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소 낯간지러운 하소연 내지 고해성사입니다. 말할 데는 결국 오빠밖에 없더라구요.




오빠란 말은 참 신기한 것 같아요.
어떻게 글을 써야 많이 고민했는데, 오빠라는 단어로 처음 시작을 하니 머릿속에 휘몰아치던 복잡한 생각들이 
참 맑게 반짝반짝해요. 보기 드물게 순정순정하게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빤 참 신기해.


있잖아요 오빠. 누가 뭐라던 간에 나는 오빠가 참 좋아요.
처음 시작은 창민이였는데, 이상하게 자꾸 오빠가 보이더라구요. 아이돌 안 좋아한다고 일코하던 시절 지인이 오빠 안티였어요. 나 놀린다고 자꾸 오빠 자료 가져오는데, 난 이상하게 그게 참 좋더라구요. 내가 5인동방시절 동방신기 좋아한다 떳떳이 말하고 다니지 못한 건, 1세대 때의 그 어딘지 어설픈 풋풋함에 비해 지나친 매끄러움이 이질적이어서였어요. 나 예쁘지? 날 사랑해! 라는 반짝반짝함에 대한 두려움? 창민이를 좋아한 것도 같은 이유였어요. 소년처럼 수줍고, 뭔가 아이돌만큼 천사같은 외모이면서 그렇게나 아이돌답지 못한 성격이 있을까 그 갭이 더 좋아서. 근데 오빠도. 무대 위에서는 그렇게 아름답고, 멋지고, 또 한발 내려오면 그렇게 카리스마있던 모습이 다정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 되고. 


그래도 난 한발짝 밖에 있다고 생각했어요. 타고난게 인터넷 잉여종자인데, 볼 때마다 그 치열한 팬질에 숨이 턱턱 막혀서요. 성향이 딱 둘이더라구요. 커플질하는 미자팬. 하루가 멀다하게 관리질과 그 까발리기가 자행되는 성인팬. 난 그렇게 치열하게 팬질할 자신도 없고, 미자팬들처럼(당시엔 나도 미자였지만) 가족놀이 하기엔 내 손발이 많이 오글거렸고. 까놓고 난 다군이 처음부터 싫었거든요. 음주운전 때문에. 자꾸 오빠가 눈에 들어왔다고 했잖아요. 그 옆에 걔가 있는게 싫었어요. 소위 커플질하는 미자팬이 오빠를 팔불출로 만드는 것도 싫었구요. 개취니까 뭐라 말은 안 했지만. 응, 사실 말했으면 내가 이상해졌겠죠. 무려 멤버들이 가입된 공카에 동성팬픽방이 떡하니 자리 잡고 있었으니.


그래서 난 걍 되게 조용한 팬이었어요. 양쪽 다 팬 성향이 나랑 안 맞는데 어떡해. 혼자서 자료 보고, 혼자서 찬양글 쓰고. 혼자서 팬픽 보고(마이너라도)... 친신질이며 캉턴이며 하나도 안 맞아서. 학창시절 지인들 만나면 다 그래서 놀라요. 나 돖팬질 한단 얘기 들으면 그러더라구요. 왜 그 땐 그렇게 티 안냈냐고. 지금은 어떻게 그렇게 열성적으로 팬질하냐며 믿을 수 없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하더라구요.
슬픈 소리도 많이 들었어요. "왜 그룹 망한 다음에 그래 됐어?" 


글쎄요, 진짜 왜 그 힘겨울 때 그래 됐을까요. 소드 삼천플 오천플이 터진 날. 응 난 그거 실시간으로 봤거든요. 새로고침할때마다 늘어나는 그 무서운 소리들. 정신이 아뜩했어요. 궁금하더라구요. 에셈과 3인 소송에 왜 윤호랑 창민이가 이렇게 욕을 먹어야 하는지. 배신자, 방관자... 그네들이 말하는대로 정말 에셈이 그렇게 독하고 무서운 곳이라 애들에게 시켰다면, 왜 그 애들을 가엾게 여기는 게 아니라 이리 욕을 해대는지. 응, 그 땐 육이오 음성이고 뭐고 아무것도 몰랐는데도 그랬어요. 다행히 난 그 때 카페에서 팬성향 보이던 아이디가 아니어서, 블존에다가 글 하나 써봤어요. 잘 모르지만...으로 시작되는 글은 바로 폭격. 서러워서 그날 많이 울었어요.


할 수 있는게 없다 생각해서 나는 손 놓고 있었나봐요. 그래서, 그래서 오빠가 돌아왔을 때 난 더 고맙고 감사하고 그랬어요. 힘들었던 시간 견뎌내고 그렇게 멋지게 날아올라주어 고마웠어요. 이 사람은 사랑할 수밖에 없겠다, 생각해서 그 다음부턴 정줄놓고 안 하던 짓 다 해보고. 내가 진짜 모 락그룹 좋아하며 영어원서 사들이다 관세까지 물어본 거 이상으로 미치게 될 줄은 몰랐는데^_T....오빠 찬양할랬는데 자꾸 추억팔이하고 있네요. 자중할게요. 


아무튼 오빠, 나는요. 다른 팬질 할 땐 어디서도 내 닉넴 올리고 팬질한 적이 없어요. 개인블로그라면 모를까. 그래서 더 조심했어요. 내 개인적인 팬질 취향은 안에서. 대신 밖에서는 커플의 ㅋ는 물론이고 오빠랑 창민이 둘 중 한쪽 애정이라도 더 차이 안나게. 오빠가 만약 수많은 글 중에 내 닉네임 눌러보더라도 부끄러운 글은 읽지 않아줬음 해서. 뻘글 하나를 안 지웠어요. 오빠가 그랬잖아요. 이 상은 카시오페아 분들이 만들어준 거라고. 친구가 그 말 오글거린다고 할 때, 나는 자신만이 아니라 다른사람의 공을 소중히하는 오빠가 좋았어요. 글 하나에 신중하려 했던 것도 오빠 말 처럼 내가 쓴 글에 덧글이 붙는 순간 내 글만이 아니게 되는 거니까.



밖에서 그렇게 조심하는 대신 안에선 좀 더 편하게 군 게 잘못이었나봐요. 응, 어떻게 보면 나도 그렇거든요. 오빠들 참 존잘시한 남자들이지만 옷이 동방빨받아ㅠㅠㅠㅠㅠ 오빠 그건 아니야ㅠㅠㅠㅠㅠ 하고 옷고나리도 하고, 예능 보다가 헉 오빠 그 말은! 하고 놀라기도 하고. 그런거 블로그에 적어놓기도 하고. 다소 뭉게뭉게 판타지도 펼치고. 응, 알아요. 모두에게 공감받을 수 있는 팬질 방법은 아니라는거. 그래도 개인공간이니까, 라고 생각했었어요. 남에게 안 보이는 내 공간이니까. 개인의 취향이고 팬질 방법이니까. 나는 그렇거든요. 누가 개인의 팬심을 재단할 수 있냐고. 다만 그 팬심간에 맞부딪쳐서 서열을 정하려고 하면 곤란하니, 상대와 부딪칠 수 있는 부분은 개인 공간에서 하고 적당히 서로 이해하며 팬질하자고. 옳고 그르고가 아니라 성향의 차이잖아요.



그런데 요 며칠간 때문에 참 그런 생각이 타의에 의해서라도 많이 흔들렸어요. 오빤 트윗 안하죠. 앞으로도 하지 말아요. 참, 응. 난 걔들을 옹호하고 싶지는 않아요. 뭐가 어떻든 간에 걘 마스터님을 까면서 자료를 이용했고 (둘 중 하나만 했다면 모를까) 자기 커플링 때문에 후기 관련으로 징징대는 다분히 물밑의 물위화 문제가 있었으니까. 후자는 개취를 떠나 발언이 좀 많이 놀라웠던게 사실이고. 아, 오빤 보지 말아요. 밑밥 깔아두면 오빤 나한테 있어 세상에서 제일 멋있음. 진짜루요. 음, 아무튼 무엇보다 그게 걔 개인공간에서 이뤄진게 외부로 나오며 다른 사람들에게 그 팬질 방식으로 상처를 준 것도 사실이고.... 문제는 그 외부로 나온 과정이 난 참 그래요. 저걸 인정하면 난 내 블로그가 캡쳐당해도 아무 소리 못하는걸요. 내부고발이다, 6.25와 마찬가지라고 하는데 6.25는 그 아버지가 그 교회를 사적 공간으로 한 게 아니니까. 내부고발이라 하기엔 응......개인의 팬심을 끌어내서 심판하고 도장찍고? 가 난 많이 안타깝기도 하고. 아, 오해하지 말아요 오빠. 난 걔들에 대해 옹호하는건 절대 아니예요. 다만 그 사건 과정이 답답했다는거지.



그래서 초반엔 그에 대해 좀 신중하게 하자고 얘기했어요. 문제는 새벽에 터진 트친목록? 와, 깜짝 놀랬어요. 누군가와 얘기를 했다=너도 한패. 가 너무 무서워서. 결국 트위터에 가서 사고를 쳤죠. 오빠, 날 막 혼내주세요. 응, 지금 생각하면 입다물고 있는게 정답이었는데. 안 그래도 일이 커지면서 앞의 냉정했던 글들이 막 까이던 상황에서 이미 그걸로 주목받고 있던 내가 가서 지금 이런일이 일어나고 있다고 얘기한 건 - 근데 있잖아요. 오빠, 난 그 상황 얘기하는 대화가 캡쳐될지는 꿈에도 상상 못했어요. 뭐 제 거는 프라이빗이라 '닉'만 올라가긴 했는데. 세상에. 내 닉이 그렇게 잘 알려진지도 몰랐구요. 걍 커플이든 팬덤이든 트윗이던 싹다 닉세탁하지 못한 제가 바보등신이었죠 뭐.



그게 다예요. 오빠. 그치만 결과는 너무 심각해서. 결국 그 때 냉정하게 보자, 라고 한 사람들이 다 본진을 의심받는 상황이 되어버린 거니까. 나만 해도 커플팬이라 싸고돌았단 소리도 듣고. 음...난 커플링이 되게 일관적이라 내 리버스한테까지 그렇게 애정주는 사람은 아닌데. 실제로 리버스 고나리도 받아본 적 있기도 하고.. 그냥 누구 '편'을 들기 위해 그런 건 아니고 내가 그 시점에서 맞다고 생각한 방향으로 움직였을 뿐이었어요. 그 뜻이, 곡해받았던게 많이 속상하고 안타까웠어요.



오빠, 모든 혼돈스러운 시간 속에서 내가 유일하게 흔들리지 않고 말할 수 있는 건 난 오빠 편이라는 거예요. 정확히 말하면 오빠랑 창민이 편. 둘이 함께여서 좋고, 둘이 같이 있는 모습이 좋고. 둘이 힘든시간 이겨내고 더 높이 비상하기 위해 땀흘리는 모습이 좋아요. 그러면서도 때론 허술한 모습에 웃고, 그 모습마저도 귀엽고 사랑스럽고. 그래요 사실 이러니 저러니 해도 다 애정 기반인데. 어떻게 커다란 카테고리로 묶여 문제 일으킨 아이들과 같은 속성을 갖고 있으니 너도 문제. 라는 소릴 들으면 속상할 수밖에 없나봐요.



이제 내일이면 일이 터진지 닷새째가 되네요. 오빤 내일 공연이 있죠. 멋진 공연이 될거예요. 오빠들은 최고니까. 저번주 에이네이션이 그랬던 것처럼.... 응, 그 때만 하더라도 아직 슴콘 떡밥이 남아있어! 하고 기뻐하고 있었는데 난 이제 어디서 달려야 할지도 모르겠어요. 늘 징징대는 것 같아 미안해요. 힘이 되어줘야 하는데 오늘따라 이렇게 하소연만 해서. 그래도 오빠는 오빠니까, 사진 보는것만으로도 요 며칠 하루 두세시간 간신히 눈붙이며 밥도 제대로 못 먹은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주니까. 위로받아요, 오빠때문에.


더 힘들었을 시간도 극복해낸 오빠니까. 힘낼거예요. 그렇게 할게요. 하소연이며 푸념 들어주어 고마워요 오빠. 오빤 언제나 나의 영웅. 그 어떤 모습이든 나는 오빠가 좋아요. 


나는 오빠랑 창민이만 믿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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