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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815 슴콘(2014 SMT in SEOUL 4rd) 후기

옥돌비 2014. 8. 17. 19:02



엣셈아 짤을 이렇게 풀어주면 내가 좋아할줄알았냐아리가또 그러니 이제 심챠미 여장하고 정윤호랑 찍은 투샷도 풀어줘 있는거 다 알아 찡찡찡찡




다녀와서 바로 쓰고 싶었는데 워낙에 들떠버려 그런가 너무 좋다 너무 행복하다 너무 즐거웠다x100으로 점철된 후기가 나올 것 같아서 조금 진정을ㅋㅋㅋㅋ 하고 정리된 마음으로 후기를 쓰기 시작했다. 쓰다보면 또 제멋대로 폭주하거나 언어장애로 어버버버 다 좋았습니다 여러분! 으로 급마무리를 할 가능성이 크지만 어쨌든 조금이라도 행복했던 기억을 남겨두고 싶어서. 아 진짜 오랜만이다. 그치 동방신기 공연 보고 오면 항상 이런 기분이었지. 수리수리 공방 이후로 한동안 오빠들 무대 볼 기회가 없어서 까먹고 있었지만 언제나 무대 볼때마다 나는_오빠들의_노예입니다.txt 계약서를 연장하게 만드는 사람들이었다. 또 실감하고 왔다. 합동콘인 것은 중요하지 않을만큼 오빠들은 무대를 통해 관객을 아주 그냥 휘어잡았고 더해서 팬들과는 따뜻한 교감의 시간까지 가졌고. 덕분에 보는 사람은 정말정말 많이 행복해진 시간이어서 많이 마음을 진정시킨 아직까지도 하늘을 날 것 같은 그런 기분.


뭐 슴콘이 언제나 그렇듯이 모든 일처리가 순조롭고 원활하지만은 않았다. 전날의 큐시트 유출로 한바탕 발칵 뒤집혔었던 것이 사실이고. 여러 가지로 참 불만이 많았던 12년 슴콘에 비하면 동방신기 분량은 좀 늘어 있었지만 그 눈가리고 아웅이라도 하겠다는 의지라고는 눈곱만큼도 보이지 않는 과감한 끼워팔기의 향연에 기가 질린 것도 사실이고. 무엇보다 특별무대 때문에. 사실 모종의 다른 루트로 그 특별무대가 걸스데이의 썸띵인것은 듣고 있어서 전날부터 걱정을 했었었다. 여장무대라는게 보통 잘해봤자 과하단 소리나 듣고 아니면 그냥 웃긴 개그무대로 전락하니. 창민이가 데뷔 후 무대에서 여장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데 (데뷔 전 중학교 시절 연극할때 여자역 맡아서 여장을 했었단 이야기는 있었지만 여지껏 사진 한 장이 나오지 않은 흙오이.....) 첫 여장 무대라고 생각하니 내가 여장하는 것도 아닌데 한층 부담감이 느껴졌다고 해야 하나. 차라리 오캬노래처럼 대놓고 귀척떨며 개그코드 섞인 노래가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는데 막상 오빠가 보여줄 건 대놓고 섹시처연을 표방하는 걸데 무대라니. (지금도 좁지만) 쪼꼬마난 어깨에 근육따위 없던 마름마름한 10대도 아니고 괜찮을까 나는 오빠가 예쁘고 예쁘고 예쁘면 그것만으로 만족이지만서도 그게 될까 싶어 걱정한 것도 잠시. 웨이보발 오빠 의상은 빨간색인데 존나 잘어울렸대여!!!! 소식에 슴콘 전날부터 잠을 설쳤을 뿐이고..


12년도에는 비때문에 더위에 습기까지 겹치는 고난으로 매우 힘들었었는데, 올해는 해는 쨍쨍할 망정 비는 오지 않아 다행이었다. 날이 덥고 응원할때 목 가는 거 방지하려고 물을 많이 챙겨갔는데(필수품) 마트에서 아이스크림 묶어팔때 담으라고 주는 봉투가 아주 유용했음. 꽝꽝 얼려놓긴 했지만 점심쯤 출발했는데 더운 날씨에 이리저리 돌아다닌 거 생각하면 놀라울 정도로 얼음이 안 녹고 시원하게 버텨주었다. 경기장 근처에서는 얼린 물 한 병이 최소 천원에서 이천원이므로 (근처 가게에서 정가로 판매하고 있긴 하지만 콘서트 날이면 메뚜기같은 수니들이 마트를 제대로 털기 때문에 시원한 음료따위 남아있을리가 없다) 뭔가 절약한 기분이라 뿌_듯...은 그래봤자 그렇게 아낀 돈 굿즈로 다 나가니까^_T 지인이 일찍 줄을 선다고 해서 부채만 부탁드렸는데 엘홀더 사진이 예뻐서 나중에 좀 후회하긴 했다. 여튼 지인분 덕택에 조금 여유있게 출발해 단콘 표부터 받고 점심 먹고 굿즈 배부 받고 온동네 수니들 다 만나 인사나누고 수다떨고. 느지막히 장 봐서 입장을 했다. 생각보다 시야가 확 트여있더라. 전에 2012 드콘도 상암해서 했었는데 그때랑 체감이 달랐다. 그땐 경기장을 세로로 쓰고 이번엔 가로로 써서 무대가 한층 가까워져서인 듯 한데, 아무래도 가로쓰기를 하면 좌석 수가 줄어드니 그 때문에 가격이 올라갔나 생각도 들고. 시야도 좋았지만 전광판이나 음향도 12년 드콘이나 슴콘에 비해 훨씬 나아져 있어서 어느 정도 피드백이 됐다는 점은 좋았다. 동방신기는 단관 좌석이 센터의 위엄ㅋㅋㅋ을 갖춘 덕에 한층 무대가 가깝게 보이기도 했고. 일단 환경은 만족. 국가선포식처럼 촌스러운 것도 안 해서 좋았고. 






원래 시작은 5시였지만 조금 늦게 무대가 시작했다. 뭐 오프닝 이런것도 따로 없고 바로 제이민부터 등장하는 스피디한 진행. 다음 순서로 나온 강타오빠가 정말 간만에ㅠㅠㅠㅠ 댄스가수의 면모를 선보여주셔서 좋았다지. 창민이는 유출 시러써여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큐시트 유출이 매우 반가웠던게 슴콘 총 무대가 70개. 그 중 코라보 포함해 오빠들 등장은 8개. 중간중간 화장실도 다녀오고 휴식하기도 하고 그런 걸 여유있게 할 수 있어서 좋았다. 아예 큐시트를 회사에서 공개해버리고 대신 특별무대같은 건 서프라이즈라고만 표기해서 당일날 알게해주는 방식은 안되나 뻘하게 생각해봄. 아무튼 14번째 순서에 나를 많이 걱정시켰던 보이스데이(창민이랑 규현, 민호, 수호)의 걸스데이 썸띵 커버 무대가 시작됐고ㅋㅋㅋㅋ 내 머릿속은 하얗게 날아갔다고 한다. 예쁘단 거는 뭐 말하기도 입아플 정도고 새침하고 요염했다. 등장부터 남들 씩씩하게 걸어올 때 혼자서 앙증맞게 사랑의 총알 쏘며 걸어나오는게 어찌나 앙큼하시던지. 무대에서도 독보적이었다. 다리털도 안 밀고 나온 주제에 허리랑 엉덩이 쓰는거부터가 교태스럽고 요염하고, 손끝 하나하나까지도 색기가 그득한 섹도시발....! 그런데도 과하다거나 부담스럽다는 느낌이 없다는게 신기하달까. 힐 신고도 위화감 없이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것도 신기하고. 보는 내내 심창민 존나 이뻐!!!! 니가 젤 이뻐!!!! 아아아악 창민아아아아아아!!!!! 하고 미친년처럼 숨넘어가게 비명을 질렀는뎈ㅋㅋㅋㅋ 나만 그런게 아니라 주변이 다 그랬다. 11년동안 여장따위 시도도 안했던 주제에 뭐 이렇게 예쁘고 잘해ㅠㅠㅠㅠ 놀라움+경악+감탄 등등으로 분위기는 뜨겁게 일렁일렁. 같이 보던 분과 난리를 쳤다. 심창민한테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냐고. 시드 깼냐고. 딸기탈 쓰고 나올 때부터 헐;; 대박;;; 여기서 뭘 더하겠어 했는데 진짜 뭘 더 하고 있다고. 2011년 윤호 말이 예언이었다고. "창민아! 다 해! 넌 최고니까!" 진짜 창민이는 다 해먹고 있었고ㅇㅇ 앞으로 또 뭘 보여줄까 기대하게 했다. 앞으로 창민이가 뭘 하던 더 놀라지 말아야지 생각은 하고 있는데 이미 야생마때도 이치고때도 똑같은 생각을 한 거 같기도 하고...? 아무튼 십년은 갈 떡밥이 탄생한 레전드 무대였던듯. 마지막에 힐 신은게 무색할만큼 도도도도 달려서 들어가는 것까지도 귀엽고 완벽했다. 






창민이한테 고마운게 썸씽커버 무대 뒤로 처음 볼 때부터 영 탐탁찮았던 루키즈 커버무대가 연달아 나오는 순서였는데 심창미인 효과가 심하게 커서 눈에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고.... 서서히 시간 지나면서 진정되어간다고 생각했지만 아 오늘 심창민 진짜 예뻤는데...! 라고 한참 지나서도 불쑥불쑥 말이 튀어나온 거 보면 정말 임팩트가 굉장했던 것 같다. 중간에 기사 뜨는 것들도 제목이 하나같이 약이라도 빨았나 싶게 도발적이고ㅋㅋㅋ 보아나 최시원하고 같이 찍은 사진도 SNS에 떴대서 확인해봤다가 빵터지고ㅋㅋㅋ 앙큼하게 예쁘고 새침한 표정은 자동 장착이세요? 진짜 무대때도 느꼈지만 네가 제일 이쁘다고 또 끙끙 앓이하게 만들고ㅠㅠ 아쉬운게 있다면 왜 윤호랑 투샷을 안 올리냐 하는거? 매니저 뭐하냐 응? 11년만에 여장했는데 멤버랑 같이 한 컷을 안 찍었다면 아이돌 매니저로서 직무유기 아닌가요? 공홈에 올려줘ㅠㅠㅠ 윤호오빠 반응 진짜 궁금해 죽겠다. 대기실에서 분장하는거 보는 것도 뒤에서 무대 모니터링하는 것도. 올어동4가 나온다면 들어있길....☆ 없다고는 말하지 말아요 제발....☆







그리고 또 기다림을 거쳐, 서서히 어둑해지고 야광봉이 하나둘 켜지기 시작할 무렵 등장하신 오빠님들. 나오자마자 화아 동방신기 슨배님들 공연장을 뒤집어노으셨다...! 원래 단콘에서는 앵콜곡으로 부르는, 적당히 달아오른 분위기를 일순간 들끓게 하는 곡이 처음부터 나와 응? 했는데 그래도 될 일이었다. 닛산 공연장도 쥐락펴락했던 오빠들에게는 상암도 좁아서. 핸드마이크 라이브로 동방신기는 공연장 전체를 누비며 흥을 돋웠다. 돌출, 사이드, 다시 토롯코를 타고 도는데 어찌나 에너지가 넘치던지 창민이는 토롯코 속도가 느려지자 휙 하고 점프해서 무대를 건너가는 열정도 보여주고. 윤호는 또 그 와중에도 장애인석쪽 챙기며 인사하는게 보여서 찌잉. 참 알면 알수록 된 사람이야 윤호오빠는.






메들리 무대는, 동방신기가 공연을 참 많이 해 본 관록있고, 경력있고, 무대를 즐길 줄 있는 가수라는 게 제대로 보여서 좋았다. 덕분에 곡 시작전부터 동방신기 나온다고 미리 일어나 일사불란하게 자리를 잡고 있던 카아들은 처음부터 단전에서 소리를 끌어올리며 큰 소리로 응원했고. 항상 곁에 있을게와 허그 락버전, 꿈까지 세 곡을 언제나처럼 열심히 소화하는 오빠들은 무대를 진심으로 즐기는 것 같았다. 웃고, 즐기고, 우리 같이 놀자고 따뜻하게 물어오는 듯한 그 행복한 기운이 몽글몽글 전해져와서, 이때부터 참 많이 행복해지기 시작해진 것 같다. 무엇보다 오빠들이 참 예뻤다. 흑발 윤호야 말할 것도 없이 진리고 드라마 준비하면서 몸을 키워선지 등발이 화아....창민이도 심장미때 알아봤지만 참 예뻤다. 일투어 때 체력 키운다고 살 찌우던게 운동을 했는지 확 마르고 팔에 근육도 제법 잡히고. 너무 길었던 머리도 깔끔하게 자르고 와인빛도는 붉은 갈색으로 염색을 해 놓으니 왜이리 어리고 귀여운지 정말 오빠들 왜 이리 잘날 일이야 빠수니 심장에 고질병 들라고 그래요...? 게다가 심창민 이 오빠는 그날 그야말로 잔망사슴을 넘어 잔망여우... 손키스를 날리질 않나 썸띵 춤을 추질 않나ㅋㅋㅋㅋ 






임팩트야 썸띵이 너무나 압도적이어서 그렇지. 또 한참의 기다림을 거쳐 본 You Needed Me 코라보 무대도 참 좋았다. 아까는 그렇게 앙큼새침요염했던 심장미가 하얀 셔츠를 입고 나오는 모습은 천사강림이라는 수식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성스러워서. 어디서 나오나 했더니 한쪽에 만들어놓은 동산과 나무 세트에서 등장했는데, 세트 처음 보고 뭐야 에벡한테 트리투어때 쓰던거 빌려달라 그랬나봐; 했던게 무색할만치(유치하지만 개인적으로 이번 슴콘에서 동방신기가 입었던 의상이나 동방신기 노래를 타돌 무대에 쓴게 보여서 꽁기했던 것도 사실이다) 잘 어울리고 예뻤다. 어둠이 제법 깔린 현장을 은은하게 채우는 코러스가 잦아들무렵, 창민이의 선창으로 노래가 시작됐는데, 맑고 깨끗하고 부드러운 목소리가 곧게 뻗어나가 공기를 울리는 것이 어찌나 감격스럽던지. 창민이가 SMP에서 보여주는 폭발하는 듯 올라가는 고음도 좋아하지만 이런 발라드에서 나지막하게 쭉 뻗어올라가는 고음도 참 맘에 든다. 윤호도 창민이도 투어 경험이 축적될 수록 목소리가 한층 풍성해지는게 수니로서 자부심이었는데, 이런 합동콘에서 팬 아닌 사람들도 듣는게 꽤 뿌듯하고 즐거웠다. 실력도 실력이지만 오빠 성품도. 아이들을 먼저 챙기고, 팬들이 뻗는 손에 아이들이 놀랄까 그러지 말라고 부탁하고, 무대 위로 오를 때도 자기가 먼저 오르기보다는 아이들이 먼저 오를 수 있도록 배려하고. 초조해하는 대신 무대 밑에서 자신의 순서를 챙겨 노래를 부르는데, 자연스럽게 뚝뚝 묻어나는 그 관록미 느껴지는 여유라니. 빠깍지도 있겠지만 그 화음 구성 중 가장 청아하고 쩌렁하게 울리는 고운 목소리였다. 또 무대에 오르자마자 후배들 깨알같이 챙기는거며, 마지막에 예쁘게 손 흔들고 인사하는거며. 썸씽 커버가 커다란 어퍼컷을 맞은 듯 충격적인 무대였다면 유니디드미 커버는 그야말로 심창민이구나, 내가 아는 심창민이구나를 확인하며 성스러워지는 시간이었다.





동방신기 무대는 오래 기다려야 볼 수 있다. 그만큼 기다림의 한을 품은 카아들 목소리가 쩌렁쩌렁하다. 가뜩이나 사람의 피를 끓어오르게하는 SMP에 시뻘겋게 넘실거리는 야광봉이 더해지자 그야말로 상암은 의식이 거행되는 제례장 풍경이 됐다. 아까까지 방방 뛰어다니던 오빠들은 어디갔는지, 현장을 뜨겁게 달구는 열정만은 그대로였지만서도 발랄함 대신 절제된 엄숙함이 덧대진 오빠들은 그 제례를 이끄는 신관이었고. 의상도 머리도 참으로 옳아서 더 좋았다. 누가 동방신기한테 가죽바지 입혔냐! 감사합니다 제 절 좀 받으세요....착 달라붙는 가죽바지가 격한 동작을 수행할 때마다 그리는 선이 얼마나 사람을 매료시키는지. 반팔이라 더워보이지도 않고 탄탄한 팔뚝 근육이 고대로 보이는 것도 참 돌비 보기에 좋았더라. 윤호 흑발은 깐머리가 아니라 내린머리였는데도 섹시한 성인의 남성미가 무섭도록 배가돼 3층 단관쩌리석까지도 섹시한 페로몬이 넘실넘실 닿아오는 느낌이었고. 압도적이었다. 심창민은 예전 같으면 고난이도의 무대였던 만큼 무대수행을 완벽하게 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워했을 텐데 확실히 관록이 더해진 것이 느껴졌다. 완벽함에 여유까지 깃들어 한층 무대를 보는 맛이 더해졌달까. 과거 곧 죽을 것처럼 눈을 부라리며 이글거리던 모습도 좋았지만, 찰나에 스쳐가듯 씨익 미소를 보이자 한층 더 여유롭게 사람을 압도하는 느낌이 풍겨서 한층 무대의 완성도를 높이고 있었다. 정말 완벽하다, 라고 감탄하면 언제나 그 이상을 들고 오는 동방신기인 걸 또 실감하는 시간이었다. 슴위크에서는 장소는 중요한게 아니라고 느꼈는데, 슴콘에서는 장소만이 아니라 합동콘인지 단콘인지는 중요하지 않단 걸 느꼈달까. 동방신기면 충분했다. 동방신기가 있으면 그냥 그곳이 최고의 무대였다. 







고도로 완성된 라이징선 무대의 여운이 길었던 까닭에, 기다림은 더 길었던 것도 같고 더 짧았던 것도 같다. 너무나 멋진 무대였기에 그 여운이 오래 가서 대기시간이 체감되지 않았던 것도 있고, 이미 그런 무대를 봤으니 빨리 다른 무대들도 보고 싶어 더 애가 탔던 것도 있어서. 기타리프가 울리기 시작했다. 듣기만 해도 전투의욕을 불사르게 만드는 내가 너무도 사랑하는 왜의 전주. 그리고 전광판에 비치는 윤호. 문을 뒤로 하고 독무를 춘 후, 반주에 맞춰 서서히 열리는 문을 지나 무대 위로 등장하는 풍경은 정말 그림같이 우아하고도 시선을 그러모으는 연출이라 감탄했다. 사실 딱히 다른 돌들에 비하면 엄청나게 공들인 연출은 아니었는데, 단순한데 반해 아주 효과적이었어서 가성비로 따지면 정말 신의 한수였던듯. 거기에 한 몫 한 게 윤호 비주얼. 내가 사랑하는 깐윤호, 게다가 흑발. 춤을 출 때마다 우아한 선을 그리는 날렵한 다리에 반해 근육이 탄탄하게 붙은 상체 등발. 진짜 임신비유 별로 안좋아하지만 눈빛만으로 임신할것마냥 섹시함이란 단어를 그대로 형상화한 사람같았다. 대장늑대란 소리가 절로 나올만큼. 수트 변형 디자인의 의상에 실버메탈 장신구도 침나오게 어른 느낌이라 좋았고. 그 위풍당당한 모습으로 댄서들을 통솔해 킵욜헿다운을 외칠 때 진짜 내 무릎이 내려가더라. 실제로는 대장늑대 명령에 맞춰 다같이 야광봉을 아래로 내렸지만. 동방신기만 등장했다 하면 시뻘겋게 물드는 그라운드를 내려다보니 그 붉은 빛들이 구호에 맞춰 한꺼번에 쭉 내려가는데, 장관이라고밖에는 할 말이 없었다. 





그리고 내가 사랑하는 수리수리 무대. 여러가지로 활동에 악재가 많았던 까닭에 음방 외 외부행사에서 한 번도 선보인적이 없었고, 그래서 직캠도 풀리지 않았던 이 무대를 드디어 볼 수 있어 얼마나 감격적이었는지. 동방신기 무대는 스토리성으로나 극적인 연출정도로나 그 완성도가 극히 높다. 그만큼 수행하는 아티스트에게도 높은 기준치를 요구해 엔간한 다른 아티스트들의 커버무대로는 마음에 안 차는 것도 사실이고. 그래서 그 무대를 한 회 한 회 최선을 다해 수행해, 어디 하나 아쉬운 점이 없게끔 완성된 예술작품같은 무대를 만들어내는 동방신기가 더 대단한거고. 듣는것만이 아니라 보여주는 것까지 합쳐 무대를 완성하는 SM의 철학을 가장 실감나게 보여주는 아티스트라고 감히 평해본다. 그리고 수리수리는 그 보는 맛이 정말 제대로 느껴진 무대였다. 원테이크로 찍어내는 무대고 다인원도 아닌지라 둘을 왔다갔다 하는 그 구도를 어떻게 살려낼것인지가 궁금했는데, 기대 이상으로 완벽하게 무대용으로 동방신기는 공연을 펼쳐내고 있었다. 테이블에 마주 앉아 카드를 던지는 첫 시작부터 테이블로 돌아와 수리수리 마수리 수수리 사바하, 를 외치는 그 순간까지 물흐르듯 매끄러운 전개가 사람 눈을 호렸다. 반은 유체이탈한 상태로 이미 눈은 무대에 빼앗겨 있는데 목으로는 단전에서 젖먹던 힘까지 끌어내 소리를 지르는 그런 상황. 원래 목이 튼튼한 편인데 와 이래도 목 괜찮을까 ; 하는 생각이 응원하다 든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다. 집에 와서 보니 몸무게도 쭉쭉 빠져 있었는데 응원 다이어트 효과 스게. 여튼, 아무리 생각해도 왜-수리수리-Something 순서는 좀 빠수니 죽어보라고 짠 세트리스트 같았다. 너네 다 죽여버릴거야 다 홀려버릴거야 하는 각오로 가득한. 



그래도 오빠들이 양심은 있으셔서....는 아니고 아마 Something 무대 세팅 준비해야 되서? ㅋㅋㅋ 중간에 토크 시간을 주어 다행이었다. 좋아 목을 좀 축여야겠어! 는 무슨 토크 시간에도 소리지르고 엄마미소 짓느라 목은 사정없이 가버렸지만ㅋㅋㅋㅋ 토크도 너무너무 귀여웠다 정말. 모든 사람들을 두루 챙기되, 팬들'만' 아는 얘기를 덥썩 꺼내는 것이 아니라 팬 아닌 사람도 왜 이 화제가 나왔는지 이해할 수 있도록 먼저 짚고, 양해를 구하고 팬들과 교감의 시간을 갖는 것이 합동콘이라는 사실을 확실히 인지하고 배려하되 팬들을 아끼는 마음, 교감하고픈 마음이 고대로 드러나서 이런 사람들이 내 스타들이라고 또 뿌듯했더란다. 둘 사이에 전반적으로 꽁냥꽁냥한 기운이 느껴지는것도 한 마리 컵등이로서는 행복해 말춤을 췄고. 원래 윤호가 물병을 안 챙기는 경우가 많아 창민이가 형 것 까지 챙겨오곤 하는데역시 내조쩌는 요메 이날따라 윤호가 자기 물 챙겨 나오는 바람에 두개 챙긴 물병을 하나는 내려놓는 것도 귀여워 주먹 입에 넣고 울 일이었다. 개인인사 차례에서 윤호오빠가 위아 티 외쳐준 것도 좋았고. (물론 단관석에서도 절을 받기 위해 열심히 위아티! 위아티! 하며 옆구리를 찔러대긴 했지만ㅋㅋㅋㅋ) 뻘하게 적는 지식사항. 위아 응원구호는 일본 엑스재팬이 쓴 게 먼저고 국내 기준으로는 우리가 원조다. 2012년 1월부터 돌았던 톤 투어, 1월 27일 나고야 셋째 날 공연 창민의 솔로 공연에서 첫 등장했으니까. 

@95tomo
【東方神起 名古屋ライブ】で新しい掛け声が生まれたよ!チャンミンソロの時『手でT』を作ってね(*≧∀≦*)チャンミンからもお願いされたよ
새로운 응원이 생겼어! 창민이 솔로할 때 손으로 T를 만들자구. 창민이가 그렇게 부탁했어!

그리고 동방신기 응원으로 자리 잡은 것은 2월 11일 후쿠오카 둘째날 공연부터. 

@roseaki
We are T 何度もやったよ(^-^)/ ユノがお気に入りらしい!ジャンプまで要求(^o^) いきなりが好きなユノが二度もいきなりWe are〜って言い出して慌てるビギw
We are T 몇번이나 했어(^-^)/ 윤호가 마음에 드는 것 같다! 점프까지 요구(^o^)  좋아하는 윤호가 두 번째도 갑자기 We are? 라고 말하기 시작해 당황하는 비기 w


모 돌은 데뷔 자체가 그 날보다 늦으니까 응원구호 원조라고 부르면 난감........굳이 쪼잔할지 모르지만 쓰고 가는게, 현장에서 윤호가 동방신기가 위아? 하면 티! 하는게 있다고 팬 아닌 사람들을 위해서도 다시 설명을 하고 있는데, 근처에 있던 모 팬이 위아원인데? 하면서 짜증을 내던걸 들어서. 한 명이었지만 솔직히 보면서 기분은 좋지 않았다. 모 그룹 팬이면 굳이 왜 이쪽 단관으로 왔는지도 이해가 안됐고, 왔으면 그 그룹 나왔을 때 응원하는 건 그러려니 하겠지만서도 최소한 동방신기 나올 땐 동방신기 응원을 해야지 거기서 맞지도 않은 사실로 왜 태클을 걸고 있는지. 조금 불쾌했긴 하지만 앞에서 오빠들이 얘기하고 있던 관계로 사사로운 걸로 화내고 싶지는 않아 스킵하고. 정말 오빠들이 얘기 한마디 할 때마자 저절로 광대가 올라가는게 엄마미소가 자동으로 나와서. 개인소개 시간인데 자기 인사하기전에 먼저 얘기하고 싶다고 윤호형 드라마 촬영하고 있다고 깨알같이 홍보하는 심창민 참 훈늉한 요메였고 ㅋㅋㅋㅋ "차 안에서 윤호형이야~ 그러는게 아니라 무석입니다 맨-날 그러고 있어요. 근데 굉장히 많은 분들께 드라마, 사랑을 받고 있어서 참...부럽네여 (새초롬)" 하는데 말투도 귀엽고 내용도 귀여워서 또 씹덕사ㅇ<-< 츤데레의 훈늉한 교본이시다 부럽다고 츤츤대는데 알고보면 형 드라마하고 있고 사랑받고 있고 형아가 윤호형이야~하는 대신에 무석입니다~라고 맨날 말해준다고 데레데레 자랑질하는거야ㅠㅠㅠㅠㅠ 






심창민은 큐시트 유출땜에 원래 기습공격 하려 했는데 깜짝무대 못됐다고 쫑알쫑알거리면서도 걸리기만 해봐...아주 불쾌했어여 흥흥 하는게 또 잔망이 쩔고... 썸띵 얘기가 나오니 빠수니들이 한 번 더 ! 한 번 더! 외치는거에 호응해서 신나게 또 잔망잔망 썸띵 춤 춰주시고. 커버 무대때 한번, 메들리때도 한 번, 토크 때 세번ㅋㅋㅋㅋㅋ 빠수니 호응에 춤추자 윤호가 섹시하다고 칭찬해줬드니 바로 받아서 이거요? 하면서 두번째 댄스. 뒤에 가서 윤호가 다음 곡 소개할 때 아까부터 창민이가 계속 추고 있던 - 하니까 심창민 또 말 받아서 세번째 댄스를ㅋㅋㅋ 창민이 하는 말이 전 이게 제일 좋다곸ㅋㅋㅋㅋㅋ 어휴 심창민 이 앙큼한 기지배...는 아니고 오빸ㅋㅋㅋㅋㅋㅋ 심창민 확실히 지가 이쁜거 아는 거 같다. 예쁘고 잘하니까 빠수니들이 시켰을 때 헿 하면서 싱나게 춰주는 거 같고ㅋㅋㅋㅋㅋ 지인들은 분명히 썸띵 커버 심창민 기획일거라고 그랬다. 동방신기 노래하고 제목 똑같은거 이용한 연출이기도 했고 네명 중에 토크네타에서 저렇게 즐기면서 풀어준 건 심창민 하나뿐이라섴ㅋㅋㅋ 진짜 단콘 때 무엇을 보게 될지 궁금하단 말이지. 그래 귀엽게 군 주제에 무대하러 딱 돌아서자 열정적인 무대의 흔적으로 셔츠가 땀에 흥건히 젖어 시스루가 된 건 또 보면서 울컥해지고. 그치 내 오빠지. 뭐든 프로답게 최선을 다하는 내 오빠지 하고 또 수니부심 돋고. 
 






마지막 곡은 Something. 줄댄스가 어렵다고요? 무슨 상관이죠? 동방신긴데요? 어려운 안무에 동선인데도 동방신기는 신나게 즐기면서, 보는 사람을 감탄하게 하는 무대를 만들어냈다. 사실 정말 동방신기 무대 칭찬은 하다보면 의미없는게 두 사람이 워낙 프로라 뭘 해도 완벽하게 해내서. 더 좋아지면 좋아졌지 아쉬울데가 없어서. 가감없이 허리를 휘젓는 윤호대장늑대 때문에 또 졸도할 지경이 되고, 그날 잔망여우 본색이 완연했던 심창민은 진짜 시드깼다고 하는 표현이 딱 맞는게 초단위로 표정이 바뀐다고 느껴지게 풍부한 감정표현으로 나를 놀래켰다. 인원수가 둘인 것이 무색할만치 넓은 무대를 꽉 잡고 흔들며 공연장 전체를 지배하는 것이 과연 무대 관록이 느껴졌다. 시선을 떼 놓을 수가 없었다. 실제로는 죽을 만큼 최선을 다해 춤을 춰서 그런지 토크 때 이미 등허리가 땀으로 흥건하게 젖어있는게 보였는데, 보는 사람에게는 여유가 느껴지도록 표정은 한 순간도 힘듬을 드러내지 않고 천연덕스럽기만 한 것도 대단했고. 역시 일개빠수니는 의심없이 너흴 그저 숭배할수밖에.....





대망의 캐치미. 토니 안무는 무대를 넓게 써야 진가가 드러나는 안무라 음방용으로는 아쉬움이 많지만 콘서트에서 보면 참 좋은 안무다. 뮤지컬을 보는 듯한 화려함, 그대로 무릎꿇고 날 죽이라 외치고 싶을 정도의 압도적인 카리스마. 왜가 댄서들을 통해 지배를 형상화한다면 캐치미는 댄서들과 함께 합을 맞춰 노래를 부르는 사람의 감정 하나하나를 몸으로 전달한다. 그만큼 호소력있고 전율이 넘친다. 장장 다섯시간 가까이를 끌어온 무대를 마무리하기에 부족함이 없는, 화려하면서도 장중한 무대였다. 전광판에 오빠들 표정이 클로즈업 될때마다 압도되는 느낌에 호흡이 가빴었다. 그리고 그날 의상은 뭐던 간에 다 칭찬해야 하고. 캐치미 하면 등짝신긴데 이날은 가슴팍을 확 찢은게 또 돌비보기 참 좋았더라222222 

 





 

슴콘이 5시간에 70곡이라는 빡빡한 일정이다보니 상당히 진행속도가 빨랐다. 아직 아티스트가 무대에서 퇴장하지 않았는데 바로 노래가 나오는 경우도 있었고. 그래서 캐치미 끝나자마자 엔딩곡이자 합동곡인 빛 반주가 나오는 것에 오빠들은 뒤쪽에 나오려나 예상했었다. 엔딩곡은 모두 슴타운 티셔츠를 입고 부르는데 캐치미 의상 갈아입는 시간도 있어야 하니.....근데 "이제는 힘들어도 지쳐도 쓰러지지 말고~" 랩파트에 윤호오빠가 뙇 튀어나오는 바람에 으아니 이 오빠들은 대체 옷을 어케 갈아입은겨 하고 좀 많이 놀랬고ㅋㅋㅋㅋ 슈주 엑소 형라인들하고 많이 어울렸고 창민이는 보아누나랑도 잠깐 얘기 나눴고. 12년도처럼 쓸데없이 외국팬 안 올려서 좋았다. 자기들끼리만 꽁냥거리는 그사세라지만 난 그 그사세가 좋은거니까. 그러다가도 마지막에는 또 멤버 찾아 가는거에 찌잉. 형아 옆에 서다가 신동한테 인터셉트 당한 창민이지만ㅋㅋㅋㅋ 아ㅏ무튼 원래 시간이 없어서 창민이 하이라이트까지 듣고 나갈랬는데 결국 서서 오빠들 인사하고 들어가는거까지 다 보고 왔다. 마지막 멘트를 윤호오빠가 하쟝.... 들어갈 때 자기들끼리 씩씩하게 계약완료한 사람들처럼 악수하는 것도 귀여웠고. 



 



합동콘에서 만족하기란 사실 쉽지 않다. 두루두루 호감이 있다면 모를까 취향이 뚜렷한 사람에게는 아무래도 본진 분량이 무지막지하게 많지 않은 이상 기다림의 시간이 더 길 수밖에 없어서. 그래도 타임슬립콘 이후로 동방신기가 하는 모든 것은 좋은 것이다ㅇㅇ 의식이 확고해진데다가 올해 초 컴백 활동도 너무나도 만족스러웠고, 언제나 기다림 그 이상으로 팬들에게 보답하는 동방신기답게 분량과 관계 없이 최고의 만족도를 선사한 무대를 펼쳐주어서. 결국은 참으로 만족스럽고 즐거운 슴콘이 되었다. 윤호 개인 무대가 없는 것은 아쉬웠지만 드라마에 집중해주겠거니 생각하며 아쉬움을 달랬고. 아무래도 한여름에 사극 스케줄인데다가 주말...그러니까 오늘은 또 상해에서 공연이 있어 정신없이 바쁠텐데 말이지. (사실 그래서 후기 쓰기를 서둘렀다. 중국 공연이니 직찍 직캠이 쏟아질텐데 그 전까지 완성 못하면 레알 떡밥 홍수에 파묻혀 절대 완성 못할거 같아서.) 


동방신기 공연을 보다 보니 날이 갈수록 눈이 높아진다. 눈 높아진 나를 또 만족시키는 것도 동방신기밖에 없다. 그래서 동방신기만 보니 또 눈이 높아진다. 이런 개미지옥 순환...! 얼빠 몸빠 무대빠 골고루 하는 나를 완벽하게 충족시켜줄 수 있는 것도 동방신기뿐이고, 까탈스럽고 예민한 아이돌 기준을 가진 나를 실망시키지 않는 것도 동방신기 뿐이다. 정말 어떻게 이런 아이돌이 있을까 신기할 따름이다. 너희만 아니면 난 진즉에 아이돌 덕질을 탈덕할 수 있었을텐데...! (부들부들) 그러나 너희 때문에 난 여전히 덕후고 공연을 볼 때마다 그 덕후계약은 계속 연장되어 간다. 고오맙습니다 오빠님들. 다음 슴콘이 언젤지는 모르겠지만 그 때도 레드오션의 빨간 점이 될거야 나는. 약속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