 보여드릴게요' 라는 거지.

하지만 이제 자물쇠가 풀렸으니 또 어떻게 변형이 될지는 모르겠다. 점점 수위 조절을 할 것 같다.

카멜레온 같은 그룹이 되고 싶거든.

 

 

 

장기적으로 생각하는 거네.

 

그냥 순간순간을 재미있게 보내려고 한다.

 

 

 

 

동방신기 말고 정윤호는 어떤가?

 

솔로 활동을 하더라도 동방신기라는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게 힘이 되고 지금은 동방신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뿌리가 중요하거든. 하지만 창민이도 비슷하겠지만 연기를 통해 강력한 동방신기의 유노윤호가 아닌

여러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건 매력적이다.

 

 

 

 

곧 일본에서 뮤지컬 <광화문 연가> 공연도 앞두고 있다.

 

드라마로 만나는 여러 캐릭터들이 내 성격이나 인생에 공부가 되는 것 같다. 그 사람 인생을 직접 살아보는 기회랄까.

한참 힘들어하던 무렵 <맨땅에 헤딩>을 찍었는데 캐릭터 자체가 포기를 전혀 안 하는 스타일인 거다.

아직도 내 안에 그게 남아있다. <궁> 때도, <포세이돈> 때도 그랬고 이번 <광화문 연가>의 역할도 마찬가지겠지.

또 언젠가는 아티스트 유노윤호의 색깔에 접목시킬 수 있을 거고, 연기에 멜로디 붙이면 노래 아닌가.

그렇게 생각한다. 나는 굉장히 꿈이 많다. 버라이어티도 많이 나가고 싶고 언젠가는 뮤지컬이나 연기뿐 아니라 쇼도 만들어보고 싶다.

 

 

 

 

유노윤호는 예전부터 예능감이 좋다는 인상이었다.

 

진지하면서도 좀 엉뚱해서 그런가 보다. 좀 '허당'인 부분이 있다.

 

 

 

 

그 매력들이 요즘 제대로 나오는 것 같다.

 

하하. 매 순간을 진실되게 생각해서가 아닐까 싶은데, 앞으로가 더 재밌을거다.

 

 

 

 

지금은 한참 좋은 흐름이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신경쓰이는 부분도 분명히 있겠지.

가뜩이나 생각도 많은 타입이라니.

 

고민은 많다. 앞으로 어떻게 개인으로서도 잘되고 둘이 잘 합쳐져야 할지도 생각해야 하고,

또 내년이면 벌써 10년인데 그 숫자에 대한 책임감도 느낀다.

지금 우리는 동방신기가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한번 해보자 싶은 마음이다.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음. 오래 남은 그룹이 되고 싶다. '남들과 달랐다'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인 느낌?

동방신기는 항상 승승장구하잖아' 라고 생각하시는데 고생도 많이 했거든.

일본에 처음 갔을때도 그랬고 다섯에서 둘이 된 것도 솔직히 마찬가지고.

그런 부분들을 음악적으로 풀어내고 자기가 원하는 걸 포기하지 않고 달려가는 타입인만큼

앞으로 어떻게 해야 우리를 믿어주는 팬들에게 보답할지 등등 생각이 많다.

티는 못 냈지만 최근 개인적으로 힘든 일이 좀 많았는데 결국 무대로 풀어내는 것 같다.

 

 

 

 

무대에서 여전히 떨리나?

 

절대 안 떨 거라고 생각하는데 나는 떨린다. 그 떨림을 오히려 즐기기도 하고, 오히려 '살아있구나' 라고 생각하는 걸.

 

 

 

 

 

동방신기 팬들은 열광적인 팬덤의 대명사 같은 존재다. 이젠 커뮤니케이션이 좀 되는 것 같나?

물론 불특정다수라는 느낌이지만.

 

그래도 조금씩 전해지는 것 같다. 이제 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행동해주길 원하는구나.

라고 읽어주는 느낌. 솔직히 연예인들중에도 앞에서는 팬이라고 하지만 뒤에서는 다르게

표현하는 분들도 있거든. 근데 나는 정말 팬들을 한 멤버라고 생각한다. 세 번째 멤버.

그렇기 때문에 좋은 방향으로 같이 역사를 써나가고 싶고 잘못된 건 잘못됐다고 이야기해줄 수 있다고 본다.

 

 

 

 

10년 가까운 세월 안에서 힘든 순간들을 함께 겪으며 결국 둘로 뭉쳤잖나. 그런 만큼 서로에 대한 신뢰는 남다르겠다.

 

내가 힘들때나 뭔가를 하고 있을때도 마찬가지지만 일을 마치고 혼자 생각을 하다가 문득 옆을 보면

창민이도 혼자서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 있을 때가 많다. 둘이 스타일도 많이 다르고 가끔은 투닥거리지만

그럴 때마다 말하지 않아도 뭔가 이어져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내 옆에 있어준 것만으로, 그것만큼 고마운 게 없다.

 

 

 

 

이제 보기만 해도 딱 알겠나?

 

음. 알다가도 모르겠다. 솔직히 옛날엔 안다고 생각했는데.

 

 

 

 

무작정 안다고 생각할 때보다 다음 단계로 발전한 것 같은데.

 

내 생각도 그렇다. 안다고 생각할때부터가 위험한 것 같다. 둘 다 아직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이니까.

물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어떤 부분은 예민하고 어떤 건 좋아한다는 걸 서로 알지만.

지금처럼 서로 지켜봐주고 그냥 옆에 있는 게 답인 것 같다.

 

 

 

 

어떤 사람, 어떤 남자이고 싶나?

 

나는 소중한 부분들을 놓친 채 단지 멋진 아티스트만 되고 싶지는 않다. 좀 더 담백해지고 싶다.

답답하다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내 스타일대로 진실되게, 항상 꿈을 향해 달려가는 소년이고 싶다.

10년쯤 뒤에도 "아, 저래서 윤호는 아직 저 자리에 있구나" 라는 소리를 듣고싶다.

그게 어떤 위치든 간에. 아, 사회복지에 관련된 학교도 언젠가 꼭 설립할거다.

최강창민 + 심창민

팬들 사이에선 농담처럼 내한 가수라고 불리던데. 1년 8개월만의 새 앨범과 국내 활동이라니 정말 오랜만이긴 하다.

- 컴백 이전에도 쉰 적은 없다. 해외 활동도 하고 라이브 투어도 하고 나름대로 주어진 일들을 했는데 지나고 보니 1년 8개월이나 걸렸더라. 시간이 정말 빠르다 싶지.

동방신기라는 이름으로 둘을 선보이던 지난 앨범때와는 부담의 종류가 달랐겠다.

- 당시엔 어떻게든 부족해보이지 않기 위해, 전보다 못하다는 소리를 안듣기 위해 말 그대로 힘을 '팍'줘서 만들었다면 이번엔 '이게 끝이 아니라 앞으로 둘이 더 오래 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라는 고민을 했지.

그 과정 중 하나랄까. 지금은 찾아가는 단계인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이번 컴백 전에 어떤 생각을 했나?

- 피곤하겠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최대한 부담을 덜 갖고 활동 하나하나 재미를 느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떤가? 정말 재미있나?

- 다행히 말 그대로 나는 굉장히 재미있다. 어제만 해도 밤을 꼬박 새운 후 세 시간밖에 못 자고 나왔지만 오늘 촬영도 즐겁다.

피곤한건 매한가지여도 마음은 더 편한 것 같다.

일하면서 그런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건 언제쯤부터인가?

- 올해 일본에서 전국 투어를 하면서부터였던 것 같다.

예전 같으면 라이브에서 틀릴때마다 그게 머릿속에 맴돌아 자책하곤 했는데, 이제는 지나치게 되더라.

와, 정말 오래걸렸다. 올해로 벌써 9년 차잖나.

-좀 오래 걸리긴 했지.

그 많은 무대에서 여지껏 실수할때마다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 정말 그랬던 것 같다.

원래 성격이 완벽주의?

- 완벽주의까진 아닌데. 남에게 허점을 드러내고 싶지 않달까. 남들에 견줘 부족해보이거나 뒤처지는 걸 싫어하는 것뿐인것 같다.

막내여서 그런지 항상 형들 뒤에서 일부러 안 나선다는 인상이었다. 그래서인지 둘이 활동하면서 달라진 느낌이고

- 예전엔 좀 더 나를 옥죄었다고 한다면 이제는 그게 풀어진 것 같다.

그동안 숨기고 있던 건가?

- 뭐, 그런감도 없지 않다.

그 사이 영화 <황금을 안고 튀어라>를 찍기도 했다. 첫 영화가 일본영화다.

- 외국어로 연기를 한다는건 일상 생화 언어와는 완전히 다르더라.

역할 자체가 북한 출신의 버려진 폭파 공작원이어서 일본어가 덜 완성되어도 괜찮은 역할인데도 불구하고 굉장히 힘들었다.

아, 정말 외국어란 이렇게 가혹할 정도로 힘든거구나, 싶을 정도로.

첫 작품부터 아사노 다다노부, 쓰마부키 사토시를 비롯한 일본 최고의 배우들과 함께 작업이라니, 놓치기 아까운 기회였을 것 같다.

- 일본에서 손꼽히는 배우들이기도 했지만, 인간적으로도 너무 좋은 사람들과 내가 이 일을 하고 있구나 느꼈다.

내가 활동해온 8년이란 시간도 결코 짧지 않은데 또 여기에선 여태 일했던 것을 뛰어넘어 이 사람들에게 배울 게 너무 많았다.

그래서 앞으로 더 발전해나갈 수 잇겠구나, 라는 자가 진단을 할 수 있었던 기회랄까. 재미있었다.

스크린에 가득 클로즈업된 자신의 얼굴을 보니 어떻던가? 잘 생겼던가?

- 내눈엔 어색한 것, 부족한 것투성이지.

아, 저 부분은 얼굴이 왜 이렇게 틀어져 있지싶고. 그래도 정말 잘했어, 라는건 아니지만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나름대로의 최선을 다했다고 생각한다.

외국어 연기라 많이 달랐겠지만 <파라다이스 목장> 무렵에 비하면 연기가 는 것 같나?

- 외국어로 연기하는 내 모습을 바라보는 건 또 전혀 달라서, 이게 얼마나 자연스러운지에 대해 100퍼센트 확신할 수가 없다.

그래도 불만족스럽진 않다.

이번 앨범을 발표하며 대중적으로 다가가겠다고 이야기했다.

대중성이라는 측면에선 타이틀곡인 '캐치미'보다 '하와유'나 '데스티니'같은 곡들이 더 유리하지 않았을까?

- 맞지. 그런데 그 중심을 찾는 게 참 어려운 것 같다.

'하와유'나 '데스티니'는 개인적으로도 굉장히 좋아하는 노래지만 그렇다고 갑자기 동방신기가 소위 말하는 대중적인 노래를 한다고 했을 떄 오히려 기존의 색깔마저 잃어버릴 수 있다는 거다.

자기만의 색깔이랄까 개성을 잃어버리는 순간, 음악도 연기도 예술도 생명력을 잃고 빛이 바랜다고 생각하거든.

그래서 항상 고민이고 앞으로도 계속해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대중성과 우리의 색깔.

이번엔 그 결론이 '캐치미'였던 거네.

- 그렇다.

'캐치미'는 화려한 퍼포먼스로 비로소 완성되는 곡이지만 그런 춤을 추려면 몸이 남아나질 않을 것 같다.

- '젊은 애들이 뭔 소리냐'할 것 같은데, 정말 그런 느낌이다. 아, 하루하루 달라지고 있구나. 하지만 힘은 좀 들어도 무대가 더 중요하니까.

그런 퍼포먼스와 함께 라이브를 한다는 게 새삼 놀랍긴 했다. 이제 그 정도는 가뿐히 할 수 있는 내공이 쌓인건가?

- 절대 잘한다고 이야기하고 싶진 않은데, 한편으론 그런 생각도 든다.

10년이 다 되어가는데 아직도 못한다고 하면 그건 또 뭔가, 그렇잖아.

하지만 10년이 지났다고 해도 스물 다섯, 너무 창창한 나이인 거지. 다른 생각은 안 드나? 아직도 현재 진행형의 꿈이 동방신기인가?

- 동방신기 그리고 나. 그렇게 되는 거 같다.

동방신기 말고 심창민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어떤 그림을 생각하나?

- 음. 쑥스러운 이야기지만 나는 데뷔했을 때부터 지금껏 '미래에 어떻게 해야지'라는 그림을 그려본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원래 계획을 안세우나?

- 사실 시도는 해봤는데 잘 안되더라고. 요즘 1년 정도는 자주 못 썼지만, 그 전까진 꾸준히 손으로 일기도 써왔고.

그냥 앞에 주어진 일들을 하나씩 해나가면서, 뭔가 재미있어 보이고 궁금한 게 있으면 또 해보면서 지금까지 왔다.

그림으로 치면 전체구도를 잡고 그리는 스타일이 아니라 나 그리고 난 후 또 하나 더, 조금씩 채워나가는 거지.

요즘 음악 말고 마음을 배앗긴 게 있다면?

- 연기든 방송이든 나는 이게 맞으니 이걸 해야 된다는 식으로 정해놓은 건 없다.

오히려 그 하나에만 갇혀버릴 것 같아서. 해보고 시은 건 많다.

기타도 그렇고, 이번에 했던 작사도 계속 하고 싶고 뭐든 조금씩 해보고 싶다.

간혹 연기를 하면서 예능에 나가면 이미지에 지장이 있는 건 아닐까 염려하는 사람도 있잖나.

물론 어떤 걱정인지는 알겠는데 굳이 그런 이유로 벽을 느끼거나 제약을 받고 싶진 않다. 뭐 예를 들어 말하자면.

뭔가 많이 편해진 느낌이네. 그 와중에 부족하다고 느끼는건? 돈이 부족해서 못 사는건 없을 것 같은데.

- 어마어마한 재벌과는 거리가 멀지만 단순히 내가 살아가는 데 경제적인 부족함은 없긴 하다.

지금하고 있는 활동 이외에 더 새로운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취미 생활이 부족하긴 하지.

솔직히 둘에겐 사생활이 없어 보인다. 전문가용 렌즈로 촬영해 모공까지 선명한 사진들이 넘쳐나던데, 자신의 일상이 타인에 의해 기록된다는 건 어떤 느낌인가? 시선에 대한 스트레스에서는 좀 벗어났나?

- 반반인 것 같다. 부담스러울 때도 있고, 그러면서도 내가 미처 기록하지 못했던 순간들을 그 친구들이 남긴다는 복합적인 느낌이 들기도 하고.

사진 보면서 본인도 가끔 깜짝 놀랄 것 같다.

- 물론이다. 사진 찍힐 당시의 상황이라든가 '아 그런 일이 있었지'하며 다시 상기하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하고.

팬들 사진을 저장하기도 하나?

- 간간이, 멋지게 나온 것들만. 하하. 고맙기도 하고, 얄미울 때도 있는데 인터넷에 올라오는 거 보면 결국 나도 찾아보게 되니까.

사람을 볼 때 제일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은?

- 이 사람 저 사람 많이 아는 편이 아니다. 오래 이어가는 건 맞는데 그렇다고 나는 '이 사람이 너무 소중해'라면서 인연도 아닌데 억지 노력으로 끌고 가려 하진 않는다.

흘러가는 대로?

- 결국 순간 순간을 함께하는 사람들이 내겐 가장 소중한 존재니까.

좀 적나라하게 싫어하는 경우는 내게 뭔가를 바라는 사람들이지. 물질적이든 행동이든 리액션이든.

자기가 뭔가를 했으니 당연히 그만큼 받아야 한다는 보상 심리를 가진 사람들.

늘 팬들에게 넘치는 애정을 받고 있으니 개인적인 연애에선 오히려 자신에게 무심한 사람에게 끌릴 것 같다. 그런거 있잖나. "아 나를 무시한 건 네가 처음이야" 같은 대사 뒤에 빠져드는 만화책 같은 상황.

- 음, 그럴 때도 분명 있었는데, 요즘은 만나는 사람에 따라서 그때그때 다른 것 같다.

근데 나 싫다는 사람을 억지로 붙잡고 늘어지는 타입은 아니라서. 나 좋다고 오는 사람도 안 막고, 싫다고 가는 사람 안 잡고.

시간이 지나면 또 바뀌더라고.

- 하하. 그럴 것 같다.

어떤 사람, 어떤 남자이고 싶나?

- 남한테 꿀리는 모습은 보여주지 않는 사람이고 싶다. 청렴결백까진 아니어도적어도 보는 것과 뒤로 생각하는 게 다르지 않은.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다.

요즘, 행복한가?

- 행복하다. 물론 불편하고 힘들 때도 있지만, 적어도 반 이상 행복하다고 느끼는 걸 보면 행복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