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E/리뷰/후기

131005 동방신기 팬클럽 카시오페아 3기 팬미팅 상세 후기

옥돌비 2013. 10. 6. 17:02

* 기억에 오류 있는 부분은 덧글로 알려주시면 수정하겠습니당 ^▽^ 그 외 표현차나 덧붙인 의견은 개인의 의견으로 취존스루하며 읽기ㅇㅇ 뒤로 갈수록 기빨려서 내용 없어지는 거 주의.





기다리고 기다리던 Cassiopeia 3기 Fanmeeting - Cassiopeia Special Day with 東方神起 (빨간하트 중요). 
에셈은 구역은 정해졌으니 너흰 오기만 하면 돼 오면 랜덤으로 티켓 배부하겠음ㅇㅇ 이라고 공지를 때렸지만 다년간의 경험을 통해 에셈불신 수니천국임을 깨닫고 있던 팬들은 랜더어어어엄? 니가아아아아아? 라는 생각으로 일찍부터 출발한 경우가 많았다. 결과적으로 랜덤은 맞았지만 일찍 가는 것이 정답이었음. 첫차까지는 아니고 꽤 이른 시간대의 지하철을 타고 갔고 씩씩하게 아침 공기를 가르며 10~20여분 정도를 걷다보니 손나 하름다운 오빠들의 현수막이 앙녕? 우리 오늘 여기서 만날거야^^ 라고 인사를 보내왔다. 




 



오빠들 해쳐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의상도 헤어도 메이크업도 좋네요. 
게다가 창민이가 윤호한테 어깨동무를 한 자세는 창민이의 어좁을  커버해주는 효과가 있죠. 
한 마디로 퍼펙트한 사진입니다. 오빠? 오빠들? 오늘 존나 이뻐여 큭..........



8시경부터 오후 1시 반까지의 기다림이 편안하기만 했다면 그짓말이다. 10월답지 않게 내리쬐는 땡볕은 한여름의 무더위 못지 않았고, 중간에 어떤 스탭이 말실수를 하는 바람에 기껏 만들어놓은 줄이 무산되고 계단에서 다시 줄을 선다고 달림픽을 하는 아찔한 사건도 있었다. 다행히 다년간의 공방으로 다져진 팬들이 가서 한 목소리를 내면서 기존 줄을 복구할 수 있게 됨... 안 됐으면 울었을거야. 표는 레알 랜덤으로 뽑았다. 화정체육관은 돌들 팬미팅에 자주 이용되긴 하지만 솔직히 좌석이 별로 좋지는 않다. 중간에 전광판 따로 설치하지 않는 이상(그리고 설치는 안 해준다) 뒷쪽은 무대 정말 안 보여서, 어중간한 1층 자리보다는 오히려 2층이 나을 정도. 대신 1층 앞자리는 꿀이다. 해서 구역 배정 났을 때 대체 구역이 어떻게 배치될 것인가로 말이 많았었다. 일부러 실망하게 될까봐 자리 기대는 많이 안 했는데, 현장 가서 확인하니 구역은 나쁘지 않았다. 나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고 진짜 좋았다. 손고자만 아니었어도 좀 더 앞에서 볼 수 있었겠지만 뒷자리 사람들 확인하면 배부른 투정이고.


오전에 오래 기다린 덕으로, 일찍 자리 뽑기를 한 다음에 시작 전까지는 여유있게 내려가서 수니들과 밥도 먹고 차도 마시고 노닥노닥 시간을 보냈다. 그러면서 안면 있는 빠수니들은 또 다 만나보고. 이 날은 진짜. 안암역 일대가 다 카아들로 득실득실해서ㅋㅋㅋㅋㅋ 팬미팅 장소인 체육관 근처의 수니 무리들은 정말 기가 질릴 정도였고 (특히 추가모집쪽에 줄이 그냥....화아...) 안암역 쪽 카페에서는 오가는 여자들은 다 손목에 빠수니 티가 팍팍 나는ㅋㅋㅋㅋㅋ 팬미팅 참석 띠를 두르고 있었던지라. 역과 체육관까지 거리가 꽤 있어서 삼삼오오 모여서 택시로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아예 수니 전용으로 이쪽만 왔다갔다 하는 아저씨들도 계시더라. 모 지인분은 아저씨 화정체육관이요! 외치자 아저씨가 동방신기 보러 가는거지! 하고 알아서 빠밍아웃을 시켜주셨다고. 또 다른 지인분은 택시타고 올라가는데 교통통제하던 아저씨가 오늘만 여섯번ㅋㅋㅋ 본다고 반가운 인사를 전했다 한다. 


슴은 또 뻘짓을 했다. 추가모집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확인하고 약관 확인동의하고^^.... 슴콘 여권 수령때도 느꼈지만 왜 있는 컴퓨터와 엑셀 활용을 못하는 것인가. 추가모집 인원이 많아서 초반에 준비한 카아카드가 모두 소진되는 바람에, 나중에 집으로 보내주는 게 됐다고 한다. 추가모집쪽 줄이 길어서였을까 입장은 좀 딜레이 됐다. 3기 가입을 미처 못한 지인분 때문에 기웃기웃하다 들었지만 번호대가 만 번 넘어가고 있었다고. 비워놨던 추가구역 (2층 센터랑 F구역?인 듯. 여긴 꿀자리..)기가입자 자리에 안 온 걸 확인하고 공석에 현장가입자를 앉히는 거니 기존 시간 예고대로면 좀 빡빡할 거 같은데? 라는 예상대로 미리 예고됐던 시작 시간은 30분 늦춰졌다. 8시에 시작할거라는 루머가 파다했지만 30분밖에 늦춰지지 않아서 올ㅋ 했는데 추가가입 입장을 중간에 끊은듯. 시작 전까지 앞자리로 안내되서 오는 사람이 몇 있었는데 몇 줄 안 채우고 바로 어둑해져서. 


팬미팅의 스타트를 끊은 것은 동방신기가 라이브로 선보이는 5집수록곡 she였다. 달짝달짝한 예쁜 노래. 자존심이 강한 사람, 절대 울지 않는 사람. 이 가사 때문에 팬들이 이거 카아 얘기하는 거 같다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적절하니 딱 불러줘서 좋았다. "안녕하세요, 동방신기입니다"로 인사를 하며 등장한 동방신기가 직접 이 곡에 대해 어디서도 부른 적 없고, 부를 생각도 없던 노랜데 카아에게 들려주고 싶어 MR도 어제 그제 공수해왔다는 데 좀 찌잉 했었고. 그러고보니 앉아서 얘기하기 전에 수니들이 앞으로! 앞으로!를 외쳤었다ㅋㅋㅋㅋ 그걸 또 알아듣고 의자 끌어주는데 진짜! 눈꼽만큼! 티도 안날 정도로 사회 맡은 신영씨가 끌어주고 됐죠? 그랬음ㅠㅠㅠㅠ 안 됐어요 안 됐다그여ㅠㅠㅠ 그치만 전반적으로 이 날 팬들이 목소리 모아서 외치면 동방신기가 깨알같이 피드백해주는게 함께 호흡하는 느낌이라 좋았다. 


동방신기 텐션도 꽤 높았다. 들떠서 기분도 좋아보이고, 간지러운 말도 많이해주고. 사회가 대기실에서 목 푸는 소리 많이 들었다고 말했고 윤호가 네 저요! 하면서 자기라고 했다. 이게 사실 자기 음역으로는 부담스럽다고. 그치만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게 있는데, 절대 자기 음역대가 낮은 게 아니라 이 친구(창민이 가리키며)가 너무 높은 거라고. 자기는 남자들 사이에서 오히려 높은 편인데, 이 친구가 여자들 사이에서도 높은 편이라고. 팬들 다 덕분에 빵 터지고ㅋㅋㅋㅋ 사회인 신영 언니도 자기도 노래방 가면 동방신기 노래는 두 키 낮춰 부른다고 인정을 했더란다. 신영씨가 그럼 열심히 동방신기와 팬미팅을 해보겠다고 하는데, 여기서도 윤호는 주먹 불끈 자세 하고, 창민이는 엄지를 세워보이며 귀여운 짓을 하고. 윤호오빠가 거기서도 잘 보이냐고 또 확인을 하는데, 팬들이 네에에에에 하고 또 엄청 큰소리를 내서 오빠는 아하하 웃으며 아니 악을 지르는 게 아니라 잘 보이냐고 물은 거라고 하면서ㅋㅋㅋㅋ 이쪽에서도 잘 보인다고. 거기 조명만 좀 다운시키면 더 잘 보일 것 같다고 세심하게 무대를 챙겼다. 앞에서 말한 대로 화정 체육관이 뒷쪽으로 갈수록 참 안 보이고 전광판도 잘 안 보이는 구조인지라, 그런 오빠의 배려가 많이 고마웠고 와닿았다. 


첫 순서는 서포터즈에게 감사장을 전달하는 거였다. 뭐 별로 썩 적합한 코너는 아니었다고 생각하지만, 슴소속 타돌 팬파티에서도 있었던 행사라고 하니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다. 나는 그랬지만 사실 현장에서 이 코너는 별로 환영받지 못했다. 이날 진짜 객석이 오빠들 행동 하나에 일희일비했는데, 코너 발표나고 진짜 반응들이 헐....이었으니까. 사실 이런 건 전에 공방수니들에게 혜택을 줬던 카아왕 행사라던가에서 했으면 불만이 없었을 거다. 사회자는 이 분들이 동방신기와 팬들간의 오작교 역할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지만, 사실 팬미팅 같은 경우는 동방신기와 팬들의 시간 아닌가. 거기서 새삼 서포터즈와 스태프들의 역할을 강조하며 너희와 동방신기가 만나는 데는 이만큼의 거리가 있다, 고 할 필요는 없었다. 꿈같은 시간을 기대하고 온 사람들에게 초장부터 이건 꿈임. 하고 주지시킬 필요는 없었다. 이 순서도 그렇고, 세번째 순서였던 스피드게임에서 굳이 스태프들을 끌어올린 것도 그렇고.



기왕 불만 말하는 김에 여기에서 다 말하고 가자. 솔직히 난 팬미팅에서 기운을 많이 받았고 정말 좋았지만, 아쉬운 점도 있었고 그러나 후기에서 코너마다 아쉬운 점을 하나하나 짚기엔 내용이 너무 마이너스해질 것 같으니까 몰아서 적어놓는다.




여튼, 다소 어설픈 첫 코너에서도 동방은 참 열심이었다. 창민이는 자기 마이크를 서포터즈에게 건넸고, 윤호는 창민이가 말할 때 자기 마이크를 대줬다. 서포터즈에 대한 감사함을 표하며, 동시에 다른 팬들에게까지 감사함을 전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방송을 하다 보면 팬들이 보내주는 정성이 그렇게 힘이 될 수가 없다고. 다른 사람들이 그걸 보고 "야, 너희 동방신기는 정말 남들과 다르다" "인간적이다" 그런 말을 정말 많이 한다고. 깨알같은 카아 자랑을 하며 앞으로도 잘 부탁드릴게요! 하는 윤호오빠는 역시 카아짱팬☆ 확실히 사회나 기획 짠 누군지 모를 사람보다는 동방신기가 그 자리에 있던 팬들 마음을 더 잘 아는 것 같았다. 팬들도 오빠 그 말에 꺅꺅거리며 참 많이 좋아했고.


두번째 코너, 동방신기에게 듣는다! 시간이 이어졌다. 지정하는 단어에 대해 동방신기가 답변해주는 코너였다. 첫 단어는 동방신기. 창민이가 먼저 답변을 하게 됐는데, "동방신기에게 동방신기란?"이란 질문에 음-하고 잠깐 생각하더니 귀엽게 "제꺼죠오~"하고 말을. 팬들 다 빵 터지고. 윤호는 아무래도 다시 돌아올 장소라고 생각한다고. 잠깐 방황을 하더라도 다시 돌아올 집이라고. 창민이는 이렇게 되니 자기가 너무 가벼워보인다고. 윤호는 또 그러니까 으하하 하고 빵 터지고. (내가 보기에 심창민을 제일 웃겨하는 사람은 정윤호가 맞다. 그리고 정윤호를 제일 웃겨하는 사람은 심창민. 둘은 진짜 서로 너무 달라서ㅋㅋㅋ 서로가 제일 웃기고 신기하고 그런듯ㅋㅋㅋㅋㅋ) 사회가 창민씨가 예능으로 풀었는데 윤호씨가 드라마를 만들었다고 하자 윤호는 또 깨알같이 예체능이 생각나도록ㅋㅋㅋㅋㅋ (창민이는) 예능을 하니까 예능으로 풀고 자기는 다큐로 풀었다고 답했다. 이것은 이전에 찍은 희망로드 떡밥의 스포일까.


두번째 단어는 공항패션. 단어가 나오자마자 옆에서 비명들이 터졌다. 내용이 뭔고하니 청반바지! 가방끈! 수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큐ㅠㅠㅠㅠㅠ 윤호는 단어가 발표되자 저희 검색도 올라가고 그런다고 자신감을 보였지만ㅋㅋㅋㅋ 사회가 바로 말을 이었다. 팬들이 동방신기의 공항패션에 대해 딱 한마디로 정의를 내려줬다고. "유노윤호씨는 가방끈. 최강창민씨는 청반바지." 참고로 팬들은 최강창민씨는, 하고 텀 가질 때부터 이미 청반바지를 목놓아 외치다가 단어가 나오자마자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 하고 비명을 내질렀음ㅋㅋㅋㅋㅋㅋㅋㅋ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라며 사회가 묻자 윤호는 되게 편안하게 받았다. 그 가방끈이 아마 꼬여있을 거라고. 근데 그거 사실 노린 거라고. 이 답변 하자마자 야유가 터졌지만ㅋㅋㅋㅋㅋ 일부러 맞아요? 라고 사회가 묻자 팬들 또 한 목소리로 아니요! 라곸ㅋㅋㅋ 이런 단체행동 완전 잘해ㅋㅋㅋㅋㅋㅋㅋ 모님 표현을 빌자면 이 날의 카아는 그간 외쿡 왔다갔다 하느라 집에 안 들어온 남편을 부지런히 잡아대고 있었다ㅋㅋㅋㅋㅋㅋ 아니다 싶으면 칼같이 고나리에 들어가는. 그치만 오빠 그건 정말 비겁한 변명이었어ㅋㅋㅋㅋㅋ


아무튼 윤호오빠는 그 야유에도 불구하고 일부러라는 자기 설을 꿋꿋하게 밀었다. 자기가 가방끈을 꼬아 놓으면 여기 있는 분들 중 누군가가 제 가방끈을 풀어 주지 않을까 해서 일부러 그랬던 게 맞다고. 창민이가 정말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풉 터졌다(그리고 나중에 복수당한다). 곧바로 윤호가 순순히 털어놓았다. 이상하게 공항만 가면 자꾸 그게 꼬인다고. 사회가 다시 이 공항패션은 내가 봐도 정말 멋있었다! 하는 게 있는지 물었다. 창민이가 옆에서 내가 최고다! 하고 추임새를 넣고(11년 강심장 내가 바로 유노윤호다 드립칠때 말투로). 오빠는 코트에 목도리를 두른 날 머리가 찰랑찰랑거리게, 정말 멋진 각도로 찍힌 게 있었다고 답변해줬고. 그거 보고 좀 잘나왔다 많은 사람들이 봐줬음 좋겠다 생각했다고. 바로 머리 속에 스쳐지나간 사진이 있어서 꺄아아 했더니 사회가 뭔지 알아요? 다 알아요? 했는데 네에에 하고 소리질렀던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오빠 저 개빠수니는 아니고요... 오빠 말대로 잘 나왔잖아요 헤헿


창민이로 얘기가 넘어가자 또 팬들이 목이 터져라 청반바지를 외쳤는데, 창민이가 머뭇머뭇하더니 사실 여기에는 유래가ㅋㅋㅋㅋ 있다고. 여름에 외부에 노출될때 항상 반바지를 입고 다녀서 그런데 솔직히 자기가 옷을 신경써서 입는 편이 아니라고. 또 팬들은 오빠 연예인이에요!!!! 라는 비명을 지르고ㅋㅋㅋㅋㅋ 거기서 당당하게 옷이 한두푼도 아니고, 딱히 패셔니스타를 지향하고싶은 마음도 없습니다아. 편안한게 최우선이잖아요. 하고 얘기하는 심창민 이샛기얔ㅋㅋㅋㅋ 몇 가지 반복되는 옷을 입었던게 문제라고 본인도 알고는 있으면서 왜ㅋㅋㅋㅋ 결국 심창민의 해결책. "돈 많이 벌어야 할 것 같습니다." 으어어엉 월드스타 동방신기가 옷 살 한두푼이 없어 돈 많이 벌어야 한다는 드립이라니 심창민 정도껏 해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사실 그 문제로 팬들만 난리친 것도 아닌 거 같은게 회사 어딜 가든, 심지어 부모님과 친구들한테까지 반바지 그만 입으라는 고나리를 진짜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근데 뉘우치지는 않고 아니 내가 입고 싶다는데! (12년 비틀즈코드2 내가 (애프터스쿨) 좋아한다는데! 톤으로) 라 말하는 오빠.... 아마 내년에도.....라고 말끝을 흐려서 팬들에게 또 야유를 받은 우리 오빠.... 다행히 윤호오빠가 젖절하게 컵등이가 모든걸 다 잊고 꺄아아 넘어갈만한 대사를 쳐 주심. 다리가 예쁜 사람들이 반바지를 많이 입는다고. 근데 본인은 다리에 털이 좀 있어서 잘 안입는다고 야성미가 있다고근데 오빠 창민이 다리에도 털



마지막 질문은 카시오페아. 윤호오빠가 이거 진짜 너무 많이 얘기했다고 하자 갑자기 레벨이 올라갔다. 오자토크로 표현하라고. 다섯글자 맞추느라 손가락 쫙 펴고 손을 한참 바라보는 덕분에, 오빠 손을 원없이 볼 수 있어서 손덕후로서는 행복했고. 오빠가 내놓은 대답은 '보물창고다'였다. 어렸을 때 보물창고에 넣어둔 추억들이 어른이 되고 힘들었을 때 그냥 그거만 봐도 좋은거처럼. 카시오페아도 그런 존재인 것 같다고. 벌써 10년, 연륜적으로는 선배 대접도 받고 해외활동도 왕성하게 하고 있는데. 순수한 초심 돌이킬 수 있을 때가 카시오페아를 볼 때라고. 사회가 진짜 입만 열면 명언이라고 감탄하자 제가 좀 잘 갖다 붙인다고ㅋㅋㅋㅋㅋㅋ 창민이는 자기 차례가 되자 웃다가 '내삶의심장'이라고 답변을 했는데. 와 진짜 우리 창민이가 달라졌어요랄까. 저렇게 솔직하게 답변해주는거. 팬들도 다들 놀라서 웃고 빵터지고 윤호도 아까의 복수처럼 성대하게 풉 터지며 놀리고ㅋㅋㅋㅋㅋㅋ 창민이도 귀까지 빨개져서 나중에 사회가 그거 지적도 했었다. 창민이가 설명을 덧붙였다. 오금저리고 얼어붙는 답변이지만, 이게 술 마시다 생각한건데 정말 카시오페아 아니면 누가 공항에서 무슨 바지 입는지 관심가져주시겠냐고. 무대 설수 있고 공항에서 반바지만 입는다고 지적 받을 수 있도록 관심을 가져주는 존재가 고맙고 소중하고 되갚고 싶은 생각을 들게 한다고. 윤호도 말을 보탰다. 창민이가 원래 오글거리는 거 싫어하는데, 저는 좀 오글거리긴 했지만 얘가 이렇게 말하는 거 진짜 진심인 거 같다고. 느껴진다고. 


사실 이 질문 시간이 난 참 좋았다. 더 많은 단어를 뽑아 길게 들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동방신기다우면서도, 동방신기 이상으로 따뜻하게 와닿았다. 동방신기는 내꺼라는 창민이의 얘기는, 일본 잡지에서 하마솔에 대한 얘기를 했을 때와 마찬가지로 동방신기가 가진 과거부터 미래까지를 온전히 끌어안겠다는 걸로 들렸다. 작년 2월이었나, 데이즈드에서 창민이가 다시 태어나도 동방신기를 하겠다는 이야기를 보고 뭉클해졌던 기억이 난다. 창민이는 확 뜨거워지기보다는 오래오래 관조하는 편이었다. 그 때문에 갑작스럽게 스타가 된 자신의 위치에 대해 많이 고민했던 것 같고. 그런 애가 동방신기의 무게를 다 받아들이겠다는 거에 더 감동했던 것 같다. 이 날 창민이의 대답은 그거의 연장선으로 들렸다. 팬을 심장이라고 표현한 것도 그랬다. 동방신기는 많이 들떠 있었고 행복해했다. 웃으면서 편안하게 이야기하는데 곱씹으면서 마음이 따사로워졌다. 공항패션에 대한 이야기도, 다른 데서는 못 들을 얘기였다. 


공항패션이라는 키워드로 평소보다 좀 더 친근한 대화를 뽑아냈고 카시오페아 키워드로는 평소보다 좀 더 용기를 내서 전해오는 동방신기의 마음을 들을 수 있었고. 사실 이 날 팬들이 기대하는 것처럼 진지한 얘기가 나올 거라는 생각은 안 했다. 5주년 팬파티때도 그랬던 것처럼. 그래도, 키워드를 통해서 좀 더 속내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으면 어땠을까 좀 미련이 남기는 한다. 딱 질문 세개를 끝으로 분위기가 가라앉았다고 띄운다며 세번째 코너 스피드게임으로 넘어갔는데.... 음 솔직히 이거 땜에 분위기는 더 가라앉은 것 같다. 스탭들과 함께하는 시간이었지만, 스탭들조차 왜 여기 본인이 올라와야 하는지 잘 모르는 것 같았다. 윤호가 잘생겼다! 하며 분위기를 띄웠고... 음 그러니까 팬미팅 당사자인 가수가 분위기를 띄우려고 노력하는 건 정말 뻘하니까. 차라리 지인 실루엣 토크 뭐 이런거를 했으면 어땠을까 싶고. 게임 설명도 이상해서 애들 다 못알아듣고... 못 알아듣는다고 어디 갔다 왔어요? 묻는 사회 말에 지금은 여기 있어요~ 하고 대답하는 윤호오빠가 귀여웠다 그래도. 창민이는 게임 도우미가 되자 한 손을 번쩍 들고 나가서는, 답을 팬들도 볼수 있게끔 팬들 쪽으로 살랑살랑 흔들어주는 게 귀여웠고. 그치만 게임 설명 하나 원활하게 되지 않아 결국 윤호오빠가 여기 유치원 아니죠? 하고 묻게 했던ㅠㅠㅠㅠㅠ 비기긴 했지만 오빠들은 분발했다. 캣콘 때 팬들이 이벤트로 들어준 문구는? 이란 말에 윤호오빠는 순식간에 "항상 곁에 있을게"라는 답을 맞춰서 또 오빠오빠 윤호오빠를 외치게 하고. 항상곁에있을게, T, 펄레드, 기네스북, 풍선, 야광봉까지 총 7문제중 6문제를 맞췄고 창민이가 하나 오답을 냈다. 카시오페아 약어를 말하라고 하고 답은 카아라는데 심장...? 하다가 패스해버린ㅋㅋㅋㅋ 귀여웠다.


동점 되서 재대결을 했는데, 재대결 조건에 말로만 설명하기가 걸렸다. 스탭팀 주제가 공항패션이었는데 막 눈 가리니 선글라스! 이런 식으로 답을 맞춰버려서. 조건 걸리고 창민이가 순우리말로 하자고 조건 하나 더 보탰는데, 순우리말로요? 하고 사회가 묻자 오케이! 해놓고는ㅋㅋㅋㅋ 이거 안된다는 걸 깨달았는지 그건 아닌 것 같다고 도로 조건 취소. 재대결에서 동방팀 주제는 '멤버'였는데, 닛산, 사다코, 원피스, 승부욕 네 개 중 마지막 꺼 빼고 세 개를 맞췄다. 원피스 설명이 좀 웃겼는데. 창민이가 설명을 했는데, "저랑 윤호형이 매일 보는거"라고 해서. 별개로 답안에는 좀 꽁기꽁기했다. 멤버에 대한 퀴즈가 승부욕 빼고 앞의 세개가 다 일본쪽 떡밥 답이라서. 물론 떡밥에 목마른 카아들은 일본활동 떡밥도 부지런히 잘 핥고 있긴 했지만 그래도 오빠들이 말한 것처럼 간만의 국내활동인데8ㅅ8 솔직히 그래서 동방도 좀 당황하는 것 같았다. 닛산 스타디움 공연 큰 거였는데, 한 번에 답이 안 나왔다. 사다코도 그렇고. 국내 팬미팅에서 동방신기도 이게 답이 될줄은 모른 것 같았다고 해야되나. 왜 한국 떡밥으로 안 만들어줬나요8ㅅ8 싶었는데 생각해보니 개인활동 말고 단체활동으로 최근 떡밥이 닛산 스타디움 섹션 보도구나^_T 국내에서 그룹예능 못본지 너무 오래됐어.... 슴은 그러니까 올어동4를 내놓던지 리얼 버라이어티 하나 찍어주실게요~


아무튼 재대결에서도 비겼고 아마 거기서 또 재대결을 하겠다고 했으면 시간 잡아먹는거에 빡친 카아들이 레알 화냈을거당. 가위바위보로 승부를 내기로 했고 윤호는 하~ 이거 하~ 하고 짐짓 엄살부리는 척을 하면서 손꼬아서 상대가 뭐가 낼지 점보기를 했다ㅋㅋㅋ 그리고 진짜로 가위 내서 이김!



게임이 끝나니 시간이 대략 8시 15분. 그 쯤에서 둘이 또 무대를 해줬다. 비누처럼 부르는데, 진짜 동방신기 무대는 해도해도 칭찬할 거밖에 없어서. 캣콘때도 들었는데 또 언제 이렇게 실력이 늘었는지. 음이 결코 낮지 않은 노랜데 정확하게 음을 짚으며 '안녕잘자' 부분에서는 달콤한 목소리로 찌르르하게 마음을 울리는 창민이도 그렇고, '맘이 조각났나봐' 부분에서 손가락으로 가슴을 톡톡 두드리며 애절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윤호도 그렇고. 오빠들 때문에 내 마음이 조각났다 증말. 댄서들이 나와서 귀여운 무대가 됐던 캣콘 비누처럼이 노래 자체의 발랄한 분위기를 살렸다면, 팬미팅의 비누처럼은 가사에 충실해 어쩐지 안타깝고 간질간질한 느낌이었다. 



이후 5분 가량, 신나라 팬미팅때의 영상이 흘러나왔다. 좋았었지 그 때 (추억) 다음 코너가 잖나잖나 궁금하잖나였는데 오빠들이 이거 같이 억양 살려서 발음해줌. 창민이 하면서 귀를 조신하게 살짝 넘기는게 뭔가 온타마 아따시 도오를 생각나게 했다. 사회가 카시오페아 발음 실수해서 카시아...하다가 카아라고 하겠습니다. 하는 해프닝도ㅎㅎ 애들이 진실만 말해야 되나요? 라고 물어서 진실만 말해야 된다고. 안 그러면 2월에 청반바지 입고 가방끈 꼬인다 그랬는데 창민이가 어 괜찮은데... 하는 반응 보여서 수니들이 대신 소리질러줌. 안됩니다 오빠.....감기걸려 지지해

 
첫 질문은 윤호한테. 이젠 다 컸지만 동생 창민이가 이럴 땐 귀엽다! 라는 질문이었다. 오빠가 창민이를 처음 본 건 중 3이었는데, 지금은... 하고 창민이 보다가 와 진짜 커버렸다 막 이런 표정. 그래서 사회가 아니 왜 무슨 권태로운 부부마냥 보냐고 또 컵등이 뒤집어지는 농담을 하고. 평소에는 진짜 멋있는데, 최근에 야구 게임에 빠져서 질 때 무슨 세상을 잃은 것마냥 하는게 귀엽댄다. 선수 카드를 뽑는 것도 있는데 또 그 때 일희일비하는게 순수하고 귀엽게 보인다고. 거기서 또 창민이가ㅋㅋㅋ 이런 얘기는 진짜 안하려 했는데. 사실 자기가 이 게임에 돈을 깨나 쏟아붓고 있다고. 정기적으로 투자하고 있아서 차라리 게임이 망했으면 좋겠다고. 황금으로 만든 장갑ㅋㅋㅋㅋ 이라고 간접광고 안되게 돌려말하는데 뭐 그래도 다 알지. 골든 글러브 이게 과금 게임이던데 오빠도 과금러였구나...난 오빠가 확밀아 과금러일줄 알았는뎅! ㅋㅋㅋㅋ 죄송합니다 다시는 야구덕후 심창민을 무시하지 않겠습니다 근데 오빠는 빠수니들한테는 명랑스포츠 하게 만들어놓고 정작 본인은! 


다음 질문은 윤호오빠가 뽑았다. 어우 오랜만에 뽑으니 떨리네요ㅎㅎㅎ 하는데 창민이가 정말 그거 뽑는게 그렇게 떨려요? 물었다가 궁금해서 그랬어요... 하고 먼저 자수해서 광명찾기. 이럴 때 보면 그냥 동생이 맞다. 이번 질문은 기억에 남는 무대 실수. 사회가 안무할 때 누가 많이 틀려요? 하는데 윤호오빠가 의외지만 제가 많이 틀린다고 그랬다. 그래서 사회가 의외로는 뭐냐고 츳코미 넣는데 윤호오빠 거기서 잘 추니까! 하고 또 자신감을 보이는 게 편해보여서 참 좋더라. 오빠답구. 원래 제멋대로 추는 스타일인데다가, 반대병이 있어서 원래 동작하고 반대로 추는 경우가 있단다. 그러고보니 춤 잘 익히는 사람은 눈으로 배우는 게 있어서 비치는 모습을 외워버려서 그러는 경우가 있다고 어디서 주워들은 거 같은데... 어쨌든 반대로 할 때마다 창민이가 귓속말을 한다고. 형 그거 아냐 그거 아냐 하고. 그것도 귀여운데 창민이가 한 두번 해서 들어먹어야 말이져~ 하는 것도 손나 마누라다! 마누라가 나타났다! 츳코미 해놓고는 바로 근데 형 춤 잘추니까, 자기 느낌대로 출 때 멋있을 때가 많다고 데레데레 하는것도 심창민다워서8ㅅ8 아니 진짜 애들 그날 진짜 애들성격 나와서 더 재밌었ㅋㅋㅋㅋㅋ 그 얘기 듣고 윤호도 눈가에 조롱조롱 웃음을 달고 뿌듯하게 웃었다. 그래서 사회가 윤호씨 광대 정리해주실게요~ 그르구. 말 듣고 또 손으로 얼굴 가렸다가 짠 하고 정색 표정으로 돌아오는 거 보여주는 윤호도 귀여웠다. 



하여튼 질문 내용으로 돌아가서. 윤호가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 실수는 바야흐로 약 9년전으로 거슬러올라가는 에프콘서트. 내가 이거 나올 줄은 알았지만 큐ㅠㅠㅠㅠㅠ. 사실 이것도 꽤 아픈 기억이긴 하다. 한참 동방신기가 아이돌 대푷ㅎㅎㅎ로 욕 먹을 때라. 반주 깔고 부르는게 무슨 아카펠라냐 립싱크하지마라 이런 식으로 진짜 있는 욕 없는 욕 다 먹었는데, 그런 시기였던지라 삑사리 하나 난 것도 그냥 안 넘어가고 그게 삑사리 모음 이런 걸로 영상까지 돌았었다. 그래서 오빠가 "제가 파트도 많지 않았는데, 열심히 하겠다고 하다가 너무 오버해서 삑사리를 냈어요. 음이탈. 그 때문에 곡 이미지를 회복하느라 3년을 허비했어요. 한 옥타브 위를 진짜 제대로 찔렀어요." 하고 담담하게 얘기하면서 그치만 그 때의 제가 있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존재한다고 편안하게 이야기하는게. 되게 와닿았다. 오빠가 더 커졌구나. 더 커질 수 있을 지모르겠다 싶게 나한테는 큰 사람이었는데 더 커지고 더 넓어졌구나 하고. 정말 많이 노력한 것도 와닿고. 영상 그거 지금도 찾아볼 수 있을거라고 말하는 오빠가 정말로 극복한 거 같아서 마음이 따땃했다. 더 많은 것을 오빠가 그렇게 편하게 얘기할 수 있는 날이 빨리 와야 할텐데. 진심으로 그 날이 오길 바랐다. 여기서 또 사회가 오빠는 하는 말마다 명언이라고 해 주시고. 근데 진짜 그랬다. 그날 오빠 말 다 참 와닿았다. 


창민이는 그런가 하면 또 유쾌하고 발랄했다. 자기는 바야흐로까지는 아니고 최근 몇년 전 있었던 국제 음악제라고 했는데 설명 들어보니 홍콩에서 열렸던 HKMAF. 이 날은 진짜 삑사리가 날 거 같은 날이라, 방법을 찾다가 광고를 피하기 위한 표현을 빌자면 '부부사이에 날개를 달아주는 음료수(=레드불)'를 마시고 이거면 되겠다, 싶어서 전의를 불태워 나갔단다. 그치만 결국 이것만은 알고가 부르다가 제대로 돼지 멱따는 소리를 냈다고. 그 이후 그런 음료 끊었어여... 다~ 필요 없더라구요... 처음부터 삑사리가 날 날이었는데... 반_성하는게 보였다. 그래 오빠 앞으로는 그런 음료 쓰지 말고 그냥 전날 컨디션 조절을 잘 합시다ㅋㅋㅋㅋㅋㅋ 


사회가 좀 팬들 ㄷㄷㄷㄷ 하네여 이런 토크로 넘어가려고 한 것 같았다. 가시오가피 네타는 좀 된 네타인데 별로 시기적절하진 않았던듯. 세번째 질문이 마지막 질문이라고 하니 팬들이 아쉬움의 야유를 보냈는데, 잘못 뽑으면 큰일나겠다면서 좀 느릿느릿 질문지를 뒤적거려서. 팬들이 빨리해! 를 외치니 사회가 욕하지 맙시다 다 들려요 이랬다. 뭐 앞에서와 같은 맥락으로 팬들 무섭네여ㄷㄷㄷㄷ로 넘어가려 했던 것 같은데, 거기서 창민이가 또 우리 팬들 그런거 안 한다고 카아 편 들어주고. 돖 누구 편? 카아편! 을 느낄 수 있어 왠지 그 사소한 답변 하나에 설렜던 것 같다. 뭐 아무튼 그렇게 뽑은 세 번째 질문은 동방신기 노래 중에 가장 좋아하는 곡 BEST 3 뽑기. 사회가 저 질문 잘 골랐죠? 물어서 네! 하고 외쳤다. 궁금했던 질문 맞았어서. 윤호오빠가 좀 고민하고 있으니 노래 많아서 그렇냐고 몇 곡이냐 되고 사회가 묻더라. 오빠 첨에는 100곡? 해서 팬들이 다 에이~ 하고. 창민이도 100곡은 훨씬 넘는다고 하고. 그러니까 오빠 또 500곡으로 확 올라가고. 반올림하고 해서 500곡인걸로 하자는데 애기팬 하나가 소리지르는 거 들으니 600곡이 넘는단다 사실은. 뭐 일본곡들이라던가 합쳐서겠지만 새삼 동방신기 10년차 가수 맞구나 싶고. 


윤호오빠의 선택은 
3위 How are you : 정말 좋다고. 근데 노래 불러달라그랬더니 너무 짧게 불러줘서 아쉬웠;ㅅ;
2위 바보 : 가사가 좋아서 좋아한다고. 아직 사랑하는데, 아직 널 원하는데, 그대 없이 난 괜찮아질 수 없는걸. 이 부분이 좋다고. 창민이가 노래에 맞춰서 손 옆에서 살랑살랑 흔들며 응원했다. 팬들도 따라 불러서 떼창이 되고. 마음이 하나인 게 느껴졌다. 오빠가 사랑하니까 활동도 하고 그러는 거겠죠? 라고 말을 덧붙일때 특히나 더. 
1위 Maximum : 오빤 좀 답을 하는데 뜸을 들였다. 위에서는 믿어요! 를 외치는 소리가 좀 들렸고, 내 주변에서는 질세라 왜! 왜! 하고 소리쳤다. 그치만 오빠는 둘 중 어느 답도 아닌, 다른 답을 내놓았다. 의외의 답일 수도 있지만, Maximum이라고. 둘이 되서 맨처음의 무대였던 SM타운의 합동 콘서트에서 처음으로 선보인 곡이고, 그랬기 때문에 지금 저희 동방신기가 있지 않을까 싶다고. 


역시 곡이 많아서 고르기가 쉽지 않았다는 창민오빠의 선택은
3위 Destiny.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노래래서, 팬들이 불러줘! 불러줘! 를 외쳤더니 진짜 불러줬다. 처음에 너무 높게 잡아서 앗? 했는데 진짜 그 음으로 소화해내던. 역시 오빠가 여자들 중에서도 목소리가 높은 게 맞아... 팬들 또 같이 따라 부르고. 날 돌아봐~까지 짧게 부르더니 뭐 이런 노래니까 집에 가서 한 번 들어보라고 해서 빵 터짐. 
2위 I swear. 개인적인 의견이 다분히 들어간 초이스ㅋㅋㅋㅋㅋ라는 심창민스러운 표현으로 I swear을 골랐다. 가사 내용이 팬을 사랑하는, 너무 소중한 팬을 위한 곡이라고. 이미 귀가 한참 빨갛게 된 상태에서 제가 가사 썼거든요, 하고 웃는데 팬들이 다시 불러줘! 를 외쳤고. 그래서 오빠는 또 불렀습니다ㅇㅇ 제발 많이 들어주셨으면 좋겠다고 해서 팬들이 다 네!!!! 하고 착하게 많이 들을 것을 약속했음. 오빠 고소득!ㅎㅎㅎ 그치만 그렇게 얘기하면서 여전히 귀는 빨개 있어서 결국 사회에게 지적을 들었다. 낯간지러워 돌아버리겠다고 오빤 웃었고 윤호 오빠도 옆에서 빨대로 귀엽게 물을 쪽쪽 빨다 빵 터졌다ㅋㅋㅋㅋㅋㅋㅋㅋ  
1위 Hug. '우리 둘이서 이렇게 가수로서 무대에 설 수 있게 기회를 마련해 준 곡, 아무래도 데뷔곡인 것 같다고. '하루만 너의 고양이가 되고싶어 Oh baby'를 불러주는데 끙끙 오빠 감질맛 나여ㅠㅠㅠ 성인이 된 오빠 목소리로 듣는 허그는 또 색달라서. 윤호오빠도 옆에서 이게 진짜 고양이가 되고 싶은 놈, 질투하는 놈, 되게 놈놈놈이 나오는 가사라고 거들고ㅋㅋㅋ 창민이는 "지금 들으면 사실 낯간지럽고 오글거리는 곡인데도 불구하고 최초의 저희 둘이 부른 데뷔곡이기 때문에 의미가 제일 크고 지금 지금의 저희를 있게 해준 그 곡들 중에 첫 곡이니까. 더 소중하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라고. 윤호 맥시멈 뽑은 이유랑 이건 일부러 현장에서 딕테이션해놨음ㅇㅇ 말이 참 예쁘고 좋아서. 앞의 내꺼, 와 마찬가지로, 둘이 동방신기 오래오래 해먹겠다는 걸로 보였다. 과거도 너네꺼, 현재도 너네꺼, 미래도 너네꺼야.  


사회는 롱넘버와 더웨이유아가 좋다고 했다. 창민이는 자연스럽게 옆에서 안무를 따라했다.  본인들 곡이니까 편안하게. 그거 들으며 정말 동방신기는 다른 아이돌과 다르구나. 동방신기만의 모습을 갖췄구나 생각했다고 했다. 애들이 더웨이유아도, 롱넘버도 슴콘과 캣콘을 거치며 다 지들 거로 소화해서 그런가 딱히 옛날 노래를 떠올린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시간이란 건 정말 대단하다. 언제는 나간 애들 빼놓고 지들끼리 동방신기로 나오는 거로도 죽어라 까였는데. 시간이 결론을 내줬다. 동방신기가 둘이 되며 받은 카시오페아 3기는, 팬미팅에서 동방신기가 둘이란 거, 동방신기가 옛날곡도 지금곡도 다 부를 수 있다는 거, 그리고 앞으로 다음 동방신기의 무대를 또 기약할 수 있다는 거. 그런 걸 다 보고 왔다.




오분동안 그림 자유롭게 그리고 팬들한테 추첨으로 선물하는, 그림그리는 시간은 깨알같았다. 사회가 여기서 해외팬 드립 친 건 좀 그랬지만... 우린 이미 에벡 예쁜팬 드립으로 많이 엿머겄엉 님까지 이러실 필요는 없습니다-,.- 일본도 아니고 한국이고 간만의 국내수니들 행산데 왜 해외팬 찾죠? 그래도 오빠들이 스루해줘서 좋았음. 생각해보면 어제 외국팬들이 꽤 있었지만 오빠들은 온전히 한국말만 썼고, 카시오페아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별거 아니었지만 카시오페아 행사니까 그게 좋았다. 투어 때 해외 팬 챙겨주는 건 그러려니 싶지만(사실 일본 투어 때 카시오페아 챙기는 경우가 많고), 팬미팅은 특별하니까 아무래도ㅇㅇ


여튼, 사회는 앤디워홀대 피카소의 대결이라는 엄청난 수식어를 붙여주셨고ㅎㅎㅎㅎ 윤호 오빠는 다른 건 다 하는데, 그림만 망설여진다고 엄살을 부렸는데 자기 독창성이 너무 강해서 그렇다고. 그치만 스타트 하자마자 주제 없이도 쓱쓱 그려다가더니 T 캐릭터와 별, T봉들이 가득찬 T셔츠라는 괜찮은 결과물을 내놨다. 별은 카시오페아를 뜻하고, 펜 두개를 겹쳐서 그렸는데 빨강은 여러분의 사랑을 의미하고 초록은, 하고 뜸을 들였다. 오 무슨 의밀까 팬들도 도키도키하고 사회도 또 명언 나오냐고 막 그랬는데 오빠ㅏ가 한참 뜸들이다가 음, 모르겠다아~ 해버려서 또 왁자지껄 웃음. 창민오빠야는 종이에 펜가지고 하는 것은 잘 못해요, 그렇습니다아... 하고 자신없는 모습을 보이더니 한참 생각하다가 앱등앱등하게도ㅋㅋㅋㅋ 베어먹은 사과를 그리고 벌레도 깨알같이 그려넣고. 거기다가 I wanna eat, I'm still hungry라는 심창민스러운 대사도 쓰고. 또 그 옆에는 입술에 메롱하는 혀까지 정성스레 그려넣고. 뭔가 고등학교 남학생이 끄적끄적 그려놓은 연습장을 보는 느낌이랄까ㅋㅋㅋㅋㅋ 의도는 원래 립스틱을 바르고 그 입술을 티셔츠에 찍어주고 싶었대서 올ㅋ 이 오빠 뭘 아네ㅋ 했고, 그게 안 되니까 메롱을 표현해놓은 거라고 또 농을 치는 모습에 이 오빠 오늘 정말 작정하고 여기서 예능 하는구나ㄲㄲㄲㄲ 했음. 창민이는 진짜 많이 내려놓은 것 같았다. 많이 편하게 이야기하고, 그래서 말도 많아지고, 재밌어지고. 실제로 보면 더 이쁘다는 그 티셔츠들은 추첨을 통해 나눠졌고, 빙고게임을 통해서는 도쿄슴콘 티켓이 전달됐다. 사회는 이런 거한 상품은 처음본다고 그랬고 나는 또 한 번 아이고 준비를 이렇게 했으면서 왜 방향을 그러게 잡았....하고 좀 ㅉㅉㅉㅉ 하는 마음이 들었고. 


소원 들어주기 시간. 소원을 말해봐~ 하면서 소말을 췄다. 그러고보니 사진 다 떴을 거라 생각해 설명하는 것을 까먹었는데 이 날 윤호는 셔츠를 껴입고 스웨터를 입어서 레알 훈남선배오빠같았고 창민이는 머리가 좀 에러였지만ㅎㅎㅎ 헐렁한 니트가 날씬한 다리와 대조되어 마치 원피스(!) 처럼 보여 예뻤당^_^;;;; 이건 내 필터링이 아님 비교짤도 나왔음 진짜임. 암튼 그렇게 입고 소말 추니까 마이 볼만했다고. 의자가 좀 에러여서 윤호 훠벅지랑 창민이 종아리랑이 잘 안 보이긴 했다. 잠깐 잠깐 서 있을 때 그래서 더 열심히 봤음.






룰렛 돌리는 거였는데 이 역시 뭐가 뭔지 몰라서 애들은 살짝 당황했다. 여러가지가 있었는데 읽고 대체 무슨 소원이지? 싶은게 많아서. 노래불러주기, 춤춰주기 이런 건 그렇다 치고 대다나다나 방공호는 대체 뭐야.... 창민이는 손 번쩍 들고 질문있어요 방공호가 뭐에요? 라고 물었고 나도 몰라서 답변이 궁금했더란다. (나중에 팬들 설명 보고 알았지만 주군의 태양에서 남주가 여주한테 방공호왔다며 끌어안아주는거라고. 스킨쉽류는 딴데서 나왔으니 아마 드라마 대사 흉내내주는 코너가 아니었을지 싶다) 아무튼 사회는 몰라도 걍 흐름에 맡기라고 대답했고 걍 룰렛을 돌린 결과 잠시만요~ 노래듣고 가실게요~ 가 당첨됐다. 창민이는 코너명 억양살려서 읽어주는 것도 잘 했고. 무슨 노래를 부를지 제비뽑기를 한 결과 허그가 나와서 반응도 뜨거웠다. 문제는 밑에 이름까지 읽어서, 그 팬을 무대위로 불러 노래를 불러준다는거. 솔직히 여기서 좀 멘붕이 왔다. 아니 슴 빠수니 장사질을 몇 년을 했는데 빠수니 마음을 아직 그렇게 몰라... 새우젓들은 밍나 새우젓을 좋아해 그 중에 누가 대하로 업그레이드하는 거 필요없엉 내가 안 될 거면 아무도 안되는게 좋단말얏! 질문소원공지에서도 개인적인 소원 안된대놓고 왜죠? 진짜 방향성 고민좀...ㅋ


뭐 어쨌건 간에 오빠들이 간만에 불러주는 허그는 정말 좋았다. 그렇게 불러달라고 소원했던 허그는 옛날과는 또 다른 맛이 있게 섹시하고. 비트박스 두둠치 두둠치 박자맞추다 두 사람이 즉석에서 파트 나눠가면서 부르는 모습이 진짜 재녹음 버전이 나올것만 같다는 김칫국을 벌컥벌컥 들이키게 만들고. 다음에 걸린 게 대다나다 엿는데 이걸로 또 다른 수니는 백허그 계를 타고.... 그분도 너무 긴장해서 창민이가 왜 소원 이뤘는데 실연당한 여자같냐고 막 그랬다 진짜 울고 계셔서ㅋㅋㅋㅋㅋ 아무튼 그렇게 개인소원 들어주기가 자꾸 되다보니 빠수니들 삐짐 모드가 되어 가고 있었는데 그 때문인가 이번엔 다같이 즐길 수 있는 소원으로 가자고 해서. 룰렛 멈출락치면 다시 돌려서 부러 댄스에다가 맞췄다. 팬도 안 불러오고 그냥 소원 읽어서 했고. 현장 분위기 확실하게 챙기고 있어서 좋았음. 소원이 기타치는 흉내 내며 댄스를 추는 거였는데ㅋㅋㅋ 애들 많이 황당해했다. 아니 그냥 춤도 아니고 왜 기타 치면서....이 분 이상해여! 하면서 독설 쩔면서도 sexy back에 맞춰서 진짜 춰줬다. 윤호오빠는 박자 맞춰가면서 안무를 즉석에서 짜내는데 리듬감 쩔고:Q 오빠 멋져... 창민이는 민망하게 웃다가 또 시키니까 열심열심히 골반 퉁기기:Q 오빠 사랑한다....


소원 사실 세번째까지였지만, 앞에 팬 부르기 때문에 좀 잉잉하는 분위기도 있었고, 팬들이 이런 기회를 놓칠 수 없다고 귀요미! 귀요미! 소리지른게 통해서 오빠들이 귀요미도 해줬다. 귀요미가 뭐죠? 했더니 창민이는 자기는 2까지밖에 모르고 윤호는 전혀 모른다 그르구. 저희가 공부해서 다음 기회에... 했지만 팬들은 직접 온몸으로 시연하면서 안된다고 지금 보여달라고 붙들었고 결국 1더하기1은 귀요미는 윤호오빠가, 2더하기2는 창민오빠가 맡아서 2까지만 나눠하는 걸로 타협을 봤다. 윤호오빠는 볼찌르기, 창민이오빠야는 토끼토끼 보여주는데 으아아앙 졸귀씹귀ㅠ_ㅠ 무대로 나가서 오빠들을 깨물어버리고 싶은 위험한 욕망을 알아설까 오빠들은 바로 또 이미지 체인지해주셨다. 시간을 멈춰서 (토키오토메테 한국어 번안버전),  I never let go, 약속했던 그 때에, 늘 지금처럼으로 이어지는 발라드 메들리. 노래 잘해 오빠들 노래 너무 잘해 엉엉엉. 소년에서 어른이 되어 부르는 동방신기의 예전 발라드들은 한층 성숙해졌지만 또 한층 맑아져 있었다. 음을 정확히 짚어 담백하고 선명하게 쭉 공간을 메우던 노래들에 눈물이 또^_T 마스카라 안하고 간 게 내 잘한 짓... 


무대 끝나고 또 짧게 활동영상이 나오고. 사회가 이제 마칠 시간이 됐다고 하고 팬들은 또 앙탈을 부렸다 시러엿 하고. 밤새자고요? 하고 사회는 얘기했고 우리는 아무 양심의 가책 없이 네 하고 외쳤음ㅇ<-< 그래봤자 사회는 가고, 오빠들은 다시 옷을 갈아입고 나와 무대를 했다. 선명한 빨간색에 징이 박힌 상의에 착 달라붙는 검은 가죽바지의 조합은 아까 발라드를 부르던 소년같기도 하고 청년같기도 하던 오빠들의 이미지를 확 바꿔 놨다. 오빠아아아 무릎을 꿇을게요 하는 포스 발산하면서 주문..주문 부르시면 나보고 어쩌라고... 나 죽으라고... 게다가 진짜 노래 잘 불렀다. 안무가 과거랑 바뀌었는데, 포인트 안무까지 다 살려내며 서로 다르게 움직이며 안무에 스토리성을 부여했던 기존 안무의 장점을 고스란히 갖고가고. 애드립까지도 완벽해서 옆의 사람하고 진짜 우리오빠들 왜이렇게 잘하냐고 방방 뛰면서 좋아했다. 예에 베베베베 하고 고음 애드립을 완벽하게 창민이가 커버한 상태에서 윤호가 유노유가릿부분 들어가기 전에 여러분 뭐라고? 하고 여유있게 애드립 넣는게 진짜 짱짱. 팬들 다 진짜 악에 받쳐 응원했다. 아직 그 여운 안 가신 상태에서 심장 떨리게 하는 비트가 흘러나왔다. 둥둥두둥둥 둥둥둥. 둥두두두두두두두둥둥 드롭 댓 빗. 씨발 오빠들 이건 반칙이야 비유티!!! 비유티 한국어 번안! 가사 죽이실게요, 안무 섹시하실게요, 노래야 뭐 말이 필요없으실게요. 휴...


정신없이 몰아치고 다시 조명이 올라갔고, 서프라이즈 이벤트가 떴다. I'll be there을 팬들이 열창했는데... 음이 참 높았다. 미안 오빠들... 우리 키 내리는 거 까먹었어... 애들은 이벤트 잘 모른 것 같았다. 재밌으셨어요? 카시오페아와 함께 한 오늘 이 시간 이제 마칠까 합니다. 했는데 애들이 갑자기 노래를 부르기 시작해서. 뭔가 말을 하려다가 그게 좀 겹쳤다. 윤호오빠가 기다려줘서 고맙다고 하고. 창민오빠도 고맙다고 말을 했는데 그게 노래랑 엉키는 바람에 잘 못들어서 좀 아쉽. 음 높아서 버거워하다가 음향장치가 삑 우는 바람에 창민이오빠 인이어 급하게 빼며 아파하기도 하고ㅠㅠㅠㅠ 윤호오빠는 그래도 카아들한테 노래 잘한다! 하고 응원을ㅠㅠㅠㅠ 큐ㅠㅠㅠㅠ 답이 없는 상황인데 고마워여ㅠㅠㅠㅠ 오빠들이 결국 같이 노래 부르며 구원의 손길을 뻗어주심ㅋㅋㅋㅋ 수니들은 오빠들 목소리 나올 때 냉큼 옥타브 낮춰서 간신히 목소리를 좀 키우고ㅋㅋㅋㅋㅋ 오빠가 동방신기인거지 카아라고 해서 동방신기만큼 부를 수 있는게 아닌데 큐ㅠㅠ 패기있게 목소리 높인 우리가 나쁜년이야! 그래도 이벤트 맞죠? 하고 알아봐줘서 존나 고마워 윤호오빠! 저희 노래 시키려고 그런 거 아니죠? 하고 물어보는데 흑흑 우리가 잘 불렀으면 사실 여기서 어우 감사합니다 하고 감동 멘트를 해줬겠지. 다음엔 연습해올게. 근데 오빠 사실 나 I swear 부를 줄 알고 좀 많이 연습했었는뎅! 다음에는 그거 불러줘! 아니면 아비데어 음원 빤니 재녹음앨범 내줘!!!! 


뭐 여튼 오빠들은 감동의 눈물ㅋㅋㅋ 은 말고 조금 담담하게 다시 마지막을 마무리했다. 많은 걸 느끼는게, 데뷔 10년차가 됐고 그 동안 초등학교 때부터 응원하던 팬들도 성인이 됐다고. 10년 동안 동방신기가 이뤄놓은게 참 많고, 그 10년간을 기록한 노트를 보면 참 예전부터 앞만 보고 달려왔구나 싶다고. 몸은 30대가 되어가지만 (팬들 야유) 마음은 항상 데뷔하던 19살 그대로라고. 카아는 계속 소녀고, 자기는 계속 소년이고 싶다고. 사람들이 동방신기같은 이런 팀이 없다, ㄱ고 말이 아닌 마음으로 느낄 수 있게 앞으로 노력하겠다고. 가슴 뭉클해오는 윤호오빠 말이 끝나고 창민이가 뜻밖의 제안을 했다. 카시오페아 3기 기념사진 찍자고. 형한테 먼저 어깨동무도 하고, 하트 하자는 제안도 하고. 비록 민망해서 그런가 언제 손을 내릴지 움찔움찔 하는게 보였지만 진짜 이 자리에서 많은 것을 표현하고 싶어하는 게 보였다. 이벤트는 실패했지만 그래서 카아들도 마지막까지 사랑해, 사랑해를 외치며 우리 마음을 동방신기에게 부딪쳤다. 오빠는 그래, 우리도 사랑한다! 하고 대답해줬고. 새로운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매번매번 감사한다고, 앞으로는 감사보다 사랑한다는 말을 많이 표현하고 싶다고 그렇게 정말 동방신기다우면서도 동방신기 맞나 깜짝놀라게 하는 답변이 이어졌다. 


그리고 why 무대가 이어졌다. 동방신기 무대. 둘이서 재시동한 의미있는 무대. 비기팬미팅과 비교해도, 새 무대를 준비해준 거, 발라드가 메들리였던 거 감안해도 거의 10곡을 불러준거, 콘서트때 불렀던 노래 더 갈고 닦아 보여준 거. 그거 보면서 난 느꼈던 기갈이 많이 해소됐다. 동방신기가 더 멀리 가길 바라는 데서 나오는 팬들의 소망, 그래서 새로운 무언가가 나왔으면 하는 기갈, 카아도 애정을 받고 싶으니까, 알고 있지만서도 더 표현해주길 바라는 마음까지 나는 내가 보고싶어하던 것의 답을 팬미팅에서 많이 찾았다고 느꼈다. 동방신기는 할 수 있는 것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고, 새 다큐멘터리가 준비되고 있다고 느꼈고, 새 모습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고. 사랑한다는 표현을 그토록이나 많이 해 주었고. 


동방신기는 신인이 아니다. 그러기에는 지고 있는게 너무나 많은 10년차 가수다. 마냥 마음가는대로 하기엔 지고 있는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 무조건 노출 빈도수를 높여야 하는 신인과 같은 활동을 기대한다면 그건 사치다. 그리고 동방신기는, 10년차 아이돌이 할 수 있는 선에서 또 다른 변신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를 하고, 예능을 하고, 새 활동을 기약했고, '우리오빠가 달라졌어요' 소리가 나오게 점점 따사로워지고 있고, 더 많은 것을 내려놓으며 편안한 어른이 되고 있고. 거기에 신인에게 요구되는 기대를 가질 수도 있다. 그리고 실망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건 동방의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적어도 나한테는 만족스러운 팬미팅이었다. 동방신기가 그렇게 만들어줬다. 재밌었다고, 지금까지 동방신기였다고. 감사하다고. 그렇게 종료된 팬미팅. 꿈같고 별같은 시간이었다. 팬미팅 동안 정신없이 웃고 또 웃었다. 애들하고 함께 하는 거, 애들이 편안한 거, 같이 해서 좋은 거 그런게 다 느껴져서 좋았다. 오빠들은 배려 넘치고 따뜻하고 잘 웃고 말도 많이하고 재미있었다. 윤호오빠는 형답게 흐름을 잘 이끌었고, 창민이는 동생답게 자잘한데서까지 귀여운 리액션과 톡톡 치고 들어오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띄웠다. 내가 좋아하는 동방신기였다. 퐁퐁 행복이 솟아나는 시간이었다. 


백프로 완벽했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다. 구성이라던가 사회라던가, 총체적으로 진행에 있어 아쉬움이 많았다. 접어놓은 부분에서 구구절절 썼지만, 그게 동방신기 팬들이 현재 겪고있는 스트레스인 방향성의 문제와 연결되기 때문에 더 그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동방신기에게서 보고 싶었던, 기대했던 것들을 다 보았다. 동방신기에겐 많은 팬들이 있고, 그 팬들이 기대하는 방향은 다 다르다. 아쉬움을 느낀 사람도 있고, 나처럼 마냥 좋고 행복해서, 동방신기의 팬이라는거에 또 한번 만족하는 사람도 있었을 터다. 아쉬움을 느낀 사람들을 다시 불러모으는 거는 또 동방신기의 몫이다. 사람이란 건 원래 잘 하면 한 번 더 보게 돼 있다. 그 기대하는 힘을 잃게 하는 게 스타로서는 가장 치명적인 일인거고. 동방신기는, 또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거라고 약속해줬다. 그 약속의 힘을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