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및 텍스트 출처: pinguino23님 외 일웹 블로그






유노윤호 군입대 9일전 인터뷰


정윤호의 청춘 

유노윤호 


군 입대를 앞둔 동방신기 유노윤호를 만났을 때 가장 궁금했던 건 동방신기도 유노윤호도 아닌 정윤호라는 서른한 살의 남자였다. 유노윤호가 짧은 머리로 위병소를 지나는 순간 가장 먼저 만날 사람이기 때문이다.




오늘 촬영은 세 가지 콘셉트예요. 정윤호의 청춘과 아티스트로서의 유노윤호, 동방신기의 유노윤호가 지닌 모습들이죠. 어떤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어요. 보기에는 청춘 모습을 찍을 때 가장 적극적이었는데. 이런저런 시도를 해보려고 먼저 제안하기도 하고. 

맞아요. 아까 촬영 때 빛을 물통에 투과해 잔상을 만들었잖아요. 저는 그런 감성이 좋아요. 정형화되어 있지 않잖아요. 결국 그 잔상이 제 청춘의 여운이잖아요. 그런 의미를 생각하면서 촬영하니까 지난 시간을 뒤돌아보는 느낌이 들어 기분이 좋았던 것 같아요.


동방신기의 유노윤호 말고 정윤호의 내면을 보고 싶었어요. 군 입대 전에 정윤호의 모습을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오, 대단한데. 무서운데?


무서울 것까지야. 정윤호라는 이름은 어떤 의미예요? 한자 이름의 뜻이요. 

나라 이름 정에 믿을 윤, 클 호. 항상 크고 더 넓게 올라가라. 남에게 신뢰를 주고 사람들을 이해하고 품으라는 뜻이죠. 제가 장남이어서 그런 의미가 담겨 있어요. 거기다 27대 장손이에요. 진주 정씨 황 충장공파 27대손이죠. 초등학교 때도 전교 회장이었어요. 부회장이나 학생회 임원도 하고. 어릴 때부터 뭘 하든 항상 앞에 서 있었죠. 하지만 제가 좋아한 역할은 아니에요.


하지만 리더로서의 일을 반복하면 자연스럽게 몸에 배지 않아요? 

정윤호는 늘 외로웠어요. 떨어뜨려 놓고 생각하면 정윤호는 누구보다 순수하고 어리지만 외로운 아이였죠. 그런 마음을 다른 사람들에게 표현할 줄 몰라요. 오히려 자신이 가진 콤플렉스를 상상으로 풀어나가려고 하죠. 자신에게 하나의 목적이나 일이 주어지면 부족해도 완벽해질 때까지 노력하는 편이에요. 반면 유노윤호로서는 달랐어요. 항상 여유롭고 스스로를 최고라고 생각했죠. 열정은 똑같았지만 받아들이고 풀이하는 방법이 달랐어요.



“20대를 유노윤호로 잘 지내왔다면 30대의 시작은 정윤호의 군 입대죠, 팬들에게는 유노윤호의 공백 기간으로 느껴지겠지만 저에게는 정윤호라는 사람으로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거예요.”






어떻게 한 사람에게 그 두 가지 방식이 존재할 수 있나요. 

전 그렇게 살아왔어요. 무대 위에 서기 위해서는 유노윤호로 살아가요. 무대 위가 제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에요. 지금까지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한 모든 이야기를 꺼낼 수 있는 장소죠. 그래서 무대 위에 서기 위해서나 무대 위에 있을 때는 정반대의 사람이 되는 것 같아요. 확 변해버린다고 해야 하나. 제가 느끼는 대로 모든 걸 발산하죠. 예를 들면 춤도 그래요. 정해진 안무가 있고 디테일을 수없이 연습하지만 무대 위에 서면 저도 모르게 틀을 깨고 나오죠. 반면 정윤호로서 저는 상당히 보수적이고 순수한 편이에요.(웃음) 물론 유노윤호든 정윤호든 똑같은 가치관에서 시작됐지만요.


어릴 때 데뷔해 시간이 지날수록 정윤호와 유노윤호가 구분되는 것일까요? 

그건 아니에요. 데뷔 초반부터 많은 사랑을 받은 건 사실이지만 평탄하지만은 않았어요. 예상치 못한 고비가 여러 차례 있었죠. 그렇게 살다 보니 자아가 부딪히는 순간도 있었어요. ‘내가 변했나?’ 이런 질문을 끊임없이 되뇔 수밖에 없었죠. 역시나 제일 편하고 홀가분한 답은 제 자신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일이었어요. 저는 가수고 관객들은 무대에 선 제게 호응해줘요. 저는 거기에 화답하죠. 그렇게 가수와 관객이 하나가 되어 만들어가는 순간에 빠져들어 살았죠. 하지만 정윤호의 인생은 다른 문제죠. 아직 어리지만 언젠가 누군가를 책임져야 하고 가장이 되어야 하죠. 사람과 사회를 바라보는 시선도 있어야 하고, 눈부신 환상에서 벗어나는 법도 알아야 해요. 무엇보다 유노윤호가 언젠가 돌아갈 수 있는 쉼터가 절실했어요. 일종의 베이스캠프요. 아무래도 이 직업은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직업이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취해버리거든요. 그럼 다 잃어버려요.


자신을 지키기 위한 경계심에서 시작한 거군요. 

저는 유노윤호도 좋아요. 하지만 아무리 유노윤호의 모습을 좋아해도 제 본연은 정윤호잖아요. 그걸 잃어버리면 안 되잖아요. 그런데 이 일을 하다 보면 그걸 잃어버리기 쉬워요. 전 그렇게 되는 게 너무 싫거든요. 





예전 인터뷰를 보면 정윤호의 내면은 “고등학교 졸업 이후에 그대로 멈춰 있는 것 같다”고 말한 적이 있어요.

말 그대로예요. 유노윤호라는 이름으로 인생의 반을 살면서 얻은 것도 많고 정윤호로서 키워온 리더십을 더 크게 펼칠 수 있었죠. 광주 촌놈인 제가 어떻게 해외의 그 많은 나라를 다녀보겠어요. 덕분에 견문도 넓어지고 커리어도 탄탄히 쌓았죠. 그사이 정윤호로서는 크게 성장한 것 같지 않아요. 어떤 모습이냐에 따라 성격도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아요.


촬영장에서는 상당히 밝던데.

맞아요. 아까 촬영장에서 봐서 알겠지만 정말 쾌활하죠. 그런데 사실 그렇지 않아요. 혼자 있으면 진지하고 생각이 많죠. 앞으로의 계획과 일의 순서 등을 완벽하게 짜야 하는 성격이에요. 반면 누구보다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도 중요시해요. 사람은 따뜻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또 너무 솔직하기도 하죠. 유노윤호로서 정윤호를 바라보면 그런 모습이 보여요. 유노윤호로 살면서 제가 조금씩 성장했거든요. 물론 둘 다 저죠. 하지만 둘이 늘 부딪혀요. 간단한 예로 연예인 중에 동사무소에서 주민등록등본 떼는 법을 모르는 사람도 있어요. 항상 매니저가 도와주니까요. 전 그러지 않으려고 해요. 일상적인 부분들을 스스로 하려고 노력해요. 아주 사소한 것일 수 있지만 혼자서 인생을 헤쳐나가는 법도 꾸준히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음, 상당히 많은 고민을 하는군요.

제 나이가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시기여서일까요? 무엇보다도 ‘한 명의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가기 위해 몰랐거나 미숙했던 일을 인정하고 조금씩 채워나가면 더 멋있는 사람이 되겠다’라는 생각을 해요. 저의 20대를 유노윤호로 잘 지내왔다면 30대의 시작은 군 입대라는, 팬들에게는 유노윤호의 공백 기간으로 느껴지겠지만 저에게는 정윤호로 다시 돌아가 한 사람으로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될 거예요. 그래야 20대의 유노윤호와 10대에 멈춰 있던 정윤호가 서로 만날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한동안 장래에 대해 고민했어요. 사실 중학교 때부터 그랬어요. 미래에 대한 계획이 이미 서른 살까지 짜여 있었거든요.(웃음)






그래서 가족의 반대에도 끊임없이 춤을 추고 노래를 한 거군요. 10대의 정윤호가 바란 20대 청춘은 어떤 삶이었어요? 

전 10대 때 정말 말도 안 되는 꿈을 꿨죠. 검사가 되고 싶었거든요. 정의감이 너무 넘쳐 법조인으로 살고 싶었어요. 하지만 본의 아니게 춤과 노래에 빠졌고, 또 여러 고비를 겪었죠. 하지만 그 순간순간 운이라고나 할까? 그게 다 맞아떨어졌어요.




정윤호로 돌아가는 길

 

과거의 인터뷰를 보면 결혼 이야기가 종종 보여요. 데뷔 초창기에는 스물일곱 살이 되면 결혼하겠다는 폭탄 발언도 했잖아요. 

중학교 때는 스물세 살에 하겠다고 말했어요.데뷔 후에도 스물일곱 정도에 해야겠다고 생각했지만 나이를 먹으면서 생각이 바뀌더라고요. 지금은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됐을 때 하고 싶어요.


누군가를 책임질 수 있는 나이가 몇일까요?

나이 제한은 없죠. 다만 책임감 있는 가장이라는 이상을 언제가는 지키고 싶어요.


결혼 생각 자주 하나봐요.

없진 않죠. 진심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싶어요. 하지만 저도 상대방도 서로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해도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만날 수 없잖아요. 그래서 누가 저랑 결혼할지 모르지만 제가 상대를 만나기 위해 기도한 만큼 그 사람도 저랑 똑같이 기도했으면 좋겠어요. 지금도요. 그리고 제 친구들이 우리가 약속한 많은 것을 잊지 않기를 바라죠. 가족은 당연한 거고요. 팬들도 마찬가지죠. 알면 닮아간다고 하잖아요.


손호준 씨나 주변 친구들 챙기는 걸 보면 지금도 충분히 한 여자를 책임질 수 있을 것 같은데

저는 제 자신을 못 믿겠어요. 남자하고 여자는 또 다르잖아요. 제가 의외로 감정적인 사람이라서 아기자기하게 둘만의 페이지를 채워가는 걸 좋아하는데 표현을 잘 못해요. 그게 연인이든 친구든 아끼면 아낄수록,좋아하면 좋아할수록 말을 제대로 못 해요. 혼자 끙끙 앓는 스타일이죠.


자주 끙끙 앓았나요

많았죠. 저는 사람을 많이 만나는 성격이 아니에요. 그런데 남자와는 쾌활하고 기가 센 편이에요. 스태프에게는 인간적으로 다가가려고 하죠. 만나는 사람과 상황에 따라 대하는 방식이 달라요. 그러니 군기 반장이라는 소리도 들었겠죠. 하지만 제가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일단 이해하려고 노력해요. 물론 말을 못 하고 혼자서 앓을 때도 많죠. 성격상 정리를 하고 이야기해야 해요. 그런데 일에서는 앓는 게 없어요. 확실히 해야 하죠. 그럴 때 "정윤호라는 아이가 덜 성장했구나"라는 걸 많이 느껴요. 그리고 사람들이 유노윤호에게 칭찬해줄 때 '내가 그렇게 괜찮은 아인가?'라는 의문이 드는 경우도 있어요.


청춘이나 20대라는 말에는 첫사랑이나 이별, 열정, 치기 같은 게 떠오르는데 어떤 것에 더 가까운 거 같아요?

20대요? 20대는 당연히 달려야죠. 전 열정적이었어요. 좋은 일을 겪든 나쁜 일을 겪든 제가 항상 빠트리지 않는 말이 있어요. “열심히 하겠습니다”죠. 그건 유노윤호로서보다 정윤호로서 항상 꺼낸 말이에요. '못하면 못하는 대로, 잘하면 잘하는 대로 일단 부딪혀보자.'' 부딪힌 일은 확실히 책임지자' 그 책임감 덕분에 다양한 일을 해왔어요. 자기 일을 책임질 줄 아는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생기니 더 많이 일하게 되더라고요. 20대는 딱 하나를 생각하면서 달린 것 같아요. '힘들고 괴로운 일은 30~40대에 경험하는 거보다 20대에 경험하는 게 낫다.빨리 부딪혀서 모든 일을 스스로 판단하는 시기가 오고 책임져야 할 사람들이 생길 때 더 나은 결과를 기필코 만들겠다'


갑자기 궁금한데 윤호 씨의 아버지랑 성격이 비슷해요?

아버지 성격이 칼 같아요. 그런데 정이 많으세요. 어머니는 정이 많고 순수하죠. 저도 좀...(웃음) 예전에는 아버지랑 비슷하다고 생각했는데 최근에는 어머니와도 성격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요.한 6대 4 정도?


어릴 때부터 엄하게 교육받았겠어요.

할아버지 영향을 많이 받았어요. 엄청 무뚝뚝하셨는데도 사람들에게 평이 좋은 분이셨어요.정이 많으셨죠. 군인이셨는데 많은 사람에게 존경을 받으신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제가 어릴 때부터 할아버지의 제자들이 자주 찾아왔거든요. 제게 늘 봉사하며 살아야 한다. 따뜻한 사람이어야 한다,남을 도울 줄 알아야 한다고 가르치셨어요.


할아버지나 아버지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지 않나요.

저는 할아버지의 엄지예요. 저는 무대에서나 시상식에서 항상 엄지를 치켜들어요. 할아버지 때문이에요. 동방신기 데뷔 직전에 할아버지가 폐암으로 돌아가셨어요. 장손이라 제 걱정을 많이 하셨죠. 늘 '데뷔는 언제 하느냐'며 궁금해하셨죠. 고맙기도 할아버지 임종을 지켰어요. 돌아가시기 전에도 아버지가 아니라 저를 찾으시더라고요. 쾌활하게 웃으시면서 멋지게 엄지를 세워들어 올리셨어요. 그게 마지막 모습이었어요. 그때 3일동안 울었어요.


입대전에 혼자만의 시간을 좀 가졌나요.

며칠전 전 광주에 다녀왔어요. 스케줄 끝나고 친구랑 같이 내려갔죠. 부모님께 인사 드리고 큰 고민이 있을 때마다 제가 항상 가는 공원에 들렀어요. 군 입대를 앞두고 있으니까요. 다시 한번 마음을 바로잡아야겠다 싶어서.


혹시 최근에 '이등병의 편지'나 '입영열차 안에서'를 불렀나요?

아니요.입대 자체에 대한 고민은 안 해요. 다만 곧 있으면 제가 평생 서온 무대와 10년이 넘게 함께 해온 사람들과 진짜 잠시 이별인 거죠. 중학교 때 서울에 올라와 힘들게 오디션도 보고 연습생 때도 고생을 많이 했어요. 그렇게 동방신기로 지내온 시간과 잠시 이별을 하기 위한 준비죠.


군대는 몸과 시간으로 견뎌내는 일이라 오히려 나을 수도 있을거예요.

모르겠어요. 감히 뭐라고 말할 수 없어요. 그 속에서 혼자만의 싸움이 또 있겠죠. 일단은 사회생활과 단절되니까요. 사회에서 어떤 일을 했든 머리카락을 자르고 들어가면 다 같은 사람이니까요. 오히려 신나는 부분도 있어요. 군대에서는 제가 그동안 만나지 못했고, 느낄 수 없었던 감정을 경험할 거라는 두근거림이요. 그리고 정윤호가 정말 성장하는 계기가 될 거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어떻게 변할지 몰라 불안감도 들어요.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을 좀 더 즐기는 것뿐, 갔다 오면 괴물이 되어 있으려고요.


제대 후의 유노윤호를 기다리는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팬들이 꼭 듣고 싶은 말일 테니까요.

마지막 콘서트에서 “잘 다녀오겠습니다”라고 말하면서 “잘 다녀오세요”라는 말 한 마디만 해달라고 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유노윤호가 아니라 정윤호로서 하는 말 같아요. 사실 보잘것없던 아이가 여러분 덕분에 여러분과 꿈을 같이 꾸고, 같이 보게 된 것들이 정말 많아졌어요. 그래서 전 이제 또 다른 꿈을 꾸려고 해요. 좀 더 알차고 좀 더 밝은 모습으로 여러분께 보답할 수 있는, 더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올 거라고요. 그러니까 여러분도 같이 성장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아직도 현재진행형인 ‘ing’이지 ‘end’가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말했잖아요. 군대 다녀오면 괴물이 되겠다고. 꼭 그렇게 돌아올게요.






오직 3분을 위한 춤

동방신기의 유노윤호가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기 시작했다. 그 움직임에는 그동안 지나온 많은 시간이 함축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꿈을 꾸기 시작했다. 더 멋진 시간을 위해.


장대비가 쏟아지는 날이었다. 오글거리는 표현을 뱉어내자면 유노윤호의 입대를 슬퍼하는 팬들의 마음 같아 보였달까. 정작 유노윤호의 얼굴은 밝았다. 서울과 일본 및 아시아권 도시, 다시 서울로 이어지는 콘서트와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 대회 개회식 뮤지컬 공연, 웹드라마이자 SBS플러스에서도 방영하는 <당신을 주문합니다>촬영, <더 셀러브리티>화보 촬영 이틀 전 아침까지 이어진, 동방신기 스페셜 앨범에 수록될 솔로 곡 샴페인의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여러 일정을 강행군해온 얼굴이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그런데도 분장실에서는 그와 스태프들의 웃음소리가 떠나지 않았다. 이번 솔로 곡 뮤직비디오에 출연한 카메오들이 왜 유노윤호에게 특별한지 알 수 있었다. “'샴페인' 뮤직비디오에 실제 고향 친구들과 SM엔터테인먼트 직원들이 출연해요. 제 군 입대 전에 전하고 싶은 마지막 추억이자 선물이었죠. 이번 뮤직비디오는 안 할지도 모르는 작품이었는데 무리를 해서라도 꼭 찍고 싶었어요. 스태프와 예전에 한 약속을 잊지 않고 있었거든요.” 그 약속은 한 스태프와 스쳐 지나가듯이 한 대화였다. 같이 뮤직비디오를 찍으면 진짜 멋있을 거라는 스태프의 말에 “나 할게”라고 대답한 것이다. 그는 그 짧은 시간의 대화를 오랫동안 마음속에 새겨놓았다. 이번 뮤직비디오에는 유노윤호가 지금껏 느낀 것과 생각한 아이디어도 적극 반양되었다. “기존 뮤직비디오와는 느낌이 전혀 다를 거에요. 팬들은 '유노윤호가 저런 걸 해?'하면서 깜짝 놀랄걸요? 일부러 연예인 친구는 한 명도 부르지 않았어요. 입대 전의 유노윤호가 아니라 정윤호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거든요. 동방신기 유노윤호이면서 정윤호로서의 첫 번째 작품인 거죠.” 콘서트에서 이미 부른 적이 있지만 당시는 미디엄 템포의 곡이었고 지금은 더 빠르게 편곡됐고 약간의 개그 코드까지 포함됐다.


지금처럼 유노윤호는 언제나 앞을 보며 달려왔다. “동방신기 유노윤호로서 가장 힘들었던 건 우리의 기록을 깨는 거였어요. 마치 0.1초의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100미터 달리기 선수처럼 저희도 3분 안에 모든 걸 보여주기 위해 정말 오랜 시간 많은 땀을 흘리거든요.그런데 어떤 사람들은 '3분만 노래하면 본인이 원하는 걸 다 얻는 거 아니냐'라고 말할 때도 있었죠.” 사실 단거리 선수보다 악명 높은 코스를 달리는 마라토너에 가까웠다. 콘서트 리허설에서도, 드라마나 영화 촬영을 위해 대사 연습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저한테 대충은 없어요. 콘서트가 제게는 10회 공연이라도 단 한번의 공연을 위해 멀리서 온 팬도 있을 테니까요. 그걸 잊지 않으려해요.” 그래서일까. 동방신기의 콘서트장에는 어린 소년부터 아이 지긋한 노년 부부도 종종 불 수 있다. 남성 팬들도 굉장히 많다. 이러한 면모는 그의 성실함 덕분이다. “노래도 처음에는 잘한다는 평을 받지 못했죠. 그래서 더 열심히 노력했어요. 연기도 마찬가지예요. 아직은 부족하지만 더 나아질 거라고 믿어요.”


유노윤호는 자신이 만나는 많은 사람에게 꿈이 뭐냐고 묻는다고 했다. 그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고민하는 상대의 눈빛에 진실이 담겨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그에게 꿈을 물었다. 그의 눈은 빛났고 미처 여기 담지 못한 의미 있는 많은 말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의 눈동자보다 그의 손에 눈길이 갔다. 데뷔 초창기만 하더라도 매끈하던 손은 오랜 연습으로 인한 거친 상쳐들이 많아 보였다. 그리고 유노윤호가 일어서며 손을 내밀며 말했다. “건강히 다녀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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