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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AM 리뷰

옥돌비 2012. 6. 27. 20:05


사진은 아이엠 시사회때 신화속 미소년 돋던 오빠들 ㅎㅇㅎㅇ


0. 시험도 끝났겠다 가벼운 마음으로 개봉 첫날 아이엠을 보고 왔다. 사실 무대인사가 뜰 때까지 기다릴까 했는데 그러기엔 어차피 난 호갱이잖아? 무대인사 뜨면 어차피 그날의 아이엠을 또 예매하겠지 하하 그러니까 보고 오는거야! 라는 마음으로 예매하고 다녀오게 됨. 그리고 아이도루는 좋아하지만 남돌보다는 여돌이 취향이고 요새는 국내보다는 국외 취향인 지인이 함께해주었읍니다. 슴하고는 도무지 취향이 안 맞는 애라서 함께 가기 힘들었음:q 낮이라서 그런지 개봉 첫날이라 그런지 사람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라 오붓하고 조용하게 잘 보았읍니다.


1. 아이엠 스토리 자체는 익히 홍보된 대로 SM 아티스트들의 뉴욕콘을 중심으로 군데군데 과거영상을 배치, 스타의 과거와 현재를 교차해 화려한 무대의 백스테이지 스타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인 리얼 다큐멘터리 영화다. 그만큼 쓰인 영상도 많고, 출연하는 아티스트도 많다. 새삼 에스엠에서 아티스트들을 많이도 키웠구나, 하는 생각. 강타와 보아를 시작으로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소녀시대, 샤이니, 에프엑스까지 총 서른 두명이다. 개인적으로는 여기서부터 에스엠의 고민이 시작되었지 싶다. 어떻게하면 서른 두명이나 되는, 이 다수 인원의 이야기를 맛깔나게 풀어나갈 것인가?


2. 그래서 영화는 일종의 다큐 형식을 취한다. 영화는 도쿄와 뉴욕에서 있던 슴콘을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곧 공연이 줄거리가 되는 만큼, 엔딩은 결정되어 있다. 그리고 그 엔딩을 중심으로, 엔딩이 있기 까지 서른 두명이 겪었던 일로 스토리는 역주행을 한다. 공연 전, 아니 데뷔 이전의 까마득한 시절이 등장한다. 아직은 반짝반짝한 아이돌의 태를 입기 전인 아이들이 조금은 어설프고 천진한 모습의 자신을 보여준다.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소년소녀들이 어떻게 그 꿈을 이뤄나가는가, 를 보여주는 아이엠의 스토리는 이렇게 결정된다.


3. 서른 두명의 어린 시절을 보여주고 그리고 마지막의 엔딩을 보여주는 것은 기승전결은 있을지 몰라도 지루할 것이다. 반대로 엔딩부터 시작해 거슬러 올라가는 것은 마침내 "꿈을 이뤘다"는 감동을 밋밋하게 만들어버릴지도 모른다. 그래서 영화는 시간을 뒤섞었다. 첫 시작은 마치 공포영화마냥 좁은 백스테이지를 질주하는 소녀들이 나온다. 그러나 공포영화와 다르게, 잠시의 암전 후 나오는 것은 비명소리가 아닌 환호성. 완벽하게 자세를 취한 소녀시대의 <소원을 말해봐> 일본어 버전. 어떻게 보면 탁월한 선택이다. 꿈도 열정도 이룰 수 있다는 그녀들의 노래마냥 스타를 꿈꾸던 소년소녀들은 꿈을 이루니까. 그 무대는 어떻게 보면 이 영화의 핵심적인 복선이다. 스토리를 말해줄 뿐만 아니라, 주제도 말해준다. 무대에 올라가기까지 잔뜩 긴장하던 아이들은 무대 위에 서는 순간 완벽한 <아이돌>로 변신한다.


4. 영화는 가감이 없다. 울음도, 웃음도, 지친 순간들도. 혹은 비주얼적으로 모공도, 수염자국도, 변성기 전의 목소리도. 숨김없이 드러내고 스타들은 자신의 과거를 보며 경악하기도 하고 웃기도 하고 또 애틋해하기도 한다. 그러한 목소리들 중간중간 나오는 화려한 무대들. 그런 대조적 기법은 다소 식상하니 오래된 기법이기도 하지만, 이것은 영화지만 또한 다큐인만큼 주인공들은 가상이 아닌 실제다. 때문에 식상한 그 기법에도 감동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영상을 보여주는 방법에 관계 없이 그것은 현실이니까.

과거와 현재가 교차하는 것이 아니라 조우, 하는 장면도 있다. 동방신기의 윤호, 슈퍼주니어의 은혁, 샤이니의 태민의 경우 과거 춤추는 안무 영상 속에 그 과거의 자신을 보는 현재의 멤버 모습을 삽입했다. 멤버에 따라 과거의 자신을 격려하기도 하고, 함께 춤을 추기도 한다. 단순히 대조가 아니라, "내가 이렇게 되었습니다."라는 아이돌의 뿌듯함? 을 엿볼 수 있는 장면이라설까 많이 뭉클해지는 대목이다.


5. 다분히 아쉬운 것은 "누구에게 영화를 보여주고자" 했냐는 것. 영화는 거대 코어팬덤을 거느린 에스엠 아이돌들을 다루고 있고, 그 대부분의 아이돌 팬덤에서 적어도 영화의 절반정도인 공연 영상은 이미 봤을 영상이다. 슴콘 세트리스트는 2010년 서울 콘서트 이후로 LA콘-요요기콘-파리콘-도쿄콘-뉴욕콘-LA콘-대만콘...까지 소소한 정도만의 변동만이 있었다. (앞으로의 도쿄콘, 서울콘에서는 조금 더 새로운 공연이 나오길 기대하고 있다) 도쿄콘만 하더라도 wowow버전, DVD버전, MBC 방송 버전까지 방송버전만 해도 여러가지고 거기에 직캠을 포함하면 팬들에게 있어 메리트가 있는 것은 오히려 공연보다는 백스테이지 영상, 과거 영상일 것이다. "본진"이 여러개가 아니라면, 영화에서 보고자 하는 부분은 아주 적게 느껴질 수밖에 없고 고객층의 니즈를 채우기에는 부족함이 생길 수밖에 없다. 팬덤 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고객층으로 보고 절충하고자 했다면, 분량 쪽의 부족함을 말할 수 있겠다. 반대로 일반인들에게는 영상 자체는 신선하다. 그러나 코어팬덤만큼의 인내심은 없다. 편집 자체가 앞에서 말했듯 교차편집이기 때문에 뒤로 갈수록 화려한 무대-아이돌들의 고충이라는 반복적인 이야기에 대해 지루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6. 팬심 담은 아쉬운 점을 추가해보자면, 동방신기의 분량은 현저히 적다. 2010년 두 명 동방신기로서의 재시동에 대해서 다뤘고, 창민이는 "너희 둘로도 아무 걱정이 없다"는 이수만 프로듀서의 말을 얘기한다. 윤호는 힘든 시간, 이 있었다고 모두가 아는 그 사건을 짐작하게 만든다. 철저히 둘의 동방신기 이외를 배제했고, 그 때문에 과거의 시간은 뭉텅이로 잘려나갔다.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어린 둘의 모습이 적을지언정, 나왔으면 나오는 대로 또 기분이 상했을테니. 그런 것 치고는 다른 멤버의 입에서 나오는 섬찟한 이름이나, 혹은 뉴욕콘 '왜' 무대를 보여줄 때 떡하니 정면에 비치는 피켓 등에 대해서는 전혀 편집되지 않았음에 눈살을 찌푸리게 된다. 이럴거면 분량은 왜 뺐는데? 라는 삐딱한 감정이 들게 한달까. 게다가 데뷔 전 대기실 영상이 마지막 부분에 몰려 있다. 밝고 희망찬 노래인 엔딩곡을 배경으로 비치는 데뷔무대들에서 오빠들을 찾고 또 찾게 되는 것은 어쩔 수가 없어서. 나오면서 나는 감동 대신 서러움에 조금 울고 싶어졌다. 소소한 빠수니의 감상.


7. 그럼에도 불구하고, 꽤나 잘 만든 영화다. 무대 영상에 대해 빠수니 입장에서 소금 좀 퍼먹고 짜게 "아쉽다" 얘기 했지만, 그래도 영화관에서 큰 화면으로 보는 공연은 조악한 노트북 환경에서 보는 것과는 댈 바가 못된다. 왼쪽 오른쪽에서 들리는 빵빵한 사운드라니. 영상이나 음성쪽에서 에셈이 그동안 이래저래 시도한게 있어선가 그것만으로도 사실은 꽤나 볼 가치가 있다. 수니들끼리 우스갯소리로 야! 콘서트 안해줄거면 영화관에서 콘서트 영상이라도 단관하게 해달라! 하던 게 이뤄졌달까. 단콘은 아니지만 합동콘이라도 호감가는 아이돌들이 많았기에 즐길 수 있었고, 스토리 자체도 뭉클하게 와닿는 무언가가 있었다. 아이돌은 꿈과 희망을 주는 존재고, 그 꿈과 희망을 주는 존재들을 키워내는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에스엠이 갖는 저력을 엿볼 수 있었달까. H.O.T. 이래로 수많은 반짝이는 존재들을 성장시켜온 에스엠이, 앞으로 계속 달려나갈 거라는 야심찬 결심까지. SM콘서트에 참가한 관객수가 카운트되는 장면에서 그 호기에 감탄하게 된다.

엔딩곡인 빛, 이 현재까지 SM에 남은 1세대 아이돌 강타의 자작곡이라는 것도, 영화를 좀 더 뭉클하게 감상하게 한다. 정말로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에스엠 아이돌들이 어우러지는 무대를 그 곡으로 마무리짓고, 영화는 주제곡인 "Dear my family"를 배경음으로 깔며 뉴욕을 떠나는 에스엠 아이돌들의 인사를 보여준다. 과거의 연습 모습과 공연장을 떠나는 - 다음 공연을 준비하는 아이돌들의 모습은 경우는 다르지만 똑같이 치열하다.

무대인사 때 창민이와 윤호가 그렇게 말했다. 생생하게 꿈꾸면 이루어진다는 걸 영화속에서 느끼셨으면 좋겠다고. 3~4분의 무대를 준비하기 위해 얼마나 치열하게 준비하는지 그 뒤의 모습을 보셨으면 좋겠다고. 아이엠, 이라는 영화는 그러한 메시지들을 남김없이 전달하고 있다. "그들만의 이야기"가 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우리들의 이야기"라는 목적에 충실한 영화가 되었다고 평가하고 싶다. (빠수니 주제에! 니가 뭔데! 라고 스스로 좀 질책ㅎㅎㅎㅎ)



그리고 이 뒤로는 조금 입맛 쓴 이야기.
예상대로 무대인사 일정이 공개되고 나는 다시 호갱이 되었고, 그리고 용산-상암 경로로 무대인사를 보고 왔다.
다들 루트 보고 짐작한 대로 나는 상암 1차에서 그 참담한 사건을 생눈으로 목격했고. 참 많이 울었었다.



까지 쓰고 썼던 글은 다시 지우기. 아직 그 일을 회상하려면 조금 시간이 더 필요한 것 같다. 일단은 여기서 글 마무리. 이따 일기장에나 좀 정리해놔야지.