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프린스> 1회 리뷰 :: 달에서 온 왕자님들은 적응 중
KBS 새 예능프로그램 <달빛프린스>, 밤 11시 55분 방영 달빛 왕자들, 이라는 다소 낯간지러울 수 있는 타이틀을 달고 다섯 남자들이 이야기를 나눈다. 세트도 동화같다. 그럴 수밖에 없다. 토크쇼의 주제 자체가 '책'이기 때문이다. 매주 한 권의 책을 정하고, 그 책에 대해 시청자들로부터 질문과 사연들을 바탕으로 한 퀴즈를 받는다. 게스트와 MC들은 퀴즈를 풀며 자연스럽게 자신의 이야기들을 풀어나간다. |
첫회에서 본 가능성, 그리고 아쉬움
<라디오스타>와 <무한도전>, <런닝맨> 등등 잘 나가는 예능들의 처음을 보았기 때문에, <달빛프린스>의 가능성에 대해서는 합격점을 주고 싶다. 일단 명확한 '책'이라는 명확한 컨셉이 있다는 게 강점이다. 다만 그 책을 통해 너무 많은 이야기 - MC, 시청자, 게스트까지 - 를 풀어내려 하다 보니 첫 회에서 다소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인 것도 사실이다. 말은 너무 늘어지면 힘이 떨어진다. 너무 많은 장치를 사용하다보니 과해졌다. 그렇지만, '뺄 건 뺐을 때' 프로그램이 어떻게 될지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것도 사실이다. 기존 예능의 대세는 리얼 버라이어티와 토크쇼였다. 초기 이슈인물 근황토크였던 <해피투게더> <놀러와>에서 한층 심층적으로 진화해, <무릎팍도사> <라디오스타> 등 '독하게' 파고 드는 토크쇼를 비롯해 치유와 감동 계통의 <힐링캠프> 까지. 그러나 너무나 많은 토크쇼,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이 범람하며 더 자극적인 이야기와 더 걸쭉한 입담을 선보일 수 있는 게스트가 방송의 질을 좌우하게 됐다. 최근 소위 '착한 예능'이라고 불리는, 기존 토크쇼 포맷과는 다른 방송들이 인기를 끌고 있는 것도 그러한 토크쇼 범람에 질린 시청자들의 이동 때문이리라. <달빛 프린스> 역시 그런 점에서 충분히 시청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주제를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좀 과도할 정도로 많은 장치도 갖고 있다. 많이 빼고, 많이 다듬었을 때 충분히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는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예능이다.
빠순 시점: <달빛 프린스> 속의 창민이
예쁘니까 됐다.
라지만 생각보다 잘 해줄 것 같아서 기대된다.
일단 창민이는 리액션이 좋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강점이다. 타인의 말을 잘 듣고 잘 웃는 모습만으로도 방송에서 한 축을 끌어나갈 수 있다. 화면에 비치는 얼굴이 예쁘다는 것도 좋다. 물론 거기에'만' 머무르면 문제다. 그렇지만 정말로 다행인 게, 예능에 있어 베테랑 MC들과 함께 한다는 거다. 적당히 던져주고, 또 창민이가 맥략을 끊어먹지는 않는다. 던져 주면 주는 대로 잘 받아 먹는다. 거기서 오버하다가 실수하지 않도록 완급을 조절하는 법을 배우는게 창민이의 중대한 과제다. 무조건 분량이 늘어나는 것보다는 시간을 갖고 그 '선'을 파악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선'을 배우는 동안 창민이의 분량을 책임져줄 '비주얼'이 훌륭하다는 것은 매우 바람직한 일이다. 여하튼, <달빛 프린스>도 창민이도 오늘보다 내일이 기대되는 프로그램이고, 배우다. PD가 가능성을 보고 뽑았다는 게 새삼 와닿을 정도.
성실성이 최대의 무기다. 자존심이 있어서, 동방신기 때도 춤도 노래도 못하던 애가 그토록이나 빨리 진도를 따라갔다. 예능에 있어서도 그 자존심 그대로, 내가 못하면 안된다는 마음으로 기를 쓰고 또 한 단계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책을 꼼꼼하게 읽고 독서노트를 작성하는 모습에서 열정은 묻어난다. 그 열정이 모두 실력으로 바뀌길, 팬으로서, 그리고 <달빛 프린스> 애청자 '후보' (아직은 1회니까?) 로서 응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